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의 모든 챕터: 챕터 1691 - 챕터 1700

1831 챕터

제1691화 미혼

임불염은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뻗어 장한을 밀었다. 하지만 가느다란 손이 상대의 가슴팍에 닿은 순간 흠칫 놀랐다. 그녀는 그제야 장한이 상의를 입지 않았다는 걸 발견했다.그러던 그때 그녀의 귓가에 나자믹한 목소리가 울렸다.“지금 나 만지는 거야?”“…….”잘생기고도 얄미운 장한의 얼굴과 마주한 순간 임불염은 이를 갈며 손을 뒤로 뺐다.“오해야. 그런 적 없어.”장한은 눈을 내리깔더니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임불염을 빤히 바라봤다.“말 한마디면 했던 일이 없어지나? 분명 나 만졌잖아. 그렇게 만지고 도망칠 생각을 다 하다니 내가 만만해 보여?”“그럼 어떻게 할 건데?”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기를 노려보는 임불염을 보자 장한은 피식 웃더니 수영복을 입은 그녀를 느긋하게 훑어봤다.“아!”그의 노골적인 눈빛에 임불염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온천 물속에 몸을 숨기고 머리만 드러냈다.몸에 걸치고 있던 망토도 화화가 빼앗아 가는 바람에 몸을 가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그렇게 함부로 남의 몸 훑어보는 게 예의가 아니란 것도 모르나 봐?”임불염은 가는 팔로 가슴을 막으며 분노 가득한눈빛으로 장한을 쏘아댔지만 그는 오히려 더 노골적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농담조로 말했다.“본인이 그렇게 입었으면서 남이 보는 걸 뭐라고 하는 건 뭔데? 내가 장님도 아닌데 볼거리가 있으면 봐야지 안 그래?”임불염은 더 이상 장한과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는지 곧바로 몸을 돌려 그 자리를 벋어나려 했다.하지만 장한이 그녀의 앞을 막아서더니 그녀가 왼쪽으로 움직이면 따라서 왼쪽으로 움직이고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또 따라 움직이면서 그녀의 발을 묶어두었다.게다가 그녀는 머리만 빼꼼히 내민 상태고 장한은 꼿꼿이 서 있는 상태라서 그녀의 얼굴이 마침 울퉁불퉁한 장한의 복근과 마주쳤다.빨래판처럼 선명하게 난 복근에서 시선을 아래로 하자 장한의 치골 근육이 보였다. 그 순간 임불염은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허공에 맴돌더니 끝내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들었다.“대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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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2화 함께하다

임불염은 장한이 자기에게 이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혼이라니. 게다가 혼인신고도 안 했다니.’“이건 당신 일이니까 나한테 말해줄 필요 없어. 당신이 미혼이든 재혼했든 나랑은 상관없어.”“이탄한테 가지 마.”“그거 오지랖이야.”“오지랖? 당신 딸이 내 딸인데 그게 어떻게 오지랖이야? 내가 없었으면 월월이를 낳지도 못했을 거면서 센 척은.”장한은 눈을 가늘게 접었다.‘누가 센 척한다는 거야? 난 그저 당신이랑 엮이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솔직히 이혼이든 미혼이든 알고도 싶지 않았다고.’“3년 전 당신이 본인 입으로 내 앞에서 사라지겠다고 했잖아. 날 방해하지 않겠다고 한 건 당신이야.”임불염의 말에 장한은 입꼬리를 올렸다.“그런데 싫어. 후회돼. 난 내 딸 되찾고 싶어.”‘뭐라고? 월월이를 되찾고 싶다니? 월월이는 내 목숨과 같은 아이야. 절대 안 돼.’“그게 무슨 뜻이야? 설마 나랑 양육권 다툼이라도 벌이겠다는 거야? 나 당신한테 월월이 절대 못 넘겨. 그러니까 꿈 깨!”장한은 곧바로 임불염을 자기 품에 끌어들이더니 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읊조렸다.“나도 싫어. 당신은 그대로 월월이 엄마 해. 우리 같이 키우자.”‘같이…… 키우자고?’장한의 제안에 임불염은 눈초리를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일순 그의 말을 소화하지 못했다.그러던 그때 염염과 함께 있던 귀부인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려왔다.“사모님, 왜 그래요? 혹시 대위님과 싸웠어요?”염염과 귀부인이 함께 걸어오는 걸 발견하자 장한은 곧장 임불염을 끌고 바위 뒤에 숨었다. 임불염이 그를 벗어나려고 버둥댔지만 장한은 오히려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으며 경고하듯 속삭였다.“쉿, 조용히 해.”솔직히 염불염은 자기가 이래야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이제 장한과 아무 사이도 아닌데 이렇게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숨어다닐 필요가 없었으니까.하지만 염염의 괴팍한 성격을 떠올리자 역시나 마주치는 것보다는 이게 낫겠다는 판단이 섰다.“그럼 이거 놔. 놓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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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3화 화이팅

임불염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결혼 3년 동안 염염 씨를 건드리지 않은 원인이…… 신체적인 문제 때문이라니. 이제 30대 초반인데 어쩜…… 휴.’임불염은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어떡해요? 대위님께서 계속 이혼을 고집하면 이혼해 줄 건가요?”귀부인이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임불염은 염염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이 벌써 멀어졌기 때문이다.염염이 멀어지자 임불염은 이내 장한의 손에서 벗어나 그와 거리를 유지했다.“나 이만 가볼게.”“임불염.”장한은 그녀를 불러세웠다.“설마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무슨 말?”“아까 두 사람 대화를 들었잖아…….”장한의 암시적인 말에 임불염은 속눈썹을 파르르 떨더니 얼른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걱정할 거 없어. 아까 대화 못 들은 거로 할 테니까. 마음에 두지도 않았을뿐더러 당신의 프라이버시를 밖에서 떠벌리고 다닐 생각 없어.”그 말에 장한은 일순 눈살을 찌푸렸다. 왠지 그녀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상하다는 생각에 그는 성큼성큼 임불염 앞으로 다가갔다.“무슨 뜻이야? 내 프라이버시라니?”임불염은 뒤로 슬금실금 물러나다가 상대의 몸이 자기한테도 위협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곧바로 우뚝 멈춰 섰다. 그러고는 겁 없고도 동정어린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봤다.“그러니까…… 몸이 안 좋다는 거 절대로 떠벌리고 다니지 않을 거라고.”‘몸이 안 좋다고?’단정 짓는 한마디에 장한은 화가 나다 못해 웃음이 터졌다.“내 몸이 안 좋다고? 그걸 어떻게 보아냈지?”밖에서 보는 사람마다 튼튼하다며 칭찬하는 몸인데 대체 어떻게 봤으면 안 좋다고 생각하는지 어이가 없었다.임불염은 상대의 아픈 상처를 헤집어 놓을까 봐 빙빙 둘러댔지만 계속 집요하게 물어오는 장한을 보자 끝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아까 당신 와이프가 친구한테 그랬잖아. 당신 몸이 안 좋아서 자기한테 반응하지 않는다고.”“…….”‘그 말을 이렇게 이해한다고? 대체 머리에 뭐가 들었지?’“임불염!”장한은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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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4화 나 그 사람 사랑해

“그건 걱정 말아요. 무조건 효과 있을 테니까.”귀부인의 말에 염염은 이 방법을 사용하기로 결심했다.…….한편, 장한은 온천에서 나와 방으로 옷 갈아입으러 들어갔다.그때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인기척이 들려왔다.“누구야?”날카로운 눈빛으로 문 쪽을 바라봤더니 방으로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염염이었다.“여보, 나야.”갑자기 나타난 그녀의 모습에 장한은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왜 내 방에 들어왔어?”“다들 내가 당신 아내인 걸 알고 있잖아. 내가 호텔 매니저를 찾아갔더니 매니저가 당신 방 카드키를 주더라고 그래서 들어온 거야.”“우리 이혼했어. 앞으로 거리 지켜줬으면 좋겠어.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마.”장한은 옷을 입고는 곧장 방을 나섰다.그런 그의 싸늘한 모습에 염염은 재빨리 달려가 그를 뒤에서 꼭 껴안았다.“오빠, 가지 마.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매몰차게 굴 수 있어?”장한은 가던 걸음을 멈추더니 눈을 내리깔았고 곧이어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이 나를 위해 희생했던 거 나도 항상 마음속에 두고 있어. 당신과 결혼한 것도 그거에 대한 보상이었고. 그런데 방법이 틀렸더라. 결혼은 도구가 아니야. 지난 3년간 당신과 나 모두 행복하지 않았잖아. 우리 모두 서로에게 너무 가혹했어.”“그만 말해. 그렇게 거창한 이유 따위 필요 없어. 결국에는 임불염을 잊지 못해서 떠나는 거잖아. 혹시 그 여자랑 결혼하려는 거야?”염염의 다급한 말에 장한은 옆에 놓여 있던 주먹을 꽉 그러쥐었다.“그래. 나 그 여자 못 잊었어. 지난 3년 동안 한 번도 잊은 적 없어. 나 당신한테 미안한 건 사실이야. 그런데 내 마음은 이미 임불염한테 줬어. 만약 그 여자가 원한다면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어. 내가 가장 무서운 건 그 여자가 원하지 않는 거야. 물론 직접 말한 적 한 번도 없지만 나 그 여자 정말 사랑해.”장한의 말에 염염의 마음속에서 질투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지금껏 부정하더니 겨우 임불염을 사랑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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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5화 방으로 데려가다

“이상함이라니?”염염의 말에 장한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것뿐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런 그의 반응에 오히려 염염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대체 어떻게 된 거지?’그녀는 분명 귀부인이 준 스프레이를 몸에 뿌렸었는데, 물론 무색무취라지만 장한이 한 번 맡으면 아무런 반응이 없을 리가 없었다.게다가 아까 일부러 장한을 끌어안기까지 했으니 냄새를 못 맡을 가능성은 만무했다.염염은 불안한 듯 장한을 위아래로 살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평온했고 오히려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꿰뚫어 볼 듯 쳐다봤다.“설마 나 몰래 더러운 수단까지 사용한 거야?”“아…… 아니야!”“아니어야 할 거야. 내 한계에 도전하지 마.”“가지 마!”말을 마친 장한이 또다시 방을 나서려고 하자 염염은 또다시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하지만 장한은 매정하게 자기 옷소매를 잡아당기더니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떠나버렸다.순간 혼자 남게 된 염염은 그 자리에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왜 아무런 변화도 없는 건데? 대체 왜?’귀부인이 분명 효과 있을 거라며 건네주던 스프레이도 아무런 소용이 없고 마지막 밤을 보내려던 계획도 무산되고 말았지만 그녀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렇게 포기하자니 너무 억울하고 분통했다.…….복도로 나온 장한은 이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방금 염염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연기했지만 그는 사실 이미 그녀의 수법에 걸려들었다.뜨거워 오르는 몸의 열기와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욕정에 당장이라도 잠식되어 버릴 것만 같았다.그는 염염이 이렇게 비열한 수단까지 사용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안 겪어본 일이 없는 그가 미처 대비하지 못한 건 그래도 염염을 믿고 있었기 때문인데 이번 계기로 마지막 믿음마저 완전히 깨졌다.그러던 그때.“보스. 왜 그러십니까?”마침 다가온 부하들은 한눈에 그의 이상함을 감지하고 걱정스레 물었다.“약에 당했어. 당장 해독제 찾아와.”“네? 대체 어떤 놈이 감히 보스한테 그런 짓을! 말씀하시면 저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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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6화 건드리다

임불염은 월월이가 혼자 샤워하다가 넘어지기라도 할까 봐 곧바로 문을 열고 욕실로 들어섰다.“월월아, 샤워하면서 왜 엄마 부르지도 않았어?”말하는 동시에 그녀는 외투를 벗어 벽에 걸었다.방금 전 육화와 함께 수영복을 갈아 입은지라 그녀는 지금 검은색 슬립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안에서 여전히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지만 물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수원 온천의 욕실 벽은 모두 불투명 유리로 되어 있어 사람의 실루엣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때문에 임불염은 당연히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이윽고 그녀는 거울 앞에 서서 길게 풀어헤친 머리를 집게로 말아 올리고는 맨발로 안에 들어갔다.“월월아, 엄마 들어간다.”하지만 말하면서 유리문을 여는 순간 그녀의 몸은 뻣뻣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그 순간 그녀의 눈 속에 들어온 사람은 귀여운 딸 월월이가 아니라 늘씬하고 다부진 몸매를 갖고 있는 남자의 몸이었다.게다가 남자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녀의 눈동자는 심하게 떨렸고 눈앞에 상황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드러냈다. 왜냐하면 그녀 앞에 선 사람은 다름 아닌 장한이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장한이 자기 방에 그것도 욕실에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당…… 당신이 왜 여기 있어?”장한은 어안이 벙벙한 그녀를 빤히 바라보더니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가볍게 툭 내뱉었다.“월월이가 데려왔어.”‘뭐? 월월이가?’이윽고 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간사한 미소를 지었다.“임불염, 눈 호강 제대로 했어? 대체 언제까지 쳐다볼 생각이야?”그제야 임불염은 상대가 자기 방 욕실에서 샤워하고 있다는 걸 자각했다.“이 변태! 누가 보고 싶댔어?”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버럭 소리 지르더니 곧바로 몸을 돌려 도망쳤다.하지만 장한이 한발 빠르게 그녀의 팔을 잡고 안으로 끌어당겼다.순간 차가운 물이 머리에 쏟아지며 머리를 축축하게 적시자 임불염은 놀란 듯 꽥 소리 질렀다.그때 장한이 손을 내밀어 그녀의 입을 막으며 소리를 막아버렸다.“소리는 왜 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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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7화 내 거야!

임불염은 눈살을 찌푸렸다.“당신 대체 뭐 하자는 거야?”“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나 그 여자랑 헤어졌어. 앞으로 남남이라고. 난 그저 내 딸과 당신을 원해. 임불염, 나랑 결혼하자.”그의 말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임불염은 그가 이렇게 빨리 변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월월이를 데리고 그와 함께 생활할 생각도 없었고 그와 결혼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나 당신이랑 결혼 안 해.”그녀의 칼 같은 거절에 장현이 눈살을 찌푸렸다.“왜지? 설마 이탄을 진짜 좋아하기라도 하는 거야?”“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야? 당신을 안 좋아한다는 게 중요하지.”그 한 마디에 장한의 얼굴이 차갑게 식어버리더니 임불염을 매섭게 쏘아봤다.‘나를 안 좋아한다고?’‘왜 나를 이렇게 보지? 내가 뭐 자기를 좋아하기라도 해야 한다는 거야?’두 사람의 분위기는 일순 무거워졌다. 하지만 물에 젖어 몸에 달라붙은 슬립 원피스 때문에 야릇한 분위기가 한층 더해졌다.“이거 놔.”이상한 분위기를 느낀 임불염은 이내 버둥거리며 장한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장한은 오히려 그녀를 더욱 꽉 끌어안더니 고개를 숙여 그녀의 빨간 입술을 막아버렸다.그는 더 이상 임불염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읍!”갑작스러운 전개에 임불염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장한을 바라봤다.‘왜 갑자기 키스하지?’그녀는 주먹을 꽉 쥔 채 장한의 가슴을 힘껏 치며 그를 밀어냈다.“이거 놔! 당장 놓으라고!”하지만 그녀가 입을 벌리는 순간 장한은 더욱 맹렬하게 키스를 퍼부으며 임불염의 숨결을 앗아갔다.그리고 그 순간 몸의 모든 감각이 깨어났다. 장한도 정상적인 남자인 데다 3년 동안 여자를 한 번도 건드린 적 없었고 또 약물의 효과마저 더해져 욕망의 파도가 아랫배에서 일렁이는 바람에 참을 수 없었다. 이윽고 그의 입맞춤은 임불염의 얼굴을 지나 새하얀 귓볼에 떨어졌다.“임불염, 넌 내 거야!”상대를 밀어내려고 뻗은 손이 장한의 몸에 닿았을 때 그의 뜨거운 온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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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8화 몰라

그녀의 한마디는 장한의 동작을 멈추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칠흑처럼 어두운 눈동자가 고스란히 그녀를 향했다.그런 그의 눈빛에도 임불염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내가 틀린 말 했어? 당신이 예전에 나한테 어떻게 했어? 본인의 욕심 때문에 내 인생 망쳤잖아. 나를 술집에 보내 다른 사람 접대하게 한 것도 모자라 내 다리도 부러트렸었잖아. 설마 그 과거를 모두 없는 셈 치고 다시 시작하겠다고는 못하겠지?”그녀의 말에 두 사람의 분위기는 일순 무겁게 가라앉았다.임불염은 주먹을 그러쥐고 머리 위로 흐르는 찬물도 무시한 채 눈시울을 붉혔다.“장한, 나랑 결혼하겠다고? 다시 시작하자고? 나한테 그렇게 했으면서 대체 무슨 낯짝으로 그런 말들을 내뱉는 거야? 내 명이 질기지만 않았어도 나 수천 번도 죽었을 거야. 나 당하고도 좋아하는 변태적인 성향 아니야. 난 내 인생을 망친 사람과 절대 결혼 안 해!”장한은 임불염을 빤히 바라봤다. 그녀는 늘 지금처럼 연약한 것 같으면서도 그 누구보다 강했다. 온화하고 총명한 데다 언제나 늘 참고 견뎠다.예전에 그는 임불염한테서 염염의 그림자만 찾았었다. 하지만 그녀와 지내면서 점차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그녀는 염염이 아닌 데다 그 누구의 대타도 그림자도 아니라 이 세상에 유일무이한 임불염이다.아마 그도 임불염의 그런 모습에 끌렸던 게 아닌가 싶다. 어찌 됐든 아름다운 걸 싫어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으니까.장한은 고개를 숙여 쉴 새 없이 말을 뱉어내는 임불염의 입술에 자기 입술을 눌렀다. 하지만 그녀가 인정사적 없이 깨무는 바람에 금방 입을 뗐다.“습!”갑자기 전해지는 고통에 입술을 만져보니 역시나 피가 나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화를 내는 대신 나지막하게 웃었다.“임불염, 내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데?”“그걸 몰라서 물어?”임불염의 날카로운 눈빛에 장한은 막막해 났다.“모르겠어. 누구도 나한테 그런 거 안 가르쳐줬거든. 그러니까 당신이 가르쳐 줘.”그에게 어릴 때 기억이라곤 아버지가 사무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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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9화 진실

장한이 뭔데 임불염의 손을 잡는거야?임불염은 장한의 손을 뿌리치려고 애썼지만 장한은 임불염의 손을 꼭 잡고 방문을 나섰다.임불염은 뭐라 할지 몰랐다.다른 한쪽에서 염염이 노기등등해서는 그 귀부인을 찾아갔다.“아까 나한테 준 약 뭐에요?”“대위 사모님, 어떻게 된거에요? 이맘때쯤이면 대위님과 달콤한 시간을 보낼 타이밍인데 왜 혼자 나오신거에요?”귀부인은 대위 사모님이 너무 빨리 나온것에 의아해했다.염염이 물었다.“내가 마침 묻고싶은거에요, 그 약 우리 남편이 먹었는데 아무런 효과도 없었어요.”“뭐요?”귀부인이 멍해 있었다.“저한테 약효가 있을거라고 하지 않았어요? 오늘 제가 그 사람을 자극하는 바람에 이제 우리 둘 사이는 끝장 났어요.”“대위 사모님, 그 약은 제가 장담하는데 절대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대위님이 반응이 없을리가 없을텐데요.”염염은 귀부인이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했다.이때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엽엽이 오빠, 나 좀 기다려요.”염염이 고개를 들자 하얀 피부의 귀염이와 월월이를 보았다.월월이와 엽엽이는 서로 공 차기를 재미나게 놀고 있었다.염염이는 월월이를 처음 본 순간부터 예뻐했다. 어느 집 자식인지 너무 예쁘장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다.“다 당신 탓이에요, 오늘 밤 애를 만들어 보려고 했건만.”염염이가 투덜거렸다.귀부인은 염염이를 보며 말했다.“저 분 상군대통령의 아들 상관엽 아니세요?”뭐?염염이는 엽엽이가 낯익은 이유를 알아챘다. 엽엽이는 상관엽의 아들이었다.염염이의 시선이 월월이한테 닿았다. 월월이는 누구집 아이이지?“월월아.”이떄 매력 넘치는 목소리와 함께 장한이 걸어나왔다.염염이가 고개를 들어보니 장한과 임불염이 서로 손을 잡고 월월이 한테 오고 있었다.월월이는 뽀얀 얼굴로 외쳤다.“엄마!”이 두 글자가 염염이의 귀에 전해졌다. 염염이는 멍해졌다.월월이는 임불염의 아이였다.3년전 임불염은 아이를 임신한채로 떠났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임불염의 아이가 딱 월월이의 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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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0화 불여우

염염은 세 사람에게 달려들었다. “장한, 이 사람이 네 딸이야? 네가 임불염 씨랑 낳은 사생아야?”염염이 갑자기 자기한테 달려올 줄 몰랐던 월월이는 염염이 고함을 지르자 깜짝 놀랐다.임불염은 월월이를 자기 뒤로 숨겼다. 사실 그녀는 염염에게 월월이의 존재에 대해 숨길 생각이 없었다. 3년 전, 염염이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임신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염염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그때, 장한은 재빨리 앞으로 나가 임불염과 월월이 모녀를 자신의 뒤로 감싸주었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염염을 바라보았다.“맞아, 내 딸이 맞긴 하지만 사생아는 아니야.”“왜 사생아가 아니야? 잊지 마. 넌 내 남편이야.”염염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녀는 지금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그녀의 말에 장한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난 이제 네 남편이 아니야.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났어.”“장한,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어쩐지 나랑 이혼하려고 하더라니… 이 두 사람 때문에 나랑 이혼하려던 거였어? 저 사람들이 너한테 이혼하도록 부추긴 거 맞지?”감정이 격해진 염염은 소매를 걷어 올리고 임불염과 월월이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이 여우 같은 모녀같으니라고. 감히 내 가정을 파괴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때, 장한은 재빨리 손을 뻗어 염염을 말렸다. 준수한 그의 얼굴에는 서늘한 그늘이 드리워진 채 한기가 엄습했다.“염염, 이만하면 됐어. 3년 전에 월월이의 존재를 몰랐던 것도 아니고, 왜 지금에야 월월이를 비난하고 있는 거야? 너의 그 모든 것을 다 원하는 그 얼굴, 너무 탐욕스럽고 징그럽단 생각은 안 해봤어?”장한은 있는 힘껏 그녀를 뿌리쳤다. 그러자 염염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아픔이 몰려왔다. 염염은 슬픔에 잠긴 채 눈앞에 있는 장한을 바라보았다. 이내 그녀는 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다들 빨리 와 보세요. 여기 남의 남편을 꼬신 불륜녀가 있어요.”네 사람이 있는 곳은 고급 온천이었는데 그 곳에 온 사람들은 모두 큰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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