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는 장일성이 사주한 게 분명했지만 킬러와의 연관성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했다.“경찰쪽에서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운전기사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안 하는 모양입니다...”소은호가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했다.“경찰만 믿고 있을 수는 없어. 그 운전기사란 사람에 관한 정보 전부 찾아. 가족이든 뭐든 좋으니까. 운전기사도... 장일성도... 이 세상에 태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어줄 거니까...”소은정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소은호였다. SC그룹을 맡기긴 했지만 그룹 일 때문에 소은정이 다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반면 길거리를 떠돌던 날라리에서 지금의 진중한 우 비서가 될 때까지 곁에서 소은호를 모셨던 우연준은 겉보기에는 젠틀해 보이지만 소은호도 박수혁과 잔인한 면이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들의 소중한 것을 건드린 이에게는 잔혹할 정도로 냉정해지는 게 두 사람이었다.장일성이 아무리 조직원들을 거느리고 있다고 해도 SC그룹과는 비교할 수가 없을 터, 얼마 지나지 않아 장일성은 진짜 몰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잠이 들었다 다시 부스스 눈을 뜬 소은정의 시야에 소은해의 얼굴이 들어왔다.소은정이 깨어난 걸 발견한 소은해가 환하게 웃으며 그녀의 다리를 가리켰다.“은정아, 내가 여기에 사인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깁스라고 볼 수 있지!”사인에 알록달록한 낙서로 얼룩진 깁스를 확인한 소은정이 구시렁댔다.“하, 100원에 팔 거야. 갖고 싶으면 갖든가.”소은해가 바로 반박하려던 그때, 소찬식이 눈물을 글썽인 채 다가왔다.“은정아, 괜찮아? 아프진 않고? 이만하길 천만다행이긴 한데...”하마터면 가족들과 영원히 헤어질 뻔했다는 생각에 소은정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두 부녀의 뜨거운 눈물을 바라보던 소은해가 어깨를 으쓱했다.아니, 골절이라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해?몇년 전, 촬영장에서 추락 사고로 부상을 입어 허리를 크게 다쳤을 때 눈물 한 방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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