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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9화 야근은 싫어

또 뭘 잘못한 게 있을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다른 건 생각나지 않아 한유라가 골치가 아플 무렵.

심강열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오늘 퇴근할 때 뭐 까먹은 거 없어?”

까먹은 거?

한유라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난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표정에 심강열이 작은 힌트를 주었다.

“퇴근할 때 말이야...”

“회식 나오기 전에 급한 일은 다 처리했는데?”

눈을 깜박이던 그녀가 단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톡톡.”

“회식에 왜 난 안 불렀어? 회사 직원들 다 초대했으면서 왜 나한텐 아무 말도 안 했냐고. 게다가 내 카드로 계산한 거잖아.”

결국 스스로 삐친 이유를 말한 심강열은 순간 현타가 오는 기분이었다.

‘아, 내가 생각해도 진짜 치사하다.’

심강열의 대답에 한유라가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왜 직원들 회식에 끼려고 해. 대표가 끼면 제대로 흉도 못 볼 거 아니야. 그럼 그게 회식이냐. 그냥 일이지...’

하지만 대놓고 널 까려고 자리를 만든 거다라고 말할 순 없으니 좀 더 유연한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당신은 매일 야근하느라 바쁘잖아. 직원들 여가 활동까지 신경 쓸 여유 없는 거 내가 아니까 특별히 신경 쓴 거지.”

은근슬쩍 책임을 심강열에게로 미는 게 느껴지자 심강열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핸들을 잡고 있던 큰 손이 한유라의 두 볼을 꾹 눌렀다.

“그래서? 야근하느라 너랑 제대로 안 놀아줬다고 시위하는 거야?”

차라리 그런 거라면 오늘 하루 이상하리만치 틱틱대던 그녀의 모습이 이해가 될 것만 같았다.

제멋대로 한유라의 반항을 너무 바쁜 남편을 향한 투정으로 이해한 심강열은 어느새 화가 다 풀리고 말았다.

‘나랑 그렇게 같이 있고 싶었어?’

한편, 얼굴을 꾹 잡힌 한유라는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아니! 그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고! 난 차라리 당신이 매일매일 야근했으면 좋겠어! 돈을 많이 벌어야 내가 더 펑펑 쓸 거 아니야!’

하지만 한유라도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은 하면 안 된다는 눈치 정도는 있었기에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한유라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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