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21 - 챕터 330

3664 챕터

321장

“하하하하”“웃겨 죽겠네. 이 녀석 진짜 갈수록 허풍이 심해지네! 이런 상판대기를 그것도 큰 딸 안수정이 직접 초대했다고?”“하현, 너 정말 네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 쇼핑몰 거물? 아니면 기업의 우두머리? 안수정이 너를 직접 초대했다고 네가 그렇게까지 과장하면서 허풍을 떨지 않으면 안되겠니?” “하현, 너 아예 하엔 그룹의 회장이라고 계속 말하지 그래? 안씨 집안 초대장을 회장 사무실로 보내달라고 시원스럽게 말해. 그럼 우리가 다 네 말을 믿을게. 하하하……”비아냥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설씨 집안 사람 모두 다 웃고 떠들었다. 이 데릴사위는 너무 뻔뻔해서 모두가 이런 말들을 내뱉었다. 이렇게 비웃음을 당하는데도 하현은 오히려 담담하기 짝이 없었다. 허풍인지 장난인지 그는 자신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이 때 은아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무의식적으로 하현을 힐끗 쳐다보았다. 하현이 허풍을 떨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그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본래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인 적이 없다. 이전에 그는 《부춘산거도》를 감정했었다. 안수정과 내기를 했었고 결국 안수정에게 팔았다. 그걸 고려한다면 안수정이 직접 나서서 그를 초청 했다고 해도 그럴 듯 해 보였다. 하지만 설은아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안수정과 같은 큰 가문이 하는 일은 전부 자신의 이익을 보고 하는 거지 개인의 취향에 따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현이 물건은 감정하는데 약간의 능력이 있다고 해도 이성적으로 따지면 설씨 집안의 데릴사위는 이런 품평회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 알기론 이번 안씨 집안이 초대한 것은 모두 서울의 일류가문과 기업이다. 이 사람들 조차도 안씨 집안의 초대를 받았을 뿐 안수정이 직접 초대 했을 리 만무하다. 옛날 같았으면 설은아가 이 때쯤 하현을 도와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녀가 그렇게 하지 않고 조용히 설씨 사람들의 비아냥거림을 듣기만 했다. 두 사람의 관계에 변화가 있다는 것이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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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장

보아하니 설은아가 정말 데릴사위를 버리고 조력자가 될 남편으로 갈아탈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 순간, 설민혁의 경계심은 극에 달했다. “할아버지, 정말 하현이 이렇게 소란을 피우도록 놔두실 건가요? 어쩌면 그는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 이 일을 망칠지도 몰라요. 그렇게 해야 우리 설씨 가문의 위신이 어떤 사람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을 거예요.” 설민혁은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 설씨 어르신은 그를 차갑게 쳐다봤다. 이때까지 설은아를 공격한 것은 그만큼 설민혁의 마음이 편협하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설민혁의 말이 틀리지 않았을 수도 있고, 혹시라도 정말 설은아가 은밀히 지시한 것일 수도 있다. 이 때 설씨 어르신은 속으로 설은아를 더욱 경계했고, 그는 무의식적으로 하현을 한 번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하현, 여기는 공적인 일을 상의하는 곳이야. 네가 연기를 하려고 한다면 바로 나가라.”“할아버지, 제가 장난을 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제가 말씀 드린 것은 사실입니다.”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나는 네가 이런 쓸모없는 놈이라는 걸 계속 눈뜨고 보고 있기가 힘들다. 네가 안씨 집안의 큰 딸 안수정에게 직접 초대를 받았다고? 증거 있어? 기생오라비 같은 게 증거냐?”설민혁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안씨 집안에서 저를 마음에 들어 하시나 봐요.”하현이 말했다. “너를 마음에 들어 한다고? 너 같이 쓸모없는 놈을? 네가 화장실 청소 하는 걸 맘에 들어 하시나? 아니면 네가 데릴사위가 된걸 좋아하시나? 네가 안씨 집안 데릴사위가 되길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는 건 아니겠지?”설민혁은 머리가 아파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우리 설씨 가문이 어떻게 너같이 바보 같은 데릴사위를 데려왔을까? 너의 이런 말들이 우리 설씨 집안 내부에서 나왔으니 망정이지 밖으로 새어 나가기로도 했어 봐. 우리 설씨 집안은 바로 서울시 전체에서 아니, 강남 전역에서 웃음 거리가 됐을 거야!”설민혁은 경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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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장

하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주변 시야에 들어오는 은아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작은 한숨을 쉬었다. 만약 방금 내 말을 네가 몇 마디 거들어 주었다면 그들의 태도가 달라졌을까? 내가 뭘 위해 일어났는지 너는 모르겠니?하현은 마음이 좀 아리송했다. 사실 은아 역시 자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요 며칠간 그녀는 몰래 서연을 몇 차례 찾아갔었다. 국민 첫사랑의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는 모든 환자들을 온유하고 원래 알던 사이인 것처럼 대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녀는 자신의 마음이 칼 같다고 느껴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하현을 전혀 상대할 수가 없었고 그를 위해 어떤 좋은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연애 중인 여자는 IQ가 제로라고 하지만, 질투하는 여자의 IQ는 마이너스가 된다. 한 가지 원인은 설은아가 3년 동안 이미 하현을 자신의 소유물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소유물을 양보할 수 있겠는가? 너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너는 설명하기가 어렵니?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너는 해명하기가 어려운 거니? “은아야, 너는 설씨 집안을 대표해서 안씨 대가를 찾아 뵈라. 명심해. 반드시 겸손한 태도여야 한다. 나는 벌써 선물을 준비해놨어!”설씨 어르신은 확고했다. 어떤 사람에게도 반박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 때 설씨 집안 하인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들어와 설씨 어르신께 절을 하며 말했다. “어르신, 문 밖에 누가 왔습니다. 안씨 집안 사람이라고 하던데요. 들여보낼까요?”설씨 어르신은 ‘탁’소리를 내며 일어섰다.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안씨 집안 사람이라고?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안씨 집안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설씨 집안에 왔을까? 어렵사리 안씨 집안이 설씨 집안을……그러자 설씨 어르신은 격양된 표정으로 말했다.“빨리, 빨리 들어오시라고 해!”얼마 지나지 않아 양복을 입은 한 중년 남자가 초대장 한 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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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장

설씨 어르신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초대장을 받아 들고는 그 중년 남자를 떠나 보내고도 한 동안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전에도 안씨 집안은 서울에서 골동품 품평회를 한 번 열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설씨 집안은 참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봤지만 결국은 버려진 개와 같았다. 설씨 어르신은 이 일로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이것이 이번 골동품 품평회에 참가하고자 하는 이유였다. 그런데 오늘 안씨 집안에서 사람을 보내 초대장을 주다니, 이것은 이 집안에 엄청난 큰 돌파구가 되었다. 심지어 서울에 있는 모든 이류 가문들 중에 오직 설씨 가문만 한 걸음 더 도약하게 된 것이다. “설씨 집안이 마침내 고비를 넘겼구나! 우리는 벌써 안씨 집안의 허락을 받았어!” 설씨 어르신은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어떤 요구가 있는지 빨리 봐보세요.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지요!”설민혁은 지금 이 순간에도 들떠 있었다. 비록 그는 지금 설씨 가문의 부사장이지만 밖에서 술을 마실 때 일류 가문 사람과 마주치면 굽실거려야 했다. 그가 이미 예약해 놓은 자리라고 해도, 그가 마음에 두는 여자라도, 만약 이 사람들이 원한다면 그는 그저 웃으면서 보내줘야 했다. 심지어 이 사람들의 계산서까지 적극적으로 지불해야 했다. 억울하다! 설민혁은 고집이 센데 그런 굴욕적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지만 방법이 없다. 일류 가문은 설씨 가문보다 힘이 있기에 그는 그것을 견뎌야만 한다!지금 설민혁은 이 초대장을 받고 일류 가문의 후계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설씨 가문의 자리가 확고해 지면 이렇게 큰 서울에서 누가 감히 그를 굽실거리게 하겠는가? “그래 그래!” 설씨 어르신은 이 순간에도 흥분한 표정으로 몸을 떨며 조심스럽게 초대장을 열었다.초대장에는 옷차림, 예절 등 주의사항이 표시돼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설씨 집안을 위해 10개의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는 것이다. 설씨 집안에서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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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장

하엔 그룹과의 합작? 쇼핑몰 프로젝트? 이런 것들이 설씨 집안에서는 그럴 듯 하게 보였겠지만 안씨 집안이 보기에는 이게 뭐라고 보였겠는가?만약 이 정도의 일로 설씨 집안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면 안씨 집안을 너무 얕본 것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다. 안씨 집안이 사람을 보내 초대장을 보내면서까지 설씨 집안을 존중해준 이유는 간단하다. 하현의 체면을 세워주려는 것이었다. 비록 하현은 초대장이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안씨 집안에서는 당연히 예의를 갖춰야 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설씨 집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보내든 관계없이 결과는 하나다. 바로 안씨 집안이 대놓고 무시한 것이다. 이렇게 작은 지방 이류 가문인 설씨 집안은 안씨 집안의 개만한 자격조차 없었다. “할아버지, 이번에 10명 밖에 참가를 못하니 그렇다면 누가 이 골동품 품평회에 갈 수 있는지 잘 따져봐야겠죠?” 설민혁이 깊이 생각하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번 정원은 10명 뿐이니 묻지 않아도 그들 부자 두 사람은 반드시 정원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봐야 한다. 지금 설씨 집안 사람들은 하나같이 흥분한 얼굴로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선택 받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번에 설씨 집안을 대표해서 골동품 품평회에 참가한다는 것은 설씨 집안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설명해주는 것이었다. “할아버지, 제가 이번에 가는 목적을 잊지 마세요.”설지연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그녀는 이번에 하엔 그룹의 새 회장을 꼬셔야 하니 반드시 정원에 포함되어야 한다. “너희 두 사람은 안심해, 누가 갈지 안 갈지 내가 심사숙고 해볼게.”설씨 어르신의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있었는데, 이번 일은 확실히 어린 애 장난처럼 취급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는 돌아가 신중하게 생각했다.설민혁은 이 때 하현을 바라보며 비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지금 누가 갈지는 분명히 모르지만 확실히 못 갈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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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장

다음날 서울 호텔.오늘은 서울에서 큰 날이라 할 수 있다. 서울에서 소위 상류사회의 성대한 행사가 오늘이기 때문이다. 제주의 일류 가문 안씨 집안이 서울에서 골동품 품평회를 개최하는 날이었다. 안씨 집안의 골동품 품평회는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매번 열릴 때마다 진귀한 것들이 나타났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골동품 품평회의 규칙이 너무 높아 일반인은 전혀 참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번 한번의 이 골동품 품평회를 위해서 서울 호텔이 3일 전부터 손님을 모시지 않고 총력을 기울여 골동품 품평회를 준비했다. 오늘 초대받은 가족과 기업을 제외하고는 서울 호텔에 아무도 출입할 수 없도록 했다. 호텔 종업원 조차도 신중하게 선별되어 섬길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니 이 일이 서울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큰 일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고급 차량들이 끊임없이 서울호텔 주차장에 들어섰다. 호텔 정문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전부 서울 비즈니스계의 거물급 인사들이었다.설씨 집안은 특별히 메드세데스 벤츠를 몰고 다녔는데 설동수, 설민혁과 설지연을 제외하고 설은아만 자연스럽게 내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설씨 집안의 높은 직위에 있는 핵심 인물들이었다. 이 일행은 설씨 어르신을 필두로 차에서 내렸다. 설씨 어르신의 눈에는 감출 수 없는 설레임이 있었다. 자신이 직접 몸에 보관하고 있던 초대장을 벨보이에게 건넸고 그 후 어떤 사람이 자세히 살펴본 후에야 전문 도우미가 그들을 서울호텔의 최대 연회장으로 안내했다. 이번 골동품 품평회는 골동품을 품평하는 것 외에 대형 만찬회가 있었다. 설씨 집안 10명이 마침 큰 탁자 하나를 차지했고 근처에 다른 외부인은 없었다. 그만큼 안씨 집안이 그들을 중시했다는 얘기다.이 장면은 설씨 할아버지를 흥분시켰는데, 설씨 집안이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사실 존중 받는 게 어려웠다. 연회장의 좌석 배치는 단상에서 가까울수록 안씨 집안인 그들을 중요시 여긴다는 것을 의미했다. 설씨 가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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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장

“은아야, 그 사람은 아무리 그래도 네 남편이야.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너는 나중에 그가 설민혁 앞에서 어떻게 무릎을 꿇어야 하는지 그를 일깨워 줘야 돼. 그렇지 않으면 너도 말려들어 너희 두 사람은 쓸려 나가야 돼. 그럼 안 좋잖아!”설지연은 ‘친절한’ 얼굴을 하고 설은아를 일깨워 주었다. 설은아는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가 올지 안 올지, 무릎을 꿇지 안 꿇을지 나랑 무슨 상관이야?”“어? 벌써 이렇게 빨리 그 사람이랑 관계 정리한 거야? 설은아, 너 기업의 책임자가 되기 전에는 이렇지 않았잖아. 지금 신분이 이렇게 달라졌을 줄은 생각도 못했네. 너도 창피 당할까 봐 겁나니? 아니면 벌써 3년이 지났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네 남편이 폐물이라는데 익숙해지지 않은 거야?” 설민혁이 비웃으며 말했다. “그렇다고 네가 그 사람과 이혼 할 수 있으라고 기대하지 마. 너와 그 사람의 결혼은 설 씨 할머니가 살아있을 때 맺은 건데 누가 감히 할머니의 뜻을 존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누구든 그런 사람은 설씨 집안과 적수가 되는 거야!”이틀 동안 설민혁은 심사숙고했다. 어쨌든 하현 이 폐물과 설은아를 이혼 시켜서는 안되고 이 쓸모없는 놈이 있어야 했다. 그가 설은아의 발목을 잡는 한 설은아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수 없을 것이다. “민혁아 나 방금 생각났는데, 그 폐물을 매일 무릎 꿇게 하는 건 재미가 없잖아. 차라리 그들 부부 두 사람을 회사 직원들 앞에서 한 번 무릎 꿇게 하는 게 낫지 않겠어? 네가 자비를 베풀어서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어때?”설지연은 악독한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도 얼굴은 선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민혁은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좋아. 설은아, 그가 네 남편인 걸 봐서 내가 너희 부부에게 자비를 베풀어 줄게. 나한테 너무 고마워하지마!”이 순간 설민혁은 정말 의기양양했다. 설지연의 이 악독한 생각이 정말 맘에 들었다. 만약 설은아와 하현이 회사 앞에서 자신에게 무릎을 꿇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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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장

장택일이라는 이름의 이 노인은 서울 골동품 협회의 회장이었고, 그 뒤에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었는데 여자는 안수정이었고, 남자는 그의 제자 장민수였다. 이 사람을 봤을 때도 하현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서울 골동품계의 명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 골동품 감식에 참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그는 안흥섭과 친분이 두터웠다. 제자 장민수는 분명 안수정에게 관심이 있었다.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초점은 안수정에게서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안수정이 하현을 보았을 때 얼굴에 미세한 변화가 있었고, 장민수는 약간 어리둥절했다. 그의 시선이 하현에게로 향했을 때 그의 눈동자 속에는 더욱 강한 경각심이 생겼다. 안수정은 진정 차가운 미인이었다. 지금까지 어떤 사람에게도 가식을 떨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르는 이 젊은이를 마주하니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이 순간 서로 소개할 필요도 없이 장민수는 벌써 하현을 경쟁상대로 삼았다. 이 때 안흥섭이 일어나 건너가서 장택일과 가볍게 악수를 하고 웃으며 말했다. “늙은이 드디어 왔구나. 이번에는 네가 내 체면을 구기지 않을 줄 알았어.” 장택일이 웃으며 말했다. “듣기로 네가 우리 서울에서 좋은 물건을 몇 가지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어. 내가 반드시 보러 와야지. 만약 안흥섭 대가의 눈이 멀었다면 난 며칠 동안 즐겁게 지낼 수 있을 텐데!” “쳇, 모든 일이 순조로워. 비록 내가 노안이 오긴 했지만 아직 눈이 멀 때는 아니야.”안흥섭은 한 마디 욕을 했다. 하현은 이 광경을 보고 깨달았다. 이 두 골동품계의 유명한 인물은 반드시 진정한 지교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교류방식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이 안흥섭의 잘 아는 동생이시죠? 듣기로는 지난번에 《부춘산거도》도 감정했다면서요?”장택일은 하현 앞에서 위아래로 몇 번을 훑어 본 후에야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가 보기에 하현은 보통 젊은이로 평범하고 특이한 점이 없었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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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장

이 말을 듣고 하현의 눈동자가 약간 움츠러들었는데, 보아하니 장민수는 자신에 대한 적의가 심했던 것 같다. 이런 생각에 그는 안수정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 여자가 바로 화근이었다. 공연히 말썽만 피운다. 안수정은 하현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그녀의 싸늘한 얼굴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리고 하현을 향해 하나의 이모티콘 같은 윙크를 날렸다. 하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옆에 있는 장민수는 참다못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르는 이 잡놈이 자신의 면전에서 자신의 여신에게 눈짓으로 사랑을 전하다니, 이런 일은 참을 수 없었다. 장택일의 눈가에 비친 여광은 이러한 젊은이의 행동을 보고 참지 못했고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 시점부터 자기 제자는 눈앞에 있는 이 젊은이와 비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일들은 도리에 어긋난다. 순간 그는 장민수를 힐끗 쳐다보며 가볍게 말했다. “민수야, 내가 평소에 너를 어떻게 가르쳤지? 사람은 겸손해야 돼. 자신의 능력이 없으면 아래 사람처럼 보이게 돼. 알겠어?”하지만 하현은 듣기를 거절했다. 비록 장택일이 장민수를 가르치고 있었지만 이것은 분명 자신을 폄하하는 것이었고, 장민수를 뼛속부터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도 숨기지 않는 것이었다. “선생님, 저는 그저 아는 척 하는 사람을 보는 게 익숙하지가 않아요. 눈 먼 고양이가 죽은 생쥐를 한 번 만나보고는 자신을 감정대사라고 여기다니요! 이런 입을 가진 사람이 밖에서 허세를 부리는 사기꾼과 무슨 차이가 있는 거죠? 이런 사람의 존재는 우리 업계의 신용을 떨어뜨릴 뿐이에요!” 장민수는 불복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가 이렇게 말하자 하현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안수정은 벌써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장민수를 노려보며 말했다.“장씨, 네가 이것도 깔보고, 저것도 깔보면서 솜씨가 좀 있다고 생각하지 마. 네가 가지고 있는 그까짓 솜씨는 하현에 비하면 전혀 무대에 오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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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장

나무 상자 가운데는 스틸 소재의 골동품시계가 있었는데 바로 그 유명한 롤렉스 시계였다. 이 손목 시계는 세월의 시련을 많이 견딘 듯 표면이 이미 조금 누렇게 변해 있었다. 보기 좋은 군청색으로 변해 있었고, 케이스는 세월의 흔적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새로웠다. 장민수는 비록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곧장 골동품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는 사양하지 않고 확대경을 꺼내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반면 하현은 멀리서 몇 번 보았지만 얼굴은 큰 변화가 없는 기색이었다. 이렇게 비교해보면 분명 하현은 더 대가다운 기품이 있었다. 안흥섭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안수정의 눈동자속도 이채로운 빛으로 계속 빛났다. 전반적으로 하현의 기세가 장민수의 기세보다 훨씬 대단했다. 장민수는 어찌 보면 시계 수리공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 쪽의 장택일은 이 광경을 보며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거드름 피우는 걸 많이 배웠다.골동품 감정은 진지함과 세심함을 중시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항상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이른바 품격, 기세 때문에 때로는 눈이 멀어 평생 명성을 잃기도 한다. 하현은 이미 다 보았지만 장민수는 한 번만 더 보면 대략 30분 정도 본 것이다. 옆에 있던 안수정이 조금 귀찮아 하며 눈썹을 찡그리고 말했다. “장민수, 너 정말 할 수 있어? 안 되면 그만 둬.”장민수가 고개를 들고 미간에 의심하는 기색이 스쳐 지나갔으나 잠시 후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 다 봤어. 이 골동품시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알아. 근데 아직 다 못 본 사람이 있는 거 아니야?”“저는 일찍 다 봤습니다.”하현이 웃으며 말했다.“자, 그럼 둘이서 먼저 판단을 좀 해봐라.”안흥섭이 말했다. “이 시계는 정말 값어치가 있습니다. 값이 적지 않습니다.” 장민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가짜예요. 지하철 입구에서 파는 4만 원짜리예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하현의 이 말을 듣고 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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