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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2화 선처

유 실장은 흙빛이 된 얼굴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이미 가진 돈은 다 잃었고 더는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쪽 담당자가 저한테 괜찮은 투자 항목이 있다면서 10일 이내로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보장해 준다고 했어요.”

한 주주가 어이가 없어 한마디 했다.

“유 실장 이미 2주가 지났어. 애도 아니고 그런 말에 속아? 당신 합격시킨 면접관이 누구야? 도대체 이런 멍청한 자식이 어떻게 이 회사에 들어왔지? 쓰레기 같은 놈!”

유 실장은 여전히 간절한 표정으로 심강열에게 애원했다.

“대표님, 제발 경찰에 신고만은 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무슨 수를 써서든 돈을 돌려놓을 테니 선처해 주세요.”

심강열은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 실장님 정말 순진하시네요. 400억이라는 돈이 도박장에 흘러 들어갔는데 무슨 수로 돌려받아요? 아, 물론 돌려받을 수는 있죠. 하지만 유 실장은 그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겁니다.”

그는 목청을 가다듬고 차가운 표정으로 유 실장을 쏘아보며 말을 이었다.

“이따가 형사들이 올 거예요. 조사에 협조하길 바라죠. 돈을 순조롭게 돌려받으면 유 실장님이 회사를 위해 2년이나 일한 정을 봐서 손해배상은 청구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는 질문이었다. 차갑고 단호한 표정과 말투가 그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래도 회사 입장에서는 많이 봐준 셈이었다.

유 실장이 벌인 짓에 비하면 굉장한 은혜를 베풀었다고 볼 수 있었다.

회사에서 그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라도 진행한다면 고작 몇 억으로 합의를 볼 수 없는 사건임은 분명했다.

이미 빈털터리가 된 유 실장이 무슨 돈으로 합의금을 지불한단 말인가. 게다가 그는 이미 아내와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만약 그가 빚을 떠안은 상태로 이혼 소송까지 진행한다면 유 실장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심강열이 조금 단호해 보여도 사실 그의 입장에서는 꽤 관대하게 처리한 거라 볼 수 있었다.

한유라는 턱을 괴고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유 실장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심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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