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261 - 챕터 3270

3642 챕터

3261장

”지금 가도 늦지 않았어.”“샤르마 커를 대신해 나머지는 내가 처리할게.”“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모두 없던 일로 하겠다고.”차현은 냉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지금 가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거야.”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그래?”“무서운데.”“하 씨, 내 앞에서 센 척 그만해!”차현이 냉소를 흘렸다.“난 인도인지만 무성에 적지 않은 인맥이 있어!”“내 말 한마디면 감옥에도 갈 수 있다고!”차현은 은근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이었다.“성경무?”“무성 경찰서 이인자?”하현은 실소를 터뜨린 뒤 더 이상 가타부타 캐묻지 않았다.“좋아. 그럼 이인자를 데려와서 날 잡아가라고 해!”“날 감옥에 보낸다면 내가 일억을 주지!”차현은 하현이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다.차현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하 씨! 무성 경찰서 이인자의 힘이 얼마나 센 줄 알기나 해?”차현은 어이가 없어서 훈계하듯 하현에게 말했다.“무성 경찰서 이인자라면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도 있는 인물이야!”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그럼 어서 날 잡아가라고 해!”“기다리고 있을게!”“좋아! 아주 배짱 한 번 좋군!”차현은 당당하게 나오는 하현에게 점점 더 자극받은 듯 사납게 내뱉었다.“당신이 그렇게 죽고 싶다니 그 소원 들어줄게!”“기다려! 죽는 게 어떤 것인지 곧 알게 될 테니까!”차현은 입가에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흘렸다.비록 그가 샤르마 커만큼 대단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계급이 낮지 않았기 때문에 항상 교만하고 자신만만했다.그는 인도상회에서 핵심은 아니지만 많은 자원을 확보하고 무성에서 많은 인맥을 쌓았다.요 몇 년 동안 그를 건드린 사람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나가떨어졌다는 걸 모른단 말인가?차현을 잘 알고 있던 그의 일행들은 옆에서 이를 지켜보며 냉소를 금치 못했다.하현 같은 사람은 인도상회 사람들과 비교하면 정말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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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2장

”자자자, 한 잔만!”“한 잔만 해! 그럼 더 요구하지 않을게!”차현은 설유아의 거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녀에게 술을 권했다.설유아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알코올 알레르기가 있다니까.”“설유아, 분위기 깨지 말고 조금만 마셔.”“아, 글쎄. 이렇게 손님으로 왔으면 자리를 마련한 사람 체면도 좀 세워 줘야지, 안 그래?”“샤르마 커와 차현은 모두 인도상회의 거물들이야. 당신이 체면을 봐주지 않으면 앞으로 무성에서 어떻게 잘 지낼 수 있겠어?”“술 한 잔이야! 그리고 이 술 한 잔에 얼마나 많은 이익이 걸려 있는지 당신 모르는 건 아니지?”한 무리의 사람들이 너도 나도 덩달아 설유아에게 술을 권했다.설유아는 냉담한 표정만 지을 뿐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샤르마 커는 잠시 생각하다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설유아, 아직도 우리가 당신 형부를 괴롭힌 것에 화가 난 거야?”설유아가 냉랭하게 대답했다.“맞아.”샤르마 커는 미소를 짓기는 했지만 눈동자는 더욱더 차가워졌다.그는 이 여자가 다른 여자와는 달리 이렇게 다루기 힘들 줄은 몰랐다.몇 번을 청했건만 끈질긴 그의 요구에 끝끝내 거절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까다롭기 그지없는 여자였다.다만 샤르마 커에게 있어 까다로운 여자일수록 더 구미가 당기는 건 사실이었다.그래서 그는 소리 없이 입가에 미소를 지은 뒤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하현에게 시선을 돌렸다.“하현, 방금은 우리가 잘못했어. 당신을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되는 거였는데.”“모두를 대표해서 정식으로 사과할게.”말을 마친 후 그는 하현을 향해 약간 몸을 숙인 다음 말머리를 돌렸다.“하지만 하현, 오늘은 기쁜 날이야. 다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고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도 다 정리가 되었으니 이제부터는 한잔하면서 즐겁게 얘기해 보자구!”하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맞아. 오늘은 즐거운 날이야. 당연히 마셔야지!”“하지만 설유아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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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3장

”하현, 이 잔은 내가 주는 거야. 싸우면서 정이 든 우리를 위해!”샤르마 커는 미소를 머금고 다시 잔을 들었다.“그러지!”하현은 사양하지 않고 샤르마 커와 잔을 부딪힌 후 단숨에 잔을 비웠다.곧 세 번째 잔이 모두 돌았고 사람들은 약간의 취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샤르마 커가 누군가에게 눈짓을 하자 곧 인도 청년이 다가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하현, 처음 보는데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 자, 건배!”“하현, 이제 그만하고 가요!”옆에 있던 설유아는 이미 이 사람들의 속내를 훤히 꿰뚫고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하현의 옷자락을 끌어당기며 그를 만류했다.하현은 설유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향해 싱긋이 웃으며 잔을 부딪힌 후 말끔하게 잔을 비웠다.“하현, 당신은 포부를 가지고 있는 대장부야. 앞으로 잘 부탁해.”“하현, 돈을 좇지 않고 자신의 철학에 따라 움직이는 당신은 내가 간절히 바라는 남자상이야.”“하현, 싸우면서 정이 든다더니 이제 우린 한 식구나 다름없어!”인도 귀족 집안 자제들 예닐곱 명이 모두 미소를 머금고 하현에게 술을 권했다.그들이 들고 온 술 잔의 술도 상당한 양이었다.하현에게 술을 먹이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 같았다.그들은 마치 하현이 생명의 은인인 양 한껏 하현을 추켜세우며 접근했다.하현도 웃으며 그들과 잔을 부딪혔다.거절하는 기색도 없이 한 잔씩 다 받아 마셨다.그 비싼 술들이 벌써 반이나 없어졌다.“하현, 정말 더 이상 마시면 안 돼요.”하현은 혼자 거의 세 병을 마신 것 같았고 설유아는 땀을 뻘뻘 흘리며 계속 하현을 말렸지만 하현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설유아는 하현을 이곳에 데리고 온 자신을 후회하기 시작했다.이런 모임에 데려오는 게 아니었다.“하현, 남자들이랑 술 마시는 게 무슨 재미가 있어?”“이제 우리랑 술 한잔해!”샤르마 커의 눈짓에 이해나는 아리따운 여자들을 데리고 다가와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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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4장

잔이 한 바퀴 돌고 나자 술병은 완전히 비워졌다.이를 본 샤르마 커는 속으로 냉소를 금치 못했다.하현은 이런 큰 술자리를 가져 본 적이 없는 순진한 바보라고 생각했다.그러니 이렇게 술잔을 돌리며 혼을 속 빼놓으려는 의도도 알아채지 못할 수밖에!게다가 하현이 비틀거리자 모든 사람들은 하현이 곧 나가떨어질 것임을 직감했다.차현도 이 광경을 보고 속으로 하현을 비웃었다.역시 자신들의 작전이 통한 것이다.샤르마 커는 지난 몇 년 동안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선혈이 낭자한 칼날을 들이대지 않아도 사람을 고꾸라지게 만드는 법을 터득한 것이다.그는 즉시 손뼉을 치며 웨이터를 불러 드래곤 세트를 한 번 더 주문했다.그리고 이번에는 그가 직접 스페이드 A 병을 들고 하현에게 다가가 술잔을 건넸다.“하현, 역시 당신은 화통한 사람이군. 우리 병째 들고 한 번 마셔 볼까?”이 모습을 보자마자 설유아는 얼굴이 일그러진 채 소리쳤다.“형부, 정말 이제 그만 마셔요!”“괜찮아, 난 괜찮다고!”“당신 형부 주량 세!”하현은 흐리멍덩한 눈빛과 흔들리는 몸으로 샤르마 커가 건네준 술병을 받아들었다.“자, 우리 병나발 불어 봅시다!”차현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 내가 먼저 하지!”차현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두 사람은 술병을 들고 꼴깍꼴깍 마시기 시작했다.다시 불이 붙은 두 사람의 술 싸움은 끝날 줄을 몰랐다.오백 밀리리터에 달하는 스페이드 A 한 병이 순식간에 비워졌다.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샤르마 커 일행의 예상과 달리 곧 쓰러질 듯 비틀거리던 하현은 꼿꼿하게 서 있었다.설유아가 뒤에서 계속 만류했음에도 하현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계속 병나발을 불었다.한 사람 당 한 병씩 비우자 방 전체는 완전히 고요 속에 잠겼다.샤르마 커 일행은 모두 입을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들은 마른침을 꼴깍 삼켰고 멀쩡히 서 있는 하현을 보고 더 이상 그에게 술을 권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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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5장

얼마 지나지 않아 차현 일행은 모두 쓰러져 기절한 듯 엎드렸다.설유아는 눈앞의 광경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하현은 역시 대단한 인물이었다.이 많은 사람들을 다 초토화시켜 버리다니!하현은 술병을 들고 초점이 흐려진 샤르마 커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샤르마 커. 위대한 당신의 인도를 위해 한 잔 더!”하현은 샤르마 커가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핑계를 댔다.샤르마 커는 부들부들 떨며 절망적인 눈빛을 보였지만 하현이 건네주는 잔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샤르마 커는 미칠 것 같았다.이렇게 잘 마시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이런 판국에 작전은 무슨 작전이고 계략은 무슨 계략인가!그 모든 계획들이 우스갯소리로 변했다!샤르마 커는 이미 온몸이 나른해지고 위벽이 뜨거워서 계속 마시면 죽을 것 같았다.그러나 하현은 그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계속 술 잔을 건네며 거절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자자, 샤르마 커, 위대한 샤르마를 위하여 한 잔 더!”눈빛이 흐릿해진 샤르마 커는 술잔을 받아 반쯤 마시다가 끝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꽈당'하고 쓰러졌다.샤르마 커가 쓰러지는 순간 하현은 술잔을 버리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3년 동안 종군하면서 그는 일찍이 술을 물처럼 마시는 능력을 연마했었다.그가 이 정도로 취할 리 있겠는가?룸 안을 천천히 둘러보던 하현은 남은 술을 모두 따라 샤르마 커와 차현의 입에 부었다.샤르마 커는 술을 마시기는커녕 숨도 쉬기 힘들었다.처음에 걱정이 앞섰던 설유아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하현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스무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을 한 사람도 남겨두지 않고 고꾸라지게 만들었고 결국 혼자 우뚝 섰다.정말 무섭다!이보다 더 대단할 수 없었다!“형부, 어떻게 한 거예요?”설유아는 걱정되는 눈빛으로 하현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그를 부축했다.“형부, 괜찮아요?”“취했어요?”“난 괜찮아. 어서 택시나 불러.”하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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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6장

다음 날 오전, 무성 황금 회사.설은아는 밤새 야근한 후 초췌한 모습으로 사무실에서 걸어 나왔다.그녀는 최희정 때문에 도끼파 본거지가 아닌 회사에 있는 방 한 칸을 치우고 임시로 거처하고 있었다.휴게실로 돌아온 설은아는 먹을 생각이 별로 없기는 했지만 일단 죽 한 그릇을 주문했다.무성 황금 회사의 경영은 그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복잡한 장부를 보는 것 외에 회사의 흩어져 있는 주주들과 실세들을 상대하기가 꽤나 까다로운 일이었다.설은아가 지금 주식의 70%를 장악하고 절대적인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흩어진 주주들 하나하나가 다 만만치가 않았다.게다가 무성의 상류층들은 태생적으로 외부인을 적대시하는 성향을 띠고 있어 요 며칠 동안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들은 모두 하현이 자신을 위해 힘들게 쟁취해 준 것이란 걸 설은아는 모르지 않았다.그녀는 심호흡을 한 뒤 가지고 있던 장부를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다.하현이 무성 황금 회사의 주식을 무상으로 그녀에게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가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로서도 강력한 지위를 행사할 수 없을 것이다.“쾅!”바로 그때 회사 문이 굉음을 내며 거칠게 열렸다.그 소리에 놀란 설은아가 벌떡 일어섰다.“뭐 하는 거예요?!”“앗!”설은아의 목소리에 경호원들이 놀라 달려왔지만 거칠게 들어온 예닐곱 명의 젊은 남녀들에게 뺨을 맞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예닐곱 명의 남녀들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설은아를 노려보았다.그리고 그들 뒤에는 머리를 빨빨 민 요승이 두 명 서 있었다.그들은 노란 승복을 입고 고승의 모습을 하고 서 있었지만 그들이 한 짓은 마치 도적들과도 같았다.무엇보다 이들의 시선은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여인에게 쏠려 있었다.검은 옷을 입고 있는 여인은 탐욕스러운 표정으로 기세등등하게 설은아를 노려보았다.이 여인은 바로 인도상회 이해나였다.그녀는 지금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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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7장

”당신들이 뭐 하러 왔는지 말하지 않으면 전화하지 않을 거예요!”설은아는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그리고 당신들 지금 당장 여기에서 나가 주세요! 나가지 않으면 관청에 신고할 거예요!”설은아는 눈앞의 여자와 하현이 어떤 원한 관계인지 모르지만 상대가 인도 요승을 데리고 나타난 것으로 보아 하현이 나타나면 그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 분명해 보였다.“하루 종일 찾고 있다구요!”“그 개자식 도대체 어디로 간 거예요?!”“당신은 그의 전 부인이니 우리가 찾을 수 없다면 당신이 찾아줄 수밖에 없죠!”이해나는 싸늘한 표정으로 잡아먹을 듯 설은아를 노려보았다.“지금 당장 전화하는 게 좋을 거예요!”하현이 평소에 도끼파 본거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이해나는 만약 이대로 계속 하현을 찾지 못한다면 설은아를 찾아 추궁하면 분명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설은아를 찾아가 하현이 있는 곳을 알기만 한다면 당장 하현을 죽일 수 있다고 여겼다.“말귀 못 알아들었어요?”설은아는 추상같은 얼굴로 호통쳤다.“여기는 무성 황금 회사예요!”“잘 들어요. 우리 회사는 당신들 같은 사람을 환영하지 않습니다!”“퍽!”설은아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이해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와 설은아의 얼굴에 따귀를 올렸다.설은아는 끙끙거리며 뒤로 물러섰다.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들어 올린 설은아의 얼굴에 손자국이 선명하게 도드라졌다.이해나는 오른손을 만지작거리며 거만하게 말했다.“허! 설은아. 당신이 뭔데 이래?”“당신이 우리 인도상회와 싸울 능력이나 된다고 생각해?”“어서 무릎 꿇어!”“하현한테 전화해서 당장 이리로 오라고 해!”“그가 오지 않으면 당신은 영원히 이대로 무릎 꿇고 일어나지 못할 거야!”이해나의 눈동자에 한기가 가득 서려 있었다.어젯밤의 일로 샤르마 커와 차현은 화가 잔뜩 올라 있었다.만약 이해나가 이 일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결말도 비참해질 수밖에 없다.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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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8장

설은아는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이를 악물었다.“절대 무릎 꿇지 않을 거야...”“퍽!”이해나는 손을 뒤로 힘껏 젖힌 뒤 설은아의 반대편 뺨을 때렸다.그러고 난 뒤 오른손으로 설은아의 머리채를 잡아 책상 위에 이마를 세게 내리쳤다.설은아는 눈앞이 어질어질해서 하마터면 까무러칠 뻔했다.그녀는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였다.어디서 이런 대접을 받아보았겠는가?무성 사람들의 거친 손버릇에 그녀는 만신창이가 될 지경이었다.“퍽퍽퍽!”설은아의 뒤에 있던 여자들이 이번에는 번갈아가며 설은아의 무릎을 걷어차서 억지로 그녀의 무릎을 꿇렸다.설은아의 얼굴은 피범벅이 되었고 머리카락은 어지러이 춤을 추었다.그야말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이해나는 팔짱을 끼고 설은아에게 다가와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야, 네 성격이 그렇게 강직해?”“아직도 무릎 못 꿇겠어?”이해나의 말을 듣고 그녀 뒤에 있던 몇 명 여자들은 기뻐 어쩔 줄을 모르는 표정으로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예쁘고 흠잡을 데 없는 설은아에게 은근한 질투심을 느꼈었는데 이해나에게 당하고 있는 꼴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한 모양이었다.설은아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당신들 가만두지 않을 거야!”“어머! 이 악물고 복수하겠다는 거야?”이해나는 음흉하고 잔인한 여자였다.“자, 이 여자의 더러운 입을 갈기갈기 찢어버려!”이해나의 명령에 옆에 있던 여자들은 달려 나와 설은아의 얼굴을 마구잡이로 때렸다.여자들은 피를 본 승냥이들처럼 흥분한 눈동자로 설은아를 죽일 듯이 때리며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설은아는 발버둥을 치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지만 여자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감당하지 못할 고통에도 설은아는 이를 악물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며 비명 하나 지르지 않았다.“풀썩!”얼마 지나지 않아 설은아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쓰러졌다....하현이 이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미 저녁 8시가 지난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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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9장

하현의 시선이 설유아에게로 향했다.“은아를 이렇게 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샤르마 커야?”병원으로 오는 길에 하현은 상황을 대충 파악했다.처음에는 용천오의 짓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용천오는 자신이 용문 집법당 당주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할 리가 없었다.그래서 하현은 인도인들 무리에 의심의 화살을 겨누고 있었다.하현의 눈에는 분노가 들끓었다.여기는 분명 대하 땅이다.그런데 인도인들이 어떻게 이렇게 함부로 행동할 수 있단 말인가?온당치도 않을 뿐더러 절대 좌시할 수 없는 일이다.“샤르마 커 일당들이에요.”설유아는 죄를 지은 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회사 CCTV가 다 망가져 있었고 직원들은 나서서 증언할 엄두도 못 내고 있어서 범인을 특정할 수도 체포할 수도 없는 지경이에요.”“범인을 잡는다고 해도 그들은 인도인이라 외교 면책권이 있어서 경찰들도 함부로 나서지 않으려고 할 거구요.”설유아의 말에 최희정은 냉소를 금치 못하며 말했다.“자네 유능하잖아?”“거침없이 행동할 땐 언제고?”“지금 자네 여자가 맞았는다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거야?”“아니 그렇게 능력이 있는 것처럼 굴더니! 지금 당장이라도 가서 그놈들 밟아 죽여야지, 안 그래?!”“얼른 밟아 죽여야 이 일이 끝나지!”하현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늦어도 내일까지는 꼭 되돌려 줄 겁니다. 은아가 당한 거 몇 배로 되돌려 줄 거라고요.”“퍽!”바로 그때 응급실 문이 열리며 루돌프 일행이 걸어 나왔다.맨 앞에 나온 루돌프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최희정은 제일 먼저 달려가 한껏 공손한 자세로 물었다.“의사 선생님, 내 딸은 좀 어떻습니까?”비록 그녀는 언제나 이기적이었지만 돈줄인 설은아가 이 지경이 되자 걱정은 되는 모양이었다.루돌프는 하현을 한 번 힐끔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환자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연조직에 많은 상처를 입었고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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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0장

찬바람이 쌩쌩 부는 표정으로 이해인이 다가와 말했다.“여기는 병원이지 청과시장이 아닙니다!’”“아무나 와서 자신을 의사라 칭하며 치료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구요!”“혹시라도 잘못되면 누가 책임집니까?”“게다가 이 환자 수납은 했나요?”“피부터 뽑고 검사하고 치료할 것이 아니라 수납부터 하고 난 다음에 치료를 시작했어야죠!”“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앞으로 누가 우리 병원에 와서 돈부터 내려고 하겠어요?”“응급실 사용료로 이천만 원을 내면 이번만은 특별히 수술해 드리죠!”“당신들이 우리 병원의 규율을 어긴 덕에 우리가 얼마나 손실이 난 줄 아세요?”이해인은 기세등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예쁜 여자 간호사 몇 명과 경호원들도 덩달아 험상궂은 표정이 되었다.사람은 루돌프가 구했지만 그들의 눈에 루돌프는 규율을 어긴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듯했다.이것이 바로 병원 측이 루돌프 일행을 쫓아낸 이유였다.설유아는 안색이 울그락불그락했다.“내 언니의 부상이 심각했어요. 당신들이 사람을 구하지 않겠다면 그만이지 루돌프 선생님이 사람을 구하러 온 것 가지고 이렇게 트집을 잡을 필요는 없잖아요?”“이래도 백의의 천사라고 할 수 있어요? 당신들은 의료인으로서 양심도 없어요?”“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이해인이 사나운 얼굴로 달려들었다.“우리 병원은 엄연한 규율이 있어요. 돈만 있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구요!”“제대로 정산하지 않으면 절대 여기서 나갈 수 없어요!”“똑똑히 들어요!”“지금 검사비 이천만 원을 내든지 아니면 당장 여기서 꺼져요!”“돈도 안 주고 우리 병원에서 드러눕겠다?”“그게 무슨 거지 같은 생각이에요?”설유아는 눈을 희번덕이며 분노했다.“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요?”“당신들 고소할 거예요!”고소?!이 말을 들은 몇몇 간호사와 경호원들은 실소를 터뜨리며 하나같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이 병원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원장에서부터 경호원들까지 돈을 밝히는 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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