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921 - 챕터 930

3677 챕터

921장

소강승은 이 말을 들으며 점점 더 안색이 안 좋아졌다. 비록 그가 소씨 집안의 세자이긴 하지만 이런 자리에서는 함부로 화를 낼 수 없었다. 조영을 한번 매섭게 노려본 후에야 그는 할 수없이 밖으로 나왔다. “어르신들, 이 두 분은 확실히 제가 알고 있긴 하지만 그들은 절대 우리 소 아무개의 친구가 아닙니다. 저 소 아무개는 쓰레기들과는 사귀지 않을 겁니다.” 평소 같았으면 그는 이윤지를 지켜줬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이윤지가 하현과 함께 하고 있는데 소강승 같은 사람이 어떻게 핥는 개가 될 수 있겠는가? 이때 모든 관심이 하현에게 쏠렸고 아무도 남원 1인자 양정국이 벌써 연회장에 들어온 줄은 알지 못했다. 그의 비서는 오늘 남원고에 함께 동행했었기에 하현을 한 눈에 알아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양공, 무슨 오해가 있으신가 봐요. 그 하 선생님의 신분은 간단치 않으니 제가 가서 설명하겠습니다.”양정국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손을 내젔다가 잠시 후 천천히 말했다. “잠시 나서지 말고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지경이 될 때까지 기다려.” 비서는 의아해하는 기색이었다. 이 하 선생님의 정체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문제는 오늘은 강남 1인자의 제1비서까지 왔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절대 귀인이요, 거물이었다!그가 지금 곤경에 처했으니 당연히 그를 도와 해결해야 줘야 하는 것 아닌가?양정국은 태평했다. 그의 생각은 지금 보잘것없는 비서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요 몇 년 동안 그는 남원 1인자라는 이 자리에 결코 편히 앉아 있지를 못했다. 이를 테면 일류 가문 소씨 집안은 줄곧 다른 사람을 내세워 그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했다. 전에 선출된 사람은 왕태환이었다. 비록 오늘 일로 왕태환은 잠시 냉동보관이 되어있긴 하지만 소씨 집안의 존재는 양정국에게는 시한폭탄이었다. 그가 남원의 1인자라 해도 소씨 집안을 완전히 해결할 자신이 없었다. 지금 소씨 집안의 세자가 죽으려고 하고 있다. 양정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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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2장

“소 세자, 남들은 세자가 어려서 뜻을 이루기가 힘들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까 벌써 하 세자의 풍채가 있는 거 같은데요!”“시대를 잘못 타고 나왔네요! 만약 3년 일찍 사회로 나왔더라면 남원에서 하 세자는 아무 일도 못했겠네요!”“그러게요. 보니까 바깥에서 하 세자를 너무 추켜 세우네요. 사실 소 세자야 말로 젊고 유능한 사람이네요!”이 지식인들도 소강승을 추켜 세우기 시작했다. 필경 소강승이 이렇게 그들의 체면을 세워주었으니 그들도 자연히 보답을 해야 한다. 하 세자와 비교를 하는 것도 그럴 것이 누가 하 세자를 강남 1인자로 만든 것인가?이 사람들이 자신과 전설의 하 세자를 비교하는 말을 듣고 이때 소강승의 얼굴에는 빛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강남에서 하 세자와 견줄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영예였다. 그날 왕정민이 자칭 하 세자와 가장 가까운 남자라고 하지 않았나?“자, 어르신들 저 소강승을 너무 치켜세우지 마세요. 저는 제가 어느 정도의 사람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소강승은 겸허한 얼굴이었다. “저란 사람은 다른 재주는 없지만 쓰레기 청소는 잘 합니다!”이 말에 사방에서 웃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강승은 하현에게 시선을 돌리며 냉담하게 말했다. “꺼져. 너는 여기 있을 자격이 없어.”“소강승, 너 너무 심하게 굴지마. 우리는 초대장이 있어.”이윤지는 너무 화가 났다. 소강승은 분명 고의로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소강승은 냉담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초대장? 남원고의 이사장이 우리 소씨 집안 사람인데 이 초대장을 훔친 거야?”“우리 소씨 집안의 물건까지 훔치다니. 이윤지, 오늘 너 나한테 해명하지 않으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말을 마치고 소강승은 이윤지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이윤지는 창백한 기색을 보였다. 그녀가 어떠한 행동을 하기도 전에 하현은 이미 한발 앞서서 그녀의 앞을 가로 막았다. 이 순간, 이윤지는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순간 정신을 잃었다. 소강승은 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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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장

조영의 눈에는 이채로운 빛이 가득했다. 그녀는 일이 이 지경까지 발전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윤지 이 여우 같은 내연녀가 감히 소강승을 때리겠어?이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다! 이번 일은 이 남자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이윤지도 처참하게 될 것이다. 필경 소강승은 겉보기에 그렇게 점잖지 못했다. “너 도대체 뭐야? 네가 감히 소 세자를 때려? 너 소 세자가 어떤 신분인지, 어떤 지위인지 알아?”조영은 이때 절박한 표정으로 소강승에게 달려가 하현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녀는 일이 좀 더 커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소강승의 서늘한 눈빛이 극에 달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온통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이 사람들은 모두 소강승이 웃음거리가 된 것을 보고 있었다!이 일로 그는 이성을 잃고 하현을 칼로 찌르지 못한 것이 한이 되었다. 그리고 경비원들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들은 하현이 입만 살았지 감히 소강승에게 손찌검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건 소강승 뿐 아니라 소씨 가문의 체면을 땅에 밟아 버린 것이다!곧이어 경비원 몇 명이 몰려와 하현을 제압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옆에서 매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남원 1인자 양정국이 이때 드디어 ‘어슬렁 어슬렁’ 걸어왔다. 이 시점은 공교롭게도 소강승이 완전히 하현에게 미움을 샀을 뿐 아니라 소씨 가문과 하현 사이의 갈등을 풀 수 없게 만든 때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이때 나섰다는 것이다. 앞으로 계산해보면 양쪽 모두에게 좋은 일이었다. “양공!”모두가 힐끗 쳐다보고 잠시 후 하나 둘씩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남원 1인자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가장 높은 신분이었다. 이때 쏟아지는 인사에 소강승은 경비 대장 앞으로 다가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경비 대장은 이 일을 양정국이 직접 관여할 줄은 몰랐다. 지금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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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4장

“양공, 그들의 초대장이 진짜든 가짜든 그들이 어떤 신분이든 상관 없이 감히 나를 때리다니, 이 일은 반드시 해명해야 합니다!”이때 소강승은 음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양정국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소강승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소 세자, 넌 아마 네 눈앞에 계신 이 분이 어떤 분인지 모르는 거 같은데!”“내가 알려주지. 이 분은 나 양정국이 받들어야 할 귀인이야!” “게다가 어떻게 된 일인지는 나도 알고 있어. 네가 먼저 손을 댔으니 맞아도 싸지!”“지금 무릎 꿇고 하 선생님께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이 일은 끝나지 않을 거야!”양정국은 이렇게 말하고는 공손한 얼굴로 하현이 있는 쪽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이 광경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양정국 마저 그를 받들어야 한다니 이 젊은이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양정국! 무슨 소리야!?”“설마 네가 남원 1인자라고 우리 소씨 집안에서 위세를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내가 말하는데 우리 소가가 너를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려고 하면 말 한 마디만 하면 될 뿐이야!”소강승의 표정이 어두웠다. 여태껏 아무도 감히 그를 무릎 꿇게 한 적이 없었다. 전성기의 하민석이라 해도 그와 동년배일 뿐이었다. 무릎을 꿇으라는 양정국의 말에 소강승은 완전히 격분했다. “소 세자가 무릎을 꿇고 싶지 않다면 내가 소장경 가주에게 전화를 하지. 그때도 너희 소씨 집안이 너처럼 당당했으면 좋겠다.”양정국이 웃었다. 이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이때 그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소장경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소 가주님, 당신 집안 세자가 학술 모임에서 소란을 피웠으니 당신이 와서 해결하세요.”양정국은 담담하게 말했다. 전화 맞은 편에서 소장경이 웃으며 말했다.“우리 집안 녀석이 어떻게 그런 고상한 자리에서 소란을 피울 수 있겠어요?”“기왕 양공이 만나셨으니 그럼 혼을 내주세요. 설마 그 녀석이 말을 듣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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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장

학술회 현장.양정국은 전화를 끊고 소강승을 담담하게 쳐다보며 말했다.“너희 가주가 곧 올 텐데 그때도 네가 지금처럼 강경할 수 있으면 좋겠다.” 소강승은 냉소를 터뜨렸다. 소씨 가문은 남원의 일류 가문일 뿐 아니라 다른 3대 일류 가문과도 함께 들어오고 나갈 때를 안다. 이런 집안에서 누구를 두려워 할 수 있겠는가?가주가 오면 이 하현도 무릎을 꿇고 기어나가야 할 뿐 아니라 양정국도 오늘로 끝장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이 일 때문에 소씨 집안 가주 소장경도 온다고?보아하니 오늘 이 일은 반드시 터질 운명이었나 보군. 세상에! 양정국은 이 일을 처리한 후에야 하현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하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늦었습니다. 제가 몇 분만 더 일찍 도착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요.”하현이 담담하게 웃었다.“만약 네가 정말 늦게 왔다면 당연히 아무 일도 없었겠지. 걱정이라면 어떤 사람이 너무 일찍 왔을까 봐 걱정이었겠지. 일부러 옆에서 잠시 연극을 보고 있다가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갈 기회를 찾은 건 아니겠지?” “양공이 그런 사람은 아니었겠지?”하현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지만 얼굴에는 온기가 전혀 없었다. 이 말을 듣고 양정국은 남원의 1인자라는 것까지 보태서 이때 온몸에 식은땀을 흘렸다. 그는 상급자를 직접 대면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때 그는 당황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정말 늦게 왔으니 하 선생님 오해하지 마세요!”“선생님 일은 제가 반드시 가장 중요한 일로 처리할거예요.”하현이 웃었다. 양정국이 소강승에게 무릎을 꿇게 만들 때부터 그는 상대방의 목적을 깨달았다. 소씨 집안은 그와는 화목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손을 빌려 소씨 집안을 상대하려고 하는 것이다. 아이디어와 수단이 모두 좋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네 아이디어는 훌륭했어. 그러니 이 자리에 까지 기어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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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6장

“가주님, 이놈이 저를 때리고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했어요!”“양정국이 그의 편이라니!”“이건 반역이에요!”“반드시 그들을 죽여버릴 거예요! 그들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 줄 거예요!”소장경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소강승은 바로 달려들어 큰 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는 소장경이 가장 아끼는 손자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소가의 세자가 될 수 있었겠는가?이전의 관례에 따르면 그가 입을 열기만 하면 소장경은 틀림 없이 그를 대신해 화풀이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소장경은 지금 바람 한 점 없는 하현을 깊이 들여다 보았다. 곧이어 심호흡을 하고 뺨을 때리며 소강승의 얼굴에 대고 호통을 쳤다. “망나니, 내가 매일 겸손 하라고 가르쳤는데 너는 하루 종일 말썽만 부리는 거야!”“너 우리 소씨 집안을 죽이려고 그러는 거야?”소강승은 소장경이 와서 먼저 뺨을 때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소강승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예상하지 못했다. 소씨 집안은 부동산과 교육업계에 몸 담고 있고 이 두 업종 모두 폭리를 취하는 업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소씨 집안은 남원의 일류 가문 중에서도 현금 이동이 가장 많았다. 이것 때문에 소씨 가족은 항상 오만하고 제멋대로 행동했다. 특히 소강승이라는 소 세자는 세자의 신분을 앞세워 남원에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으로 불린다. 소장경은 항상 소강승을 가장 아꼈고 그를 소씨 집안의 중흥지주라 생각해 많은 일들을 그의 뜻에 따랐다. 과거에는 누가 감히 소강승을 건드리면 소장경은 상대방을 불구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니 소강승은 더욱 날뛰고 제멋대로 굴었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서 그가 소강승에게 뺨을 때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을 때 소장경은 이미 하현에게 다가왔다. 그는 깊은 눈빛으로 하현을 잠시 바라보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여기서 제가 소씨 집안을 대표해 사과 드립니다.”이 말이 나오자 온 회의장이 발칵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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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장

“당신들은 소 세자가 계속 저를 도발하고 귀찮게 하는 것이 내가 만만해서 그런다고 생각합니까?”앞에 있는 소장경을 보며 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소장경은 심호흡을 했다. 그는 자신이 이미 하현의 속내를 잘 파악했다고 자인하며 그를 꺼리기는 했지만 단지 꺼림칙할 뿐이었다. 이때 소장경이 조용히 말했다. “하 선생님, 저는 당신이 누구인지도 알고 당신 뒤에 누가 있는 지도 압니다.”“저희 소씨 집안은 당신 뒤에 있는 사람에게 미움을 살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오늘 일은 저희가 사과 드립니다.”“하지만 당신도 적당히 하세요.”소강승은 곁에서 얼굴을 가리고 말했다.“가주님, 이런 폐물이 무슨 지위가 있겠어요? 이 사람은 그저 데릴사위 아닌가요? 우리 당당한 소씨 집안이 그를 두려워할 필요가 있겠어요?”“무슨 근거로 우리 소씨 집안이 사과를 해야 해요? 설령 가주님이 저의 체면을 구기실 수는 있다 해도 우리 소씨 집안 체면이 구겨질 수는 없어요!”“입 다물어!”소장경은 소강승을 노려보았다. 그는 오늘의 큰 일을 작은 일로 만들려고 애를 썼다. 그런데 이 소강승이란 놈이 뜻밖에도 자꾸 뛰쳐나오네?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소장경은 조용히 말했다. “강승아, 이리 와. 하 선생님께 사과해!”“말도 안돼요. 내가 어떻게 데릴사위한테 사과를 해요! 가주님, 우리 소가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아요!”소강승은 시큰둥한 얼굴이었다. “퍽!”소장경은 또 소강승의 뺨을 때리며 차갑게 말했다.“사과를 하라면 사과를 할 것이지 무슨 그렇게 쓸데없는 말이 많아!”이때 소장경은 처음으로 소강승의 목을 졸라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거야?지금 남원의 상황은 며칠 전과는 달라졌다. 한편으로는 천일그룹이 완전히 부상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항성 이씨 가문의 맹렬한 용이 강을 건너왔다. 이런 상황에 소씨 가문은 다른 3대 일류 가문과 공수 동맹을 맺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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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장

“무슨 뜻이야?”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양정국이 속삭이며 말했다.“소강승이 별로 재주가 없으면서도 소가의 세자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에게 좋은 양아버지가 있기 때문이에요.”“누구?”“강남 길바닥의 왕, 홍인조예요.”양정국은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강남 길바닥에서 홍인조의 신분이 높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양정국은 남원의 1인자였지만 홍인조를 건드릴 수 없었다. 하현이 웃었다. “네 말은 소강승이 홍인조를 찾아가 나를 괴롭힐 거라는 거야?”“대충 그렇습니다.”양정국은 심각한 표정이었다. “하 선생님이 대단하신 분이라는 것은 알지만 문제는 소씨 집안에는 돈이 있고, 홍인조에게는 사람이 있다는 거예요. 이 둘이 합치면 1 더하기 1은 2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겁니다.”“하 선생님, 조심하는 게 상책입니다.”하현은 고개를 돌려 양정국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담담하게 말했다. “너 내가 소강승과 큰 충돌이 있기를 바라는 거 아니야? 가장 좋은 건 양쪽 둘 다 망하는 거지?”“감히 그럴 리가요.”양정국은 감히 하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너 이번에 나를 바둑알로 이용한 건 오늘 오후의 일까지로 그만 둬.”“하지만 너와 나 사이는 이것으로 끝이야. 만약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으면 너는 어떻게 될지 알지?”양정국이 식은땀을 흘리고 있을 때 하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깨를 으쓱하며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다들 굳어있지 마세요. 학술모임 아닙니까? 해야 할 건 해야죠.”이에 양정국이 재빨리 반응을 하며 화답했다. “다들 예년과 같으면 됐으니 아까 일은 없었던 걸로 합시다!”모두 제자리로 돌아갔지만 눈빛 하나하나가 다소 뜨거운 표정으로 하현이 있는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만 양정국은 전 과정에 동행했던 관계였기에 그들은 감히 건너오지 못했을 뿐이다. 이렇게 30분이 지나자 하현은 재미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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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9장

“설마 이 나이에 대학에 진학하려는 건 아니겠지?”은아는 하현이 진취적인 뜻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래도 기뻤다. 만약 자신의 남편이 원한다면 그녀는 돈을 주고 하현을 해외로 유학을 보내도 괜찮았다. 그러자 하현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내가 공부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유아 말이야.”“올해 고3이잖아. 곧 대학 가야 되니까.”“근데 우리 남원에 있는 대학은 별로라는 걸 알게 됐어. 유아는 아마 연경, 대구 아니면 소항으로 대학을 보내야 할 거 같아.”은아는 실소하며 말했다. “하현, 유아 일은 엄마 아빠가 신경 쓰면 돼. 너는 형부일 뿐이야.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하현은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은아에게 오늘 자기가 학술모임에 가서 남원 교육계 사람들의 진면목을 간파했다고 말할 순 없겠지? “보아하니 일단 소항에 일정을 잡아야 할 것 같으니 그 김에 유아를 도와서 소항 대학상황을 살펴봐야겠다.”하현이 중얼중얼 입을 열었다. 전에는 소항에 가는 일이 그리 급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가능한 한 빨리 가야 할 것 같았다. ……남원 외곽의 복고풍 일본식 정원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안팎으로 늘어서 있었다. 이 사람들은 모두 키가 크고 허리가 불룩했고, 딱 봐도 화기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 이때 누군가 정원의 대문을 확 밀어서 열었고, 그 뒤로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이 경호원들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가 들어오는 사람들이 누군지 똑똑히 보이자 그제서야 경계를 풀었다. 소씨 집안의 세자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왕인 홍인조의 수양아들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아들이 밖에서 괴롭힘을 당했어요! 게다가 뺨도 여러 대 맞았어요!”거실에 들어서자 소강승은 무릎을 꿇고 억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홍인조는 부들 방석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섬나라의 긴 칼을 들고 있었다. 그는 원래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이때 갑자기 눈을 뜨고 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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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장

유아 학교를 알아보러 소항에 가기로 결정을 하고 하현은 곧 슬기에게 소항에 대한 일을 사전에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예를 들어, 소항쪽 지사는 독립적으로 운영을 책임질 유능한 토박이를 찾아야 한다. 은아에게 소항에 일을 보러 간다고 얘기하자 은아는 깜짝 놀랐다.“너 정말 유아 학교를 알아보려고? 며칠 동안 가 있을 건데?”“기껏해야 3일, 5일 정도야.”하현은 속으로 궁리를 해보았다. 잘 되면 지사 일은 하루 이틀 정도면 잘 처리가 될 거고, 나머지는 소항 대학교 답사를 가보면 될 것이다. 사실 하현은 속으로 은아가 자기와 함께 가기를 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은아는 최근에 너무 바쁘다. 어떻게 자신과 나갈 여유가 있겠는가?은아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네가 간다면 안 될 것도 없지. 근데 기왕 가는 김에 내 일 좀 도와주라.”“무슨 일?”하현은 거절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사랑하는 아내의 부탁이니 물불을 가리지 않고 해야지. “내 가장 친한 친구 육해민이 해가 지지 않는 제국에서 유학을 하고 왔는데 소항에 가서 일을 하고 있대.”“여자 혼자 외지에 있으면 좀 안전하지가 않잖아. 그래서 네가 나 대신 가서 좀 살펴봐줘. 친구 회사나 또 사는 곳은 어떤 지도 좀 봐주고.”은아는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그래. 문제 없지. 별거 아니네.”하현도 육해민을 알고 있었다. 듣기로 육씨 집안도 전에 서울에 있었다가 나중에 아마 해외로 이사를 갔다고 했던 것 같다. 육해민도 은아와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이번에 귀국을 했다니 분명 의외였다. 근데 듣자 하니 이 여자가 상당히 대단하다고 한다. 그녀는 해가지지 않는 제국에서 검진대와 우교대를 다녔고 게다가 세계 최고의 두 대학에서 전액 장학금을 직접 받았다. 듣기론 졸업 후에 미국과 해가지지 않은 제국의 대우 은행이 그녀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했다고 한다. 은아는 해민이에 대해 말하면서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해민이는 해외에서 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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