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그냥 내 이름을 요리에 새겨넣지 그래? 미쳤나 봐, 정말!소은정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아니, 회사 일만으로도 바쁠 텐데 왜 굳이 요리를 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게다가 아래에 달린 댓글은 더 가관이었다.“요리까지 잘 하면 어쩌라는 거야...”“박 대표님이 하신 요리를 직접 먹을 수 있는 분은 참 좋겠어요...”“완벽하십니다!”하, 행복은 개뿔. 다른 사람 속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은...칭찬 연속의 댓글들 중 그나마 친한 강서진이 모두가 가장 궁금한 질문을 했다.“솔직히 말해, 형. 이거 직접 한 거 맞아?”박수혁: “아니, 일단 테스트해 보는 중이야.”심플한 박수혁의 대답에 그제야 사람들은 맹목적인 아부를 멈추었다.늦은 오후, 소은정이 퇴근하려던 그때, 프런트 직원이 그녀를 불러세웠다.“대표님, 누가 대표님 앞으로 보내 온 물건입니다.”열어보니 화려하게 포장된 도시락이었다.도시락에 담긴 음식은 역시나 SNS에서 봤던 그 요리들...내용물을 확인한 소은정의 표정이 확 굳었다.박수혁, 이 미친 자식...소은정은 다시 도시락 뚜껑을 닫은 뒤 이를 직원에게 건넸다.“아직 저녁 전이죠? 집에 가지고 가서 먹도록 해요.”이에 프런트 직원의 눈이 반짝였다.대표님이 직접 주신 도시락이라니... 착하기도 하셔라...“감사합니다, 대표님!”소은정이 건물을 나서고 다시 도시락을 꺼내보려던 직원은 쇼핑백에 쪽지 하나가 있는 걸 발견했다.만년필로 쓴 듯한 정갈한 글씨체,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쪽지의 내용이었다.“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 그 중에서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소은정, 보고 싶어 -박수혁.”쪽지의 내용을 확인한 직원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었다.박수혁 대표가 우리 대표님한테 준 선물이라고? 게다가 이렇게 닭살스러운 멘트까지 날리면서?......한편 집으로 돌아가는 길, 휴대폰이 울리고 소은정은 발신인을 확인하지도 않고 바로 받았다.“여보세요...”“도시락 먹어봤어?”하, 끈질기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