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741 - 챕터 1750

2631 챕터

제1741화 배신

무례하다는 걸 알지만 소은정은 말을 이어갔다.“솔직히 우혁이랑 좋았잖아요. 왜 갑자기 헤어진 거예요? 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있는 거라면 대화로 풀면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강서진 씨랑 재결합을 해버리다니... 솔직히 많이 놀랐어요.”말을 마친 소은정이 조심스레 추하나의 눈치를 살폈다.그녀의 말에 추하나는 꽤 착잡한 표정이었다.그 기억이 추하나에겐 판도라의 상자 같은 존재인 모양이었다.한동안 어색한 정적이 흐르고...‘내가 너무 무례했나?’그녀의 말에 대한 대답을 듣는 걸 포기한 소은정이 고개를 돌렸다.‘하긴, 자기 인생인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 저래라 평가를 하겠어.’이런 생각과 함께 소은정이 마이크의 모습을 찾던 그때, 추하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저랑 우혁이는... 애초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연애랑 결혼은 차원이 다른 문제니까요. 우혁이 집안에 대해선 대표님이 잘 알고 계시겠죠. 게다가... 강서진은 박수혁 대표와 친한 친구 사이기도 하고... 제가 강서진 와이프였다는 걸 아셨는지 반대가 심하셨어요. 그 덕분에 모욕적인 말도... 많이 들었고요.”순간 추하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모욕...소은정은 3년간의 결혼생활을 떠올렸다.아마 추하나가 당한 꼴도 그와 다를 바가 없을 테지.고통스러운 기억에 추하나의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그래도 참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우혁이가 너무... 우혁이는 다른 사람 시선 같은 건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영혼이잖아요? 저한테도 신경 쓰지 말라고 괜찮다고 하는데... 전 못 견디겠더라고요. 로펌까지 찾아온 어머니가 제 앞에서 무릎을 꿇으시더라고요. 제발 자기 아들 좀 놔달라고 애원하시는데... 그 기분 정말 참담했어요. 차라리 다 뒤엎고 행패를 부리셨더라면 제 마음이 조금은 편했을 것 같아요. 그럼 제가 피해자가 되는 거니까. 그런데도 우혁이는 평생 결혼 같은 거 안 해도 된다고. 속 편한 소리만 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제대로 된 대화도 없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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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2화 내 잘못이 아니야

눈물을 닦은 추하나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제가 잘못한 거예요? 전 그냥... 우혁이가 주는 거니까 아무 의심없이 마셨는데... 그렇게 헤어졌어요. 그리고 얼마 뒤에 우혁이가 집 앞에 찾아왔더라고요. 그날 술에 약을 탄 사람... 우혁이 어머니가 매수한 거였대요. 나랑 결혼하자고 하는 우혁이한테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다른 남자 아이를 가졌다는 말뿐이었어요.”“그래서... 싫다고 했나요?”추하나가 고개를 저었다.다시 터져나오려는 눈물을 꾹 참으려는 듯 추하나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1분 정도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는데... 그 1분이 그렇게 길게 느껴졌어요. 그 앞에서 발가벗겨진 채 능지처참 당하는 기분이었달까요? 그리고 자기 어머니를 용서해 달래요. 그런데... 전... 도저히 그게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강서진을 선택한 거예요. 적어도 강서진한테는 아무 감정도 없으니까 그 사람한테서 상처받지 않을 자신 있어요. 그런데 우혁인... 도저히 다시 마주할 수가 없더라고요. 날 심연속에서 끌어내준 손으로 다시 지옥으로 밀어버린 그 사람의 눈을 다시 바라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앞으로도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아요.”이 말을 마지막으로 추하나도, 소은정도 한참을 침묵했다.‘내가 괜한 말을 꺼냈네...’소은정의 마음 역시 무겁기만 했다.지금까지 소은정이 들었던 건 그저 결론일 뿐, 그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을 거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하나 씨는 계속 발버둥치고 있었구나. 그런데 그 손을 잡아줄 사람이 없었던 거야. 모든 사람이 나처럼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건 아니니까.’먼저 침묵을 깬 건 추하나였다.“많이 힘들었는데... 이젠 괜찮아요. 아이를 봐서라도... 지금의 삶을 포기할 생각도 없고요. 강서진도 많이 변했어요. 퇴근하면 바로 집에 오고 집안일도 도와주고 매일 꽃다발도 선물로 주고... 한때 제가 그렇게 바랐던 결혼생활이었는데... 지금이라도 그렇게 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그래도 앞으로 우리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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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3화 남자친구야

하지만 깊게 생각을 하기도 전에 마이크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얼른 저쪽으로 가요.”“그래.”이에 소은정은 결국 고개를 돌렸다.‘됐다. 어차피 다 자기 인생 사는 거지 뭐. 내가 무슨 자격으로 조언을 하겠어. 게다가 우혁이도...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좋은 남자가 아닌 것 같고.’잠시 후, 한참을 뛰어놀던 마이크가 드디어 지친 기색을 드러내고 두 사람은 근처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오랜만에 논다는 사실이 어찌나 좋은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놀이동산을 누비고 다니던 마이크는 여전히 신난 기색이 역력했다.소은정이 휴대폰으로 마이크의 영상을 보내주었다.“이 자식... 안 되겠네요. 스페인 선생님 모셔오는 걸로 하죠...”전동하의 답장을 확인한 소은정이 눈을 흘기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요즘 대치맘이네 애들 학원 죽어라 보내는 엄마들이 그렇게 많다더니. 우리 집은 아빠가 더 유난이네.’한편, 스테이크를 써는 마이크의 입꼬리는 여전히 귀까지 올라가있었다.“오늘 재밌었어?”소은정의 질문에 마이크가 거세게 고개를 끄덕였다.“네!”“재밌었다니 누나도 기쁘네. 다음엔 아빠랑도 같이 오자.”“아빠랑은 됐어요...”마이크가 당황한 듯 고개를 저었다.“아빠가 무서워? 그러지 마. 우리 마이크 사실은 아빠 많이 좋아하잖아. 마이크한테만 말해 주는 건데... 아빠 사실 되게 쉬운 남자다? 몇 마디 달래주면 화 났다가도 바로 풀리고 그래.”하지만 소은정의 말에도 마이크는 그저 묵묵부답인 채로 애꿎은 고기만 썰어댔다.한참 먹던 마이크가 옆에 뒀던 아이패드를 집어들었다.“아, 예쁜 누나. 내가 우리 스페인어 선생님 보여줄까요? 되게 잘생겼어요! 완벽한 외모의 소유자죠!”마이크의 말에 완벽한 외모를 가진 남자는 어떻게 생겼나 싶어 소은정이 목을 빼들었다.아이패드 속 사진을 확인한 소은정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전형적으로 잘생긴 유럽인의 외모, 할리우드 톱스타들과 견주어도 전혀 꿀리지 않는 얼굴이었다.“이분이 스페인어 선생님이시라고?”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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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4화 독약

진심어린 소은정의 말에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마이크가 고개를 끄덕였다.‘아, 내가 예쁜 누나를 속상하게 만들었구나... 그건 안 되지. 다른 건 몰라도 누나가 날 싫어하게 되는 건 죽을만큼 싫어. 어쩔 수 없네. 앞으론 고분고분 말 들어야겠다. 아, 난 언제쯤 성인이 되는 걸까? 빨리 어른이 되면 이 사람 저 사람 눈치 안 봐도 괜찮을 텐데.’한편, 마이크의 긍정적인 대답에 소은정은 싱긋 웃으며 아이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얼른 먹어. 다 먹고 우리 집에 가는 거다?”“네!”마이크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누나랑 있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아. 숙제도 안 해도 되고 캠프도 안 가도 되고!’...다음 날 오후.전동하가 마이크의 스페인어 선생님과 영상통화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스페인어와 한국어가 반쯤 섞인 신박한 광경에 과일을 내오던 소은정이 고개를 살짝 들이밀었다.인기척을 느낀 전동하가 바로 영상통화를 꺼버리곤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케빈 선생님이죠?”고개를 끄덕인 전동하의 표정이 묘하게 굳었다.“그걸 은정 씨가 어떻게...”‘마이크의 교육에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던 은정 씨가 이렇게 정확하게 선생님의 이름까지 알고 있다니. 설마...’전동하의 머릿속에 뭔가가 스쳐지났다.전동하의 질문에 어색하게 웃은 소은정이 딸기 하나를 입에 문 채 서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동하 씨가 알려줬잖아요.”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전동하가 미간 사이를 꾹꾹 눌렀다.‘마이크 이 자식... 은정 씨한테는 케빈의 케자도 꺼낸 적 없다고!’잠깐 고민하던 전동하가 케빈에게 문자를 보냈다.“케빈, 마이크 스페인어 선생님 여자 선생님으로 바꾸고 싶은데 가능할까요?”“아, 설마 제 수업 방식이 마음에 안 드시는 겁니까?”“그게 아니라 여자 선생님이면 마이크가 더 말을 잘 들을 것 같아서요.”...한편, 메일로 급한 파일을 결재하던 소은정이 끝없이 울리는 휴대폰 진동에 미간을 찌푸렸다.“어, 유라야. 왜 또 무슨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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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5화 돈을 노린 거야

한유라의 기세에 남자 직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리고 곧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이게 도대체 상전이야, 비서야... 아, 사모님이니까 상전 맞네.’한편 한유라는 불쾌한 기색을 전혀 숨기지 않고 심강열의 사무실 문을 퍽 차버렸다.화상 회의 중이던 심강열은 뜬금없이 잔뜩 화난 얼굴로 사무실에 침입한 한유라를 힐끗 바라보고 다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모니터로 시선을 옮겼다.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화상 회의가 끝나고.심강열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미간 사이를 꾹꾹 눌렀다.‘아, 기빨려...’하지만 곧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고개를 들어 한유라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쾅!”이때 한유라가 들고 있던 커핏잔을 세게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잔에서 튀어오른 커피 방울이 새하얀 종이를 물들였다.뜬금없는 행패에 심강열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무슨 일 있었어?”“아니.”한유라가 가식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돈 부족해?”“아니, 차고 넘쳐.”“은정 씨랑 쇼핑이라도 하고 싶어?”심강열의 질문에 한유라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아니.”이를 악물고 대답을 뱉어낸 한유라가 생각했다.‘아니, 내가 잉여도 아니고... 겨우 이런 일로 화를 낸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럼 왜...”“커피 말고 차 마시고 싶다고 했다면서?”그녀의 말에 심강열의 시선이 테이블 위의 커핏잔으로 향했다.“겨우 그것 때문에 그래?”심강열의 목소리에 억울함이 묻어났다.차 한 잔 마시고 싶다고 한 게 그렇게 잘못한 일인가 싶었다.한유라가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면 그것 때문에 화났다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피식 웃은 심강열이 가벼운 목소리로 물었다.“왜? 난 차 마시면 안 돼?”“아니, 커피 마시겠다고 해놓고 왜 갑자기 말을 바꿔? 자기가 뭐 마시고 싶다 그런 거 하나 결정을 못 내려? 비서가 당신 보모야? 하루종일 차나 타는 보모냐고. 잘하면 세숫물까지 떠달라고 하겠다?”한유라가 팔짱을 낀 채 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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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6화 잘못 건드린 거야

한유라도 심강열이 좋았다.열렬한 사랑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지만 심강열은 충분히 나이스한 남자이자 남편이었고 결혼생활은 정략결혼에 대한 편견을 깨버릴 정도로 행복했다 하지만... 첫 단추를 잘못 꿰서일가? 부부끼리 충분히 할 수 있는 말도 심강열에게만큼은 왠지 조심스러웠다.조금이라도 뭔가를 욕심내면 서로의 이익을 탐하는 이 정략결혼의 민낯이 드러날 것만 같아 두려웠다.한편, 변덕스러운 한유라의 모습에도 심강열은 짜증 하나 내지 않고 오히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솔직히 이 상황이 꽤 재밌기도 했다.따분하기만 한 회사에서 통통 튀는 한유라의 매력 덕분에 하루하루가 재밌어지기 시작했으니까.잠시 후, 급한 일들을 처리한 심강열이 한유라가 아닌 다른 남자 비서를 호출했다.파일을 덮은 심강열이 어리둥절한 표정의 비서를 향해 물었다.“아까 밖에서 무슨 일 있었습니까?”비서가 고개를 저었다.‘한 비서님이 대표님 흉을 보긴 했지만 그 얘긴 굳이 할 필요 없겠지.’“조 비서가 승진하고 한유라 씨가 수석 비서로 승진했죠. 그래도 아직 부족한 게 많을 겁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세요.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나한테 보고하고요.”“아닙니다, 대표님. 한 비서님, 굉장히 능력이 출중하신 것 같습니다. 업무적으로 어려운 점도 없고요.”‘참나. 내가 바본 줄 아나. 지금 나더러 대표 앞에서 사모 흉을 보라는 거야? 그건 안 될 일이지.’하지만 나름 신경 써서 한 대답에도 심강열의 표정은 여전히 어딘가 차가웠다.잠시 후,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비서가 조심스레 물었다.“대표님,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지?”‘두 사람 부부 아니야? 궁금한 거 있으면 직접 물으면 되잖아. 왜 엄한 나를 잡고 그러신대...’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던 심강열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이런 질문... 유치하다는 거 아는데 어쩔 수 없네요. 혹시 한 비서를 괴롭힌다거나 왕따 시킨다거나 그런 일은 없었습니까? 기분이 안 좋아 보여서요.”이에 비서가 다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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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7화 쏙 빼놓고

그 뒤로 오후내내 심강열은 일에 집중했다.저녁에 근사한 레스토랑까지 예약해 둔 터라 그전에 어떻게든 밀린 업무를 끝내야 했기 때문이었다.한번 기지개를 켠 뒤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사무실을 나선 심강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대표 사무실을 제외하고 텅텅 빈 사무실.단 한 명의 직원도 보이지 않는 모습에 당황스러웠다.‘이런 적은 처음인데...’심강열이 미간을 찌푸렸다.솔직히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니고 게다가 다른 직원들은 몰라도 비서실 직원들까지 약속이라도 한 듯 먼저 퇴근을?‘이상해... 뭔가 이상해...’심강열이 잔뜩 굳은 표정으로 한유라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딱딱한 연결음만이 울려퍼질 뿐.짜증스레 전화를 끊은 심강열이 다른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다들 어디 간 겁니까?”“아, 그게...”당황한 듯한 비서가 대답했다.“한 비서님이 오늘은 회식이라고 하셔서... 지금 노래방인데요?”‘하, 기가 막혀서.’심강열이 코웃음을 쳤다.“그래서... 지금 다들 노래나 부르고 있다 이 말입니까? 거기가 어딥니까?”“여기가...”통화를 마친 심강열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비서가 알려준 곳은 한유라가 평소 자주 가는 곳.럭셔리한 시설에 방음 시설까지 완벽한 룸 덕분에 재벌 2세들 사이에서 꽤 인기 있는 곳이었다.‘직원들 다 끌고 거길 갔단 말이지.’물론 심해그룹도 회식을 안 하는 건 아니었다. 프로젝트 하나를 무사히 끝낼 때면 식사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하지만 그때마다 심강열은 그저 잠깐 얼굴만 비추고 계산만 하고 사라지곤 했었는데...동료들과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건 나쁘지 않았지만 어딘가 마음이 불편했다.‘직원들 다 불렀으면서 난 쏙 빼놓고 가셨다? 도대체 무슨 일로 골이 났길래 이렇게 엇나가는 걸까?’깊은 한숨을 내쉰 심강열이 비서가 말한 장소로 향했다.“대표님, 혹시 예약하셨나요?”그의 얼굴을 알아본 매니저가 바로 다가왔다.“아, 아닙니다. 일행 있어요. 저 혼자 올라가겠습니다.”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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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8화 뭐가 잘못된 거지?

“달칵!”이때 형광등 불빛이 룸의 어둠을 찢어삼켰다.“...”숨 막힐 듯한 정적, 환해진 세상에 다들 순식간에 현실 세계로 돌아온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아직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입구 쪽을 바라보던 직원들의 표정이 묘하게 굳고... 모두들 로봇처럼 어색한 무빙으로 한유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이게 다 꿈이었으면...’방금 전 대표를 향한 화려한 디스랩을 펼쳤는데 그 주인공이 눈앞에 떡하니 나타나다니.이보다 더 난처한 상황이 있을까?‘내가 미쳤지. 술 몇 잔 마셨다고 그런 랩에 좋다고 호응을 하냐...’노래방이라곤 믿기지 않는 적막, 모두들 머리가 백지장처럼 변해버리고 한유라 역시 목석처럼 굳어버리고 말았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미처 머리를 굴리기도 전에 얼굴로 차가운 바람이 스치더니 심강열이 성큼성큼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아,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면 좋으려나...’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누군가 뒤에서 그녀의 등을 살짝 밀고 한유라는 뭐에 홀린 듯 심강열의 손에 이끌려 노래방을 나섰다.지하주차장.먼저 차에 탄 심강열이 어딘가 복잡미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지금 이 차를 타는 게 맞나 짧은 고민을 하던 그때, 심강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타.”‘타라는 걸 보니까 화 많이 안 났나 보다.’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쉰 한유라가 쪼르르 조수석에 몸을 실었다.평소 안락함이 특히 마음에 들었던 심강열의 차.그런데 오늘만큼은 시트에 바늘이라도 꽂아둔 듯 엉덩이가 욱신거렸다.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심강열의 눈치를 살피는 한유라는 누가 봐도 잘못을 저지른 어린애의 모습이었다.그렇게 대화 한 마디 없는 드라이브가 이어지고 어느새 아파트 지하주차장.시동을 끈 심강열이 꿈쩍도 하지 않자 한유라도 가만히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뒷담화를 하다 걸리면 이런 기분일까?‘시트콤에서 일어날만한 일이 왜 나한테... 전생에 나라라도 팔아먹었나. 운이 안 좋아도 이렇게 안 좋을 수가 있나...’한편,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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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9화 야근은 싫어

또 뭘 잘못한 게 있을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다른 건 생각나지 않아 한유라가 골치가 아플 무렵.심강열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오늘 퇴근할 때 뭐 까먹은 거 없어?”까먹은 거?한유라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난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표정에 심강열이 작은 힌트를 주었다.“퇴근할 때 말이야...”“회식 나오기 전에 급한 일은 다 처리했는데?”눈을 깜박이던 그녀가 단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톡톡.”“회식에 왜 난 안 불렀어? 회사 직원들 다 초대했으면서 왜 나한텐 아무 말도 안 했냐고. 게다가 내 카드로 계산한 거잖아.”결국 스스로 삐친 이유를 말한 심강열은 순간 현타가 오는 기분이었다.‘아, 내가 생각해도 진짜 치사하다.’심강열의 대답에 한유라가 미간을 찌푸렸다.‘아니, 왜 직원들 회식에 끼려고 해. 대표가 끼면 제대로 흉도 못 볼 거 아니야. 그럼 그게 회식이냐. 그냥 일이지...’하지만 대놓고 널 까려고 자리를 만든 거다라고 말할 순 없으니 좀 더 유연한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당신은 매일 야근하느라 바쁘잖아. 직원들 여가 활동까지 신경 쓸 여유 없는 거 내가 아니까 특별히 신경 쓴 거지.”은근슬쩍 책임을 심강열에게로 미는 게 느껴지자 심강열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핸들을 잡고 있던 큰 손이 한유라의 두 볼을 꾹 눌렀다.“그래서? 야근하느라 너랑 제대로 안 놀아줬다고 시위하는 거야?”차라리 그런 거라면 오늘 하루 이상하리만치 틱틱대던 그녀의 모습이 이해가 될 것만 같았다.제멋대로 한유라의 반항을 너무 바쁜 남편을 향한 투정으로 이해한 심강열은 어느새 화가 다 풀리고 말았다.‘나랑 그렇게 같이 있고 싶었어?’한편, 얼굴을 꾹 잡힌 한유라는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아니! 그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고! 난 차라리 당신이 매일매일 야근했으면 좋겠어! 돈을 많이 벌어야 내가 더 펑펑 쓸 거 아니야!’하지만 한유라도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은 하면 안 된다는 눈치 정도는 있었기에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한유라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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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0화 어디든 다 똑같아

뜨거운 키스가 조금 더 깊은 스킨십으로 이어지려던 그때, 한유라가 살짝 달아오른 얼굴로 그를 밀어냈다.“여기 주차장이야.”하지만 그녀의 손목을 잡은 심강열의 입술은 한유라의 얼굴과 목선을 가볍게 훑어지났다.“괜찮아...”뜨거운 욕망을 꾹꾹 참는 듯한 무겁게 잠긴 목소리에 한유라의 손에 힘이 스르륵 풀렸다.‘그래... 가끔은 색다른 것도... 나쁘진 않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피곤함과 취기의 더블 콤보에 한유라가 시트에 축 늘어졌다.아슬아슬 잠이 들려던 그때, 누군가 그녀를 번쩍 안아들었고 잠시 후, 따뜻한 물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아, 따뜻하다.’눈앞에 휴가지의 바다가 펼쳐지는 듯해 한유라의 다리가 물장구를 치기 시작하고...이때 그녀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으이그, 좀 가만히 있지?”그리고 또 누군가 그녀를 번쩍 안아들어 몸을 깨끗하게 닦아준 뒤 산뜻함이 느껴지는 폭신한 곳에 뉘였다.‘음, 기분 좋아. 여긴 어디지? 모래사장인가?’이미 비몽사몽인 한유라가 제멋대로 침대 위를 굴러다니고 심강열의 탄탄한 팔이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려는 한유라의 허리를 덥썩 잡았다.그리고 곧 따뜻한 품에 안긴 한유라가 따뜻한 느낌의 바디워시 향을 만끽했다.‘하, 그냥 재우려고 했는데. 자꾸 유혹을 해온다 이거지?’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심강열이 반격을 시작했다.뜨거운 입술이 한유라의 몸 곳곳을 누비고 한유라가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들었다.‘아, 누구지? 아... 깡이구나. 아, 맞다. 나 이 사람이랑 결혼했었지...’그녀의 눈동자에 들어온 심강열의 눈동자는 이미 거친 욕망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한유라가 손을 뻗어 심강열의 탄탄한 가슴을 만졌다.‘마음에 들어...’두 사람이 시선을 마주치고... 심강열이 피식 웃었다.“깼어? 네가 먼저 나 건드린 거야. 내일 뭐라고 하기 없기다?”그리고 한유라의 대답 따윈 필요없다는 듯 숨 막힐 듯한 키스가 이어졌다....잠시 후, 땀범벅이 된 두 사람이 침대에 축 늘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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