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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2931 - Chapter 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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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1장

”탕!”총알 한 발이 하구천의 복부에 떨어졌다.엄청난 충격으로 하구천의 몸이 튀어나와 한쪽 면의 유리에 세게 부딪혔다.유리는 거미줄 같은 균열을 드러내며 산산조각이 났다.다음 순간 하구천의 몸이 땅에 떨어지며 ‘윽'하고 외마디 소리가 터져 나왔다.순간 그는 피를 뿜어내며 낯빛이 극도로 일그러졌다.이걸윤의 행동이 너무나 급작스러워서 아무리 하구천이라고 할지라도 막을 수가 없었다.하구천은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상처에서 피가 솟구쳤다.“이 소주!”항도 하 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혼비백산한 채 놀라서 달려나와 하구천의 앞을 가로막았다.“이 씨 이 개자식! 우리 도련님은 당신을 위해 생사를 걸고 있는데 당신은 감히 등 뒤에 칼을 꽂다니!”몇몇 사람들은 얼른 구급상자를 열어 연신 소리쳤다.“얼른 처치해! 얼른 처치해서 병원으로 가야 해!”순간 카지노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항도 하 씨 가문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도 모두 정신이 혼미해졌다.성전 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이걸윤은 분명 하구천이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형제라고 외쳤다.그런데 왜 갑자기 방아쇠를 당긴 것일까?설마 총알이 잘못 날아든 것이었을까?처치를 마친 하구천은 들고 있던 알약을 얼른 삼켰고 그러자 창백한 그의 안색이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했다.그는 앞을 가로막고 있던 호위대를 밀어내고는 일그러진 얼굴로 이걸윤을 노려보았다.“이 소주, 당신 지금 이게 무슨 뜻이야?”형제가 서로 으르렁대는 모습을 보던 하현은 웃으며 손을 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손짓을 했다.개가 악에 받혀 으르렁대고 있는 순간인데 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장면인가?굳이 여기에 끼어들 필요가 있겠는가!심지어 하현은 자신들의 일행을 이끌고 4, 5미터 정도 뒤로 물러나 두 형제들에게 싸울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무슨 뜻이냐고?”이걸윤은 냉소를 지으며 하구천을 쳐다보았다.“나랑 당신이 의형제라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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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2장

”이걸윤, 당신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하 씨 이놈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거냐고?”“내가 항성으로 불러들인 게 당신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서라고?”“무슨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하고 있어?!”“당신은 전신이야!”“누가 당신을 함정에 빠뜨릴 수 있겠어?”하구천은 거의 피를 토할 듯 소리쳤다.“이걸윤, 당신은 쓸모없는 인간이었어!”“오죽했으면 6년 전 이곳에서 사람들한테 쫓겨나듯이 항성을 떠났겠어!”“당신이 이렇게 금의환향하게 된 건 다 내 덕분이라고!”이걸윤은 싸늘한 눈빛으로 하구천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무리 뭐라고 떠들어대도 당신이 날 함정에 빠뜨리려 했다는 사실을 숨길 수는 없어.”“게다가 지금 당신은 전신의 명성을 더럽히고 있어.”“당신이 이렇게 하는 것은 성전 기사단을 더럽히고 노국을 더럽히는 짓이야!”“아무리 왕법이 당신을 용서한다고 해도 난 당신을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러자 이걸윤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손을 번쩍 들었다.“어서 저놈을 쳐! 내 말 못 들었어?”“다 귀가 먹은 거야?”“죽여!”말이 떨어지자마자 이걸윤은 들고 있던 총을 다시 들어 그대로 전방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조심하세요!”몇몇 항도 하 씨 가문 호위대들이 순식간에 몸을 날려 하구천의 앞을 막았다.총알이 사방에서 날아들었고 호위대들은 모두 총알받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하구천의 앞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눈앞에서 섬뜩한 광경이 펼쳐지자 하구천의 눈동자가 움츠러들었다.“당신 정말 죽고 싶어?” 하구천은 화가 끓어올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이걸윤을 죽이려고 발걸음을 내디디려고 했으나 호위대가 그를 막고 섰다.“도련님, 지금 도련님은 다친 상태입니다. 그는 전신입니다. 도련님이 나설 상대가 아닙니다.”“우선 도련님은 여기를 벗어나십시오!”“항도 하 씨 가문이 온전해야 우리가 삽니다. 여기를 떠나기만 한다면 누가 도련님을 건드리겠습니다!”“도련님은 도자기 같은 존재이십니다. 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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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3장

하구천이 창문을 뛰쳐나온 순간 이미 성전 기사들이 몰려왔다.그들의 손에 든 총기는 항도 하 씨 가문 호위대의 손에 있는 것보다 더 많았다.머지않아 성전 기사들은 호위대를 짓눌러 무너뜨릴 태세였다.그러나 호위대들은 하구천이 떠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텼다.군중 속에서 최영하는 얼른 일어나 하현을 보고 하구천을 지금 잡을 것인지 말 것인지 물었다.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오늘 밤 그가 움직이지 않으면 승리는 그의 몫이다.그러나 움직이면 자신에게 무리가 될 수도 있었다.그래서 지금은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현은 생각한 것이다.“웅!”잠시 후 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하구천은 대구 엔터테인먼트를 성공적으로 탈출하여 자신의 전용 좌석에 앉은 것이 분명했다.“이걸윤, 하현. 오늘 밤 일, 내가 똑똑히 기억하겠어!”살의에 가득 찬 하구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하구천, 난 당신을 건드린 적이 없어. 원한이 있으면 정정당당하게 덤비는 되는 거야.”“당신이 머릿속으로 머리를 굴린 뒤에 날 건드린다면 나도 정당방위를 할 수밖에 없잖아.”하현의 말을 듣고 차에 있던 하구천은 하마터면 피를 뿜을 뻔했다.하현이 그의 속을 꿰뚫어 보듯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분명 하구천은 이걸윤 그 망나니에게 손을 쓰라고 부추겼는데 이런 결과가 되다니!도저히 하구천은 인정할 수 없었다.“개자식! 감히 도망을 치다니!”이걸윤의 안색이 확 변했다.하구천을 그냥 떠나보내면 하현이 따로 자신에게 손을 쓰지 않아도 자신이 곤란해진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이걸윤이었다.그는 지금 항도 하 씨 가문 호위대도 아랑곳하지 않고 곁에 남은 십여 명의 성전 기사들을 데리고 창가로 돌진한 후 모든 전력을 동원해 하구천을 향해 무자비하게 사격을 가했다.“탕탕탕탕!”총알이 빗발쳤으나 하구천의 운전사는 이미 멀리 차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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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4장

이걸윤은 안색이 확 변하며 입을 열었다.“하현, 내 부하들이 하구천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잘 알잖아?”“내가 직접 나서지 않고서는 하구천을 죽일 수 없어!”하현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덤덤하게 말했다.“그건 내가 알 바 아니지.”“내가 말했잖아, 당신이 당신의 의형제를 죽일 수 있다면 난 당신을 죽이지 않겠다고.”“그런데 지금 당신이 그를 죽일 수도 없는데 여길 이렇게 떠나려고 한다면 그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지.”“당신은 여기서 매복할 인력을 배치하거나 전화를 걸어 병력을 파견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어.”“당신이 능력만 있다면 여기서 당신이 뭘 하든 난 막지 않을 거야.”“단 한 가지, 당신은 여기서 한 발자국도 떠날 수 없어.”“만약 떠나려고 한다면 내 부하들의 총이 당신의 심장에 꽂힐 거야. 그때 가서 날 탓하지 마.”“얼토당토않은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두는 게 좋을 거야, 이걸윤.”“내 앞에서는 아무 소용없으니까.”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것 같은 하현의 얼굴을 보며 이걸윤은 차가운 표정으로 손에 들고 있던 총구를 들어 올려 전방을 향해 겨누었다.그러나 그는 곧 다시 총구를 내려놓아야 했다.그가 총구를 앞으로 향하자 수십 개의 총구멍이 자신의 이마를 겨냥했기 때문이다.그가 만약 하지 말아야 할 동작을 했으면 아마 선 채로 저세상 문턱을 넘었을 것이다.전쟁의 신이라도 이렇게 많은 총부리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게다가 최면에 힘을 쏟느라 이미 자신의 평소 실력의 반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상태가 되었다.망했다!이런 생각이 이걸윤의 마음속에서 슬슬 똬리를 틀었다.그는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엄청난 아우라를 뿜으며 항성과 도성에 금의환향한 그였다.하지만 오늘 밤 그가 저지른 실수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다.그는 졌다.이미 판을 뒤집을 능력을 상실한 패잔병이 된 것이다.하현 이놈은 앞에서 사람을 죽일 뿐만 아니라 뒤에서 사람을 부추겼다.지금 그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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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5장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급할 거 없어. 지금 가장 그를 원하는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하구천이야.”“그렇다면 우리가 왜 하구천한테 이로운 일을 하는 겁니까?”“남겨두면 골칫거리나 되지 않겠습니까?”최문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그런데 이놈 만만치가 않네요.”“우리한테 잡힌 후 연신 비아냥거리고 있어요. 우리는 그를 어찌할 수 없다고 하면서 아무리 애를 써도 자신을 내보낼 수밖에 없을 거라고 했어요.”“정말 대장님의 명령이 없었더라면 이미 형틀에 매달았을 거예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도 나름에는 전신인데 보통의 형벌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잠시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행동은 그의 의지를 부추기는 꼴밖에 되지 않을 거야.”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이걸윤은 인간쓰레기이지만 인간쓰레기도 남다른 데가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그를 파멸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굴복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그래도 방법이 있어.”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최문성에게 가까이 오라며 손짓한 뒤 말했다.최문성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지시대로 일을 처리하기 위해 바람같이 사라졌다.“하현, 방금 문성이한테 뭐라고 한 거야?”최영하가 의아해하는 눈빛으로 물었다.“방금 말했잖아. 아무리 용전 항도라고 해도 이걸윤 같은 사람의 마음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는 없어.”“가장 간단한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때가 있어.”하현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물론 효과가 있을지 어떨지는 며칠 후에 두고 봐야 알겠지만 말이야. 이런 건 발설해 버리면 효과가 떨어져.”하현은 옅은 미소를 띠며 찻잔을 들고 하수진을 바라보았다.“그건 그렇고, 약혼 취소된 거 미리 축하해.”“하지만 하구천이 이대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어.”“오늘 밤 그는 큰 손실을 입었어. 비록 항도 하 씨 가문이 그걸 핑계로 날 괴롭힐 수는 없겠지만 하구천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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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6장

하수진과 최영하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겨 있던 시각.항성 빅토리아 항 작은 꽃집 안에는 하백진이 메스를 사용해 하구천의 등에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납탄을 한 발 꺼냈다.그런 다음 하구천의 상처를 조심스럽게 꿰매고 상처를 아무는 약을 발라 처치를 마무리했다.하구천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렸지만 눈가에 가득히 맺힌 원한은 그에게 이를 악물게 만들었다.그는 싸늘한 표정으로 원통해하며 말했다.“개자식!”“감히 나한테!”“그가 감히 이걸윤한테 날 죽이라고 명령해?”“간덩이가 부어도 한참 부었군!”맞은편에 있던 하문성은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 PC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태블릿 PC에서 그가 보던 것은 방금 하구천이 이걸윤에게 습격당하는 장면이었다.“아니, 이걸윤 그놈은 머리가 나빠진 거야? 원래 나쁜 거야?”“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분간도 못 해?”“하현 그 개자식 말 몇 마디에 널 공격해?”“노국을 등에 업었다고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이 감히 제깟 놈을 죽이지 못할 거라 생각하나 보지?”하문성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하구천의 부상이 안타까웠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초조해 미칠 지경이었다.이걸윤이 이미 하현의 손에 넘어갔으니 약속대로라면 하수진과의 약혼도 당연히 물 건너 간 꼴이 되었다.하구천은 이걸윤이라는 의형제의 손에 총을 맞고 피를 흘렸다.이걸윤을 당당하게 금의환향시켰는데 정작 하구천은 조금도 이득을 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제 발등을 찍은 꼴이 된 것이다.가장 중요한 건 하현과 하수진 둘 다 하구천을 직접 공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하문준이 하현의 뒤를 받치고 있는 상황에서 하구천이 떳떳하게 복수할 방법이 없다.그래서 늘 지극히 이성적이라고 자랑하던 하문성조차도 지금 화가 나서 안절부절못하는 것이었다.하구천은 이를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통증과 원망 때문에 이성을 잃을 지경이라 무슨 말도 하기 싫었다.“오빠, 너무 화내지 마. 이 일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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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7장

하문성과 하백진이 신중하게 머리를 맞대고 있을 즈음 항성에 불어닥치고 있는 회오리 속에 어두컴컴하게 불을 밝힌 가든 별장에 불청객이 몰려왔다.삼엄했던 주변 경비는 비바람 때문에 다소 느슨해져 있었다.가든 별장 본관 건물에는 이따금 사람 그림자가 왔다갔다할 뿐 고요하게 밤이 깊어 가고 있었다.이들 사람 그림자는 모두 가든 별장 경호원들의 것이었다.대다수의 정예 경호원들은 하문준과 함께 떠난 상황이어서 이곳에 남은 경호원은 그리 많지 않았다.이때 어둑어둑한 불빛 아래 기사복을 입은 한 줄기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모습을 드러내었다.그는 손에 든 총구의 방아쇠를 소리 없이 당겨 감시 카메라 몇 개를 무력화하는 데 모두 성공했다.이후 그는 별장을 한 바퀴 빙 돌며 경호원이 몇 명 정도가 있는지 확인한 후 신호를 보냈다.잠시 후 기사복을 입은 십여 명의 대하계 성전 기사들이 나타났고 그들은 모두 서양 검을 손에 쥔 채 싸늘한 표정으로 건물 가까이 다가갔다.그들은 아주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접근해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올라가!”다시 한번 상황을 확인한 뒤 선두에 선 혼혈 기사는 눈동자에 핏발이 선 채 뒤따르는 무리에게 지시했다.이 사람은 노국 황실 넷째 공주의 최측근 기사, 로자크이다.과거에 그는 성전 기사단 부단장으로 유라시아 전쟁에 나가 혁혁한 공을 세운 바 있다.하지만 나중에 대하 총교관에게 놀라 주저앉은 뒤로는 더 이상 실력도 지위도 향상되지 못했다고 한다.은퇴 후 넷째 공주가 보디가드로 그를 불러들여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하지만 지금 그는 총교관에게 놀라 뒤로 나자빠졌을 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누구보다 의기양양했다.그의 눈에 이 극동의 국제도시는 그가 다시 일어설 희망의 보이는 곳이었다.항성을 발아래 놓을 수만 있다면 아마 지난날 수치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잠시 눈을 가늘게 뜨고 본관 건물을 바라보던 로자크는 냉랭한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계획대로 당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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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8장

항도 하 씨 가문 친위대들의 손에 들려 있던 적외선 조준기가 일제히 로자크의 등에 떨어졌다.모든 성전 기사들에게는 적어도 네다섯 개의 붉은 점이 꽂혀 있었다.살벌한 얼굴로 돌진했던 성전 기사들은 하나같이 뻣뻣하게 몸이 굳어 버렸고 그 자리에 선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이 붉은 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이 쓸데없는 행동을 해서 상대방이 방아쇠를 당긴다면 어떻게 되는지 그 결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성전 기사들 중 어떤 이는 감히 항도 하 씨 호위대가 자신들에게 손을 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는 몸을 굴리더니 당난영 쪽으로 달려들어 그녀를 잡으려고 했다.“퓽퓽퓽퓽!”작고 날렵한 소리가 나면서 수많은 총알이 쏟아져 나왔고 방금 굴러 나온 사람은 그대로 온몸에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이를 지켜보던 로자크는 눈앞에서 성전 기사의 몸이 너덜너덜해지는 것을 보고 이마에 식은땀을 흘렸다.피비린내가 코를 찌르며 진동했고 분위기는 더욱 무겁게 가라앉았다.로자크 일행은 간담이 서늘해졌고 등골이 오싹했다.“산 지 얼마 안 되는 카펫인데 이렇게 더러워져 버렸군.”당난영은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을 살짝 내려놓았다.이어 눈꼬리를 가늘게 뽑은 채 로자크 일행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이제야 오셨군.”“밤늦게 깨어 있다는 게 여자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 모르나 봐.”“만약 당신들이 너무 늦게 온 탓에 오늘 밤 내 휴식이 방해를 받았다면 어떻게 책임질 거야?”당난영의 말은 마치 이웃의 행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가벼웠다.하지만 그녀의 말에 로자크 일행은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느낌이었다.주위에는 항도 하 씨 가문 정예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로자크의 눈꺼풀이 계속 떨렸다.잠시 후 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부인, 제가 부인을 얕잡아 봤군요!”“당신을 향한 하 문주의 마음이 이렇게 깊을 줄은 몰랐습니다. 문주 친위대를 부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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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9장

”당신네 넷째 공주는 비록 황실의 변두리에 불과한 사람이지만 독한 사람이라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이걸윤을 손에서 놓치는 순간 거리낌없이 공격하고 나섰으니 말이야.”“하지만 그녀는 하현을 만났지 뭐야.”당난영의 말속에 하현을 향한 신임이 가득 묻어났다.그녀는 마치 장모가 사위를 칭찬하듯 흐뭇해하는 것 같았다.로자크는 당난영이 하는 말을 듣고 점점 더 얼굴이 일그러졌다.그가 이번에 움직인 시간은 고작 삼십 분에 불과했다.모든 것이 임시로 결정되었고 신의 한 수라고 칭할 정도로 의기양양했었다.그런데 뜻밖에도 하현 그놈한테 이렇게 당하다니!심지어 이것은 하현 그놈이 일부러 함정을 파놓고 기다린 것이었다.뼈아픈 실책이었고 상처였다.순간 로자크의 심장이 벌렁거렸다.유라시아 전장 이후로 처음 느끼는 고통이었다.혼혈인 로자크의 얼굴에는 동양의 나라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로 가득 차올라 손에 든 총조차 제대로 잡고 있을 수 없었다.“당신들이 들고 있는 거 다 내려놔.”당난영이 위엄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난 나이가 많고 불가의 뜻을 따르기 때문에 사람을 잘 죽이지는 않아.”“하지만 사람을 잘 죽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람을 아예 죽이지 못하는 건 아니야.”“어차피 당신들도 날 죽이러 왔잖아, 안 그래?”“나와 껄끄러운 상대라면 몇 명을 죽인들 아무 상관없어.”“어차피 카펫도 더러워졌고.”당난영의 말이 떨어지자 수십 명의 항도 하 씨 친위대가 총을 들고 살벌하게 로자크 일행을 향해 겨누었다.로자크의 얼굴에는 자신이 이미 실패했다는 것을 통감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하지만 혼혈이자 반쪽짜리지만 서양인이라는 자부심 때문에 쉽사리 체면을 내려놓고 항복하지 못했다.“탕!”당난영은 그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바로 손짓을 했다.순간 총알이 날아와 불을 내뿜었고 뛰어오르려던 성전 기사 두 명을 쓰러뜨렸다.“항복! 항복합니다!”“항복!”눈앞에서 총알이 빗발치자 로자크는 그제야 무릎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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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0장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빌어요!”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무릎만 꿇으면 사람들을 내놓겠습니다...”무릎을 꿇어?!빌어?!이 말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였다.하현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던 화풍성, 강학연 등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이게 무슨 상황인가?!도대체 하현이 지금 뭐라고 말하는 것인가?넷째 공주에게 감히 무릎을 꿇으라고 하다니!?노국은 일찍이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었음을 모른단 말인가!비록 평생 왕위와 인연이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노국 황실 4순위 후계자라면 보통 사람들이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신분이었다!평소에도 노국을 대표해 여러 나라와 지역을 방문해 매번 국가 원수급 대우를 받아온 넷째 공주였다.위로는 귀족들부터 아래로는 모든 시민들까지 그녀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심지어 넷째 공주와 몇 마디 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읍소를 하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모두들 넷째 공주에게 실수로라도 미움을 사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그녀에게 미움을 산다는 것은 곧 노국의 노여움을 산다는 얘기였기 때문이다.그런데 지금 하현이 넷째 공주에게 무릎을 꿇고 빌라고?이건 이미 도발의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그야말로 노국을 멸시하는 행위였다.넷째 공주는 아무리 많은 풍파를 겪었어도 자신이 이런 상황을 맞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녀는 하현이 공손하게 나오든 단호하게 나오든 그에 상응하는 해결책을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었다.그러나 하현이 무릎을 꿇고 빌라고 할 줄은 정말 몰랐던 것이다.미친 게 아니고서야 절대 내뱉을 수 없는 말이었다.넷째 공주는 잠시 정신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하 씨, 방금 뭐라고 했지?”“무릎을 꿇고 빌라고 했습니다!”하현의 표정은 여전히 단호했고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대하에서 대하 말도 못 알아들으십니까?”“못 알아들었으면 그만 나가 주시죠.”“대하 말부터 배우고 다시 얘기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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