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81 - 챕터 1090

1699 챕터

1082화

한편 욕실에 있는 송영식은 열이 뻗쳐서 머리가 터져버릴 지경이었다.어쨌거나 지금 마땅히 반박할 말이 없었다.‘아, 몰라. 그렇다고 내가 지금 자기 화장실에서… 그걸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할 수도 없잖아.젠장.’몇 분 후 송영식이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윤서가 코를 막고 자기를 바라보고 있었다.“임윤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을 하고는, 아주 신났구먼.”“내가 올 걸 알고 일부러 날 꼬드기려고 기다리고 있었지?”“뭐라는 거야, 지금?”임윤서는 혈압이 확 올랐다.“여긴 내 집에 내 방이거든. 문도 안 두드리고 마구 쳐들어온 주제에 어디서 큰 소리야? 따귀라도 한 대 맞아야 정신을 차리려나?”“나한테 꿍꿍이가 있는 줄 내가 모를 줄 알아?”송영식이 싸늘하게 웃었다.“어젯밤에 지안이한테 뭐라고 했어? 날 사랑하게 되었다고? 날 유혹해서 지안이와 나 사이를 갈라놓겠다고? 아주 흑심이 가득하구먼!”“내, 내가 누굴 사랑해?”임윤서의 눈이 커졌다.“흥! 다 알면서. 어제 당신이 지안이한테 한 말이잖아!”송영식이 싸늘하게 말했다.윤서는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아이 씨, 진짜로 여름이 말이 맞잖아?’“백지안 약 올리려고 한 소리지. 전에 백지안이 나랑 여름이를 얼마나 괴롭히…”“됐어! 강여름에게 당한 쪽은 오히려 지안이라고.”송영식이 소리를 지르며 윤서의 말을 끊었다.“그딴 헛소리 듣기도 싫으니까 내 집에서 나가.”윤서는 너무 열이 올라서 이러다가는 임신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있겠다 싶어서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거기 서!”송영식이 따라갔다.“지금 당장 병원 가자고.”“병원을 왜?”“수술해야지.”송영식은 이미 결심을 내렸다. 윤서가 주제 파악을 하고 얌전히 있으면 아이를 낳아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젯밤 지안의 말을 들어보니 임윤서는 더할 나위 없이 교활한 기회주의자인 듯했다. 이대로 임윤서와 얽힐 수는 없었다.“뭐래? 미쳤나?”저도 모르게 임윤서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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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3화

“내, 내가….”송영식이 후다닥 내려와 윤서를 안아 올리려고 했다.그러나 여름이 와락 밀어내더니 이글거리는 눈으로 노려보았다.“저리 가! 그렇게나 자기 자식을 없애고 싶었어? 안고 가는 척하면서 애한테 해코지하려고?”“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내가 무슨 악마같잖아?...헉! 출혈이….”송영식은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임윤서가 고개를 들어 보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아래가 너무 아파.”“움직이지 마. 이모님, 좀 도와주세요. 같이 윤서를 데리고 나가죠.”여름이 급히 조현미를 불렀다.조현미는 송영식이 수술을 하러 가자고 으르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차마 송영식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여름과 함께 윤서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구급차가 곧 도착해 병원으로 옮겼다.가는 길에 윤서는 통증 때문에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솟았다.병원에 도착하자 윤서는 바로 응급실로 들어갔다.여름은 바로 송윤구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드님이 미는 바람에 윤서가 계단에서 굴렀습니다. 지금 바로 병원으로 와주시겠어요? 이번 일에 대해서 합당한 해명을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통화내용을 들은 송영식은 당황했다.“이봐, 그게 무슨 소리야? 난 밀지 않았다고, 임윤서가 혼자서…”송영식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여름이 송영식의 어깨를 팍 쳐서 밀었다.“이게 무슨 짓이야?”송영식이 와락 여름을 잡으려고 했다.그러나 여름은 잽싸게 피하면서 도리어 송영식의 팔을 잡아 업어치기로 바닥에 내려꽂았다.“억! 으아아….”송영식은 척추 골절이 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팠다.“자기 아픈 건 느껴지나 봐? 하지만 지금 당신이 느끼는 아픔은 윤서의 고통과는 비교도 안 되는 거라고!”여름은 분노에 차서 노려보았다.“호랑이도 제 새끼는 잡지 않는 법인데, 윤서에게는 애정이 없다고 쳐도 뱃속에 든 아이는 당신 아이라고. 아무리 백지안이 좋아도 사람이 자기 자식에게 이렇게 인면수심일 수 있는 거야?”“정말 내가 민 게 아니라니까. 자기가 미끄러졌다고.”송영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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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4화

“아, 아니, 아버지. 저는...”“난 너같이 독한 자식 둔 적 없다.”전유미가 완전히 실망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그렇게 알아듣게 이야기를 했는데도 네가 이렇게 나오니 정말 실망스럽구나. 가거라. 앞으로 우리는 너와 아무 관계도 아니다.”송영식은 입맛이 썼다. “정말 제가 밀친 게 아닙니다. 손자와 임윤서 때문에 저를 버리시겠다는 말씀이에요?”“아직 이해가 안 되나 보네. 사람으로서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라는 게 있는 거야. 하지만 넌 그 선을 넘었어. 너 같은 인간은 내 아들이 될 자격이 없다. 우리 집안에 남겨둘 수도 없어.”송윤구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나가! 꼴도 보기 싫다!”송윤구 내외는 마음이 완전히 싸늘하게 식어버렸다.송영식은 입이 떡 벌어져서 부모님의 증오에 찬 시선을 바라보다가 결국 돌아서서 자리를 뜨고 말았다.이제 아무도 백지안과 사귀는 것을 방해할 사람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어쩐 일인지 즐겁지가 않았다. 오히려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이렇게까지….”여름도 송윤구가 송영식을 집안에서 축출할 줄은 몰랐다. 어쨌든 사건의 전말을 송윤구 부부에게 이야기했다.“어쨌든 이번 일은 영식이 잘못이지. 그 녀석이 수술을 하러 가자고 임 총감을 끌고 가려고 하지만 않았어도 벌어지지 않을 일이었어요.”송윤구가 한숨을 내쉬었다.“우리가 잘못 키웠지. 난 영식이가 그래도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착해 빠진 녀석이 백지안에게 완전히 홀려서 정신을 못 차리게 되어 버렸어.”여름의 미간이 깊은 주름을 만들었다.“하지만 그러면 아이는….”“섣불리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이번 일은 우리가 임 총감에에게 큰 빚을 진 거예요. 우리가 책임지겠어요.”전유미가 말했다.“오는 길에 우리가 아버님하고 통화해서 상의를 했는데 아버님은 서방님이 임 총감을 양녀로 삼으면 어떨까 하시더라고요. 앞으로 대통령의 양녀가 된다면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할 테니까요.”여름은 깜짝 놀랐다.송태구의 양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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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5화

“물론이지. 우리도 이미 영식이와 부모 자식 관계는 끊어버렸어. 이미 실질적인 관계 단절을 위한 여러 조치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공개적으로 발표도 할 거고.”송윤구가 거침없이 말했다.송영식이 가족이 이렇게 일사천리로 바로 일을 처리하는 데에 임윤서는 적잖이 당황했다. 그러나 집안의 지원이 사라진 송영식은 얼마나 울분이 터질까 생각하니 은근히 시원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과연 백지안은 송영식과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였다.******오후 2시.쿠베라 공식 계정에서 발표가 났다.-쿠베라의 송윤구 대표 이사장은 송영식 씨와 부자 관계를 단절함을 알려드립니다. 따라서 앞으로 쿠베라는 송영식 씨와 어떤 관계도 없습니다. 가족들과의 왕래도 금지하며 모든 재산에 대한 상속권도 박탈당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서로의 길을 잘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이어서 송근영도 입장을 밝혔다.-나 송근영은 앞으로 송영식 씨와 더 이상 남매 관계가 아님을 밝혀둡니다.동생 송신홍도 발표했다.-송신홍은 송영식 씨와 형제 관계를 단절합니다.송태구의 발표문도 있었다.-송영식 씨는 나 송태구와 친지 관계가 단절됨을 알려드립니다.“……”전국이 떠들썩해졌다.-송영식이 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길래 집에서 쫓겨난 거야? 식구들이 하나둘 관계 단절을 선언하네?-송영식은 바보인가? 그 많은 재산을 가진 아버지, 누나와, 앞으로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삼촌까지 다 적으로 돌렸나 봐. -송영식이 곧 죽어도 백지안이랑 사귀겠다고 해서 그런 거 아니야? 그 집에서 백지안 탐탁지 않아 했잖아? 약혼녀인 임윤서를 좋아하는 것 같던데.-대통령 나올지도 모르는 집안에 백지안 같은 인간을 들일 리가 없잖아?30분도 안 돼서 송태구가 임윤서의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아내와의 사이에 딸이 하나 있었으면 하고 바랐는데 아들 하나뿐인 것이 아쉬웠는데 다행히도 아내와 임윤서 씨의 사이가 좋아서 우리 부부는 임윤서 씨를 우리 딸로 입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조카며느리가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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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6화

너무 힘들어서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히 필요했다. 송영식은 백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지안아, 나 이제 임윤서랑 결혼하지 않아도 돼…. 그런데 집에서 쫓겨났어. 넌… 그래도 상관없지?”“다…당연하지. 네가 이렇게까지 해 줘서… 가, 감동했어.”백지안은 튀어나오려는 욕을 꾹 참았다.“너희 식구들이 그 정도로 날 싫어한다는 건 다 알고 있던 일이잖아. 난…”“아니, 아무 말도 하지 마. 난 이미 결심했어. 이제 임윤서가 아이를 낳아도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어.”송영식이 얼른 백지안의 말을 끊었다.임윤서를 생각하니 백지안은 울컥했다.“아, 그런데 너희 삼촌은 어쩌자고 걔를 양녀로 삼으셨대?”‘장차 대통령이 될 사람의 딸이라니. 친딸이 아니더라도 굉장하잖아?앞으로 굉장히 좋은 집안사람을 만나서 결혼할 거 아냐?’“아마도 식구들이 죄책감에 내놓은 대책인 것 같아.”송영식도 마음이 답답했다.“뭐, 됐어. 실컷 그러라지. 걔가 얼마나 음흉한 인간인데. 어쨌거나 걔 소원대로 이루어져 버렸네.”‘뭘 실컷 그러라고 해?’백지안은 임윤서가 얄미워서 마구 욕을 퍼붓고 싶은 심정이었다.이제 임윤서가 부러워 죽을 지경이었다.‘임윤서가 뭐라고 거지 같은 게 대통령의 딸이 된단 말이야? 나라도 송영식을 버리고 대통령의 딸이 될 수 있다면 당장 그러겠다!송영식을 독차지하면 뭐 해?이제 쿠베라의 지원이 없으면 오슬란 경영을 아무리 잘해 봤자, 그냥 일개 화장품 회사 사장이잖아? 게다가 쿠베라와의 인연도 끊어졌으니 앞으로 사업적으로도 크게 곤란해질 텐데. 다들 송영식 따위 무시할 텐데.이제는 나보다 더 가난한 녀석이 되어 버리겠는걸.’“영식아, 마음이 너무 아프겠다. 일단 좀 쉬어. 아니면 집에 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던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잖아.”그러더니 백지안은 전화를 끊었다.송영식은 얼떨떨한 채로 멍하니 있었다. 사실은 백지안과 이야기를 하며 답답함을 풀고 싶었는데…송영식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야, 지금 기분 너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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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7화

임윤서는 갑자기 속마음을 풀어놓았다.“요즘 거지 같은 남자들도 많은데 애를 낳고 평생 그냥 결혼을 안 하는 것도 괜찮겠어.”“인생 아직 모르는 거야. 더구나 앞으로 든든한 정재계 배경을 두게 되면 더 괜찮은 남자들이 널 따라다니게 될걸.”임윤서가 웃었다.“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파티에서 내가 화려하게 등장해서 지나가다가 송영식이랑 윤상원 두 나쁜 자식은 구석에서 고개를 숙이고 서 있는 거야. 그러면 내가 ‘저 쓰레기는 당장 끌어내세요. 저런 인간들을 보다가 내 눈 버릴라.’ 하는 거야.”마침내 여름도 미간을 펴고 웃을 수 있었다. 농담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밥을 다 먹고 났을 때 여름은 양유진의 전화를 받았다.“미안해요. 오늘은 집으로 못 들어갈 것 같아요. 윤서에게 이런 일이 생겨서….”“괜찮아요. 친구니까 이럴 때 함께 있어 줘야죠.”양유진이 다정하게 말했다.“몇 호실에 있어요? 내가 잠깐 보러 갈 게요.”“아니, 그러지 말아요. 오늘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윤서도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요.”“그래요. 그럼 내일 갈게요.”양유진이 잠시 말을 멈추더니 갑자기 물었다.“정말 송태구가 윤서 씨를 양녀로 삼는다나요?”“물론이죠. 직접 성명도 발표했어요. 윤서 몸이 회복되는 대로 그쪽 집안에서 성대하게 파티를 연대요.”양유진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윤서 씨에게는 전화위복이 되었군요. 미래 대통령의 딸이라니, 대단해요.”“뭐, 딱히 윤서가 노린 건 아니지만요.”양유진의 말을 듣고 여름은 저도 모르게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지금 윤서의 상황이 전화위복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던 것이다.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양유진은 둘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인데 그런 소리를 하다니 조금 이상했다.“내가 말 실수를 했군요. 그만 쉬어요.”병실로 돌아와서 얼마 되지 않아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돌아보니 하준이 옅은 불빛을 지고 들어왔다. 흰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하준은 날렵해 보였다.“어쩐 일이야?”여름은 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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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8화

‘어떡해? 최하준 급발진하는 거 아니겠지?’윤서는 쇼핑백을 잡은 하준의 손등에 푸른 힘줄이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그러나 하준은 화를 내지 않고 쇼핑백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조심스럽게 꾹 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하준은 새우를 펼쳤다.장갑을 끼더니 하나하나 까기 시작했다.큼직한 새우구이에서 나는 고소한 냄새에 여름과 윤서의 위장이 꿈틀거렸다.“먹을 거면 나가서 드시지?여름이 참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당신 먹으라고 까는 거야. 다 까면 갈게.”하준은 고개도 들지 않고 답했다.“안 먹어도 상관없어. 어쨌든 다 까서 여기 놓고 갈게.”“……”이때 입구에 누군가가 병문안을 왔다. 보니까 추성호였다. 손에는 분홍 장미와 선물꾸러미를 들고 있었다. 느끼한 웃음을 띠고 반갑게 인사했다.“어, 강 대표. 이런 데서 다 만나고 말입니다.”“당신이 여기 무슨 일이야?”여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아니 하나같이 꼴 보기 싫은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네.’ “윤서야, 아는 분이셔?”“알기는 개뿔!”윤서가 눈을 굴렸다.추성호는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는 듯 웃었다. “임윤서 씨 병문안 왔습니다. 이제 송태구 의원의 양녀가 되신다던데, 우리 삼촌과 송 의원이 좀 아는 사이라고 인사 다녀오라고 하시더라고.”추성호가 말하는 삼촌이란 추동현이었다.여름은 바로 추신에서 송태구와 줄을 대려고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윤서가 바로 그 돌파구가 된 것이다.추신 쪽 인간들의 철면피 같은 뻔뻔함에 어이가 없었다. 추성호는 곧 정중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이제 보니 사진보다 훨씬 미인이시네. 아픈데도 사람 홀릴 정도로 아름다우시고….”“큭큭!”옆에서 새우를 까던 하준이 비웃었다.추성호가 하준을 노려보았다.“당신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임윤서 씨를 해친 백윤택을 변호했었다면서? 여기는 당신 같은 인간이 올 곳이 아니야.”“임윤서 본인도 날 내쫓지 않는데 네가 뭐라고 날 나가라 마라야? 당신이 무슨 미래 임윤서 남편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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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9화

결국…“둘 다 나가 주실래요? 환자가 좀 쉬어야 하니까. 병문안 온 뜻은 다 감사히 받았으니 둘 다 나가 주시지.”강여름이 가차 없이 둘을 내쫓았다.둘 다 한 방씩 먹은 셈이었다.하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여름이가 추성호더러 날 내쫓으라고 하지 않는군. 좋았어!’그러나 추성호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추신의 대표라는 사람이 겨우 최하준하고 같은 취급을 받다니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그러나 이제 임윤서는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고 여름은 그런 임윤서의 친구였다.할 수 없이 울분을 참으며 가식적인 웃음을 지었다.“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나가면서 추성호는 하준을 뚫어져라 노려보았다.하준은 일어섰다. 사람이 빠져들 것 같은 눈으로 여름을 들여다보았다.“새우 다 까놨어. 이제 갈게.”그러더니 하준은 병실에서 나갔다.여름은 머리가 아파서 이마를 짚었다.대체 하준이 왜 저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뭐야? 최하준은 뭐 귀신에 홀리기라도 했냐?”윤서가 한탄했다.“전혀 내가 알던 그 최하준이 아닌데? 예전에는 그렇게 기고만장하더니. 특히 결혼식장에서 널 데려갔을 때는 죽어도 널 놓지 않을 것 같은 기세더니만.”“……”‘저도 사람이라면 날 안 풀어줄 수는 없었겠지.’“잠자리를 못 해서 충격이 너무 컸나?”윤서가 고개를 갸웃하며 추측을 내놓았다.“쓸데없는 소리!”여름은 테이블로 가서 아직도 맛있는 냄새가 나는 새우를 보고는 쓰레기통에 쏟아 버릴까 하다가 맛이라도 보기로 했다. 너무나 맛있었다.결국 여름은 앉아서 새우를 다 먹고 말았다.다 먹고 나니 현타가 왔다.‘난… 자존심도 없나 봐.’******주차장.하준이 막 차 문을 열려는데 뒤에서 추성호의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아주 순식간에 사람 꼴 우습게 만들더군.”“애초에 인간이긴 했나? 사람 꼴이라니”하준이 싸늘하게 반격했다.“아직 내 앞에서 꼬리를 내리고 있어야 하는 자기 처지를 깨닫지 못한 모양이군.”추성호가 비열한 웃음을 남기고 차에 올랐다.하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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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0화

“이번 주에 몇 명째지?”하준이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전성이 주먹을 꽉 쥐었다. 한참 만에야 용기를 그러모아 간신히 답했다.“회장님, 실은… 저도 사직서를 드리려고 합니다.”가늘게 뜬 하준의 눈에 실망의 빛이 스쳤다.“왜? 사실대로 말해주게. 누군가에게 스카우트돼서 가는 건가?”“아닙니다.”전성이 머뭇거렸다. 그러나 사실대로 말하기로 결심했다.“정화가 임신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이런 생활을 접고 은퇴해서 정화랑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그랬군….”조금 뜻밖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FTT에도 지룡을 유지할만한 자금이 없기는 했다. ‘갈 사람이 다 가고 나면 진짜 충성스러운 친구들만 남겠지.’“그래. 가 봐.”하준이 담담히 입을 열었다.“자네 역할을 대신할 사람을 찾아봐야겠군.”“고맙습니다.”전성이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나가려고 했다.“아 참….”갑자기 하준이 입을 열었다.“양하가 실종되었을 때 정말 아무도 못 본 게 확실한가?”전성은 흠칫했지만 결국 단호하게 말했다.“못 봤습니다.”“그래.”전성이 나가자 상혁이 물었다.“마지막에 그건 왜 또 물으신 겁니까?”“정화가 전성의 애를 가졌을 줄은 몰랐거든.”하준이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눈을 빛냈다.“내내 전성이 충성스럽고 냉철한 당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내 생각이 틀렸어. 자기 여자가 아이를 가졌다고 지룡을 그만두겠다니, 전성의 마음속에는 민정화의 위치가 그만큼 중요한 거야.”“그러니까….”“민정화가 백지안을 보좌했었다는 사실을 잊었어?”하준이 상혁을 일깨웠다.“백지안이 어떤 인간이야? 민정화는 완전히 백지안의 편에 서서 말하곤 했었다고. 민정화는 은근히 이간질의 고수야. 고것이 만만찮은 녀석인 걸 알고 내가 전에 의심을 한 적이 있지만 전성은 믿었었는데.”상혁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그러니까 자기 아이를 가졌으니 민정화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전성이 회장님께 숨기는 일이 있었을 수도 있겠군요. 전성에게 미행을 붙일까요?”“누구에게 미행을 시키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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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1화

양유진은 움찔했다. ‘킬러 일은 추동현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데. 그렇다면 이 자는….’“무슨 소린지…. 난 처음부터 여름 씨를 사랑해 왔소. 내가 당신 협박에 넘어갈 것 같아?”상대가 갑자기 저음으로 웃었다.“다른 사람이라면 초지일관 그런 변함없는 사랑을 했을지 몰라도 소위 당신의 사랑이란 건 실은 계산이었소.”양유진은 몸이 부르르 떨렸다.‘이놈은 대체 누구야?어째서 나의 비밀을 모두 다 알고 있는 거지? 아무도 모르는 사실인데.’“강여름을 건드리지 말라면 건드리지 마시오. 했다가는 다음에는 시체로 발견될 테니까. 못 믿겠다면 도전해 보시던지.”보조석의 가면 쓴 남자가 문을 열었다.곧 번호판이 없는 검은 차가 다가왔다.양유진의 옆에 있던 남자고 그와 함께 떠났다.두 사람은 차에 타더니 먼지를 휘날리며 가 버렸다.가죽 시트 위에서 양유진의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온화했던 얼굴에 살기와 당황한 기색이 떠올랐다.‘대체 어디서 온 놈인데니아 만의 킬러 일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거지?’“회…회장님.”기사가 덜덜 떨며 돌아보았다.“대체 어디서 온 놈인지 찾아내.”양유진이 매섭게 명령을 내렸다. “알겠습니다. 일단 집으로 돌아갈까요?”기사가 물었다.“됐어. 그냥 클럽으로 가자.”양유진은 짜증이 났다. 원래는 집에 가려고 했으니 지금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그 사람이 한 말을 대충 넘길 수가 없었다.상대가 자신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함부로 도박을 할 수는 없다. 다만… 기분이 좋지 않았다. 너무 안 좋았다.강여름을 가지고 싶었다. 이미 그 욕망은 너무 오래된 것이었다. 클럽에 도착하자 양유진은 술을 벌컥벌컥 원샷으로 넘겨 버렸다.룸의 문이 열렸지만 쳐다보지도 않았다. 잠시 후 손가락 하나가 등 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치우지 못…”확 눈을 들어보니 백지안의 교태로운 얼굴이 보였다. 메이크업을 정성스럽게 한 얼굴에 하얀 롱 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더없이 청순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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