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Chapter 1761 - Chapter 1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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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1화 간 큰 직원들

질문세례를 받은 이 비서는 아까 사무실에서 봤던 장면을 떠올리고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저도 몰라요!”사람들이 수군거리면서 회의실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회의도 너무 갑작스러웠기에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일로 회의를 소집했는지 궁금했다.심강열이 안으로 들어서자 그들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하지만 한유라가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서자 모두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회의에 참석한 인원들은 대부분 두 사람의 결혼식에 참석했었기에 한유라의 신분에 대해 알고 있었다.그녀가 임원회의에 참석한다고 문제가 될 건 없었다.하지만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한유라가 경영에 직접 개입하게 될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그들의 생각을 모르는 심강열은 자리에 앉자 마자 입을 열었다.“유 실장님, 저번에 보니까 장부에 돈이 좀 비던데 다 채워 넣었어요?”그 말을 들은 모두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유 실장이라는 사람의 얼굴은 흙빛이 되었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저기… 대표님….”옆에 있던 다른 임원이 책상을 치며 추궁했다.“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돈이 빈다니요?”심강열이 공개적으로 이 사건을 거론했다는 건 액수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고 회사에 그만큼 큰 손실을 안겼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러니 절대 쉽게 넘어갈 수 없었다.게다가 기획실 유 실장과 사이가 안 좋은 사람도 꽤 있었다.“장부에서 돈이 새어 나갔다는 건가요?”“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한유라는 자리에 앉아 조용히 그들의 말을 들으며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다.사람들이 이 사건에 분노할수록 그녀는 자연스럽게 자신이 원하던 위치로 갈 수 있었다.그녀는 심강열을 못내 감탄했다. 만약 그녀가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고 조르지 않았다면 유 실장이라는 사람을 그가 얼마나 더 지켜볼지 알 수 없었다. 물론 그가 너그러운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여우 목을 자를 적당한 때를 노리고 있다는 게 정확했다.이렇게 갑자기 공개해 버리면 유 실장에게 오히려 잘된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유 실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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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2화 선처

유 실장은 흙빛이 된 얼굴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이미 가진 돈은 다 잃었고 더는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쪽 담당자가 저한테 괜찮은 투자 항목이 있다면서 10일 이내로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보장해 준다고 했어요.”한 주주가 어이가 없어 한마디 했다.“유 실장 이미 2주가 지났어. 애도 아니고 그런 말에 속아? 당신 합격시킨 면접관이 누구야? 도대체 이런 멍청한 자식이 어떻게 이 회사에 들어왔지? 쓰레기 같은 놈!”유 실장은 여전히 간절한 표정으로 심강열에게 애원했다.“대표님, 제발 경찰에 신고만은 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무슨 수를 써서든 돈을 돌려놓을 테니 선처해 주세요.”심강열은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유 실장님 정말 순진하시네요. 400억이라는 돈이 도박장에 흘러 들어갔는데 무슨 수로 돌려받아요? 아, 물론 돌려받을 수는 있죠. 하지만 유 실장은 그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겁니다.”그는 목청을 가다듬고 차가운 표정으로 유 실장을 쏘아보며 말을 이었다.“이따가 형사들이 올 거예요. 조사에 협조하길 바라죠. 돈을 순조롭게 돌려받으면 유 실장님이 회사를 위해 2년이나 일한 정을 봐서 손해배상은 청구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어떻게 생각하세요?”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는 질문이었다. 차갑고 단호한 표정과 말투가 그걸 말해주고 있었다.그래도 회사 입장에서는 많이 봐준 셈이었다.유 실장이 벌인 짓에 비하면 굉장한 은혜를 베풀었다고 볼 수 있었다.회사에서 그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라도 진행한다면 고작 몇 억으로 합의를 볼 수 없는 사건임은 분명했다.이미 빈털터리가 된 유 실장이 무슨 돈으로 합의금을 지불한단 말인가. 게다가 그는 이미 아내와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만약 그가 빚을 떠안은 상태로 이혼 소송까지 진행한다면 유 실장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심강열이 조금 단호해 보여도 사실 그의 입장에서는 꽤 관대하게 처리한 거라 볼 수 있었다.한유라는 턱을 괴고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유 실장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심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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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3화 새 기획실장

그러자 또 다른 주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항의했다.“그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젊은 직원들 중에서 일 잘하는 한 명을 올리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진 부장은 최근에 뚜렷한 성과도 없었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을 기획실장 자리에 올리면 회사 망하는 건 시간문제예요!”“저는 그 의견에 반대예요. 어떻게 경력도 길지 않은 젊은 사람을 기획실장 자리에 앉힐 수 있죠? 안전하게 가는 게 좋아요. 진 부장은 믿음직한 사람이에요. 안 될 게 뭐가 있어요?”“저는 주 과장이 더 낫다고 생각해요. 젊고 능력도 출중하고요.”“주 과장은 당신 사위니까 대놓고 밀어주는 거겠지!”심강열은 약간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주주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오히려 한유라는 전혀 기분 나쁜 기색 없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영감들의 싸움을 지켜봤다.심강열이 차가운 표정으로 책상을 두드렸다.“그만하시죠?”그의 말 한마디에 얼굴 붉혀가며 싸우던 사람들이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심강열은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유 실장 뒤를 이을 사람은 이미 결정했어요. 한유라 씨가 그 일을 맡아서 할 거예요. 오늘 부로 한유라 씨를 새로운 기획실장으로 임명하겠습니다. 이의 있나요?”모두가 당황한 얼굴로 서로의 눈치를 살피더니 한유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한유라는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서서 꾸벅 인사했다.“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대부분 사람들은 감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어차피 심강열이 결정한 일인데 괜히 토를 달았다가 불똥이 튈까 봐서였다.그런데 나이 지긋한 한 주주가 나이를 믿고 입을 열었다.“아무리 사모님이라지만 기획실 경험도 없는데 좀 아니지 않나요? 게다가 사모님은 유한그룹 사람이잖아요.”심강열은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며 말했다.“내 집사람이니까 일을 믿고 맡기는 거죠. 그렇게 보면 하 이사님은 제 외삼촌이잖아요. 인사발령에 이의 있으면 사표 던지고 나가시면 됩니다.”심강열은 한 번도 임원들에게 이런 식으로 말한 적이 없었다.하 이사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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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4화 재수 없어

하 이사는 그녀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다.하시율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이었다.“이렇게 하자. 내가 나중에 강열이한테 자초지종을 물어보고 잘 얘기할게. 나 지금 급하게 볼일 보러 나온 거니까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고는 굳은 표정으로 짧게 욕설을 내뱉었다.“재수 없어!”그녀는 고개를 들고 자신을 바라보는 세 친구에게 다시 웃어 보이며 말했다.“별일 아니에요. 카드게임이나 계속하죠.”하시율의 맞은편에는 한유라의 모친이 앉아 있었다.그녀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하시율에게 물었다.“정말 괜찮아? 근데 우리 사위가 뭘 어쨌다고 너한테 일러바친대?”하시율이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그러니까. 아직도 강열이를 어린애로 본다니까. 나는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는데 말이야. 이렇게 일러바친다고 자기한테 좋을 게 전혀 없는데 그걸 모르는 사람인 거지.”한유라의 모친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혹시 우리 유라 또 사고친 거 아니야?”하시율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그런 말 하지마! 우리 며느리가 얼마나 착한데. 회사에서 일을 제일 열심히 해. 오늘 아침에 아침 챙겨주려고 갔는데 애가 그 새벽에 출근을 하더라고. 우리 아들보다 더 열심히 사는 거 같아! 요즘 세상에 어디 가서 이렇게 열심히 하는 애를 만나? 역시 내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니까? 강열이에 비하면 유라가 아깝지!”한유라 모친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혹시 사람 잘못 본 거 아니야? 그렇게 열심히 일한다는 사람 우리 딸 맞아?”그러자 하시율은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내가 설마 며느리도 못 알아보겠어? 사실 여자가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그렇게 열심히 해야 하는 게 맞지! 나는 며느리가 아주 자랑스럽단다!”한유라 모친은 약간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하시율과 맞장구를 쳤다.“유라가 똑똑하고 활발하기는 하죠. 너무 애한테 엄격하게 하지 말아요. 유라만한 애 없어요.”“그러니까요. 요즘 재벌 2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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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5화 종횡무진

한유라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신 난처해질까 봐 그래.”걱정하는 말투였다.심강열은 그녀의 마음을 알기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난처해질 일 없어. 당신은 내 아내야. 당신을 어떤 직책에 올리든 그건 내 자유라고. 반대하는 사람이 이상한 거야.”한유라는 그 말에 웃고 싶지는 않았지만 심강열의 마음이 전해져서 가슴이 따뜻해졌다.여자의 마음을 너무 잘 배려한 답변이었다.‘그래. 내 남편이 심강열인데 뭐든 못하겠어?’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그럼 나 이제 회사에서 종횡무진하는 거야?”심강열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해!”한유라는 활짝 웃으며 그의 목을 끌어안고 볼에 입을 맞추었다.“고마워, 여보!”심강열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당황하면서도 팔을 뻗어 그녀를 안아주었다.‘정말 방심할 수 없다니까.’그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밖에서 누가 사무실 문을 노크했다.“대표님, 형사가 도착했습니다.”문을 열고 들어온 비서는 그들을 보고 얼굴을 확 붉히며 다급히 문을 나섰다.“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정말이에요!”남자 비서는 당장이라도 땅굴을 파고 들어가고 싶었다.사무실 안에도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심강열은 굳은 표정으로 한유라를 풀어주었다.“조희찬을 내보냈더니 비서실 애들이 군기가 없어.”오히려 한유라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괜찮아. 그냥 포옹했을 뿐이잖아.”심강열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바라보고는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소파 옆에 놓인 그녀의 짐 박스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따가 기획실장 사무실 비워지면 사람 불러서 청소할 테니까 당신은 조금 늦게 들어가.”한유라는 힘껏 고개를 끄덕이고는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대표님의 배려에 감동했습니다!”심강열은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아무렇지도 않은 척, 밖으로 나갔다.한유라는 얼굴에 열기가 가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밖으로 나갔다.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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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6화 연애고수

한유라는 굳은 표정으로 여직원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죠?”여직원은 주변을 둘러보고는 얼굴까지 붉히며 말했다.“아까 사무실에서 그거….”그녀는 씩 웃고는 한유라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심 대표님이 참 엄격한 분인 줄 알았는데 이런 개방적인 면도 있는 줄 몰랐네요. 그런데 문 잠그고 하지 그랬어요. 회사에 소문이 다 났어요.”한유라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결혼 전, 연애고수로 불리던 그녀는 어딜 가나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짖꿎은 장난에 응대했었다.그런데 같은 회사 동료 직원의 이 한 마디에는 어떻게 받아쳐야 할지 당황스러웠다.“우리… 아무것도 안 했어요. 그냥 포옹 한 번 한 거죠!”그녀는 이를 악물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여직원은 이해하니까 거짓말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뭘 그렇게 쑥스러워해요? 어차피 두 분 결혼한 사이고 뭘 하든 나무랄 사람이 없어요. 부부가 짜릿함을 즐기는 거 우리도 이해해요!”한유라는 황당해서 말도 안 나왔다.‘뭘 이해한다는 거지? 내가 심강열을 유혹한 것처럼 얘기하네? 그것도 사무실에서?’그녀는 벽에 머리를 박고 죽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은 그들을 이상한 짓을 했다고 오해하고 있었다.아무리 설명해도 이미 쌓인 오해는 풀릴 것 같지 않았다.마치 일을 저지르고 변명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았다.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믿음직스럽지 못한 사람이었나 회의감이 들었다.업무 능력으로 인정받고자 한 회사에서 이런 스캔들이 나버렸으니 앞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그녀를 바라볼까?더 황당한 건 아무것도 안 했다는 사실이었다.여직원은 다가와서 작은 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유 실장님 쫓겨나고 유라 씨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던데 그게 사실이에요?”한유라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여직원의 눈빛이 야릇하게 빛났다. 뭔가 할 말이 있는데 듣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다.승진과 조금 전 자기들이 오해한 일을 연관 지어 생각한다는 건가?여직원은 그녀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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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7화 또 다른 가능성

유 실장의 상태는 아까보다 더 안 좋아 보였다.변명도 포기했는지 물어보는 대로 털어놓고 있었다.형사의 질문은 만족스러운 대답이 나올 때까지 계속되었다.“유정한 씨, 불법도박시설 사장과는 어떻게 알게 된 사이입니까? 거기 처음 갔을 때, 혼자 갔나요? 아니면 누군가를 따라 갔나요?”유 실장은 모든 걸 체념한 눈빛으로 심강열을 바라보았다. 처음 기획실장이라는 자리에 승진했을 때 다졌던 각오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가 저지른 짓을 돌이켜 보면 모든 게 그 각오와 상반된 것들이었다.그리고 이제 아무리 후회해도 과거로 돌아갈 수 없었다.“혼자 갔습니다. 기획실장으로 승진하고 고객사와의 미팅이나 접대가 많았어요. 모두가 떠받들어 주니까 조금 들떴던 것 같습니다. 거의 매일 술을 마셨어요. 그날도 술에 취해 머리도 좀 식힐 겸 거리를 걷다가 한 건물 지하에 들어갔어요. 아마 화장실을 찾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 보고 거기가 불법 도박시설이라는 것을 알았죠.”유 실장은 고개를 푹 떨어뜨리고 말을 이었다.“그 뒤로는 뭐… 통제가 되지 않았죠. 처음에 돈을 많이 땄거든요. 그래서 거기 직원 추천으로 큰판에 뛰어들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액수가 크니까 재미 있었어요. 그런데….”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그건 함정이었고 그는 함정에 스스로 뛰어들었을 뿐이다.잠시 침묵이 흐르고 여태 말이 없던 심경열이 입을 열었다.“그 사람들은 유 실장이 어디 출근하는지 알아요? 공금 횡령은 유 실장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거예요? 아니면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유도했어요?”사람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유 실장을 바라보았다.아마 형사들은 유정한이라는 남자가 단순히 도박에 빠져 공금을 횡령했을 거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하지만 심경열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또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었다.동종업계가 일부러 유 실장에게 접근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심해그룹은 송화시에 정착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큰 자본으로 운영되고 있었기에 군침을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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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8화 오해와 의심

형사들은 별거 아닌 것처럼 간단하게 이야기했지만 유 실장은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돈을 추적해서 돌려받는다고 해서 그의 죄명이 없어지는 건 아니었다.심강열이 그에게 관대한 것도 아직 돈을 돌려받지 못해서 그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었다.유정한도 그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으니 그들의 요구에 전적으로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고개를 끄덕인 뒤, 형사들과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사람들이 나가자 한유라는 한숨을 내쉬었다.“400억이라….”심강열은 못내 안타까워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회사 운영에 신경 쓰는 것 같아서 흐뭇했다.그가 어떤 말로 칭찬해 줄지 고민하고 있는데 그녀가 안타깝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저 돈이면 명품백을 몇 개나 살 수 있지?”심강열은 다시 입을 다물고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가방 살 돈은 충분해.”한유라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는지 다가가서 그의 팔짱을 끼고 흔들었다.“우리 남편 부자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고!”심강열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런데 유 실장 횡령 사실은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어?”심강열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난 이 사건 배후에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유 실장을 조종했다고 생각했어. 유 실장이 맡은 이번 프로젝트는 아주 중요하거든. 투자금을 유 실장이 빼돌리고 누군가가 그 기회를 악용해서 우리 회사에 불리한 짓을 한다면 돈이 어디로 흘러 들어갔는지 알아내지 못 할 거라고 생각했어.”한유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착잡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그러니까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다는 거네? 그런데 왜 나를 위해….”그녀가 갑자기 승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그가 계획을 바꿔 유 실장을 내쳤다는 얘기였다.‘모든 게 나를 위해서였다고?’한유라는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의 배려에 감사한 마음도 있었다.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하지만 심강열은 그녀를 위해 원래 계획을 수정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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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9화 해고해야겠어

소문의 중심에 있는 두 남녀가 같은 공간에 있으니 물론 그들이 부부라고 해도 직원들의 입을 틀어막을 수는 없었다.남 얘기가 가장 재미 있다고 했던가.심강열은 그녀의 이상한 웃음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핸드폰을 꺼냈다.그의 의도를 눈치챈 한유라가 입을 열었다.“알아볼 필요 없어. 그거 물어보면 사람들이 더 이상하게 생각할걸?”“그게 무슨 말이야?”한유라는 느긋한 표정으로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는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사무실에서 안고 있는 장면을 본 당신 비서가 이상한 오해를 하고 다른 직원들에게 뭐라고 했나 봐. 이미 우리가 사무실에서 그 짓을 했다고 소문 다 났어!”심강열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그리고 몇 초 사이에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한유라는 그의 표정 변화를 바라보며 흥미롭다는 듯이 웃었다.‘이렇게 재미난 반응을 보일 줄 알았으면 진작 얘기할걸.’조금 전까지 저 소문을 어떻게 잠식시켜야 하나 고민했는데 지금 보니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어차피 뒤처리는 그에게 맡기면 된다.심강열은 음침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이 비서가 이상한 소문 냈다는 거지? 그냥 해고해야겠네!”이렇게 눈치 없고 입이 가벼운 비서가 자기 비서실에 있었다니! 심강열은 도무지 참을 수 없었다.한유라는 손으로 턱을 괴고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됐어. 어차피 그러다가 말겠지. 게다가 우리는 결혼식까지 올린 부부인데 부끄러워 할 일도 없잖아. 떠들고 싶은 대로 떠들라고 해!”심강열은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입을 다물었다.그가 이 일로 많이 화가 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부하 직원이 자신과 한유라에 대해 그런 소문을 냈는데 어찌 화를 안 낼 수 있을까?‘점점 직원들 군기가 빠지고 있어!’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갔다.한유라는 한가하게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이제 뒤처리는 그의 몫이다.어차피 심강열이 알아서 해결해 줄 테니 그녀는 자기가 할 일만 하면 된다.카드게임이 끝난 뒤, 하시율은 한유라 모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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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0화 부풀려진 소문

직원은 한참 고민했지만 도대체 뭐가 다른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하시율과 한유라 모친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중에 중간 층에서 직원 두 명이 탔다.그들은 계속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고 있었다.“그거 사실이야? 직접 봤어? 대표님이랑 한 비서님이 사무실에서 불타올랐다고?”그들은 너무 흥분한 탓인지 엘리베이터에 다른 사람이 타고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한 듯했다.하시율과 한유라 모친은 굳은 표정으로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또 다른 직원이 말했다.“나야 못 봤지. 대표님 비서실 직원이 말해줬어. 직접 봤다고 하더라고. 코피를 쏟을 뻔했다지 뭐야!”“아직 신혼이잖아. 참, 아까 인사발령 난 거 봤어. 유 실장이 공금횡령으로 경찰에 잡혀 가고 한 비서님이 새로운 기획실장으로 승진했대. 앞으로 호칭에 주의해야겠어.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신다더라. 한 실장님이라고 불러야겠어!”“맞아. 한 실장님 대단하시네. 그냥 비서로 만족하실 줄 알았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기획실 실장으로 발령 나다니.”“누가 예상했겠어. 대표님은 매사에 엄격하고 평소에 잘 웃지도 않으시잖아. 그런데 여자를 만나고 많이 변하셨네. 베개머리 송사라도 했나 봐.”“그러니까. 예전에 대표님 미팅이나 파티에 참석하실 때 고객사 여직원 한 명이 일부러 대표님 옷에 술을 쏟았다가 대표님이 옷 배상하라고 하셨잖아. 그 여직원 그날 실수로 300만 원을 배상했어. 한 달 월급이 사라진 거지.”“그런 일도 있었어?”엘리베이터가 위층에 도착하고 두 직원은 웃으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남겨진 두 사람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엘리베이터에서 이런 특종을 접할 줄 누가 알았을까.가장 당황한 사람은 한유라 모친이었다. 사위와 딸이 사무실에서 그런 낯부끄러운 짓을 벌이다니.게다가 그 사실을 회사 직원들 전체가 알고 있다는 게 더 충격이었다.하시율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괜한 걱정을 했네요. 둘이 사이가 정말 좋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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