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민과 하민석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용인서와 같은 거물에게 그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사과하지 않으려면 지원병을 요청해 보든지.”용인서는 정교한 실크 스카프를 꺼내 손가락을 닦으면서 가볍게 입을 열었다. “곽씨 집안과 이씨 집안이 이 일들을 해결해 줄 지 한 번 봐봐.”곽영민과 하민석은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개뿔! 하 세자를 밟는데 정말 오랜 시간을 투자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 집안 식구들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겠는가? 가족에게 이 일이 전해지느니 차라리 목 매달고 죽는 게 나을 것이다. 그들은 정말 달갑지 않았다! 이렇게 많이 준비하고 이렇게 많은 후수를 두었는데도 결국 이런 꼴을 당하다니?오늘 하현 하 세자를 짓밟아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사과를 해야 한다니, 그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여태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용인서는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이었다. “스스로 여기서 죽을래? 아니면 내가 직접 항성으로 돌려 보내줄까?”맞은편에서 용인서의 압박에 곽영민은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지만, 그는 하현 앞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하현, 죄송해요.”하민석도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앞으로 나가 말했다. “세자, 죄송합니다.”“죄송해?”하현이 담담하게 웃었다. “미안하지만, 무릎을 꿇지 않는 사과는 받을 수가 없어.” 곽영민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씨, 너 시비를 가릴 줄 모르는 구나. 너무 기어오르지 마!”서희진도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하현, 곽 도련님과 하 도련님이 이미 사과했잖아. 또 뭘 어떻게 하라고?”“사과?”하현이 냉소를 터뜨렸다. “누가 미안하다고 하면 내가 꼭 받아 줘야 하나?”“하민석, 너 내 성격 알잖아. 너는 지금 분명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잘 알 텐데?”하민석은 안색이 변했고 결국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큰 형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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