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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1491 - Chapter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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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2화

“기억을 찾겠다고?”이정희가 주춤하더니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래야지.”******점심 식사 후.강태환 부부가 강여경을 서재로 불렀다. 이정희가 목소리를 낮추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애, 뭐야? 강신희가 완전히 기억을 잃었다더니? 만약에 강신희가 기억을 찾게 되면 우린 끝장이라고. 저 차진욱인가 뭔가 하는 사람은 함부로 건드리면 큰일 나게 생겼던데.”“이게 다 너 때문이다. 괜히 거짓말은 해가지고.”강태환은 강여경 때문에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네가 강여름인 척하니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냐?”“흥, 내가 아니었으면 엄마 아빠는 아직도 감옥에 서 썩고 있을걸.”강여경이 쌀쌀맞게 답했다.“그리고, 언제든 강여름이 고모한테 딸로 인정을 받고 나면 나한테 복수하려고 들 텐데 그러면 아주 날 잡아먹을걸.”“이 양반이 증말, 최하준이 우리 애를 어디 산골짜기에다가 처박으려고 했던 거 기억도 안 나요?”이정희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강태환에게 일깨웠다.그런 말을 들으니 강태환은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다. 감옥에 갇힌 몇 년 동안 그래도 마음이 많이 가라앉았었는데 강여경을 만나고 나니 어쩐지 다시 울컥울컥하게 되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두 분만 조심하고 있으면 돼요.”강여경이 말했다.“그러면 내일 정말 예전에 살던 곳으로 가야 하냐?”강태환이 멍한 채 물었다.“일단 좀 낯선 데로 돌면서 며칠 시간을 좀 끌어주세요.”강여경이 또 당부했다.“죽어도 강여름이 딸이라고 하셔야 해요.”강태환과 이정희가 끄덕였다.방으로 돌아온 강여경은 양유진에게 전화를 걸었다.“고모의 기억을 회복하지 못하게 할 방법 없어요? 이제 우린 한배를 탄 거나 마찬가지니까 만약 내가 발각되면 당신까지 다 같이 끌려들어 가는 거라고요. 지금 당신도 그렇게 처지가 만만하지는 않잖아요?”양유진이 이마를 문질렀다.“써먹을 사람이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대체 강여름에게는 언제 손을 댈 거요? 최하준의 기세가 이제 하늘을 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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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3화

양유진은 잠시 말이 없더니 물었다.“부작용이 얼마나 뚜렷한가?”“그냥 조금? 처음에는 잘 인지를 못 하지만, 너무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나도 확실하게는 말을 못 하겠네.”백지안이 솔직하게 말했다.“장기간? 얼마나?”“2~3년 정도.”“됐어. 그 약을 구해줘.”음험한 양유진의 눈이 번뜩였다. 2~3년이라면 양유진이 세계 무대에 올라 서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게다가 차진욱이라는 사람은 오로지 강신희에게만 신경을 쓰므로 강신희에게 이상이 생긴다면 분명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강여경이 침투해서 잘 버텨준다면 2~3년 안에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동성.며칠 동안 강태환은 강신희 내외를 데리고 꽤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여기가 예전에 우리 회사야. 옛날에 방학이면 너도 TH디자인그룹에서 아버지랑 같이 일하곤 했었지. 하지만 이제는 우리 회사가 아니니까 그냥 입구에서만 구경해야 해.”유감스럽다는 듯 강태환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강신희는 높다란 마천루 앞에 서서 올려다보았다. 동성에 도착했던 날 느꼈던 익숙한 느낌은 그 이후로는 완전히 사라졌다.“아버지께서 물려주신 회사가 왜 이제는 우리 것이 아니죠?”강태환이 곤란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이정희는 한숨을 쉬었다.“그것도 최하준이랑 관련이 있어요. 여경이를 찾아온 뒤로 우리가 여경이를 회사에 취업시켜서 그동안 잘해주지 못했던 것을 좀 보충해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경이가 회사를 빼앗아 가려고 한다고 생각한 여름이가 기분이 안 좋아져서 우리를 미워하게 되었죠. 그래서 최하준이랑 사귀고 나서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우리 TH 디자인을 붙들고 난리를 쳐서 결국은 TH 디자인의 명성을 땅바닥에 떨어트려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겼고… 어쩔 수 없이 TH 디자인을 팔게 되었지.”“죄송해요.”강여경이 미안하다는 듯 바로 사과했다.“제가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는지도 몰라요.”“그런 소리 하지 마라. 우리가 딸을 잘못 가르친 거지.”이정희가 가식적으로 마음이 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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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4화

강신희가 끄덕였다.“당신 여기 아는 사람 있잖아. 그 사람한테 말 좀 넣어 두면 되지, 뭐.”“나도 그렇게 생각해.”차진욱이 강신희의 허리를 감았다“내일 바로 서울로 가자. 나중에 그 사람이랑 밥 한 끼 하면서 얘기 좀 하면 될 일이야.”차민우는 쉽게 말하는 강신희 내외의 모습을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부모의 수완과 세계 각지에 걸쳐있는 인맥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최하준에게 그다지 큰 호감을 느끼고 있지 않았지만, 강여름은….******다음 날.강신희, 차진욱, 차민우, 강여경은 함께 서울로 날아갔다.비행기가 착륙하자 강여경은 깊이 숨을 들이켰다.‘서울이야. 돌아왔구나. 비굴한 모습으로 떠났다가 이제 다시 돌아왔어.’곧 호화로운 외제 승용차가 와서 몇 사람을 태우고 은밀한 곳에 있는 한옥으로 안내했다.호사스러운 저녁 식사가 끝나고 차민우는 식구들을 데리고 서울에 사준 고급 주택으로 갔다.여자들이 샤워하러 간 사이 차민우가 차진욱을 불렀다.“아빠….”“왜?”차진욱이 위엄있는 시선으로 아들을 돌아보았다.“계속 나에게 할 말이 있는 것 같더니.”아빠와 단둘이서만 할 이야기가 있었는데 아빠가 내내 엄마랑 딱 달라붙어 있고 강여경까지 함께 있다 보니 내내 말을 붙일 수 없어 안달이 났었다.“서재로 가서 얘기 좀 해요.”차민우가 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차진욱이 끄덕였다. 서재로 들어가자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 지난번에 첫눈에 반했다던 예쁜 아가씨는 어떻게 됐냐?”“……”차민우는 당황했다. 자기가 강여름에게 첫눈에 반했었다고 말했다가는 죽을지도 모를 일이었다.“잘 안됐어요. 나중에 알아보니까 결혼했더라고요.”차진욱이 안쓰럽다는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모처럼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았는데 유부녀라니….“실은… 아빠랑 강여름이란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하고 싶은데….”차민우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네가 사랑에 빠졌다는 유부녀가 강여름이라는 소리는 하지도 마라.”차진욱이 못을 박았다.“……”더는 이야기를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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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5화

“강여름이 정말 우연히 널 구해줬다고 믿는 거냐?”차진욱이 비웃었다.“어려서부터 너에게 들러붙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았냐? 계속 니아만에서만 자라서 그런가 그 나이를 먹고도 어떻게 그렇게 순진하냐?“강여름은 그때 내가 누군지도 몰랐다니까. 내가 동성 온 다음 날이었다고. 게다가 내가 누군지 그 사람이 어떻게 알아?”차민우는 아빠의 말에 반박했다.“나도 의심을 하긴 했지. 그런데 나중에 서울에 와서 일부러 우연을 가장해 몇 번 만나면서 떠 봤는데… 강여름이 그렇게 나쁜 사람 같지가 않은 거야.”“겉으로만 그런 척 꾸미는 인간이 한 둘이냐?”차진욱은 냉랭하게 인상을 찡그렸다.“그 인간이 저지른 짓을 봐라. 제 친부모도 감옥에 집어넣는데, 그런 인간 편을 들어? 네 엄마가 들었다가는 절딴났을 게다.”“그러니까 아빠한테 먼저 말하는 거지.”차민우가 입을 비죽거렸다.“사실…난 우리가 들은 이야기가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무슨 뜻이냐?”차진욱이 눈을 가늘게 떴다.“여경이랑 처형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소리야? 말조심해라. 여경이는 친자감별을 통과했어. 네 엄마의 친딸이란 말이다.”“그건 나도 아는데. 아빠도 강여름이랑 만나 보면 아빠도 그런 느낌이 들걸.”차민우가 말을 이었다. 최하준도 그렇게 막장은 아닌 느낌이었어요. 엄청 와이프를 아끼던데요.”“내가 왜 강여름을 만나냐? 난 여기서 빨리 이쪽 일을 끝내고 네 엄마를 데리고 가고 싶은 생각뿐이야.”차진욱은 더는 말도 하기 싫다는 듯 일어서서 걸어 나가다가 멈춰서 돌아보았다.“오늘 일은 내가 들은 것으로 충분해. 이걸로 끝내.”차진욱이 나가고 나서 차민우는 고민스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다음 날 점심.강여경이 라탄 백을 들고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섰다.“여경아, 정말 너구나.”일어나서 강여경을 맞는 신아영의 동공이 흔들렸다. 신아영도 명품을 자주 사는 편이지만 딱 봐도 강여경이 오늘 들고나온 가방은 F 국에서 막 나온 신상으로 이쪽에는 아직 출시도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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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6화

최하준의 본가.오전 8시, 여름은 아침을 먹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하늘이도 근사한 원복을 입고 바른 자세로 앉아 아침을 먹고 있었다. 그러나 여울이는 그렇게 얌전하지 않았다. 밥 대신에 도너츠를 달라고 떼를 쓰고 있었다.“아침에는 도너츠 같은 거 먹는 거 아니야.”하준이 여울이를 달래가며 밥을 한 숟가락씩 떠먹였다.그 장면을 보고 있자니 여름은 심히 만족스러웠다. 그간은 혼자서 여울이를 상대하느라 아침부터 진이 빠지기 마련이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밥 안 먹어!”여울이가 포동포동한 얼굴을 번쩍 들고 외쳤다.하늘이가 거리낌 없이 한마디 했다.“매일 디저트만 먹으면 키는 안 크고 뚱뚱해져. 너 이럴 거면 유치원 가서 내 동생이라고 하지도 마. 창피하니까.”“엄마! 하늘이가 또 나 괴롭혀!”여울이가 일렀다.여름이 이마를 문질렀다.이때 식탁에 놓아둔 하준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상혁이었다.하준이 휴대 전화를 집어 잠시 통화를 하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지금 바로 회사에 가 봐야 할 것 같아.”여름이 하준을 올려다보았다.“같이 애들 유치원 데려다주기로 했잖아? 지금 바로 가야 돼?”“회사에 일이 좀 생겼어.”하준이 손을 뻗어 여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아무래도 지금 바로 가봐야 할 것 같아.”하준의 표정이 꽤 심각한 것을 보고 여름은 고개를 끄덕였다.아침 식사가 끝나자 여름은 직접 차를 몰고 두 아이를 로얄 킨더가튼에 데려갔다.가는 도중에 윤서에게서 전화가 왔다.“윤상원이 풀려났대.”“뭐?”여름은 살짝 놀랐다.“영식씨 네 집에서 그렇게 빨리 풀어준 거야? 수십 년 가둬두고 안 풀어주겠다고 큰소리치지 않았어?”“그러니까. 나도 그럴 줄 알았다니까.”윤서가 목소리를 낮추었다.“내가 양어머니께 여쭈어보았는데 그쪽 집에서는 절대로 윤상원을 풀어주지 않았대. 최소한 10년 이상은 넣어둘 생각이었다는 거야. 그런데 갑자기 풀려났어. 양어머니 말씀으로는 대통령실에서 사면 이야기가 나왔대.”“윤상원 깜냥에 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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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7화

“아무래도 엄청 무시무시한 사람을 건드렸나 봐. 우리 양아버지도 대항할 수 없을 정도로.”윤서가 어쩔 수 없다는 말투로 말을 끊었다.여름은 머리가 웅웅 울리면서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여름과 하준이 죽어라 분투해서 이제 추동현을 감옥에 집어넣고 마침내 양유진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는데 얼마 되지 않아서 또 누군가 무시무시한 인간을 건드렸다니.‘누구지?’이루 말할 수 없는 피곤이 몰려오면서 막연한 기분이 들었다.자기도 하준도 여기까지 오기 쉽지 않았다.“너 괜찮아?윤서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난 모르겠다. 일단 FTT로 가 봐야겠어.”여름이 피곤한 듯 말했다.전화를 끊고 나서 여름은 하준의 회사로 차를 돌렸다.이때 FTT 밖은 이미 기자로 둘러싸였다. 여름은 주차장을 통해서 들어갔다. 하준의 사무실로 가는 동안 서류박스를 든 사람들이 줄줄이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FTT 직원들은 당황한 모습으로 복도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다. 비서실 직원 하나가 여름을 알아보았다.“강 대표님….”“회장님은요?”여름이 물었다.“회장님은 이사분들과 안에 계세요.”비서가 여름을 데리고 들어갔다.큰 회장실에는 하준 외에도 최민, 최진 등 이사가 있었다. 다들 표정이 사뭇 무거웠다.“최 회장, 빨리 송 의원을 만나서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좀 알아보게.”이사 하나가 말했다.“어쨌든 멀쩡하던 우리 회사를 갑자기 이렇게 대대적으로 조사하겠다니. 밖은 기자로 온통 둘러싸여 있고. 사람들이 FTT를 뭐로 보겠어?”“젠장, 우리 FTT가 올해는 대체 무슨 일이지? 어렵사리 추신을 무너뜨리고 기어 올라왔더니 갑자기 조사나 당하고. 지금 온갖 업체에서 다 연락이 와서 무슨 상황이냐고 묻는다니까. 우리가 계약을 한 업체가 한두 군데야? 이번에 혹시 또 잘못돼서 위약금 물게 되면 우린 이제 진짜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최진이 성질을 냈다.“일단 다들 돌아가서 좀 쉬고 계세요. 제가 송 의원을 좀 찾아가 보겠습니다.”최하준이 무거운 소리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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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8화

하준은 흠칫하더니 얼굴이 흙빛이 되어 여름을 바라보았다.“미안해. 듣기 안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난 애가 둘이나 있어. 아이들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야겠어.”여름이 조그맣게 말했다.“아니, 그게 아니라 당신이 날 너무 무능한 놈으로 보는 게 섭섭해서 그래. 저 뒤에 얼마나 대단한 녀석이 도사리고 있든 나 최하준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아.”하준이 부드럽게 여름을 안았다.“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당신과 아이들을 지켜줄 수 없을 테니 내가 먼저 당신을 보낼 거야.”여름은 아무 말이 없었다.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여름도 하준을 사랑하고 하준도 여름을 사랑한다.그러나 현실은 동화가 아니다. 둘에게는 책임져야 할 아이가 있다.******송영식의 본가.집사가 여름과 하준을 안으로 안내했다. 입구에 도착하니 송영식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삼촌, 하준이는 제 친구라고요. 우리 집이랑도 사이가 좋았잖아요. 어찌 됐든 좀 도와주세요.”“어르신, 최 회장과 강 대표 왔습니다.”집사가 공손하게 알렸다.하준과 여름이 들어가자 송태구 말고도 윤서와 송영식이 함께 있었다.하준은 윤서와 영식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옆에 있는 송영식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고맙다.”“친구 아니냐?”송영식이 코를 쓱 문질렀다.하준은 더는 달리 말이 없이 송태구를 바라보았다.“송 의원님도 제 인성은 잘 아실 겁니다. 그리고 우리 FTT는 창립 이래로 100년 동안 늘 법을 준수했습니다. 이렇게 대놓고 조사가 나온 건 처음입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벌이는지 알고 싶습니다.”“솔직하게 말하마.”송태구가 차를 마셨다.“내가 VIP 쪽에 좀 알아봤는데 그쪽에서 나는 끼어들지 말라고 경고하더구나. 내가 감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하던데.”다들 얼굴색이 확 변했다. 송영식이 벌떡 일어섰다.“FTT를 아주 없앨 작정이랍니까?”“얼추 그런 듯했다.”송태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끄덕였다.“그러니까 도와달라고 해도 이번에는 정말 미안하다는 말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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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9화

“윤상원을 감옥에서 풀어주고 FTT를 건드리는 자는 분명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여름이 심란한 듯 말을 이었다.“연달아서 그렇게 큰일이 벌어질 리 없어. 게다가 양쪽 다 VIP랑 관련되었잖아?”“그러니까… 내가 윤상원을 괴롭혀서 상대가 FTT에 손을 댔다는 말이야? 네가 내 친구고, 하준 씨가 네 남친이라서?”윤서는 점점 더 어리둥절해졌다.“아니, 난 신아영이 의심스러워.”여름이 자기 생각을 풀어놓았다.“윤후그룹이 어느 정도 실력인지는 우리가 빤히 ㅏ 알아. 특히나 그때 상원 오빠네 부모님의 절박한 표정으로 봐서는 정말 아들을 풀어줄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게 분명해.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풀려났다고? 절대로 누군가 가까운 사람이 힘을 썼을 텐데 유일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신아영이잖아.”“신아영이?”윤서가 기함했다.“걔가 그 정도 능력이 있었을까? 그동안 걔네 집도 거의 망할 뻔해서 숨도 못 쉬고 있었을 텐데.”“3년 전 일을 잊었어?”여름이 일깨웠다.“내가 너한테 동성에서 가짜 지다빈과 강태환의 친자관계 확인해달라고 했을 때 신아영이 그걸 봤고 얼마 뒤에 강여경이 바로 튀어버렸잖아?”윤서의 머리가 번쩍했다.“그러니까, 강여경이 신아영을 도와줬다?”“파헤쳐진 우리 엄마 묘에 강여경이 쪽지 남겨뒀었잖아? 십중파구 걔가 외국에서 뭔가 새로운 백을 잡은 거야. 나를 노리고 들어오는 게 분명해.”여름이 걱정스러운 듯 말을 이었다.“게다가 외삼촌네 부부를 감옥에서 꺼내줬고, 민관이랑 우형이까지 크게 당했다고.”윤서로서는 어쩐지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었다.“그러니까 강여경이 배후에 누군가를 업고 VIP를 조종하고 있다고?”“나도 제발 안 그랬으면 좋겠어.”여름의 안색이 더욱 무거워졌다.“그게 사실이라면 강여경은 복수 때문에 돌아온 게 틀림없어. 그렇게 악독한 애가 권력을 얻었다면 절대 우리를 그냥 두지는 않을 거야.”윤서가 고민스러운 듯 입술을 깨물었다.“정말 너무 불공평해. 귀신은 대체 뭐 한다니, 저런 애 안 잡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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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화

“사실 난 그것도 신아영이 부추겨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해.”여름이 말을 이었다.“나도 상원이 오빠는 오래 봐 왔지만 한선우랑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한선우만큼 비열하지는 않아서 편법 쓰지 않고 착실하게 해왔지. 어쨌든 애정문제에 있어서는 우유부단하고 귀가 얇아서 여우 같은 애한테 잘 속아 넘어가는 그런 타입이지.”윤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점에는 동의가 되었다.“한선우도 나중에는 자기 잘못을 깨달았잖아.”여름이 이야기를 계속했다.“강여경이 사랑한 것은 한선우가 아니라 한선우의 배경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거든. 한선우가 다 잃고 나니 강여경은 어떻게든 관계를 끊으려고 했어. 하지만 신아영은… 정말 강상원을 사랑하는 것 같아.”임윤서가 문득 작은 소리로 이야기했다.“사랑하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상원이 오빠를 버렸겠지. 이번에 출소하고 나면 신아영이 더 좋아지겠다.”“전에 네 양아버지 명예를 손상시킨 댓글을 쓴 ID는 윤후그룹에서 나온 거였잖아? 윤상원이 한 게 아니면 신아영이라고. 감옥에 한 달 넘게 갇혀 있었으니 이제는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되었을 거야. 바보가 아니니까.”여름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윤서의 눈이 반짝했다.“어허… 이거 강여름의 사람 보는 눈이 점점 더 예리해 지네?”“안 그랬다가는 애진작에 난 살아남지도 못했을걸. 특히나 양유진 같은 인간을 겪고 나니 사람 보는 눈이 아주 한껏 높아진 것 같아.”여름이 한숨 쉬듯 뱉었다.“알겠어. 도와줄게.”윤서가 여름의 어깨를 두드렸다.“영식 씨에게 미리 얘기는 해 둬.”여름이 말했다.“날 좋아하지도 않는데, 전혀 신경 쓰지 않을걸.”윤서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해보였다.윤서의 그런 모습을 보자니 여름은 어이가 없었다.‘윤서는 늘 저렇게 생각하는 게 단순하다니까.’******어느새 대문이 이르렀다. 송영식과 하준이 거기서 둘을 한참이나 기다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뭔 얘기가 그렇게 길어?”송영식이 미간을 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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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화

송영식의 얼굴은 완전히 흙빛이 되었다.“아참!”윤서가 갑자기 돌아보았다. 약간 어색한 표정이었다.“저기… 아마도 곧 윤상원을 좀 자주 만나게 될 것 같아.”송영식은 완전히 깜짝 놀랐다. 한참 뒤에야 버럭했다.“정신 나갔어? 그 놈이 당신한테 무슨 짓을 했는데 또 만나러 가? 그 놈이 그렇게 좋아? 가서 바보 같이 또 무슨 짓을 당하고 싶어서, 어!”“내가 아무리 바보라도 당신만큼 바보는 아니거든.”애초에 차근차근 이야기하려고 마음 먹었던 윤서지만 송영식의 말을 듣고 나니 괜히 속이 꼬여서 화가 났다.“난 백지안과는 이제 완전히 손을 끊었잖아. 그런데 당신은 내 아이를 가지고 그 녀석을 만나겠다고? 꿈도 꾸지 말라고.”송영식이 씩씩거렸다.“얌전히 있어. 괜히 우리 집안 망신시키지 말고. 그리고, 지난번에 그 녀석은 손찌검까지 했잖아?”“나도 그건 잘 알아. 아주 그냥 입만 열면 막말이야, 그만 하라고! 대체 누가 풀어줬는지 확실하게 알아보려고 만나는 거거든 여름이가 그러는데 윤상원을 출옥하게 해준 사람이랑 FTT에 손을 쓰는 사람이 동일인일지도 모른대. 바로 강여경 말이야.”“강여경?”송영식은 흠칫했다.‘또 그 인간인가?’“그래. 3년 전에 지다빈으로 가장하고 당신들 곁에서 멤돌던 그 인간 말이야. 멍청한 당신들 셋 다 속아 넘어가서 강여경이 도망치게 뒀었잖아. 지금 그 강여경이 복수하러 돌아왔다고.”윤서가 거침없이 말했다.멍청하단 소리를 들은 송영식은 부루퉁했다.“…내 잘못은 아니지. 죽은 사람 DNA를 조사했을 때는 지다빈이 맞았잖아?”“흥, 그때 제일 난리 친 게 당신이었지. 백지안과 관련된 인간이라면 덮어놓고 감싸느라고 정신을 못 차리고 말이야.”윤서가 깊이 숨을 들이 마셨다.“그리고, 난 그냥 통보하는 거야. 당신에게 허락 받으려는 게 아니고.”송영식은 화가 나서 혈압이 확 올랐다.“강여름이 당신에게 가라고 부추긴 거지? 이 못된….”“꼭 여름이 때문이 아니고 신아영 때문이기도 해.”윤서가 말을 끊었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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