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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그러나 조사를 시작하자 예상치도 못한 결과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구호준은 조사 결과가 못마땅한 듯싶었다.

이세라가 귀국한 날, 나는 욕실에 임테기를 몰래 놓고 SNS에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호준을 위해 몸조리를 6개월 동안 했더니 드디어 효과를 봤어! 사랑의 결실을 보는 순간이 드디어 오다니!]

그리고 구호준과 이세라가 같이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을 때 마음이 울컥했지만 단지 댓글로 불평을 늘어놓았을 뿐이었다.

[설마 날 잊은 건 아니겠지?]

심지어 유학 간 이세라를 도와 갖은 일을 처리할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태생부터 착한 남자한테 시집갔는데 워낙 성격이 좋아서 남이 힘들어하는 꼴을 못 봐주네. 마치 당시 나한테 했던 것처럼 말이야.]

무려 4,000여 개에 달하는 혼잣말은 전부 스스로 납득하기 위한 세뇌의 결과물에 불과했다.

그와 동시에 구호준이 고용한 사설탐정은 이세라가 귀국 후에도 해외에 있는 전남편과의 계속 연락한 사실을 발견했다. 심지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하며 노골적인 대화를 나눈 게 밝혀졌다.

게다가 엘리베이터 사고 당일에도 이세라가 일부러 정지 버튼을 누른 탓에 고장이 생겼다고 했다.

모든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구호준은 마음이 심란했다.

그리고 나중에 이세라가 애교를 부리며 찾아오자 증거들을 그녀의 얼굴에 내동댕이치면서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이게 바로 나에 대한 보답이야?”

그동안 여린 소녀 같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이세라는 난감한 얼굴로 입꼬리를 파르르 떨더니 목소리마저 갈라졌다.

“나도 단지 오빠를 너무 사랑해서 이런 멍청한 짓을 벌인 거예요. 호준 오빠...”

모처럼 화가 난 구호준은 손을 번쩍 쳐들었지만 끝내 따귀는 때리지 못했다.

설령 잘못을 저질렀다고 할지언정 차마 그녀를 다치게 할 수 없다니.

하지만 나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목숨까지 잃었다.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반드시 사과해야 하는 건 아닌 듯싶었다.

적어도 이세라는 예외이지 않은가?

나는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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