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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1장

용천오가 불난 집에 어떻게 기름을 들이부을지 궁리하던 그다음 날.하현은 아침 일찍 아침식사를 마무리하고 무성 인민병원으로 향했다.병원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로 들어가 고층에 있는 입원실로 올라갔다.병실로 오는 길의 모든 것은 하현에게 익숙한 것들이었다.그러나 설은아가 있는 층에 도착했을 때 하현은 갑자기 얼굴을 살짝 일그러뜨렸다.공기 중에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향수 냄새 같지는 않았고 오히려 침향목 냄새 같았다.게다가 병실이 있는 층에서 이런 냄새가 나다니 마음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하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설은아의 병실로 갔다.방문이 열리고 안에는 설은아의 안전을 책임지는 용문 집법당 제자들이 몇 명 있었다.이 사람들은 하현을 알아보고 모두 깍듯이 하현을 들여보냈다.하현은 수표 한 장을 건네며 최희정을 내쫓은 뒤 설은아의 침대 앞으로 걸어갔다.설은아는 이미 많이 회복되어 얼굴에 멍이 조금 남아 있는 것 외에 별로 불편한 곳은 없어 보였다.며칠만 더 쉬면 무성황금회사로 돌아가 전체를 주관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칠 동안 병원 신세를 졌는데 너무 심심하진 않아?”하현은 포장해 온 음식을 눈앞의 여인에게 건네주며 미소를 지었다.창밖을 내다보던 설은아는 하현을 돌아보고는 입을 열었다.“사실 별로 크게 아픈데도 없어. 매일 누워만 있으니 몸에서 곰팡이가 필 것 같아.”“다행히 유아가 회사 일을 빨리 정착시켰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가끔 전화로 조언 정도 해주고 있어.”설은아는 옆모습을 보이며 목선을 드러내었다.“그래도 경험이 부족해서 혹시라도 실수할까 봐 걱정이야.”하현은 웃으며 말했다.“유아는 성격이 활발하고 그녀의 주된 영역은 여전히 연예계야. 조만간 회사 일은 당신이 맡아서 처리해.”“유아가 정말 실수로 누군가에게 미움을 샀다고 해도 결국 당신이 맡아서 처리해 줬잖아, 안 그래?”하현의 말을 들은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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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2장

”풋풋풋!”여의사는 갑자기 오른손을 치켜들더니 손가락 사이로 은침을 튕겨 용문 집법당 제자들에게 쏘았다.집법당 제자들은 미처 대응하지 못한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쓰러졌다.모두가 쓰러진 것을 확인한 뒤 여의사는 냉랭한 표정으로 뒤돌아섰고 차가운 시선으로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설은아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졌다.“당신 누구야?”“난 당신과 아는 사이도 아닌데.”“왜 날 죽이려고 하는 거지? 나한테 무슨 원한이라도 있어?”“황금광산 일 때문에 온 거라면 당신이 날 죽여도 아무 소용없어.”여의사는 마스크를 벗은 채 태연스러운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설은아, 걱정하지 마.”“어떤 감정이나 이유에 관계없이 난 당신을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당신을 죽인다고 해서 나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어. 오히려 나한테는 폐만 될 뿐이야.”“하지만 나와 함께 가 줘야겠어. 가서 나의 히든 카드가 되어 주어야겠어.”여의사는 냉담한 눈빛과 차가운 말투로 말을 이었다.“물론 내가 비인간적이고 제멋대로라고 욕하고 싶겠지. 하지만 날 탓하지는 마.”“탓하고 싶으면 당신 남편을 탓해.”“누가 내 이복동생을 죽이라고 했어?”설은아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하현이 당신의 동생을 죽였다고?”“당신 혹시 인도인이야?”“브라흐마 아샴의 누나?”설은아는 병실 안에서도 바깥세상의 일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던 것이 분명해 보였다.그녀는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순진무구하지 않았다.브라흐마 아샴이 죽었다는 사실도 진작에 알고 있었다.“역시 당신은 생각보다 대단한가 보군.”여의사는 손뼉을 치며 싱긋 웃었다.“내 소개를 하자면 난 브라흐마 이샤야.”“브라흐마 아샴은 이복동생이지만 사이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어.”“그는 어디까지나 우리 집안의 유일한 핏줄이었으니까.”“그러니 그가 죽은 이 마당에 내가 대신 복수해야 하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설은아의 얼굴에 의미심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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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3장

말을 하는 동안 브라흐마 이샤는 천천히 병상 옆으로 걸어와 손가락 사이로 은침을 드러내었다.“대하인들은 은침으로 혈을 찌르는 걸 좋아하지 않아?”“오늘 당신의 혈을 찔러 내가 폐인으로 만들어 주겠어!”“반항하지 말고 눈 똑바로 뜨고 내가 하는 걸 지켜보기만 하면 돼.”“그렇지 않으면 내가 갑자기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어. 내가 기분이 나빠지면 나 자신도 통제하지 못해. 그러면 당신은 죽을 수도 있어.”“그때 가서 내 탓하지 말고 지금 잘 해.”말을 하면서 브라흐마 이샤는 쥐고 있던 은침을 설은아의 혈자리에 찌를 준비를 했다.곧 돌아올 하현을 상대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한 셈이었다.“탕!”그런데 그때 갑자기 병상 아래로 총 한 자루가 튀어나와 브라흐마 이샤의 복부에 닿더니 순식간에 방아쇠가 당겨졌다.“앗!”“이 개자식!”브라흐마 이샤는 충격으로 뒤로 밀리면서 비명을 질렀다.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과 함께 말로 표현하지 못할 고통이 밀려왔다.아무리 생각해도 설은아의 침대 밑에 총잡이가 숨어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상대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단호하게 방아쇠를 당긴 것이었다.브라흐마 이샤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한 손으로 복부의 상처를 부여잡았고 한 손으로는 설은아가 있는 곳을 억지로 잡아 그녀를 인질로 삼으려 했다.총 한 방으로 그녀는 전투력의 반을 상실했다.이런 상황에서 인질이 없으면 그녀는 완전히 가망이 없게 된다.“펑!”그러나 그녀의 오른손이 설은아에게 닿기도 전에 총잡이는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겼다.브라흐마 이샤는 얼른 뒤로 물러서서 가까스로 총알을 피했다.하지만 물러선 뒤에는 병실 문 앞까지 밀려난 상황이라 더 이상 설은아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었다.이때 침대 밑에서 누군가 굴러 나오는 것이 보였다,그녀의 얼굴에는 냉랭한 기운이 흘렀고 손에 든 총은 여전히 브라흐마 이샤를 향해 있었다.이 여자의 가슴 부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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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4장

”퍽!”브라흐마 이샤의 몸이 붕 떴다가 이번에는 벽에 그대로 부딪혀 떨어졌다.그녀는 온몸을 부르르 떨다가 발버둥치며 일어서려고 했지만 하현이 이미 그녀 앞에 와 있었다.그 모습을 보고 브라흐마 이샤는 이를 갈며 다시 한번 비수를 빼들어 휘둘렀다.칼날이 날카롭게 번쩍거렸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하현, 조심해!”“퍽!”하현은 피하지 않고 무덤덤한 얼굴로 손바닥을 휘둘렀다.그의 동작은 날카로워서 보이지 않지만 정확하게 브라흐마 이샤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브라흐마 이샤는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가렸지만 땅에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더 이상 일어날 수가 없었다.“짝짝짝짝!”하현이 손뼉을 쳤다.그러자 바로 옆 입구에서 루돌프 팀이 들어왔다.그들은 최대한 빨리 브라흐마 이샤에게 마취제를 투여한 다음 빠르게 그녀의 부상을 치료했다.그녀가 과다 출혈로 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브라흐마 이샤는 이를 악물고 그들의 행동을 노려보았다.하현은 사람을 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브라흐마 이샤는 하현이 자신에게 그런 호의를 가지고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루돌프 팀이 떠난 후에야 하현은 흑장미가 건네준 차 한 잔을 여유 있게 받아 마시며 브라흐마 이샤를 바라보았다.“어이, 브라흐마 이샤!”“당신도 어쨌든 신분이 높은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직접 복수할 생각을 했어?”“당신들은 제3, 제4의 신분을 보내서 날 칠 수도 있었잖아?”“밑에 사람이 많으니 언제든 날 죽일 수도 있었을 테고.”하현은 차근차근 정황을 분석하며 브라흐마 이샤의 표정을 살폈다.그는 은연중에 설은아를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를 섞었고 직접 자신에게 달려드는 게 좋을 거라는 압박도 잊지 않았다.거들먹거리며 내뱉는 하현의 말에 브라흐마 이샤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그녀는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하 씨. 내가 설은아를 습격하려는 것을 어떻게 알았지?”“설은아를 볼모로 삼은 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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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5장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물론 항상 침대 밑에 숨어 있는 건 불가능하지.”“사실 흑장미는 구석에 앉아 있었어. 밖에는 보이지 않을 뿐이지만.”“그런데 오늘 아침 병원에 왔을 때 이상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어.”“향수 냄새도 아니고 특유의 제라늄 냄새인데 묘하게 묵직하게 느껴졌지.”“순간 인도인이 병원에 와 있다는 것을 직감했어.”“당신들이 도대체 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해치려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조심하는 게 나쁘지 않으니까 흑장미를 바로 준비시켰지. 그래서 침대 밑에 숨어 있었던 거야.”“당신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을 때 당신한테서 딱 그 냄새가 났어.”“그래서 그때부터 난 당신의 신분을 알고 있었지.”“그런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하려는지 몰랐기 때문에 연기를 좀 했어.”“그 이후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더 잘 알 테고.”하현은 일목요연하게 그동안의 일을 말했다.동시에 그의 말은 브라흐마 이샤에게 절망감을 안겨주었다.결국 자신이 치밀하게 계획한 살인 계획이 다른 사람에게 쉽게 들통이 나 버렸다.이것은 교만하고 자존심 강한 인도인에게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그렇군!”브라흐마 이샤는 모든 과정을 듣고 피를 토할 뻔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아침에 외출하기 전에 향을 피워놓고 샤워를 하지 말 것을 그랬다.오랜 습관이 자신을 함정에 빠뜨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브라흐마 이샤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를 악문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당신은 내 동생을 죽이고 또 날 이 모양으로 만들었어!”“능력이 있으면 날 죽여!”“그렇지 않으면 이 피맺힌 원수를 반드시 되갚아 줄 거야!”“우리 브라흐마 가문이나 선봉사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거든!”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브라흐마 이샤를 바라보며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떠올렸다.“이럴 땐 용서를 비는 거야! 그러지 않고 도발한다면 그건 정말 죽여 달라는 소리밖에 안 돼!”“정말 내 손에 죽고 싶은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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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6장

한여침 쪽에서는 이미 살인범을 이리저리 심문하고 있었고 이 사건의 배후가 김 씨 가문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게다가 용천오가 일부로 선봉사를 위협한 일은 하현도 잘 알고 있었다.이 두 집안은 모두 인도인의 손을 빌려 자신을 없앨 궁리를 하고 있었다.하현은 인도인의 도움을 받아 반격해 그들이 혼비백산하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전설 속의 3대 요승 중 하나인 브라흐마 커크가 인도인이 다른 사람의 앞잡이가 된 것을 알았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하현은 무척 기대가 되었다....해 질 무렵, 무성 장례식장.브라흐마 아샴의 신분은 외빈이었기 때문에 경찰서 측은 부검 후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바로 보냈다.그리고 인도인도 장례식장의 작은 별채를 임대하여 브라흐마 아샴의 장례를 위해 인도인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일전에 브라흐마 커크는 인도 선봉사에 수백 명의 고수를 보내라고 명령했는데 이 사람들은 모두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대하에 입국했기 때문에 안전한 거처가 있어야 했다.무성에는 이곳 장례식장만큼 안전하고 인적이 드문 곳이 없다.7시가 가까워지자 도요타 랜드크루저 여러 대가 장례식장에 들어서더니 별채의 빈소 앞에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고 양복 차림의 사나운 남자 십여 명이 걸어 나왔고 곧이어 검은 제복을 입은 젊은 여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여자는 20대 후반으로 보였고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말끔하게 틀어올린 모습이었다.화장은 수수하지도 화려하지도 않게 더할 나위 없이 깔끔했다.당당한 그녀의 걸음걸이에 미끈한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발렌시아가 스타킹을 신은 긴 다리는 보기만 해도 아찔할 정도였다.이 여자는 바로 김규민이었다.그녀는 방금 48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겨우 경찰서에서 풀려났다.꽃다발을 다소곳이 든 그녀는 브라흐마 아샴의 영정 앞에 공손히 세 개의 향을 피워 올렸다.인도인의 장례는 지전을 태우는 풍습은 없었고 향을 피우고 꽃을 바치는 풍습만 있었다.빈소 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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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7장

김규민은 김 씨 가문의 다른 중요한 두 명의 인물이 나타나지 않은 것을 해명했다.브라흐마 아부는 무덤덤한 기색으로 김규민을 한 번 쳐다본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별말씀을 다 하십니다.”“우리 인도상화는 무성에 여러 해 있었어요. 이일 전에는 샤르마 커 일행도 범인과 충돌한 적이 있었죠.”“이 모든 일이 김 씨 가문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그날 밤의 일이 없었더라도 우리는 하 씨 그놈과 충돌했을 거예요.”“다만, 술집에서의 일은 우리가 먼저 잘못했으니 그건 인정해야죠.”“그런데 하 씨 그놈이 감히 병원에까지 와서 브라흐마 아샴을 죽이고 선봉사의 체면을 짓밟아 놓을 줄은 몰랐어요.”“이 일만은 공평하게 처리되었으면 좋겠어요.”“사람을 죽였으면 죗값을 받아야죠! 그게 당연한 이치고요!”브라흐마 아부의 눈에는 차가운 분노의 빛이 가득했다.무성에서 여러 해 동안 용천오와 의형제를 맺었던 그였다.그런 그가 언제 이런 창피한 일을 겪었겠는가?그래서 그는 지금 이 일에 반드시 제대로 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하 씨 그놈이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 어떤 뒷배가 있는지 전혀 상관하지 않을 거예요!”“우리 선봉사를 건드려 인도의 고귀한 사람을 죽였으니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사람을 죽인 죗값을 톡톡히 치러야죠!”브라흐마 아부의 말을 들은 다른 인도인들은 모두 이를 갈고 눈을 부릅뜨며 살의를 표했다.그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하현을 목 졸라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어쨌든 이 일로 인도인의 자존심에 큰 생채기가 났기 때문이다.인도의 귀한 제2 계급의 인물이 대하에서 죽었으니 그들에게 있어서는 죽음과도 같은 크나큰 수치이자 굴욕이었다.인도인들의 눈에 하현을 향한 살의가 득실거리는 모습을 보고 김규민의 눈동자에 통쾌한 기운이 가득 서렸다.그녀는 지난번 술집에 있었던 사건을 생각하면 창피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그 일 때문에 경찰서에 48시간 동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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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8장

하지만 국외 종파들이 대하 경내에 종파를 여는 것은 줄곧 대하 조정에서 허가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인도인은 요 몇 년 동안 종파를 열 수가 없었다.그런데 뜻밖에도 김 씨 가문이 이런 때에 허가증을 주다니!늘 평온하고 담담했던 브라흐마 아부도 지금은 끓어오르는 감격을 숨길 수가 없었다.이 허가증은 브라흐마 아샴보다 훨씬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브라흐마 아샴의 죽음으로 이런 허가증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 브라흐마 아부는 진작에 브라흐마 아샴을 죽였을지도 모른다!이제 대하에 출발점이 생겼으니 인도인들은 대하의 강호들을 상대로 대대적으로 공격을 펼칠 기회까지 생기게 된 것이고 용문 같은 초석을 발밑에 둘 수 있게 된 것이다.이렇게 두 나라가 경쟁하게 된다면 인도인들은 더 많은 이득을 챙길 수 있게 된다.간단히 말해서 이 허가증은 기회이자 훌륭한 발판이 되는 것이다.브라흐마 아부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서류를 낚아채듯 받아들고는 입을 열었다.“고맙습니다. 가서 어르신에게 말씀드려 주세요!”“우리 인도상회뿐만 아니라 선봉사와 인도 모두는 이제 김 씨 가문과 영원한 친구가 되었다구요!”“김 씨 가문과 이익을 공유할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어떤 상황에서도 김 씨 가문의 이익을 우선할 것을 약속합니다!”“안타깝게도 제 스승님 브라흐마 커크는 어린 아들의 죽음으로 기력이 없으셔서 옆방에서 쉬고 계십니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직접 나오셔서 고마움을 표했을 거예요.”“장례가 마무리되고 그놈을 처단하고 나면 꼭 찾아뵙겠습니다.”“앞으로 당신에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꼭 저에게 알려주세요. 저 브라흐마 아부는 반드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브라흐마 아부는 자신도 모르게 김규민의 검은 스타킹에 눈을 흘렸다가 한 움큼 덥석 만지고 싶은 충동을 애써 누르며 고마움을 표했다.“네, 아버지께 꼭 말씀 전할게요!”“서로의 우정이 영원하길 빌겠어요!”김규민은 브라흐마 아부의 뜨거운 시선을 보며 기겁을 했다.어쨌든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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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9장

”당신?! 하현?!”이때 인도인들도 하현을 알아보기 시작했다.감히 브라흐마 커크의 이름을 직접 입에 담다니 스스로 고귀하다고 여기는 인도인들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함소리와 함께 수십 명의 인도인들이 허리춤에 찬 장검을 뽑아들고 싸늘한 표정으로 하현을 에워쌌다.“당신이었군. 하현!”브라흐마 아부가 살짝 어리둥절해했다가 이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여기가 감히 어디라고 함부로 찾아와! 아주 간덩이가 부었군! 지옥을 제 발로 찾아오다니!”“내 제자를 죽이고 감히 그의 빈소에 들어와 소란을 피워! 게다가 내 스승님의 이름을 함부로 입에 담다니?!”“스스로가 대단한 줄 아는 모양이지?”“우리 인도인에게 맞선 결과가 어떨지 생각이나 해 봤어?”브라흐마 아부는 선봉사와 인도상회가 아직 주도적으로 나서지도 않았는데 하현이 제 발로 찾아올 줄은 몰랐다.인도인을 뭘로 보고 이따위 짓을 벌이는 것인가!수십 명의 인도인들은 지금 서슬 퍼런 장검을 들고 단번에 하현을 베어버릴 기세로 노려보았다.김규민도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눈동자를 매섭게 번쩍이며 입을 열었다.“하현, 이 건방진 자식!”“브라흐마 아샴을 죽여 놓고 감히 빈소에 와서 소란을 피우다니!”“무성 만 씨 가문이 있으면 이렇게 함부로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한 거야?”“당신의 그 무모함을 고쳐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야?”“잘 들어. 당신이 한 짓에 대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대가를 치러? 내가? 무슨 대가?”하현은 냉랭한 표정으로 차갑게 김규민을 노려보았다.“난 사람을 죽이지도 불을 지르지도 않았는데 왜 내가 대가를 치러야 하지?”“오히려 인도인과 김 씨 가문이 이유 없이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잖아?! 해명을 하고 대가를 치러야 할 사람들은 당신인 거 같은데?”하현은 말을 하면서 멱살을 움켜쥐고 있던 사람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이 사람이 브라흐마 아샴을 죽인 범인이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이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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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0장

하현의 말을 들은 인도인들은 모두 숨을 헐떡였다.그들은 뭔가 불안하고 찜찜한 점이 없지 않았지만 하현이 이렇게 증거를 데려올 줄은 몰랐다.그리고 그날 현장에 있던 몇몇 인도인들은 하현이 데리고 온 남자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그날 본 범인과 거의 흡사하게 생긴 것을 보고 그 자리에 있던 인도인들의 얼굴이 급변했다.모두가 적개심을 느끼며 남자를 노려보았다.김규민은 눈꺼풀을 펄쩍이며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하현! 아무 근거도 없이 없는 사실을 날조하지 마!”“우리 김 씨 가문이 어떤 집안이야?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이야?”“당신 함부로 우리 가문을 모욕하지 마!”“어디서 거지 한 명 데려와서 이렇게 증거라고 들이밀면 누가 속을 줄 알았어?”“똑똑히 들어. 음식은 함부로 먹어도 되지만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돼!”“그렇게 막말을 하다간 죗값을 톡톡히 치르게 될 거야!”김규민은 펄쩍펄쩍 뛰며 하현의 말을 강하게 부인했다.그녀는 브라흐마 아부 일행의 주의를 딴 데로 돌려서 하현의 증언이 사실로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집중했다.브라흐마 아부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뜬 후 하현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하 씨! 이 사람이 당신의 모습을 하고 내 제자를 죽였다고 했는데 좀 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해야 할 거야!”“확실한 증거도 없이 우리더러 어떻게 믿으란 말이야?”“우리 선봉사와 인도상회는 똑똑한 사람들이야. 함부로 속일 생각하지 마!”“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싶다면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해. 그렇지 않으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그가 말을 하는 사이 수십 명의 인도인들이 하현을 에워쌌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브라흐마 아부, 내가 오늘 밤 진범을 데리고 온 것은 당신들 인도인이 두려워서가 아니야.”“누명을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야.”“난 브라흐마 아샴을 죽일 하등의 이유가 없어!”하현은 손에 든 장검을 가지고 바닥에 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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