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91 - 챕터 1100

1699 챕터

1092화

“나에게는… 미래 쿠베라의 손자가 있지.”백지안이 고개를 숙이더니 갑자기 자기 배를 쓸었다.“그래요. 송영식은 집에서 쫓겨났지만 애는 어쨌든 그 집안 핏줄이잖아요? 시간이 지나서 그 집 식구들 화가 식으면 애는 어쨌든 그 집 안으로 들어가게 될 거라고요.”양유진의 동공이 흔들렸다.“백지안, 정말 악마로군.”“당신과 잘 어울리지 않나요? 그리고, 한때 최하준의 여자가 어떤지 알고 싶지 않아요?”백지안이 몸을 밀착하더니 양유진의 귀를 살짝 깨물었다.양유진의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을 나타냈다. 와락 백지안을 눕히더니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최하준이 버린 여자 중 하나일 뿐이지. 너한테는 손도 안 댔잖아?”백지안의 얼굴이 확 굳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억지로 미소를 유지했다.“그건 아니죠. 최하준이 어려서부터 난 걔의 최애였는데 강여름만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이 꼴이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요. 게다가… 난 당신에게 비밀을 말해줄 수도 있다고요.”“무슨 비밀?”양유진이 눈썹을 치켜올렸다.“3년 전에 왜 최하준이 강여름을 버렸는지 알아요? 내 최면에 걸렸기 때문이지. 양 대표, 사실 난 꽤 쓸만하다고요. 특히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방면에서는 말이죠.”백지안이 생긋 웃으며 양유진의 목을 껴안았다.“오랜 세월을 참아낼 수 있는 남자는 보통이 아니라는 거 내가 첫눈에 알아봤다니까? 아마도 지금의 추동현이 미래의 당신 모습이겠죠?”양유진의 어두운 눈동자 깊은 곳에서 날카로운 빛이 번뜩였다.‘어쩐지 3년 전 최하준이 그렇게 갑자기 강여름을 버린다 싶었더니.그렇다면 백지안은 확실히 이용 가치가 있겠군.게다가 한때 최하준의 여자가 어떤지 궁금하긴 해.’“좋아. 도와주지.”양유진이 백지안의 턱을 꽉 잡고 폭발하듯 키스를 퍼부었다.******임윤서는 사흘 만에 퇴원했다.그러나 원래 살던 리버사이드 파크로 간 게 아니라 송영식의 집에서 사람을 보내와 송영식 본가로 들어갔다.그 집 식구들의 돌봄을 받게 되자 여름도 양유진의 집으로 이사 들어갈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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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3화

밤 9시. 여름은 침실에 딸린 욕실에서 샤워를 했다. 솨아아하는 물소리에 괜히 긴장이 됐다. 곧 양유진과 관계를 가질 생각을 하니 거부감이 들었다.‘아니야. 일단 한 번 해보고 나면 이런 거부감은 사라질 지도 몰라.평생 이렇게 최하준 하나만 받아들일 수는 없잖아.’여름은 이를 악물고 나왔다.그런데 여름이 마주한 것은 이불과 베개를 들고 나갈 준비를 하는 양유진이었다.“아무래도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을 것 같아서 한동안 혼자 있을 수 있게 해줄게요.”양유진이 부드럽게 웃었다.“그리고 요즘 나도 일이 좀 바빠서 밤에 일을 좀 해야 하거든요. 한동안은 옆 방을 쓸게요.”“……”감동한 여름은 입술을 깨물었다.“사실 난 준비가….”“너무 스스로를 몰아치지 말아요. 난 억지로 몰아붙일 생각 전혀 없어요.”양유진이 여름의 말을 끊었다.여름은 완전히 감동의 도가니에 빠졌다. 양유진을 의심한 적까지 있다는 사실에 크게 죄책감을 느꼈다.양유진이 옆 방으로 가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여울이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왔다. 냅다 여울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이모, 너무 아파요. 보고 싶어.”“여울아, 무슨 일이야?”여름은 깜짝 놀라서 혼이 빠져나갈 지경이었다.여울이 훌쩍거렸다.“머리 아프고 열나요. 보고 싶어요….”여름은 아이의 우는 소리를 듣자 머리가 띵했다. 이런저런 것을 따지고 있을 겨를이 없었다.“어디니? 내가 당장 갈게.”“병원이오.”병원이라는 소리를 듣자 더욱 다급해졌다. 급히 옆 방에 있는 양유진을 찾아가 회사에 일이 있어 다녀오겠다고 말했다.하준과 가깝게 지내는 것을 꺼려할까 봐 여울이를 보러 간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병원.여울은 전화를 끊더니 울음을 뚝 그치고 바로 돌아서서 이주혁의 팔을 애교스럽게 껴안았다.“삼촌이 다 하면 사탕 준다고 했죠?”이주혁은 어이가 없어 하며 서랍에서 막대 사탕을 꺼내 건네주고는 하준을 돌아보았다.“네 조카 연기 끝내준다.”하준이 눈을 찡그했다.“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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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4화

“내가 같이 자는데, 내가 한 번 잠들면 깨질 않아서….”하준은 곤란해졌다.‘아, 처음에 이불을 차낸다고 대충 말을 하고 났더니 이거 자꾸 말이 꼬이네.’“뭐라고?”여름은 화가 나서 하준을 노려보았다.“이래 가지고는 당신은 자격이 없어, 아…”‘아빠가 될 자격이 없어’ 소리가 튀어나오려는 걸 간신이 눌러서 참았다. 지금 여기서 ‘아빠’라는 말이 나와서는 곤란하다.“그래, 난 삼촌 자격이 없어.”하준은 별생각 없이 진지한 얼굴로 사과했다.“나도 여름이를 위해서 좋은 새아빠가 되어 주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새아빠라니?”여름은 심장이 바르르 떨렸다.“양하도 없으니 이제부터는 내가 여울이 아빠가 되어야지. 이제 유치원 등하교도 다 내가 시켜. 밤에도 내가 데리고 자고, 책도 읽어 주고, 놀아주고….”한참 말하다 보니 하준은 자기가 너무 주절주절 혼자서 떠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른 입을 다물었다.“그렇네. 애한테 잘해줘.”여름도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쨌든 남들은 다 하는 아빠 노릇 아닌가? 게다가 여울은 하늘이와는 달라서 아빠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아이였다.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여름이 다시 부탁했다.“하지만 기왕 아빠 역할을 하기로 결심을 했으면 책임지고 제대로 돌봐 주라고. 잠에 그렇게 마음 푹 놓고 자는 부모가 어디 있어? 어린애는 원래 밤새 이불을 차내니까 계속 덮어 줘야 한다고.”하준은 깜짝 놀랐다.“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애도 안 키워봤으면서….”여름은 움찔했지만 얼른 얼버무렸다.“나도 애를 가진 적은 있거든. 굳이 그렇게까지 말할 건 없잖아?”말실수 한 것을 깨닫고 하준은 얼른 입을 다물었다.“미안해….”“나랑 여울이는 자주 만나서 자주 데리고 잤었다고. 그러니까 알지.”여름은 이제 평온하게 말을 이었다.“돈 몇 푼 들인다고 애 키울 수 있는 게 아니야. 책임을 져야지.”“그래. 알겠어.”하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얌전히 귀 기울이고 수긍하는 모습을 보니 여름은 심정이 복잡했다.하준이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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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5화

“……”여름은 하준을 잠시 노려보다가 결국은 따라 올라가고 말았다.하준은 여울을 안방 침대에 뉘였다.“당신은 옆 방에서 자. 난 안 자고 여울이 살펴보고 있을게.”“됐어. 내가 여기 있을게. 애 또 열나면 뭐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잖아.”여름이 하준을 흘겨보았다.“체온계 주고, 당신이 옆 방에 가서 자.”“…그래.”하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갔다.하준의 침실이라 여름은 그 침대에 눕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옆에 있는 소파에 자리를 잡고 누워서 양유진에게 톡을 보냈다.-회사에서 새벽까지 일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은 집에 못 가겠네요. 미안해요.톡을 보내고 여름은 죄책감에 볼이 확확 달아올랐다.남편을 속이고 바람을 피우는 기분이었다.그러나 평온하게 잠든 여울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짠해지는 것이었다.한참을 앉아 있다 보니 점점 피로가 몰려와 소파에 기댄 채로 잠이 들고 말았다.막 잠이 들려는 참에 살그머니 방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은 깼지만 눈은 바로 뜨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지금 깨어버리면 하준과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도 모르겠고 하준이 뭘 하러 들어왔는지도 몰라서였다.걸음소리는 여름의 앞에서 멈추었다. 하준은 팔로 여름을 안아 올렸다. 여름은 눈을 번쩍 뜨고 경계의 눈을 치켜 뜨고 하준을 노려보았다.“무슨 짓이야? 내려놓지 못해?”“침대로 옮겨주려고. 늦었는데 편히 자.”하준의 깊은 눈이 여름의 하얀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됐거든. 그리고… 당신 침대에 누울 수는 없어.”여름은 단호하게 말했다.“내 침대서 얼마나 자 놓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아무리 억누르려고 해도 여름 앞에서는 자꾸 야릇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여름은 얼굴에 열이 확 올랐다. 언짢은 듯 바로 뱉었다.“그건 옛날얘기고, 지금은 유부녀거든.”“그래서? 결혼하고 첫날 밤부터 내 침대에서 보냈잖아?”희미한 달빛을 통해서도 여름의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심장이 찌릿한 나머지 하준의 입에서 그런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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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6화

한참 만에 여름은 중얼거렸다.“너무 비관적으로 그러지 마. 이제 의학이 많이 발달했으니까….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모르겠다. 어쨌든 이렇게 당신을 안고 있으니 너무 하고 싶긴 한데 거기에 반응이 없네.”하준은 매우 괴로운 얼굴로 솔직하게 말했다.여름의 얼굴은 더욱 빨갛게 달아올랐다.“최하준….”“그냥 팩트를 말한 거야.”하준은 고통스러운 얼굴이었다.“FTT가 망하더라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만 하면 언젠가는 되찾아 오려고 했을 거야. 더구나 우리가 그렇게 사랑했던 사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매 순간마다 당신 생각뿐이야. 예전의 기억이라도 되찾아 오고 싶어.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되살아나면 최소한 내 추억 속에서 우리 사랑은 영원할 테니까.”“돌았나 봐.”여름은 본능적으로 나무랐다.“최면을 되돌려서 기억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해. 잘못하면 뇌 손상으로 완전히 백치가 될 거라고.”하준은 여름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환하게 웃었다.“아직도 나에게 마음 써주는구나.”“미쳤네.”여름은 화가 났다.“난 그냥…”여울이를 돌보아야 할 아빠가 백치가 되는 것을 참을 수 없을 뿐이었다.“여울이가 커서 백치 아빠를 돌봐야 할까 봐 그런 거지.”여름이 짜증스럽게 뱉었다.“거짓말.”하준은 고집스럽게 고개를 젓더니 여름을 침대에 눕혔다. 자기 몸을 여름의 몸 위로 겹치더니 작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고통스러운 눈으로 여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너무나 당신을 따라다니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 당신에게 만족을 줄 수 없을 것 같아서. 하지만 이거 하나만 약속해 줘. 제발 양유진하고는 이혼해. 서인천이든 도재하든 상관없으니 다른 사람과 재혼해. 그러면 앞으로 절대로 당신을 괴롭히지 않을게.”그런 말을 듣자 여름은 하준의 가장 약한 부위를 걷어차고 싶어졌다.그러나 어쨌든 서지도 않는데 거기에 폭력까지 가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어 어금니를 물고 말했다.“돌았어, 진짜? 결혼이 무슨 애들 장난인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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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7화

어쨌거나 양유진이 그리 좋은 인간은 아니라는 하준의 생각에는 변함없었다.지금 지룡은 일손이 부족하고 양유진은 꼬리를 깊숙이 말고 있어서 단서를 잡지 못할 뿐이었다.여름이 하준을 쳐다보았다.“까놓고 말하자면 당신 이기적인 거 알아? 그냥 나랑 유진 씨가 함께 사는 게 꼴 보기 싫은 거잖아? 그래서 온갖 이유를 대서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거고. 너무 치사하지 않아?”하준은 여름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밀어붙였다.“그래, 치사해. 당신이 같이 살려는 사람은 다 내가 검증을 해야겠어. 문제없는 놈이라야 같이 살게 해줄 거야.”“아니, 뭐라는 거야?”여름은 참을 수가 없어 그대로 하준의 다리 사이를 걷어찼다.하준은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두 다리로 여름의 다리를 꽉 얽었다.“차 봐. 그래 봐야 다 소용없어.”“놔!”여름은 어이가 없어서 얼굴이 완전히 빨개졌다.‘너한테는 아무 느낌 없는지 몰라도 난 정상적인 반응이 온다고.’여름은 점점 더 난처해졌다.“못 놔.”부끄러워하는 여름을 보는 하준의 흑요석 같은 눈에 웃음이 어렸다. “자자.”“이 상대로… 어떻게 잠이 오냐?”여름은 미칠 지경이었다. 하준을 마구 두드려 패고 싶었지만 옆에 자고 있는 여울이 깰까 봐.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어떻게 이렇게 얄미운 짓을 골라서 할까, 그래?”“당신이 언제는 뭐 날 안 미워했나?”하준이 피식 웃었다.“나도 어쩔 수가 없다고. 정말 어쩔 수가 없어….”“당신 같은 변태는 역시 안 서는 쪽이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 옳은 일인 것 같아.”여름은 상처에 소금 뿌리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했었지만 이제는 이판사판이었다.“그럴까?”하준의 눈이 위험하게 빛났다.“아직 잘 모르나 본데 안 서더라도 난 얼마든지 당장 당신을 흥분시켜줄 수 있어.”“……”‘아니, 이 변태가 진짜!’여름은 결코 하준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다시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고 말았다.결국 입을 꽉 다물고 하준을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노려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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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8화

“그래. 열이 떨어졌어도 조금 있다가 약은 먹자. 어디, 이리 와 봐. 머리 묶어줄게.”아이를 잘 차려 입히고는 여름은 여울을 데리고 나왔다.하준은 집에 없었다. 여름은 울컥했다.‘애가 병이 났는데 꼭두새벽부터 어딜 나가고 집에 없어?’냉장고를 열어 여울이에게 아침을 차려주는데 하준이 하얀 운동복에 운동화를 신고 밖에서 돌아왔다. 조각 같은 얼굴은 운동 후 특유의 발그레한 혈색을 띠고 있었다. 이마에는 흘러내린 머리카락 몇 가닥이 붙어 있었다. 땀에 살짝 젖은 얇은 티셔츠가 몸에 착 달라붙어 안쪽의 섹시하고 탄탄한 근육이 여실히 드러나 보였다.그 모습을 보니 헉하는 소리가 나왔다. 그냥 아무렇게나 찍어도 스포츠 브랜드 광고의 한 장면이 될 법한 모습이었다.그러나 이 와중에 운동이나 나갔다 올 정신이 있었다는 사실에 다시 화가 났다.“아침 사러 다녀오면서 좀 뛰었거든.”하준이 테이블에 먹을 것을 내려 놓으며 변명하듯 말했다.“애는 아픈데 지금 운동하러 갈 정신이 있어? 아주 여유롭네.”여름이 비꼬았다.“그게 아니고… 당신이 있었잖아. 그리고… 담당의가 거기를 잘 회복하려면 운동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랬단 말이야.”하준이 마지못해 목소리를 살짝 낮추어 여름의 귀에 대고 변명했다. 막 운동을 하고 와서 숨을 몰아 쉬는 와중에 귀에 대고 속삭이다니 너무나 관능적이라 숨이 막혔다.여름은 얼굴이 빨개졌는데 여울이 천진한 얼굴로 물었다.“거기가 어딘데?”“……”여름은 난처했다.“…어, 신장.”하준이 급히 둘러댔다.“큰아빠가 신장이 안 좋아서. 여울이 아침 먹자.”“좋아요! 잘 먹겠습니다!”여울이 막 입에 넣으려는데 여름이 와락 빼앗으며 화난 얼굴로 하준을 보았다.“이게 뭐야? 애가 열이 났으면 염증이 있다는 뜻이잖아. 그런데 이렇게 딱딱한 빵 같은 걸 먹이다니?”하준은 움찔해서는 얼른 사과했다.“아, 내가 잘못했네….”“대체 머리는 왜 달고 다니는 거야? 아침부터 저런 쿠키도 안 돼. 연약한 아기 위장에다가 아침부터 저런 걸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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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9화

머리가 아픈 가운데 상혁에게서 소식이 왔다.“백지안이 Y국 쪽에서 최고의 변호사인 스티븐을 초빙해서 소송에 대비한다고 합니다.”“스티븐”스티븐이라면 Y국에서 거의 하준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변호사였다. 그 정도 위치면 돈으로는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 백지안이 그런 사람을 불러올 수 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역시 백지안을 다시 조사해 봐야 할 것 같았다.“스티븐은 굉장한 인물입니다. 아주 비열하고 악랄하더군요. 아무래도 이번 소송이 그렇게 만만할 것 같지 않습니다.”상혁이 잠시 망설이더니 말을 이었다.“송 대표님이 연결시켜 주신 거 아닐까요?”“지금 식구들이 모두 영식이와 손을 끊었는데 스티븐이 영식이의 편에 섰을 리가 없어.”하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걱정하지 마. 여긴 우리나라야, Y국이 아니라. 우리나라 판사들은 나에게 유리할 거라고.”“하지만…”“주혁이에게 좀 물어볼게.”******송영식은 결국 이주혁에게 백지안이 이미 스티븐을 변호사로 초빙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송영식은 망연자실했다.자신도 전에 지안이를 위해서 스티븐과 연락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스티븐의 비서는 시간이 안 된다며 완곡하게 거절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그런데 지안이가 혼자서 스티븐을 초빙했다고? 지안이 인맥이 나보다 낫다는 말이야?’송영식은 믿을 수가 없었다.얼른 백지안에게 전화를 했다.“지안아, 어떻게 스티븐을 설득했어?”“전에 내가 치료했던 환자가 고맙다면서 스티븐이 자기랑 친하다면서 소개해 주더라고.”그런데 통화를 하는 백지안의 목소리에 어쩐지 교태가 흐르고 헉헉거리는 것 같았다.송영식은 살짝 당황했다. 잠자리에서나 나오는 신음이 연상되었던 것이다.‘아니, 아니야. 지안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지금 뭐 하고 있어?”“운동 좀 하고 있었어. 다른 얘기 없으면 끊을게.”“어. 그래.”전화를 끊자 백지안은 양유진의 손길에 침대로 던져졌다.백지안은 기분이 좋았다. 양유진의 목에 팔을 감았다.“자기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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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쿠베리어는 자기 명령을 받던 자들이었다.그런데 지금은 임윤서를 지켜주고 있다.송영식과 임윤서의 입장이 뒤바뀐 것이다.“벌써 출근해도 되나?”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말도 예쁘게 나오지 않았다.윤서가 송영식을 흘끗 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안 되지.”윤서가 사표를 내밀었다.송영식의 얼굴이 확 어두워졌다.“사직을 하겠다고?”“응”윤서가 기분이 좋은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송영식은 울컥했다. “애초에 오슬란 주식 10%를 배당해 주고 제대로 계약서에 사인하고 입사해 놓고 그렇게 그만두고 싶다고 마음대로 그만둘 수 있는 줄 알아?”“오슬란 주식은 다 돌려줄게.”임윤서가 가볍게 말했다.윤서가 이렇게 순순히 나오는 것을 보고 잠시 흠칫했다가 냉소를 지었다.“왜? 이제 우리 삼촌의 양녀가 되니까 오슬란 주식 따위 우스워졌나?”그렇게 말하면서 속이 쓰렸다.쿠베리어 보디 가드 둘이 앞으로 나서면서 경고했다.“송 의원께서는 이미 송영식 님과 친족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하셨으니 남남입니다. 앞으로는 삼촌이라고 부르지 말아 주십시오.”송영식의 당황한 얼굴을 본 윤서가 푸흣하고 웃었다.“아유, 들었어요? 우리 양아버지가 당신하고는 남남이라고 앞으로 삼촌으로 부르지 말래.”“임윤서, 너무 좋아하지 말라고. 어디 그게 얼마나 오래갈 것 같아?”송영식은 화가 치밀어 터질 것 같았다.“이런 뻔뻔한 인간을 봤나? 벌써 양아버지란 말이 아주 입에 붙었구먼. 뱃속의 그 아기만 아니었으면 삼촌이 널 거들떠나 봤을 것 같아?”“그래, 정자 기부 고맙게 생각해.”임윤서가 생글생글 웃었다.“아마도 아직 잘 모르시나 본데, 쿠베라 주식의 10%는 내가 상속받아. 그리고 나 지금 본가로 들어갔거든. 큰어머니가 나더러 방을 고르라고 하셨는데 난 당신이 쓰던 방이 제일 마음에 들더라. 그런데 인테리어가 내 취향이 아니라서 내가 좋아하는 핑크색으로 싹 갈기로 했어.”“남의 방을 차지하고 들어갔다고!”송영식이 잡아먹을 듯 윤서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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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화

‘사업이 무슨 애들 소꿉장난인 줄 아나?아니지, 쿠베라의 백업에 임윤서의 저 조제술이면 정말 오슬란의 적수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송영식은 머리가 쭈뼛 섰다.‘대체 내가 전생에 임윤서랑 무슨 원수를 졌길래내 가족을 다 뺏어가더니 이제는 회사를 차려서 일까지 빼앗아 가려고 이러지?’******“코스메틱 회사를 설립하겠다고?”여름은 윤서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응.”윤서가 싱긋 웃었다.“어제 양어머니랑 얘기하다 보니 내가 개발한 제품이 마음에 든다면서 남 밑에서 일하기 아깝다고 하시는 거야. 자기 회사를 차려도 충분할 거라면서. 행정적인 문제는 쿠베라 쪽에서 해결해 주시겠대.”윤서가 말하는 양어머니란 송태구의 부인이었다.여름은 미래의 영부인감답게 멀리 보는 안목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어머님 말씀도 일리는 있다. 나도 응원할게.”여름이 웃었다.“자금 부족하면 말해. 내가 투자 좀 할게.”“하핫, 고마워. 투자야 언제든 환영이지. 나중에 너더러 회사 경영 좀 맡아달라고 해야겠다.”윤서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아 참, 내일 저녁에 이쪽 집에서 환영 파티를 열어주신다네. 내가 초대장 하나 보냈어. 꼭 와야 해!”“영광입니다요.”통화 후 얼마 되지 않아 윤서의 초대장이 도착했다.별장으로 돌아와 양유진과 저녁을 먹었다. 갑자기 양유진이 말했다.“내일 밤에 윤서 씨를 환영하는 연회가 열린다던데요.”“그래요? 유진 씨도 들었군요?”여름은 놀란 눈치였다.양유진이 부드럽게 웃었다.“네. 지금 그 연회 이야기로 난리더군요. 송 의원 집안에서 윤서 씨에게 제대로 체면을 세워주려는 것 같더라고요. 지금 정재계 인사들이 초대장을 받았어요. 여름 씨도 받았나요?”여름이 웃었다.“윤서를 친구로 둔 덕에 하나 받았죠.”“내일 저녁에 같이 가요.”양유진이 여름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가볍게 말했다.“이렇게 예쁜 와이프에게 눈독 들이는 늑대가 있을까 봐 내가 불안하거든요.”여름이 시옷 입술을 했다.“오버예요. 내가 유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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