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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그 이후로 구호준은 내 생각을 전혀 안 하는 듯싶었다.

이세라의 생일 파티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며 일찌감치 준비했다. 인맥을 총동원해 유명한 밴드를 섭외했고, 그녀가 좋아하는 가수도 초청했다. 오로지 사랑하는 여자의 환심을 사려고 돈을 쏟아붓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전부 우리 집에서 빼앗은 재산이었다.

나랑 결혼했을 당시 그가 운영하던 게임 회사가 곧 망할 위기에 처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었고, 심지어 집까지 담보로 내놓고 보태줄 만큼 모든 것을 다 바쳤다.

자금을 확보하자 개발에 전념할 수 있어 회사도 기사회생했고, 게임이 런칭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온라인을 휩쓸었다.

금세 이 바닥에서 유명세를 치른 그를 보며 나는 진심으로 기뻤다.

하지만 지금은 전부 독이 되어 돌아왔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유학 간 이세라는 외국의 재벌 2세와 눈이 맞았고, 3개월 전 헤어지고 나서 속상한 마음에 귀국했다.

그때부터 구호준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무려 3시간 전부터 공항에서 기다렸고, 불만을 토로한 나한테 윽박지르기까지 했다.

“내 동생인데 어떻게 모른 척할 수 있겠어?”

물론 실검을 확인하기 전까지 설령 핑계에 불과할지언정 그를 믿어주었다.

[로스트 대표의 고백]

로스트는 바로 구호준 회사에서 대박을 터트린 게임이다. 나는 재빨리 게임에 접속했고, 회사에서 거액의 게임 머니를 배포했는데 메일 제목이 바로 [대표가 보낸 사랑의 선물]이었다.

이벤트 날짜가 마침 내가 임테기로 임신 사실을 확인한 날이다.

그리고 서프라이즈 겸 두 줄이 선명한 임테기를 안방 욕실에 두었다.

나는 평소에 과묵한 남자의 또 다른 애정 표현법인 줄 알았다.

온라인은 금세 발칵 뒤집혔다.

[상남자의 로맨스라니, 완전 내 스타일이잖아?]

[대표 와이프가 알아챌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네.]

[애먼 유저들만 낚였어. 그나저나 액수가 워낙 커서 거절하기 힘든데?]

그날 밤 나는 요리를 한 상 만들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그가 돌아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하지만 게임 머니를 배포한 날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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