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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Kabanata 1681 - Kabanata 1690

1831 Kabanata

제1681화 세월이 앗아갈 수 없는 애인

‘왜 전화기가 꺼져있지?’몇 번 더 건 전화가 여전히 꺼져있자 상군묵은 불안한 듯 날카로운 눈살을 찌푸렸다. 결혼할 때 분명 그녀를 믿겠다고, 믿음을 주겠다고 했는데 현재의 모든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내일이면 깨어날 꿈만 같다는 불안감이 치밀었다.그녀가 다시 그를 버릴까 봐, 그의 세상에서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먼저 식사하시는 게 어떠십니까?”비서의 말이 들려오고 나서야 상군묵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키를 집어 들었다.“오후 일정 뒤로 미뤄줘. 나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네.”…….상군묵은 그 길로 바로 호텔로 향했다. 그러고는 호텔에 도착하기 바쁘게 묵고 있던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여보.”하지만 침대 위와 방안 곳곳에 육화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어디 갔지?’밀려오는 불안감에 임불염이 있는 방으로 향했더니 그를 본 임불염은 적잖히 놀란 듯했다.“임묵, 일하러 가지 않았어? 왜 다시 돌아왔어?”그는 상대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먼저 방 안쪽을 살펴봤다. 엽엽이와 월월이가 안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나마 불안하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누나, 화화 나갔어요?”“응, 어머니가 왔다고 보러 간다고 했어. 염엽이도 나한테 맡기고 가서 월월이랑 놀게 한 거고.”‘뭐? 장모님이 왔다고?’육화가 자기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에 그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왜 그래? 화화가 나가기 전에 말하지 않았어?”“말 안 했어요. 요즘 제가 일찍 나갔다가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말할 시간이 없었나 봐요.”고개를 저으며 시무룩해서 말하는 상군묵의 반응에 임불염은 피식 웃었다.“뭐야? 불안해서 그래?”“뭐가요?”“뭐긴, 화화가 없는 걸 보고 이렇게 득달같이 달려왔으면서. 와이프한테 너무 집착하는 거 아니야?”아예 입을 막으며 키득대는 누나의 반응에 상군묵은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누나, 그럼 엽엽이 잘 맡아줘요. 저 화화 찾으러 갔다 올게요.”‘아무리 그래도 장모님이 왔는데 사위로써 제대로 대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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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2화 바보

기억을 되찾은 육화가 천천히 눈을 뜨자 하서관이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화화야, 괜찮아? 지금 어떤 것 같아?”“엄마, 저 괜찮아요. 모든 게 다 기억났어요.”“그럼 됐어.”“엄마, 우리 돌아가요. 우리 엽엽이 보여줄게요. 엽엽이도 외할머니 보고 싶다고 난리였거든요.”“마침 잘됐네. 나도 우리 엽엽이 보고 싶던 참이었는데.”잠깐 대화를 나누던 두 모녀는 끝내 자리에서 일어나 진료실을 나섰다. 하지만 문손잡이를 잡기도 전에 문이 확 열리더니 찬 바람이 안으로 흘러들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상군묵이 서 있었다. 그를 본 육화는 놀란 듯 눈을 깜빡였다.“여보, 여긴 어떻게 왔어? 회사에 있을 시간 아니야?”그녀는 상군묵이 갑자기 이곳에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상군묵은 대답 대신 그녀를 힐끗 쳐다보다가 하서관에게로 눈길을 돌리며 공손한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어머님, 올 때 미리 말씀하셨으면 제가 사람들 보냈을 텐데 왜 말씀하시지 않으셨어요?”“자네가 많이 바쁘다고 해서 방해될까 봐 그랬지. 한집 식구끼리 그렇게 내외할 거 없어.”“네, 어머님. 제가 레스토랑 예약했는데 같이 식사나 하시죠.”하서관은 그의 말에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물건을 두고 왔다는 걸 발견하고는 이내 몸을 틀었다.“두 사람 여기서 나 잠깐만 기다려. 뭘 좀 두고 와서.”육화는 엄마가 자리를 피하자마자 상군묵을 바라보더니 그의 팔을 와락 끌어안았다.“여보.”그녀는 애교부리고 싶었고 서러움을 모두 토로하고 싶었다.그런데 상군묵은 오히려 손을 뻗어 그녀를 밀어냈다.“나한테 손대지마.”그의 말에 육화는 그 자리에 뻣뻣하게 굳어버렸다.‘왜 이러지?’“여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아침에는 괜찮았잖아.”그녀는 눈앞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분명 아침에 헤어질 때 다정했었는데 지금은 찬 바람이 쌩쌩 불고 있으니.하지만 상군묵은 여전히 이를 꽉 악물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어머님이 오셨다는 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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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3화 그가 모르는 과거

“나 이따 수술 잡혀서 밥은 됐네.”하서관이 시간을 확인하더니 이내 거절했다.“어머님, 식사 한 끼 하는 데 시간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이에 상군묵은 그녀를 설득하려 했지만 하서관은 여전히 싱긋 웃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다음에 식사해. 앞으로 기회는 많으니까. 내 차 안에 엽엽이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 있으니 자네가 나 대신 전해주게.”“그래요.”상군묵은 끝내 하서관의 의견에 따르며 그녀를 따라갔다.그때 육화가 입을 열었다.“엄마, 저도 같이 가요.”하서관은 육화를 힐끗 바라봤다.“화화야, 넌 방금 최면 수술도 했으니 가서 휴식해.”최면 수술이라는 네 글자를 듣는 순간 상군묵의 몸은 뻣뻣하게 굳어버렸다.그때 옆에 있던 육화가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자기야, 그럼 난 여기서 기다릴 테니 다녀와.”하서관을 따라 주차장으로 향하던 상군묵은 육화와 멀어지자 이내 물었다.“어머님, 화화가 최면 수술했다는 거 무슨 말이에요?”그는 이런 소식을 분명 전해 들은 적이 없는데 말이다.그때 하서관이 가던 걸음을 멈췄다.“사실 화화가 3년 전 기억을 잃었네. 그래서 오늘 최면을 이용해 기억을 되찾는 수술을 진행했지.”‘기억을 잃었었다고?’상군묵은 넋을 잃은 채 하서관을 바라봤다. 사실 위층에 있을 때부터 그는 장모님이 자기를 일부러 육화와 떨어트려 이곳으로 데려왔다는 걸 눈치챘다. 그때부터 상군묵은 장모님이 자기한테 무슨 할 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생각이 더욱 확실해졌다. 그가 너무나도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자네 혹시 화화가 기억을 잃었다는 걸 몰랐나?”상군묵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화화가 기억을 잃었다고는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그렇다면 지난 3년 호화가 자네 앞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도 모르겠군. 화화가 왜 그렇게 모질게 자네와 자기 아들 엽엽이를 버려두고 사라졌다고 생각하나?”하서관의 말에 상군묵은 꾹 다물고 있던 입술을 천천히 열었다.“어머님, 저 솔직히 화화가 저를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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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4화 딸 임신 계획

그 이야기를 다 들은 상군묵은 눈동자가 심하게 축소되었다. 그는 순간 자기의 귀를 의심했다.갑작스럽게 알게 된 진실은 그가 알고 있던 모든 걸 뒤집어 버렸다. 그는 육화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아 지금껏 계속 그를 버렸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그녀를 미워했다.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그는 틀리다 못해 너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화화는 그동안 계속 자네를 사랑했네. 그것도 진심으로.”…….육화는 혼자서 한참 동안 상군묵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한참 뒤 나타난 상군묵은 눈시울이 붉어 있었다.“여보, 왜 그래?”그를 보는 순간 육화는 그의 기분이 떠날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걸 눈치챘다.‘엄마가 설마 뭐라고 했나?’그녀가 속으로 온갖 추측을 하고 있을 그때 상군묵이 소파에 앉은 그녀 앞으로 다가오더니 무릎 한쪽을 꿇은 채로 바닥에 쪼그렸다그의 반응에 육화는 초롱초롱한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넘쳐흘렀다.사랑스러운 그녀의 두 손을 맞잡은 상군묵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화화, 심혈을 채취할 때 많이 아팠지?”‘그 일을 알아버렸나?’육화는 순간 어머니가 모든 사실을 그에게 일러줬다는 걸 깨닫고는 고개를 저었다.“아니, 하나도 안 아팠어. 여기에 침을 꽂아 넣어 피를 조금 뽑아내는 거야. 흉터도 안 남았어.”자기의 심장을 가리키면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 가볍게 말하는 육화를 보자 상군목은 순간 목이 메어왔다. 이윽고 그가 입을 열고 말하는 순간 모래가 섞인 듯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미안해. 몰랐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 당신이 나 구해줄 때도 엽엽이를 낳았을 때도 심지어 당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것도 몰랐어. 난 그저 당신을 또 잃을까 봐 매일 불안 속에서 당신을 사랑하고, 원망하고 미워하고 생각하면서 주위를 떠나지 못했어.”어렵사리 토해내는 상군묵의 말에 육화의 눈시울은 어느새 붉어졌다. 그녀는 손을 뻗어 잘생긴 남자의 얼굴을 살포시 감쌌다. 솔직히 그녀는 상군묵의 얼굴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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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5화 예쁜 여자아이

오늘 염염은 웬 귀부인과 함께 온천에 놀러 왔다. 장한이 평소 곁에 없기에 그녀는 늘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야 했다.“사모님, 오늘 대위님은 왜 같이 안 왔어요?”“그이는 바빠서 시간이 없대요.”“시간이 없대도 이럴 때는 억지로라도 끌고 와야죠. 그리고 그 기회에 예쁜 비키니를 입은 모습도 보여주면 좋잖아요. 제가 오늘 엄청 예쁜 비키니를 가져왔는데 대위님도 보시면 사모님한테 반할걸요. 그렇게 또 침대까지 올라가는 거 아니겠습니까?”“그럼 제가 이따가 우리 그이하고 영상통화 해볼게요.”귀부인이 계속 윙크하며 꼬드기는 바람에 염염도 끝내 마음이 동했는지 대답했다.그런데 그때 고무공 하나가 갑자기 발 옆에 떨어져 주우려 하던 찰나 그녀의 위에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공 제 거예요. 저한테 줄 수 있어요?”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월월이었다.조금 전 공이 손에서 미끄러져 염염의 곁으로 튕겨 온 것이었다.염염은 귀여운 여자애를 보자 이내 눈을 반짝였다.“어디서 난 꼬마지? 너무 귀엽다. 어쩜 이렇게 예쁘지? 꼭 인형 같네.”그 소리에 다가온 귀부인도 월월을 보며 감탄을 자아냈다.“그러게요. 저도 여자애를 많이 봤었는데 이렇게 귀여운 애는 처음 보네요.”염염은 이내 월월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걸었다.“꼬마야, 혹시 혼자 왔어? 엄마 아빠는 어디 있어?”“엄마는 지금 외숙모랑 같이 있어요.”염염은 줄곧 장한과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기에 어린아이들을 무척 좋아한다. 때문에 사랑스러운 월월이를 보자 바로 좋아하게 되었다.그녀는 월월이와 대화를 더 나누고 싶었지만 때마침 엽엽이가 달려왔다.“월월아, 공 찾았어? 우리 가자.”“응, 그래.”공을 안고 떠나가는 월월이를 보자 염염은 마음이 허탈해졌다. 이윽고 자기도 이렇게 예쁜 딸을 낳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보아하니 사모님도 아이를 좋아하시네요. 대위님과 사모님 두 분 모두 젊으니 조금만 힘내면 아이 금방 가질 수 있을 거예요.”귀부인의 위로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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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6화 혼자 놀다

여자의 마음을 알 리 없는 상군묵은 그저 지금 이 순간 육화가 너무 귀엽다고만 생각했다. 그는 상대가 자기를 언제나 생각하는 게 마음에 들었다.이윽고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몸을 돌려 마주 보게 하고는 그녀의 빨간 입술에 입술을 눌렀다.“그럼 지금 자기한테 힘 다 쏟아부으면 되겠네. 그러면 잠시 뒤 그 여자들 볼 힘도 없을 거 아니야.”육화는 그의 말에 마음이 달콤했지만 애써 그를 밀어버렸다.“안 돼, 형님이 기다리셔.”“괜찮아. 누나도 우리가 요즘 둘째 만들려 한다는 거 다 알아.”“…….”‘어쩜 얼굴이 이렇게 두꺼워졌을까?’…….임불염이 수영복을 갈아입고 나왔을 때 육화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왜 이렇게 느리지?”의아함을 느낀 그녀는 곧바로 육화의 방 앞에 다가가 노크를 준비했다. 하지만 때마침 방안에서 간드러진 육화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자기, 너무 해…….”곧바로 동생이 들어갔다는 걸 알게 된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자리를 피했다.그러던 그때 엽엽이와 월월이가 쪼르르 달려오며 상군묵을 불러댔다.“아빠…… 옷 갈아입었어? 아빠…….”알고 보니 상군묵이 엽엽이를 데리고 옷을 갈아입으러 왔다가 방으로 들어간 뒤로 아들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린 거였다.임불염은 얼른 엽엽이의 입을 막으며 낮게 속삭였다.“쉿. 소리 내면 안 돼. 엄마랑 아빠가 방에서…… 중요한 일을 의논 중이니까 방해하면 안 돼. 알았지?”“엽엽이 오빠. 외삼촌과 외숙모가 무슨 일을 의논하고 있어?”월월이가 의아한 듯 끼어들었다.“아마도 내 여동생 만들어 주겠다고 의논하고 있을걸.”“어떻게 그렇게 확신해?”“왜냐하면 두 사람 매일 이 일에 대해 의논하시거든. 그때만 되면 나더러 혼자 놀라고 해.”“오빠 너무 불쌍해.”“괜찮아. 나도 이제 습관 됐어. 가끔은 내가 주워 온 애가 아닌지 의심될 때가 있다니까.”꼬맹이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임불염은 순간 얼굴이 달아올랐다. 하지만 동생네 부부의 일에 끼어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무엇보다 두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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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7화 품에 안기다

자신하고 있던 염염은 장한의 얼굴에서 놀라운 표정이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녀를 실망하게 했다. “당신이 기쁘다면 어디에서 놀든 상관 안 해.”그 어떤 표정 변화도 없이 내뱉은 딱딱한 말에 염염의 마음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금의 실망은 방금 전의 기대와 정비례했다. ‘매번 한다는 말이 고작 당신이 기쁘면 된다는 것 밖에 없다니.’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그녀는 딱딱한 목소리를 내뱉었다.“나 지금, 수원 온천에 와있어. 당신도 와서 같이 놀자.”“나 그럴 시간 없어. 혼자 놀아.”장한은 말하는 동시에 전화를 끊으려는 동작을 취했다.“전화 끊기만 해봐. 오늘 무조건 와. 안 그럼 화낼 거니까.”염염이의 잔소리가 잇따라 들려왔지만 무시한 채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엽엽이 오빠. 기다려.”전화기 너머로 앳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종료 버튼을 누르려던 장한의 손은 순간 그 자리에 멈춰버렸고 거의 동시에 그 목소리의 주인이 월월이라는 걸 알아차렸다.고개를 들어 본 순간 영상 너머로 역시나 월월이의 모습이 언뜻 지나가는 게 보였다.‘월월이도 수원 온천에 가 있다니.’“알았어. 기다려. 나 금방 갈 테니까.”장한은 말을 마친 뒤 곧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한편 염염은 그의 말을 듣는 순간 환희를 느꼈고 마음속으로 달콤한 물결이 넘실거렸다.‘동의했어. 역시 장한 씨도 나를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애교를 부리니 바로 달려오겠다고 하다니.’“대위님께서 역시 사모님을 총애하시나 봐요. 바쁜 와중에도 사모님 한마디에 바로 달려오겠다고 하시니. 세상에 대위님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역시 사모님밖에 없네요.”귀부인의 잇따른 아부에 염염의 입가에는 웃음꽃이 만개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지프 한 대가 수원 온천 입구에 들어서더니 장한이 안에서 걸어내려왔다.그는 여전히 검은색 바람막이와 검은색 부츠를 신고 있었으며 그곳에 나타나기 무섭게 모든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그 눈길들이 익숙한 듯 그는 긴 다리를 앞으로 뻗으며 온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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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8화 얼굴을 붉히다

임불염이 고개를 든 순간 장한의 잘생긴 얼굴이 그녀 앞에 확대되었다.‘이 사람이 여긴 어떻게 왔지?’힘 있는 팔이 자기 허리를 두르고 있는 데다 꽁꽁 싸맨 옷 너머로 흘러나오는 남자의 아우라에 임불염은 흠칫 놀랐다. 이러한 접촉이 익숙하지 않은 그녀는 이내 상대에게서 멀어지려고 그를 밀어버렸다.하지만 애석하게도 발아래에 고여있는 물 때문에 남자와 거리를 유지하기 바쁘게 또다시 미끄러졌다.“아!”‘젠장, 오늘 무슨 날인가? 재수가 없으려니까. 하루에 두 번이나 넘어지는 사람이 나 말고 또 누가 있을까?’속으로 재수 없는 운수를 탓하며 또다시 바닥에 부딪힐 미래를 그리고 있던 그때 장한이 또다시 손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았다. 힘 있는 팔이 날씬하고도 나른한 허리에 둘리는 순간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잇새로 흘러나왔다.“괜찮아?”“응.”임불염은 말하면서 고개를 들었다.하지만 너무나도 가까이 있는 남자의 얼굴 때문에 그녀가 고래를 드는 순간 입술이 저도 모르게 남자의 뺨을 스쳤다. ‘이 상황에 뽀뽀가 웬 말이야.’임불염은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하지만 장한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의 눈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다. 뜨겁고도 위험한 장한의 눈빛과 달리 임불염의 눈동자에는 공포가 담겨 있었다.이내 반응한 그녀는 손으로 남자의 가슴을 밀쳐냈다.“미안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하지만 장한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임불염의 나른한 몸이 자기 품에 안겨있는 데다 고개를 살짝 숙이면 맡을 수 있는 향긋한 냄새에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의 몸에서 나는 냄새는 예전과 너무나 똑같아 자꾸만 기억을 건드렸다.그는 눈을 내리깐 채 그녀를 빤히 쳐다보면서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남자의 말에 임불염의 얼굴이 일순 달아올라 새하얀 목덜미까지 붉게 물들었다. 상대가 자기를 일부러 놀리고 있다는 걸 자각한 순간 그녀는 이 상황이 불편했다.“이거 놔. 당신 유부남이라는 거 잊지 마.”임불염은 낮게 경고했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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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9화 부끄러워하지 마

딸의 말에 임불염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엄마, 여자는 누구나 연애하는 거랬어요. 그러니까 저 상관하지 말고 엄마도 마음껏 연애해요. 저도 아까 아저씨 마음에 들거든요.”‘월월이가 장한을 마음에 들어 하나?’솔직히 그녀는 진작에 눈치챘었다. 월월이는 엘리베이터에서 장한과 처음 마주칠 때부터 작은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했고 그 뒤로 매번 그와 마주칠 때마다 환한 미소를 짓곤 했다. 그것만으로도 월월이가 그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다.“월월아, 오늘 장한 아저씨 말고도 다른 아저씨 많이 만나봤잖아. 이탄 아저씨도 있고. 그들 중에서는 누가 제일 좋아?”임불염은 일부러 이탄의 이름을 콕 집어 월월이더러 선택하게 했다. “이탄 아저씨도 좋지만 난 그래도 장한 아저씨가 좋아요. 장한 아저씨가 아빠였으면 좋겠어요.”월월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장한을 선택했다.‘음…… 그래.’임불염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러던 그때 상군묵과 육화가 방에서 걸어 나왔다. 육화는 검은색 수영복 대신 보수적인 수영복으로 이미 갈아입었다.하지만 얼굴이 발그스름 한게 방금 사랑을 듬뿍 받은 여자라는 게 티가 날 정도였다.“형님, 수영복으로 갈아입었어요? 겉에 왜 또 옷을 걸쳤어요?”육화는 꽁꽁 싸맨 임불염을 보는 순간 의아한 듯 물었다.사실 임불염은 이미 옷을 갈아입었지만 펑퍼짐한 망토로 몸을 가리고 있었다.“응. 그런데 그냥 이렇게 입으려고.”“형님, 여기 둘러봐요. 망토를 걸친 사람이 또 어디 있나? 얼른 벗어요. 몸매도 좋으면서 드러내야죠.”육화와 임불염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장한은 멀지 않는 곳에서 계속 임불염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눈앞에서 사라진 뒤에도 그는 여전히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그때 마침 염염과 귀부인이 그에게로 걸어왔고 염염은 그를 보는 순간 얼른 그의 팔을 끌어안았다.“자기 왔어? 역시 나 생각하는 건 자기밖에 없다니까. 자기가 올 줄 알았어.”장한은 그런 그녀를 힐끗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 그녀를 밀쳐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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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0화 이혼

“와, 형수님 얼굴도 예쁜데 몸매도 죽이네.”장한의 부하들은 임불염을 보는 순간 넋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그 순간 등 뒤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고개를 돌렸더니 역시나 장한이 싸늘한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보…… 보스, 우린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이에 그들은 이내 손으로 눈을 가리며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그덕에 혼자 남게 된 장한은 인공 바위에 몸을 기댄 채 가만히 앉아있었다.그때 염염이 걸어와 그의 팔을 끌어안더니 자기 몸을 그에게 기대며 엉겨 붙었다.“여보.”그녀는 장한과의 둘만의 시간을 즐기려고 어느새 귀부인을 보냈다.게다가 서로 살갗을 붙이고 있는 지금이 마침 그녀에게는 좋은 기회였다.하지만 장한은 손을 뻗어 그녀를 밀어냈다.“마침 잘 왔네. 나 할 말 있어.”‘또 그 소리.’“나 얘기하기 싫다고 했잖아…….”“우리 이혼하자.”장한은 염염의 말을 채 듣지도 않고 바로 잘라버렸다.‘뭐? 지금 뭐라고 했지?’염염도 사실 각오는 어느 정도 하고 있었지만 장한이 차갑게 툭 내뱉은 한마디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지금 나랑 이혼하자고 한 거야?’“이혼? 당신이 어떻게 나한테 이혼하자고 할 수 있어? 설마 내 과거가 싫어졌어? 그때 내가 당신 구하려는 게 아니었다면 그 꼴이 되었을까?”장한은 아무런 감정도 없는 듯 무뚝뚝하게 그녀를 바라봤다.“이혼해도 당신의 남은 생 풍족하게 살 수 있게 보장해 줄게. 보상이라고 생각해. 이혼해도 당신은 여전히 사치스러운 생활 누릴 수 있어.”그 말에 염염은 어안이 벙벙해졌다.‘하긴, 이혼하든 안 하든 나한테는 아무런 영향도 없네. 남편이라는 사람이 털끗도 다치지 않으니까 지금도 과부나 다름없잖아.’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그녀는 자기 상황이 비참해져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난 동의못해. 이혼 안 해!”“당신 의견 묻는 거 아니야,. 통보하는 거지. 그 집 당신 가져. 내가 나갈 테니까.”말을 마친 장한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어쩜 사람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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