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931 - Chapter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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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1장

항성 국제 공항. 하민석과 하수진이 나란히 걷는 장면은 아마 전세계 일류 국제 대도시에서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풍경일 것이다. VIP 게이트에 도착해서야 하민석은 걸음을 멈추고 냉랭하게 말했다.“소항쪽에서 나는 이미 준비를 마쳤으니 너는 가서 그냥 앉아 있기만 하면 돼. 다른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하수진이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무서워?”하민석이 말없이 돌아서는 순간 눈동자에 음험한 빛이 스쳤다. 그의 뒷모습을 보고 하수진은 살짝 외면한 채 잠시 후에야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런 작은 수법들이 정말 쓸모가 있을까?”“만약 또 실패하면 할머니가 너를 가만두지 않을 텐데?”……소항 공항.하수진이 비행기에 오르고 있을 동안 하현은 이미 좀 지루해졌다. 약 30분 후 육해민이 나타났다. 그녀는 168cm의 키에 균형 잡힌 몸매를 가지고 있었고, 거기다 해바라기 같은 얼굴이라 전형적인 9등신 미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의 포스는 그냥 아름다움이 아니라 스타일상 기질적으로 패기 있는 여회장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어 사람들로 하여금 거리감을 느끼게 하여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보고, 어느 대형기획사 톱스타가 여행을 가는줄 알고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하지만 육해민이라는 사람은 그들에게 이런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하현을 알아본 그녀는 바로 하현 앞으로 다가가 손에 들고 있던 캐리어를 그에게 던졌다. “이따가 저를 이곳으로 데려다 주세요. 급한 일이 있어요.”이 여자는 말을 마치고 하현에게 주소를 건네주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앞장서 걸었다.하현은 어이가 없었다. 이 여자가 횡포를 부린다고 해야 할지, 거만하게 애교를 떤다고 해야 할지,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은아를 생각해서 하현은 다른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았고 육해민의 캐리어를 들고 따라갔다. 주차장에 도착한 육해민은 다소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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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2장

육해민은 역시 해외유학을 다녀온 터라 말솜씨가 유창하다 할 수 있겠다. 만약 보통 사람이라면 지금쯤 땅굴을 찾아 들어가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현은 이런 말들에 일찍이 익숙해져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하현은 백미러를 통해 육해민을 쳐다보며 흥미롭게 말했다. “만약 내가 기둥서방이 되고 싶다면?”“그럼 내가 직접 처리를 해줘야죠.” 육해민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하현은 어깨를 으쓱했다.“아가씨, 해외 유학을 가서 사람 죽이는 걸 배워 왔나요? 나를 처리하게요? 여기는 법치사회에요!”“능글맞게 굴지 마세요. 때가 되면 내가 돈을 좀 줄 테니 자연스럽게 은아한테서 떨어지세요.”“걱정 마세요. 돈은 내가 평생 먹고 살기에 충분하게 챙겨 줄 테니까!”“당신이 은아랑 떨어지기만 한다면 가격은 협상하지 못할 것도 없죠.”육해민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하현이 반문했다. “아가씨, 왜 우리가 이혼을 한다는 전제로 그렇게 말 하는 거예요? 우리 좀 더 평화롭고 착하게 지내면 안돼요?” “무엇보다 우리 장인 장모님도 이제는 이 일에 신경도 안 쓰세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다니 개가 쥐를 가지고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요?”“당신……”육해민은 하현 때문에 사레가 들렸다. 안색이 좀 안 좋아졌다. “이혼 하기 싫다고 하는 것도 안될 건 없죠. 하지만 당신은 남자니까 반드시 사업을 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인정하지 않을 거예요!”하현은 웃었다.“지금 은아에게 주어진 기회는 다 내가 준거고, 게다가 내가 계속 뒤에서 은아를 지지해 준건데.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하현의 뻔뻔한 말에 육해민의 얼굴은 순식간에 흉측하게 변했다.하현을 쳐다보는 그녀의 눈동자에는 한기가 돌았다. “하현씨, 천일그룹은 당신 거고, 당신이 하 세자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죠?”하현은 깜짝 놀랐다.“어떻게 알았어요? 이 일은 천일그룹 내부에서도 몇 명밖에 모르는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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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3장

침묵 속에서 차는 소항의 거리를 질주했고, 곧 비즈니스 중심지에 도착해 천일그룹 소항 지사 빌딩 앞에 멈춰 섰다. 육해민이 오려고 한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내가 먼저 당신 쪽으로 입금하고 저녁에 연락할게요.”“또 이 차는 빨리 돌려주세요. 오늘 비용은 내가 낼 테니까.”말을 하면서 육해민은 지갑에서 돈다발을 꺼내 하현에게 던졌다. 게다가 그녀는 인심을 써서 하현에게 수고비를 주었다. 이 여자는 강하고 도도하면서도 약간의 정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여자가 떠나자 하현은 조수석에 던져진 돈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 강력한 미인이 그를 하인처럼 부려먹은 건가?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그렇게 흠모하는 걸 봐서 하현은 넓은 마음으로 그녀를 봐주기로 결정했다. 바로 이때 우윤식에게 전화가 왔다. “하 회장님, 소항 지사에 오셨습니까? 지사장 지원자가 왔습니다. 잠시 후 면접을 보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하현이 말했다.“나 이미 와있어. 바로 올라갈게.”지사장 인선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번 소항에 온 가장 첫 번째 큰 일이다. 하지만 방금 육해민과 얘기를 나누다 하현은 깜빡 잊을 뻔했다. ……회의실 안. 일찍 도착한 우윤식은 일찌감치 모든 것을 일사불란하게 정리했다. 사무실 전광판에는 면접장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재생되고 있었다. 잠시 후 지사장 지원자들이 이곳에 나타났다. 사무실에서는 우윤식이 주 감독관이었고 그 밖에 몇몇 지사의 고위층들이 있었다. 하현은 차를 한 잔 들고 한입을 막 마시려던 참이었다. 곧이어 그는 하이힐을 신고 면접장에 들어오는 여신급 여인을 보았다. “풉______”이 여자를 보았을 때 하현은 찻물을 한 모금 내뿜었다. 이 사람 육해민 아닌가?그녀가 이렇게 급하게 온 게 천일그룹 소항 지사장 면접을 보러 온 거였구나. 하현은 좀 어이가 없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했다. 천일그룹은 지금 강남의 하늘이라 알려져 있기에 지사장도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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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4장

육해민이 확실히 실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하현이 우윤식을 통해 차원 높은 질문을 던졌지만 그녀는 하나씩 풀어가기 시작했다. 이 여자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었다. 그녀가 이곳에 왔을 때 이미 자신은 소항 지사장이 되었다고 결정을 했다. 면접이 끝나자 하현은 책상을 치며 이번에는 우윤식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그녀에게 합격했다고 전해 줘.”우윤식은 어리둥절했지만 재빨리 말했다.“네!”그는 하현에 대해서는 자기의 입장이 전혀 없었고 복종할 뿐이었다. 전화를 내려 놓고 우윤식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가씨, 축하 드립니다. 방금 회장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우리 소항 지사장 자리에 아주 적합하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먼저 수속을 밟아 주세요. 내일부터 당신은 소항 지사의 모든 업무를 인수 할 수 있습니다!”“즐거운 협력이 되기를 바랍니다.”“이!”그 자리에 소항 지사의 원래 고위층이 몇 명 더 있었는데 지금은 좀 멍해졌다. 회장님이 뒤에서 직접 면접을 봤다고?그럼 이 여자는 회장님이 중요하게 생각하신 다는 건가?그렇다면 그들은 육해민이 불쾌감을 주더라도 노골적으로 방법을 쓸 수 없다는 거네. 육해민은 별 생각 없이 잠시 멍해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방금 하 세자가 저를 봤나요?”“네.”우윤식은 육해민에게 카메라를 보라고 손짓을 했다. 이 카메라를 보았을 때 육해민은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하 세자가 자신의 면접을 보러 올 줄 진작에 알았으면 더 예쁘게 치장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자신은 이미 천일그룹에 들어왔고 조만간 하 세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육해민은 또 싱글벙글 웃었다. 사무실에 있던 하현은 생방송 화면을 통해 육해민의 표정을 보고 할말을 잃었다. 남자가 빙그레 웃는 것은 좋은 물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자가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남편을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이 계집애가 설마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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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5장

하현은 이제 육해민의 성격을 대략 파악했다. 그래서 그는 아무렇지 않게 돈다발을 차 트렁크에 넣었다. 이 모습을 본 육해민의 눈에는 경멸의 빛이 떠올랐다. 그녀는 자신이 하현을 잘못 본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쓰레기는 나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있을 거 같아서 여기서 아첨을 떨고 있는 거구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런 사람이 어디 은아와 어울릴 수 있겠는가?이때 하현은 농담하는 말로 말했다. “여기 일하러 온 거예요? 일은 잘 되가요? 돈 많이 벌면 나 잊지 마요!”하현이 이렇게 묻자 육해민은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 “여기가 어딘지 알아요?”“위에 써있지 않나? 천일그룹 소항 지사.” 하현이 말했다. “알면 됐어요. 천일그룹은 당신도 알다시피 하씨 집안이 자산을 통합한 후 지금은 이미 강남의 하늘이 됐어요. 미래 발전은 물론 이고 심지어 다국적 대기업이 될 수도 있어요!”“나는 방금 천일그룹 소항 지사의 사장이 됐어요. 회장이 앞으로 나보고 금정을 포함해 이남 전체를 책임지라고 했어요!”“일만 잘 되면 회사 주식도 챙길 수 있고 연봉도 20억 넘게 받을 수 있어요!”육해민에게는 이런 일들은 말할 가치가 없는 사소한 일들이었다. 어쨌든 그녀의 능력으로는 어디서든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녀가 천일그룹에 지원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녀가 소식통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때문이었다. 천일그룹의 하 세자는 그녀가 흠모하는 대상이자 살아있는 전설인 당도대의 대장일 가능성이 크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평소에 차가운 여신이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어린 소녀 같은 면이 있었다. 지원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그녀의 남신을 위해서였다. “축하해요. 그럼 나 밥 사줘요.”하현은 웃으며 아무렇게나 말했다. 육해민은 하현을 보며 말했다.“그래요. 오늘은 내가 기분이 좋으니 밥 한끼 사줄게요.”하현도 사양하지 않고 바로 소항 센터로 차를 몰고 가 소항 센터의 가장 높은 곳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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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6장

결국 육해민은 아예 먹지를 못하고 커피 한 잔을 시켜 마셨다. “배불러요?”하현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육해민은 검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현은 사양하지 않고 다른 것들까지 자기 앞으로 가져와 먹기 시작했다. 하현이 너더분하게 먹어 치운 후에야 육해민이 차갑게 말했다. “하현씨, 옛말에 사람 먹는 모습만 봐도 사람 성품을 알 수 있다고 했어요.”“나는 다른 건 볼 필요도 없이 당신은 평소에 분명 이기적이고 염치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만약 내 추측이 맞다면, 지금 살고 있는 집들은 모두 은아가 세를 내서 살고 있을 거 같은데?” 육해민은 분명 은아가 스마트 밸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다 은아 이름으로 빌린 거죠!”“당신! 어떻게 이렇게 까지 뻔뻔하게 굴 수가 있어! 너는 네가 은아랑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 육해민은 지금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은아랑 어울릴 거 같은데?”하현이 물었다. 하현이 묻는 말을 듣고 육해민은 흥얼거리며 말했다.“적어도 2천 억은 있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자격이 없어!”하현은 어이 없어하며 말했다.“육해민, 너 네가 은아의 절친이긴 하지만 관계는 나와 은아 둘 사이의 일이야.”“거기다 2천억이 있어야 은아랑 어울린다고 우기고 있는데.” “근데 전에 하 세자가 은아에게 청혼한 일은 알고 있지?”“하 세자의 신분이면 20조는 없어도 몇 조는 있지 않겠어?”“하지만 은아가 그를 거절했다는 것은 그녀가 좋은 여자라는 걸 말해주는 거야. 이런 것들을 전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거야!” “그래서 나랑 은아가 잘 어울리는 거야.”하현은 의기양양하게 말했고, 그도 세상에서 자신처럼 훌륭한 인재만이 은아에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육해민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하현, 그만 해! 아직도 네가 은아랑 잘 어울린다니!”“은아가 하 세자를 거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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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7장

잠시 생각하다 하현은 육해민을 단념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육해민, 내가 듣기로 하 세자는 그런 바람둥이가 아니야. 그에게 접근해봤자 소용없어.”“게다가 그는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너, 기왕 취직했으니 출근이나 잘 해.”“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진지하게 말하는 하현의 말을 듣고 육해민의 입에서는 커피가 쏟아질 뻔했다. 이 남자는 따져보지도 않나?자기는 능력도 없으면서 다른 사람 잘 되는 건 차마 못 보겠다는 건가!그러자 육해민은 독설을 퍼부으며 말했다. “나랑 하 세자와의 일은 너랑은 상관 없는 일이야!”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육해민, 너 내가 꼭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해야 되겠어?”“난 네가 마음에 안 들어.”“푸흡_____”육해민은 하마터면 노혈이 터져 나올 뻔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네 말은 네가 대장이고 하 세자라는 거야?”“응. 다 나야.”하현이 진지하게 말했다. “너!”이때 육해민은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이 남자는 정말 너무 뻔뻔스럽다. 어느 정도 뻔뻔한지도 모르는 정도다.자신의 이익을 위해 감히 자신을 대장, 하 세자라고 하다니?‘탁’하는 소리와 함께 육해민은 탁자 위에 돈다발을 내던지며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났다.“이봐. 당신 짐은 아직 내 차에 있어!”하현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육해민은 흥분해서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식당 밖으로 나가 은아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아, 해민아. 하현이 너 마중 갔어? 내가 너 잘 대접하라고 했는데, 충분하지 않은 게 있으면 말해 봐! 내가 혼내줄게!”전화 맞은편에서 은아가 히죽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맞은편 은아의 말투를 듣고 육해민은 안색이 변했지만 직설적으로 말했다. “은아야, 중요한 일을 얘기 하려고 전화했어!”“무슨 일이야?”은아는 궁금했다. “너 하현이랑 이혼해! 당장! 이혼 변호사는 내가 찾아줄게. 그를 맨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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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8장

전화 맞은편에서 은아는 잠시 침묵한 뒤 거절하며 말했다.“해민아, 네가 다 날 위해서 그러는 거라는 거 알아. 근데 나는 하현이랑 결혼한지 3년이 넘었어. 이미 정이 들었고, 이혼하고 싶지 않아.”“너……”육해민은 이때 무슨 말을 해야 좋을 지 알 수 없었다. 설마 나쁜 놈 하현에게 세뇌를 당한 건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면 잠시 후 하현 이 폐물부터 시작해서 그가 자발적으로 이혼을 제기하도록 해야 한다. 이 생각에 미치자 육해민은 이를 악물고 다시 식당으로 들어가 하현을 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하현은 벌써 가고 없었다. ……소항 대학. 국내 10대 명문 대학 중 하나로 이곳의 교풍은 좋다고 한다. 많은 동문들이 대구, 소항 이런 사회유명 인사들이다. 하현은 캠퍼스를 거닐며 특별한 곳은 찾지 못했고 사람이 적고 모기가 많다는 것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환경은 오히려 하현에게 몇 가지 점을 생각하게 만들었다.남원의 상황은 좋아 보였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암류가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그가 못 본 것은 결코 아니었지만 지금 천일그룹이 하씨 가문의 자원을 통합하느라 많은 일들을 다 감당할 수가 없었다. 쇼핑몰은 전쟁터와는 달리 적만 물리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었다. 뒷수습도 반드시 잘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에 하씨 가문을 무너뜨린 것도 천일그룹이 자원 통합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상류 하류 기업이 얼마나 많이 파산하고 일자리를 잃었을지 모른다. 한 개인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은 하현이 원하는 일이 결코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하현이 4대 일류 가문을 해결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어려운 것은 뒷수습일 뿐이었다. 이번에 소항에 온 것도 사실 뒷수습 때문이었다.하지만 운이 좋았다. 이번에 육해민이라는 좋은 인재를 건졌다. 그녀가 소항의 전반적인 상황만 지휘한다면 하현은 당분간 다시 오지 않아도 될 것이다. 심지어 그가 원하기만 하면 내일 남원으로 돌아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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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9장

“너……”“파렴치하다!”육해민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 남자가 있을 수 있지?아내의 가장 친한 절친을 이렇게 대하다니?이런 남자는 죽어야 한다.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이봐, 이렇게 간단한 조건도 받아들여지지가 않잖아. 다시는 이 일로 말하지 마.”사실 하현은 육해민을 희롱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은아와의 관계가 얼마나 깊은 지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하현의 말을 듣고 육해민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고 잠시 후에야 말했다. “좋아! 약속할게!!”“하지만 너 반드시 맹세해. 그 후 즉시 은아와 이혼하고 다시는 그녀를 괴롭히지 않는다고!”“너와 나 사이의 일은 없던 걸로 하고!”“그리고 내가 너한테 주는 20억은 너에게 주는 보상이야!”육해민은 마치 횡포를 부리는 여회장처럼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녀가 억척스러운 표정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서 하현은 스스로 멍해졌다. 이 여자와 은아의 관계는 정말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은아를 위해 이런 조건까지 들어주다니. 그런데 문제는 그녀가 보기에 자기가 그렇게 못 봐줄 정도인가 하는 것이다.심지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자기를 은아에게서 떼어 내려고?이때 하현은 좋아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육해민을 깊이 들여다 본 후 말했다.“은아한테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정말 기쁘다.”“방금 한 말 사과할게.”“그리고 나는 은아를 떠나지 않을 거야.”“너 소항에서 사업이나 잘해. 별일 없으면 나는 며칠 내로 남원으로 돌아갈 거야.”“아마, 다음에 만나면 나를 인정해 줄지도?”하현도 이 말은 진심이었다. 그는 점차 은아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힐 예정이었다. 그리고 육해민 쪽에서도 자신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될 것이다.그래서 그가 보기에 그때가 되면 육해민은 이 일을 그렇게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육해민은 하현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그가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하현이 떠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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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장

“우 대표님, 안심하세요. 제가 3일 안에 이 일을 위한 사전 준비를 끝내도록 하겠습니다.”육해민이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우윤식은 하 세자가 며칠 동안 자기를 대신해서 자리에 앉을 거라고 말했다. 육해민은 기쁘고 설렜다. 어쩌면 하 세자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흥! 하현, 너 하 세자가 나를 마음에 안 들어 한다고 했지. 여자가 있다고!”“하지만 그는 벌써 나를 위해 직접 나섰다고. 그는 분명 나를 좋아할 거야!”이런 생각을 하며 육해민은 약간 호기심을 띠며 입을 열었다.“우 대표님, 세자가 소항에 언제 오시나요? 제가 만나 뵐 수 있을까요?”우윤식이 웃으며 말했다.“서두르지 마. 세자는 평소에는 바쁘지만 네가 일을 잘하면 분명 나서서 상을 주실 거야.”“그때가 되면 만날 수 있지 않겠어!”이 말을 듣고 육해민은 은근히 자신을 격려했다. 육해민은 육해민이다. 이번이 남신을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조만간 부지 선정과 프로젝트 수립은 육해민이 직접 할 것이다. 이 여자의 능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학우, 친구, 윗사람 등의 인맥도 적지 않았다.소항 같이 큰 도시에서 비즈니스 중심지의 입지를 결정하는 일을 그녀는 뜻밖에도 단기간 내에 해결했다. 물론 이런 것들은 모두 초기 작업이었다. 이 일의 가장 큰 문제는 육해민이 선택한 곳을 어떻게 가져오느냐 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중심지는 분명 도심에 건설돼야 할 텐데 소항 도심은 매우 비싸고 몇 안 되는 땅은 많은 사람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었으며 일부는 오래 전에 이미 주인이 있는 땅이었다. 이 사람들이 모두 땅을 사들이고 왕 노릇을 하고 있으니 누가 이 땅에 관심을 가지고 횡재하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소항 센터 호텔, 로얄 스위트 룸 안. 양복 차림의 남자들이 하나같이 손이 묶인 채 서 있었고, 그 한 가운데에는 흰 양복을 입은 남자가 있었다. 만약 소항 상류층 사람들이 여기에 있었다면 분명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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