Home / 로맨스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 Chapter 1501 - Chapter 1510

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1501 - Chapter 1510

1699 Chapters

1502화

그러더니 송영식은 도망치듯 급히 방에서 나갔다. 그 뒷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윤서는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부비동염이라고?누굴 바보로 아나?설마 날 보고 흥분해서 코피를 흘린 건 아니겠지?’부끄러워 죽을 뻔했던 윤서는 갑자기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냥 여자 몸을 좀 본 것뿐인데 생전 처음 본 사춘기 애처럼 코피까지 흘릴 일이야? 흐응, 어지간히 왕성하신가 보네.’다시 풍더분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윤서는 고소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옆방 문을 두드렸다.“어이, 송영식 씨. 코피 좀 흘렸다고 죽은 건 아니겠지?”“쾅!”방문이 벌컥 열리더니 연한 민트색 셔츠로 갈아입은 송영식이 말간 얼굴로 나왔다. 덕분에 더욱 신화 속 인물이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었다.윤서는 그 남자가 너무 야스러운 색을 즐겨입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밝은 색이 송영식의 동안 얼굴에는 꽤나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런데, 잠깐! 왜 옷을 갈아입었지? 바지까지 다 갈아입었잖아? 머리도 젖었고.’윤서의 시선이 순식간에 묘하게 바뀌었다.“왜 대낮부터 방에서 샤워를 하고 그랬대?”송영식의 얼굴이 굳어졌다.“코피가 여기저기 묻어서 아예 샤워했다, 왜?”“흐응, 난 또 끝내주는 내 바디라인에 도저히 컨트롤이 안 돼서 샤워기 틀어 놓고 솟구치는 열기를 해결했나 했지.”윤서가 피식 웃으며 묘한 시선을 던졌다.송영식은 민망한 나머지 완전히 얼어붙었다. ‘뭐야? 내 샤워실에 CCTV라도 달아 놓은 거야?완전히 본 것처럼 말하잖아?야, 그렇게 있는 대로 말을 해버리면 난 뭐가 되냐고?’“이 사람이 진짜 창피한 줄도 모르고 말이야!”송영식이 으르렁거렸다.“임산부가 무슨 끝내주는 몸매 운운하고 있어? 뻔뻔스럽게.”“흥, 내가 그렇게 섹시하게 보이지 않았으면 왜 갑자기 코피를 흘리고 난리래?”윤서가 비꼬았다.“부비동염이 있다고 말했잖아?”송영식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진짜?”“진짜지, 그럼!”송영식이 콧방귀를
Read more

1503화

송영식이 냉랭하게 웃었다.‘이래 놓고 비웃는 게 아니라고? 대놓고 인신공격한 주제에.’“괜히 도발해서 남자로서 나의 존엄을 짓밟고 싶은가 본데 지금 바로 증명해 보일 수도 있어.”송영식이 한 손으로 윤서의 어깨를 잡고 벽까지 밀어붙였다.안 그래도 큰 송영식의 몸이 더 크게 느껴졌다.엄청나게 힘이 좋은 사람은 아니라고 해도 기세로 압박해 오니 역시나 숨도 못 쉴 정도로 긴장되었다. 막 샤워를 마친 다음이라 몸에서는 은은한 비누 향기가 풍기고 있었다.그러나 윤서가 쉽사리 지는 타입은 아니었다. 고개를 바짝 들고 초승달 눈을 하고 웃었다.“5개월 된 임산부에게 증명해 보이겠다고 덤비다가 애가 잘못되면 어쩌시게?”모처럼 만에 용기를 내어 덤비려던 송영식은 순식간에 맥이 쭉 빠지면서 쭈그러들었다. “흥, 당신이 아무리 매섭게 군대도 두고 보라고. 내가 언젠가는 침대에 눕힐 거야.”임윤서가 ‘쯧’하는 소리를 냈다.“애만 낳고 나면 내 실력이라면 1분 안에 당신 코를 납작하게 해줄 수 있어.”“……”송영식이 씩씩거리며 윤서를 노려보았다.거의 윤서를 잡아먹을 듯한 시선이었다.‘내가 임윤서를 침대에 눕히지 못하면 성을 간다.조만간 내 팔 아래 누운 모습을 보게 될 거야.’“비켜!”윤서가 송영식을 밀어내며 진지하게 말했다.“당신에게 부비동염이 있는지 어떤지는 내가 잘 알아. 지금 한창 욕구가 폭발하는 나이라는 건 알겠어. 그러니 다른 상대를 알아봐. 나는 상관없으니까. 그렇게 참다가 큰일 내겠어.”표정을 보고 윤서가 지금 농담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송영식은 매우 속이 불편해졌다.“날 뭐로 보는 거야? 내가 주혁이인 줄 알아?”“친구를 그렇게 매도해서야 쓰겠어?”윤서는 살짝 어이가 없었다.“전에는 백지안을 금이야 옥이야 하느라고 그랬다지만 이제는 굳이 그럴 필요 없잖아?”“그러고 나가서 함부로 휘두르고 다니다가는 집안에서 쫓겨날걸.”“그러면 몰래 해. 들키지만 않으면 되잖아.”윤서가 잠시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비밀은 지켜
Read more

1504화

“……”윤서는 너무 놀란 나머지 할 말을 잃었다.멍하니 눈앞의 송영식을 바라보았다. 조각 같은 얼굴은 난처한 듯 살짝 상기되어 있었다. ‘이건 뭔가… 살짝… 귀엽잖아?’송영식이 ‘흥’하고 콧방귀를 끼며 고상한 척해 보였다.“결혼까지 했는데 나가서 다른 사람이랑 욕구를 해결하다니, 당신이 하라고 해도 내가 못 한다고.”“어….”송영식이 그렇게 숭고한 가치관을 따르고 있을 줄 몰랐던 윤서는 갑자기 뭐라고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나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 아니고?”다시 의심하는 소리를 들은 송영식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윤서를 노려보았다.“난 진지한 사람이야. 이 결혼에 대해서도 진지하다고. 임윤서, 당신이랑 결혼한 이상 이혼할 생각은 꿈에도 없어.”“뭐라고?”윤서는 멍해졌다.“당신 삼촌이 당선되시고 나면….”“솔직하게 말하지. 결혼을 한 이상 나는 아이에게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줄 각오가 되어 있어. 우리가 늘 싸우긴 해도 난 당신이 싫지는 않다고. 그래. 내가 전에는 당신에게 여러 가지로 잘못한 건 인정해. 어쨌든 내 몸은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 거라고. 난 이 결혼을 끝까지 지킬 셈이야. 당신도 이혼할 생각 하지 마. 절대 이혼 안 해.”송영식은 두 손을 양쪽으로 펼쳤다. 이제는 아무것도 두려운 것이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윤서는 송영식이 하도 뻔뻔하게 나오니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결혼 전에 쓴 합의서 잊어버렸어?”“도장 찍었어? 그게 법적인 효력이 있는 합의서인가?”송영식이 싱글거리며 물었다.“한 기업의 대표라는 사람이 말이야, 그렇게 뻔뻔하게 나올 거야?”윤서는 이제 참을 수가 없었다.“이 일에서만큼은 내가 낯짝 좀 두꺼워질까 하고. 당신이 날 뭐 어쩔 건데?”송영식이 근사하게 뻗은 눈썹을 찡긋했다. 화가 나서 발딱거리는 윤서를 보더니 주머니에 손을 꽂고 의기양양하게 1층으로 내려갔다.윤서는 심호흡을 했다. 일단 지금은 송영식과 싸우느라고 에너지를 낭비할 때가 아니었다.우선 윤상원을 찾아가는 일이
Read more

1505화

“네가 말한 대로 됐으면 좋겠다.”윤서가 걱정하며 말했다.“윤상원 같은 사람을 상대하려면 논리적인 이유 수만 가지 대는 것보다 눈물 한 방울이 더 잘 먹힌다고. 전에는 네가 그래서 신아영에게 진 거고, 아직까지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거야.”“……”윤서는 마음이 답답했다.여름이 하는 말이 팩트이긴 했지만, 마음에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몇 년 동안 곁에서 힘들게 도운 것보다 눈물 몇 방울이 더 강력하다니….******얼마 지나지 않아서 윤상원이 윤서의 시야에 들어왔다.감옥에서 윤상원이 그리 잘 지내지 못했다는 게 보였다. 바싹 말라서 셔츠가 헐렁헐렁하게 남는 게 보일 정도였다. 그렇게 근사하던 윤상원에게서는 음험한 기운이 느껴졌다.그런 윤상원은 더 이상 윤서의 마음 속에 있던 근사한 남자가 아니었다.윤서는 속으로 탄식하면서도 차를 몰아 다가가 창문을 내렸다.“타. 어디 가서 얘기 좀 해.”윤상원은 차에 타더니 냉랭하게 윤서를 훑어보았다. 전에는 그렇게 자세히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지금 가만히 되돌아보니 이전에 몇 번 만났을 때 윤서는 옛날보다 풍더분한 옷을 입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정말… 임신한 건가?’어디로 봐도 배가 살짝 도드라진 것이 보였다.피부는 여전히 눈처럼 말간 것이 임신했다고 미모가 전혀 죽지 않았다. 얼굴은 살짝 동그래져서 귀여움을 더하고 있었다.이때 윤상원은 매우 심란했다. 심장이 찌릿찌릿 아리기까지 했다.사실 교도소에 갇힌 동안 윤상원의 머리 속에는 오로지 ‘윤서가 임신했어. 윤서가 결혼했어’라는 말만 맴돌았다.‘내 아내가 될 줄 알았던 윤서가 이제는 정말로 완전히 남의 여자가 되어 버렸다.’“사모님, 이제 결혼도 하셨는데 날 찾아온 걸 남편분은 아시는지?”윤상원이 조롱하듯 입을 열었다.“다시는 그쪽 집안을 건드리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말이지.”비아냥거리는 윤상원의 말투에 윤서는 화가 폭발할 뻔했다.‘이 인간은 교도소까지 다녀왔는데도 저가 뭘 잘못했는지 전혀 깨닫지 못했구먼.’그러나 여름의 당부를
Read more

1506화

윤서가 소리치며 눈물을 몇 방울 또르르 흘렸다. 눈물을 본 윤상원은 심장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날 마음에 두고 있었다면 왜 널 찾아갔을 때 돌아오지 않았어? 우리가 다시 사귀었더라면 지금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윤상원은 찢어지는 심장을 부여안고 이를 악물었다. 지나간 사랑에 대해 윤상원이 어찌 섭섭하지 않겠는가?신아영과 사귀기는 했지만, 신아영에게는 윤서에게 느끼는 그런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그저 신아영인 자신에게 잘해준 것이 고맙고 윤서와는 재결합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사귀기로 했던 것뿐이었다.“아영이랑 오빠가 그렇게 가깝게 지내는 게 너무 꼴 보기 싫었어. 나랑 지내는 시간보다 아영이랑 지내는 시간이 더 많으니까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윤서가 고개를 숙이고 솔직하게 말했다.“걔가 오빠 친동생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아니잖아. 난 사랑은 두 사람이 하는 거라고 생각해. 나중에 서울에 가서 나는 오빠를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려고 했어. 그런데… 백윤택에게 걸려들고 말았지.”윤상원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새록새록 기억이 났다. 4년 전 윤서가 백윤택에게 강간당했다는 소문이 퍼졌었다. 윤서가 병원으로 실려 간 사진이 있는데도 백윤택은 나와서 윤서가 자기를 꼬드겼다고 주장했었다.“그때 백윤택이 날 따라다니긴 했어. 하지만 그런 인간쓰레기를 내가 허락할 리가 없잖아? 계속해서 거절하자 그 인간은 성질이 나서 사람들을 데리고 우리 집에 쳐들어온 거야. 날 마구 때리고 옷을 찢…”“윤서야…”윤상원이 주먹을 꽉 쥐었다.윤서가 말을 이었다.“다행히도 날 구하러 와준 사람이 있어서 백윤택은 성공하지 못했어. 하지만 난 너무 다쳐서 병원으로 실려 갔지. 경찰에 신고했지만 백윤택은 인맥과 돈을 동원해서 나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더라고. 그때 나는 아무런 힘이 없어서 분명 피해자인데도 온갖 비난을 받아야 했고 결국은 해외로 나가버렸지.”윤서가 한숨을 쉬었다.“막 나가서도 잘 지내진 못했어. 늘 오빠 생각을 했어. 혹시나 안부 톡이나 전화가
Read more

1507화

“미안해할 것 없어. 다 내 팔자지, 뭐.”윤서가 배를 어루만졌다.“나는 이제 차기 대통령의 딸이자 송영식의 부인이 되었지만…. 다들 알잖아? 송영식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윤상원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윤서야… 잘 지내고 있는 거야?”“내가 어떻게 송 의원의 양녀가 됐는지 알아?”윤서가 맞은 편의 윤상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귀국하고 나서 오슬란에 들어가서 신제품 발표회를 하게 되었어. 그런데 백윤택이 내 잔에 약을 탔어. 그리고 송영식은 그날 거하게 마시고 취해 있었지. 그날 밤 이리저리 일이 꼬이면서 우리는 관계를 가지게 되었어. 그쪽 집안은 송영식과 백지안의 결혼을 막으려고 일부러 그날 일을 크게 떠벌려서 송영식에게 날 책임지게 만들려고 했어. 심지어 사후 피임약을 바꿔치기까지 했지.”윤서가 몸을 부르르 떨고는 말을 이었다.“그런데 송영식이 죽어도 나랑 결혼을 못 하겠다는 거야. 그때까지도 난 임신한 줄도 모르고 있었어. 그런데 나중에 임신한 것을 알게 되자 그쪽 집안에서 내가 아이를 지우면 리마를 무너트리겠다면서 하지만 내가 아이만 낳아준다면 송태구 의원의 양녀로 삼아주겠다는 거야. 난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정말 비열한 사람들이구나.”윤상원은 윤서가 그런 일을 겪은 줄은 꿈에도 몰랐다.“비열하다고?”윤서가 쓴웃음을 지었다.“대통령이 딸이라고, 누구나 부러워할걸?”“하지만 그건… 넌 그런 걸 바라는 사람이 아니잖아.”윤상원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런데… 어쩌다가 송영식이랑 결혼을 하게 된 거야?”“백지안이 송영식을 차버렸거든. 그리고 오빠가 퍼트린 영상이 아주 결정적이었지.”윤서가 윤사원을 똑바로 쳐다보았다.“임신한 아내가 맞는 것을 보고 울컥해서 덤벼들었다고 하면 외부 사람들이 보기에는 훨씬 수긍이 가잖아?”순간 윤상원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했다.‘그러니까, 결국은 내가 윤서를 송영식과 결혼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거잖아?’“난 그날 정말로 아영이를 괴롭히지 않았어. 저가 달려와서 내 앞에
Read more

1508화

차가 떠나고도 한참 동안 윤상원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때, 그때 내가 윤서를 잡으러 외국으로 나갔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아영이의 말만 아니었었다면….아영이?’윤상원은 처음으로 지난 일을 진지하게 되돌아보았다.그날 경찰서에서 신아영이 부추기지만 않았더라면 윤상원은 그렇게 미친 듯이 송태구의 정적과 손을 잡지는 않았을 것이다.윤서의 말대로 둘 사이에 신아영만 없었다면 정말 둘은 지금 이 지경이 되는 대신, 진작에 결혼해서 지금쯤 아이가 있을 수도 있었다.윤상원은 이제서야 윤서와 사귈 때 아영이와 거리를 두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회사로 돌아와서 윤상원은 자기 사무실로 돌아가다가 입구에서 잠시 망설였다. 그러고는 바로 신아영을 찾아갔다.그런데 신아영은 자리에 없었다.윤상원은 윤서의 말이 생각나서 신아영의 서랍을 열어보았다. 안에 실크리본으로 묶어둔 고급스러운 선물상자가 보였다. 선물인 듯했다.열어서 확인해 보니 매우 고급 브랜드인 것 같았다.“오빠….”이때 갑자기 신아영이 들어왔다. 윤상원에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보고는 멈칫했다.“서류를 찾으러 왔는데 이게 보이더라고.”윤상원이 얼른 대답했다.“누구한테 선물하게?”“응. 지난번에 오빠 꺼내느라고 친구가 힘 좀 써줬잖아. 그래서 선물 하나 샀어.”그렇게 말하면서 신아영이 윤상원의 팔에 감겨왔다.“당연히 은혜는 갚아야지. 언제 같이 식사라도 한 끼 하자.”윤상원이 문득 말했다.“그럴 필요는 없어. 굉장히 바쁘거든. 그리고 우리랑 사는 세계가 달라서 오빠를 꺼내준 것만 해도 엄청 시간 내준 거야.”신아영이 웃었다.“아, 오늘 오후에 좀 일찍 나가서 이거 전해주려고 하는데.”“그래, 가 봐.”윤상원이 끄덕이고 사무실로 돌아갔다.오후에 신아영은 강여경과 약속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는 차를 몰고 회사에서 빠져나갔다.그러나 뒤에 택시가 따라오는 것은 눈치채지 못했다.택시에는 윤상원이 타고 있었다.혹시나 눈에 띌까 싶어서 자기 차가 아닌 택
Read more

1509화

50분 뒤.신아영의 차는 어느 마천루의 주차장에서 멈춰 섰다.윤상원은 신아영이 주차하고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엘리베이터 앞은 덩치가 좋은 경비 둘이 지키고 있었다.신아영이 경비에게 뭔가를 보여 주자 엘리베이터를 타도록 했다.윤상원이 의혹에 차서 쳐다보고 있는데 기사가 떠들었다.“저 건물 옥상에 고급 클럽이 있거든요. 저 엘리베이터는 그 클럽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예요. 연봉 30억 이상 되는 사람들만 들어갈 자격을 얻을 수 있다던데요. 그래서 저기 출입하는 사람들은 재벌 2세이거나 연예인이에요. 여친이 대단한 분인가 봐요.”윤상원은 경악했다.서울에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그러나 신아영의 친구가 대단한 신분이라면 신아영을 그런 곳에 들여보내 줄 수 있는 것도 별 이상할 것은 없다.윤상원은 그 클럽에 들어갈 조건이 안 될 것이 뻔했다. 막 자리를 뜨려는데 고급 외제 승용차가 엘리베이터 입구에 멈춰 서는 게 보였다. 곧 강렬한 레드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차에서 내렸다.윤상원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정말 강여경이었다.전에 여름의 집안 결혼식에서 본 적이 있었다. 4년이 지나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지만, 한눈에 강여경이라고 알아볼 수 있었다. 신아영이 들어가자 몇 년 동안 실종되었던 강여경이 같은 장소에 나타나는 우연이 벌어질 확률이 몇 %나 되겠는가?신아영은 진짜로 강여경과 아는 사이라는 점이 확실해졌다.윤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전에는 윤서가 회사까지 쫓아와서 신아영에게 폭력적으로 대했던 것이 질투심 때문인 줄 알았다.당시 신아영은 강여경을 모른다고 했었다.이제 보니 다 거짓말이었던 것이다.‘과연 신아영이 한 거짓말이 그것뿐일까? 훨씬 더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지는 않았을까?’윤상원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이때 기사가 소리쳤다.“저 여자는 연예인이네!”윤상원이 다시 돌아보니 또 고급 스포츠카가 멈춰 섰다. 그리고 살구색 원피스를 입고 선글라스에 야구모자를 쓴 여자가 내렸다.일부러
Read more

1510화

윤상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신아영이 어쩌다가 그렇게 못된 인간들과 어울리게 되었는지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죄송한데 이제 그만 밖으로 나가주세요.”클럽에 들어갈 자격이 안 되니 안에 들어가 볼 수도 없었다.윤상원은 도중에 택시에서 내려 휴대 전화를 들고 한참을 망설인 끝에 윤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윤상원은 하마터면 정신줄을 놓을 뻔했다.그러나 자신은 이제 영원히 기회를 잃었다는 점을 냉정하게 상기했다.“방금 아영이가 무슨 클럽에 들어가는 걸 봤는데 곧이어서 강여경처럼 생긴 사람도 그리로 들어가더라고. 그리고 나중에는 시아도 오더라….”“시아?”윤서는 깜짝 놀랐다.“나도 확실하지는 않아.”윤상원이 살짝 머뭇거렸다.“그런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모자랑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거든.”“정말 시아일지도 몰라. 전에도 강여경이랑 친했거든.”윤서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윤상원이 준 정보는 너무나 의외였다.아까 가서 이야기를 잠깐 했다고 저녁에 바로 이렇게 정보가 날아올 줄도 몰랐다.윤상원이 자기 말을 믿고 진짜 신아영을 조사해 볼 것이라는 데 100% 확신이 없었던 것이다.“아영이는… 알아?”문득 윤서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그게… 몰래 미행을 했거든. 아마도 네 추측이 맞는 것 같아.”윤상원이 괴로운 듯 말을 이었다.“예전에 너에게 손찌검했던 일 사과하고 싶어. 정말 미안해.”“다 지나간 일인데, 뭘. 이번에는 날 도와주기로 마음먹은 것만 해도 고마워.”막 그런 말을 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송영식의 고함이 들려왔다.“누구랑 통화를 하는 거야!”“일단 끊어. 어쨌든 정말 너무 고마워.”윤서는 급히 전화를 끊었다.윤상원은 송영식의 목소리가 거친 데다 당황한 윤서의 목소리까지 듣고 나자 윤서가 그 집에서 눈치를 보느라고 행동이 조심스러워졌나 싶었다.생각할수록 후회되었다.‘그때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윤서가 이렇게 자기를 아껴주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하지 않았을
Read more

1511화

“뭐? 질투?”송영식은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질투하면 어쩔 건데? 내 와이프한테 다른 남자가 얼씬거리는데 내가 질투도 못해?”“……”윤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생각과 조금 달랐다. 송영식이 절대로 부인할 줄 알았는데 이건….되려 자기가 민망해서 얼굴을 붉히게 되었다.송영식은 처음에는 ‘아, 쪽 팔려서, 원’하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할 말을 잃은 윤서를 보고는 부끄러움이 확 날아가 버렸다.“어쨌든 한 번만 더 만나면 내가 윤상원을 찾아가서 당신이 그 녀석을 이용하고 있는 거라고 다 불어버릴 거야.”윤서의 가슴이 크게 들썩거렸다.“아 몰라. 비켜! 여름이한테 전화해야 해.”“못 비켜. 나 없는 틈에 또 그 녀석에게 연락하면 어쩔 거야?”송영식은 그대로 의자에 앉아 버렸다.아까 윤서가 윤상원과 통화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꿀이 뚝뚝 떨어지는 거 같았던 것이 언짢았다.‘나한테는 허구한 날 버럭버럭 소리만 지르면서.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차별하냐고?’“그러시던지”윤서는 송영식에게 두손 두발을 다 들었다. 결국 본체만체하면서 여름에게 전화를 걸었다.“방금 윤상원에게 전화가 왔는데 신아영이 밤에 뉴아쥬(Nuage)클럽에 갔대. 그리고 얼마 안 가서 거기 강여경이랑 시아도 나타났다는 거야.”“정말 강여경이었구나.”자기 예상이 틀렸으면 하고 바랐는데 이렇게 되고 나니 여름은 골치가 아팠다.“시아까지 합세했구나.”“이상할 것도 없지. 전에 동성에서도 시아랑 가깝게 지냈었잖아.”윤서가 콧방귀를 뀌었다.“강여경은 시아가 이주혁이랑 결혼한다는 사실을 아는 거야. 그렇게 좋은 인맥을 안 잡아당기고 배기겠어? 그나저나 시아는 진짜 낄끼빠빠를 모르고 아무 데나 끼고 난리네.”“그 셋은 나에게 원한이 있는데, 이제 거기에 백지안까지 합세하면….”여름은 머리가 아팠다.“이제 어떡할 거야? 지금 바로 클럽으로 가서 강여경을 족쳐볼까?”윤서가 아무렇게 나 뱉었다.“그래.”“어?”윤서는 당황했다. 잘못 알아들은 줄 알았
Read more
PREV
1
...
149150151152153
...
170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