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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깜짝이야! 누가 이딴 걸 집어넣었어? 손가영은? 당장 찾아내지 못해? 고작 인형으로 대체하면 빠져나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해? 내가 바보처럼 보이나? 빨리 가서 붙잡아 와.”

나는 웃다가 눈물이 찔끔 났다.

시체가 버젓이 누워 있고 악취까지 풍기는데 뭘 모르는 척하는 거지?

이제 와서 날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대표님, 가영 씨는 이미 죽었어요! 시체가 벌써 부패했잖아요.”

구호준은 비서를 노려보았다.

“헛소리하지 마. 설마 너도 손가영이랑 한통속이야? 날 뭐로 보고! 악취가 나는 가짜 시체를 보여주면 죽었다고 믿을 것 같아? 이 잡듯 뒤져서라도 반드시 찾아낼 테니까!”

그리고 밖으로 저벅저벅 걸어 나가 방문을 잠그게 했고, 그와 동시에 내 행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세라는 굳은 표정의 구호준을 발견하자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까치발을 들고 목을 감싸 안았다.

“호준 오빠, 왜 그래요? 가영 언니가 또 화나게 했어요? 괜찮아요. 제가 있잖아요.”

구호준은 그녀를 안고 소파에 앉더니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에는 도를 넘었어. 글쎄 가짜 시체로 바꿔치기하고 도망갔다니까? 하지만 어디에 있든 반드시 찾아낼 거야. 아직 너한테 사과도 안 했는데 자기 입으로 잘못을 뉘우치도록 해야지.”

시체를 직접 보고도 부정하는 이유가 단지 내가 죽으면 이세라에게 사과를 못 할까 봐 걱정된 건가?

이렇게 어이없을 수가.

이내 CCTV 영상을 플레이하자 방에 갇힌 후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다가 점차 조용해지는 과정이 화면에 적나라하게 담겼다.

그래도 구호준은 믿지 않았다.

“어차피 후반부는 똑같은 영상이라 편집하기에 딱 좋아. 손가영, 준비를 아주 철저하게 했네?”

그리고 노트북을 주먹으로 세게 내리쳤다. 그가 갑자기 화를 내는 바람에 이세라는 화들짝 놀라 빨개진 눈시울로 품에 기댔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구호준은 다정한 목소리로 이세라를 달래주기 바빴다.

“미안해, 많이 놀랐어? 단지 책임감 없이 홀연히 떠나가 버린 손가영 때문에 짜증이 나서 그만... 네 생일 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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