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소미와 정국진은 이미 월이를 성공적으로 구해냈다. 그러니... 조금 전 이유영, 박연준과 여진우 등 사람들이 이온유 쪽으로 온 것은 강이한을 다른 쪽으로 유인하기 위한 계략이었다.정국진은 실망으로 가득 찬 싸늘하고 심오한 눈빛으로 강이한을 바라보았다.이유영은 냉철하게 강이한을 휙 밀쳐냈다. 그 순간... 강이한 힘을 모조리 잃어버리고 바닥에 축 늘어졌다.이유영이 발걸음을 뗀 순간 강이한이 입을 열며 말했다.“당신이 미워할 거면 나만 미워해. 그들과는 상관이 없어...”여기서 말한 그들은 한지음과 이온유를 말한 것이었다.이유영은 강이한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바로 임소미를 향해 걸어갔다. 몸부림친 것 때문에 얼굴이 시뻘게진 월이는 지금 부들부들 떨면서 임소미의 품에 안겨있었다.이유영을 본 순간 월이의 두 눈에는 눈물이 핑 돌았다. 월이는 두 팔을 벌리면서 이유영에게 안기려고 들었다.이유영은 월이를 넘겨받았다. 꼬맹이는 훌쩍훌쩍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딱 봐도 적지 않게 놀란 것이 분명했다.이유영은 조심스럽게 월이를 품속으로 끌어안았으며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일단 나가자.”임소미는 이유영을 보며 말했다.나머지 일들은 정국진과 여진우에게 다 맡기면 되었다. 그들이 강이한을 어떻게 처리하든 그건 다 이유영이 마주해야 할 일이 아니었다.이유영은 임소미의 발걸음을 따라 복도의 끝머리로 걸어갔다.강이한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한테 눈길조차 한 번 주지 않은 이유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녀의 뒷모습은 살짝 떨려있었으며 동시에 무궁무진한 굳건함도 깃들어있었다.한순간 강이한은 마치 심장이 세게 베인 것만 같이 느껴졌다.그에게 아프냐고 물으면 대답은 당연했다.숨이 막힐 정도로 아팠다.가슴속에서... 한 가지 목소리가 끊임없이 그에게... ‘이유영을 잃었어, 영원히 잃었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박연준은 임소미와 이유영을 데리고 먼저 자리를 떴다.현장에는 강이한, 정국진, 여진우만 남았다. 복도의 분위기는 극도로 얼
이정과 강이한 신변의 사람 몇 명이 앞으로 나섰다.“도련님.”“...”일어선 순간 강이한은 싸늘하게 이정을 한 눈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정말 깊은 못처럼 깊숙했다.이정은 살며시 고개를 숙였다.그리고 강이한의 몸에 있는 상처를 보자 가슴이 섬뜩하면서 긴장되었다.“바로 가서 의사 선생님을 모셔 오겠습니다.”이정은 강이한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그러나 이 세상에 지금 이유영 말고 감히 그를 해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는 오로지 이유영에게만 반격하지 않을 뿐이었다....백산 별장의 주방에서, 이유영은 조심스럽게 월이에게 죽을 먹이고 있었다. 꼬맹이는 그녀의 품에 안겨있었으며 이번 일 때문에 매우 놀란 것이 분명했다.그래서 이유영의 품에 안긴 후로부터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월아, 외할머니한테 올까?”월이가 백산 별장에서 사라진 거라서 요 며칠 임소미도 덩달아 속이 말이 아니었다.당연히 이것들은 모두 강이한이 은밀히 꾸민 계략들 때문이었다.그게 아니면 이곳에서 감히 월이를 데려갈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임소미도 마음이 안 좋았다. 하지만 이토록 낭패한 이유영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녀도 마음이 아팠다.“제가 할게요.”이유영의 말투는 아주 밋밋했다.그리고 배가 많이 고팠는지 월이는 이렇게 이유영의 품에서 죽을 두 그릇이나 비웠다. 하지만 월이에게 너무 많이 먹이면 또 안 되었다.천천히 조금씩 나아가야 했다.“엄마.”“엄마 어디 안 가.”이유영이 일어선 순간, 월이의 작은 팔은 바로 이유영의 목을 둘렀다.적잖게 겁을 먹은 것이 분명했다.이유영은 월이를 안고 살살 달래주었다.그녀의 머릿속은 지금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현재... 그녀는 아이를 안아서 잘 위로해 주고 달래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지금 그녀가 강이한을 얼마나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지 아무도 모를 것이었다. 병원에서 찌른 그 한 칼은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준 상처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전에 3일 동안, 아이를 못 찾았기에 이유영은 한시도 쉬지 않고 온밤 밖에서 돌아다녔다.하지만 아이가 돌아온 지금 그녀는 여전히 편안하게 잠들지 못했다. 그녀는 손을 놓았다가는 또 아이를 잃어버릴까 봐 아이를 품에 꽈 껴안았다.“엄마, 우유.”이유영의 침대로 돌아온 월이는 순간 자신의 안전감을 되찾은 것만 같았다.이유영이 월이에게 샤워를 해준 뒤 꼬맹이는 습관적으로 침대에서 한 바퀴 굴렀다. 그러고는 두 눈으로 이유영을 망연하게 쳐다보았다.마치 물안개가 낀 것만 같은 두 눈은 정말 귀엽기 그지없었다.이유영은 제일 빠른 속도로 아이에게 우유를 내려주었다.“우리 월이.”이유영은 직접 월이에게 먹여주려 했지만, 꼬맹이는 젖병을 안고서 혼자서 꿀꺽꿀꺽 먹기 시작했다. 정말 배고파 보였다.게다가 아이가 살이 많이 빠진 것을 보니 요 며칠 강이한의 곁에서 무조건 제대로 밥을 안 먹었다는 것을 이유영은 알 수 있었다.이런 생각이 들자 그녀의 눈빛은... 날카롭고 위험하게 변했다. 하지만 월이가 곁에 있으므로 해서 그녀는 순간 또 기를 줄였다.‘요 며칠 월이도 엄청나게 고달프게 지낸 거 같은데. 그래서 저녁에 잠도 제대로 못 잔 건가?’이유영의 품에서 비비적거리다가 월이는 바로 잠이 들었다.하지만 이유영은 고개를 숙인 순간 마음이 짠하고 아팠다.왜냐하면, 월이의 작은 손은 그녀의 잠옷을 꽉 붙잡고 있었다... 전에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다.그러니 지금 월이는 아무리 잠들었다고 해도 엄청난 경계심을 갖고 있었다.온밤 동안, 이유영은 몸을 뒤척이며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이유영은 그저 그렇게 월이를 바라보면서 열심히 아이의 작은 얼굴을 들여다보았다.그리고 새벽이 되었을 때 겨우겨우 눈을 감았다. 다들... 너무 피곤했다. 요 며칠 동안 정말 적지 않게 고생했다.그녀는 쭉 아침 10시까지 잤다. 그러다가 꿈에서 놀라 번뜩 일어났다.“아...”온몸은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이유영은 자기가 아직도 밖에서 아이를 찾고 있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소은지의 헌없이 아름다운 기질은 난초에 못지않았다.강렬한 눈빛과 새빨간 입술, 게다가 더없이 아름다운 와중에 엄숙함도 병존하였다.이유영이 앞으로 다가와 말을 건넸다.“은지야.”소은지는 정신을 되찾고 고개를 돌렸다.이유영이 앞으로 다가오며 물었다.“네가 여기에 웬일로 왔어?”두 사람은 습관적으로 손을 한데 잡았다.그러고는 같이 자리에 앉았다.“아이를 찾었어?”소은지의 말투에는 온통 이유영에 대한 관심과 애틋함으로 가득 찼다. 그녀도 이유영과 강이한이 일을 이 지경까지 크게 벌일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응.”“그 소식들은 다 진짜야?”비록 기사에 실리지는 않았지만, 소은지는 엔데스 현우한테서 대충 사실의 경과를 알게 되었다.‘강이한이 자신의 아이로 한지음의 아이를 구할 생각까지 한다니. 도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이유영은 고개를 숙이고 앞에 놓여있는 찻잔을 들어 차를 몇 모금 마시고 나서야 겨우 가슴속의 답답함을 억누를 수 있었다.말이 없는 이유영의 모습을 본 소은지는 사실이 정말... 엔데스 현우의 말대로라는 것을 대충 알 수 있었다.“너랑 그놈은 정말 지긋지긋한 악연이야!”소은지는 한숨을 내쉬었다.감정의 일에 있어서 소은지는 예전에 아주 단호했다.그녀는 예전에 ‘좋으면 좋은 거고, 싫으면 싫어 거지’ 이런 마음가짐이었다. 만약 집착 때문에 자신을 불쾌하게 하는 감정이라면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엔데스 명우를 만난 뒤부터 그녀는 한 가지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어떤 집착은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관없이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그럼 넌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소은지가 또 물었다.어찌 됐든 지금의 상황을 놓고 봐서 강이한더러 주동적으로 이유영을 멀리하라고 하는 것은 거의 말이 안 되었다.이런 상황에서 이유영의 결정이 관건이었다.“은지야.”“응?”“현우 씨한테 알려줘. 나머지 반쪽짜리 서류가 지금 강이한의 손에 있다고!”그 순간 이유영은 아주
그런 와중에도 강이한은... 여전히 월이를 갖고 이온유에게 수술해 주려고 했던 것이었다.이 말을 들은 소은지는 깜짝 놀랐다.“그렇게 어린아이가 3일 동안 아무것도 안 먹었다는데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았다고?”그 순간 소은지는 이유영이 강이한을 미워하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조금 전 이유영이 반쪽짜리 서류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었을 때 소은지는 이유영이 강이한에게 너무 독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하지만 이유영의 말을 듣고 난 뒤 소은지는 그녀가 이해되기도 했다. 어머니로서... 자신의 아이가 그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거기에다가 주모자가 낯선 사람이어도 참을 수 없는데 더구나 아이의 친부가 그런 짓을 했다고 하니 정말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유영은 강이한이 더더욱 미웠다.지금 그녀는 정말 강이한이 확 죽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반쪽짜리 서류에 관한 정보를 소은지에게 넘겨주었다.“그 인간이 퍽이나 조급해하겠어.”소은지의 말을 들은 이유영은 피식 냉소를 지었다.그리고 그녀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그놈이 조급해하는 것은 한지음의 딸밖에 없어. 그런데 우리 월이를 걱정할 여유가 어디 있겠어?”그랬다.이유영이 보기에는 이토록 가혹한 조건 앞에서 강이한이 유일하게 걱정하는 것은... 이온유밖에 없었다.3일이란 시간 동안 월이는 낯선 환경과 사람들 때문에 누가 뭐래도 밥 먹는 것을 거부했다.하지만 이런 상황일지라도 강이한은 월이를 무시하고 온통 ‘어떻게 해야 순조롭게 이온유에게 수술을 시켜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소은지의 눈빛은 조금 어두워졌다.“강이한은 참 죽어도 싼 놈이야!”그랬다.아마 이 순간 그 누구도 강이한을 불쌍히 여길 사람이 없을 것이었다.정말 불쌍한 사람은 미운 데가 있는 법이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그랬다. 지금이 꼭 이런 상황이었다.강이한의 불쌍함은 정말 얄밉기 그지없었다.“강이한이 좋은 아버지 행세를 한다고 해서 그를 말릴 사람이 아무도 없어! 그
소은지는 이유영의 손을 잡고는 그녀의 손바닥을 살살 쓰다듬었다. 그녀는 이런 방식으로 이유영을 위로해 주고 있었다.예전에도 그랬다.매번 이유영이 상처를 받았을 때면 소은지가 아무 말 없이 이유영의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녀에게 많은 용기를 주었다.“너랑 엔데스 명우는 지금 어떤 상황이야?”이유영은 살짝 걱정되어 물었다.어찌 됐든 이유영은 소은지가 도대체 왜 엔데스 현우랑 한편이 되었고 또 엔데스 명우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알고 있었기에 이점에 대해서 그녀는 정말 소은지가 걱정되었다.말이 끝나자마자 소은지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새빨간 입술은 웃고 있었지만, 사람에게 아주 괴이한 느낌을 주었다.의미심장한 웃음은 마치 위험천만한 시한폭탄처럼 느껴졌다. 일단 폭발하게 되면... 이 속에 엮인 수많은 사람이 다 같이 무너지게 될 것만 같았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 순간 이유영은 소은지의 눈빛에 숨겨진 예리함 때문에 충격받았다. 그녀는 소은지의 이런 면을 종래로 본 적이 없었다.예전에 직장에 있었을 때 소은지는 처사가 단호하고 깔끔한 성격이었다.그리고 오늘의 이런 예리함과 한데 잘 어울려서 사람에게... 그녀가 곧 태생부터 여왕인 것만 같은 느낌을 주었다. 더구나 오늘의 그녀는 엄청난 지위를 가지기까지 했다.소은지는 마치 파리에 딱 맞게 태어난 사람 같았고 천생이 엔데스 가문의 여자가 될 사람인 것만 같았다.하지만 이 순간 이유영은 이런 소은지를 보면서 걱정이 끊임없이 생겨났다.소은지는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놈? 아무래도 2년이나 되는 빚이니 천천히 청산해야 하지 않겠어?”“설유나는?”설유나 때문에 소은지는 방법을 써서 엔데스 현우랑 손을 잡게 되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설유나는 소은지의 신경을 제대로 건드린 것이 분명했다.‘설유나?’“그놈은 지금 그 여자의 곁을 잘 지켜주고 있어.”소은지는 사람을 붙여 시시때때로 설유나를 감시하고 있었으며 엔데스 명우가 병원을 떠나기만 하면 소은지에게 연락이 오곤 하였다. 그리
소은지가 떠난 뒤 이유영은 걱정이 태산인 얼굴을 하고 주방으로 걸어갔다. 소은지의 일은... 줄곧 그녀의 마음속 응어리였다.주방에서 임소미는 월이에게 밥을 먹여주고 있었다. 꼬맹이는 아주 반듯하게 임소미의 품에 안겨있었다.밖에서 돌아온 여진우는 이유영을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결국, 이유영은 여진우와 함께 서재로 들어갔다. 여진우는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무슨 용건이 있어?”“그 사람... 죽었어?”이유영은 냉랭하게 물었다.그 사람은 강이한을 말한 것이었다.비록 어젯밤에 이성을 잃었다고 하지만 이유영은 자신이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차가운 말투에 여진우는 흠칫하였다.“넌 그 사람을 닭으로 생각하는 거야!?”“...”‘닭? 이게 무슨 비유야?’여진우는 아주 바빠 보였다. 집으로 돌아온 것도 무슨 일이 있는 것 때문인지 지금 책장에서 무엇인가를 찾으면서 이유영에게 말했다.“강이한 같은 사람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아.”“...”이유영의 힘이 별로 세지 않은 것을 보았으니 여진우도 발길질을 몇 번 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니 별문제가 없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이유영의 행동은 그저 강이한에게 상처를 낸 정도뿐이었다.말이 끝나자 여진우는 분위기가 조금 썰렁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 후로 이유영을 바라보며 말했다.“보아하니 너는 정말 그 사람을 무척이나 미워하는구나.”강이한에 대한 그녀의 미움은 그가 괜찮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녀의 눈빛에서... 증오의 감정이 끊임없이 차 넘치는 정도였다.“별일 없는 거야?”‘참 명줄이 끈질기기도 하네!’여진우는 대답했다.“그런데 이번 일을 겪었으니 그놈은 아마 아이를 데리고 서주로 갈 거야.”“...”‘서주로 간다고!?’강이한은 더는 파리에 남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더군다나 서주 쪽의 상황도 지금 몹시 긴박했기에 그에게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파리에 남게 되면 이유영이든 아니면 이온유이든 그는... 그들을 대처할 방법이
하지만 지금... 박연준과 함께 서주로 가겠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임소미는 이해가 안 되었다.서주와 파리의 상황에 대해 임소미는 잘 알지 못했다. 그렇지만 정국진은 이유영의 이 결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는 그윽하게 이유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이것이 바로 네 결정이야?”“네, 아빠. 이것이 제 결정이에요.”“넌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아?”“아빠가 저를 지켜주고 싶어 한다는 것을 잘 알아요. 하지만...”여기까지 말한 이유영은 뒤의 말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지 못했지만, 정국진은 여전히 그녀의 말뜻을 알아들었다.정씨 가문은 줄곧 그녀를 보호해 주고 있었다.하지만 강이한 때문에 그녀는 진작에 구렁텅이에 빠져들었다. 아무리 누군가가 그녀를 지켜준다고 하도 그녀를 깊은 구렁텅이 속에서 빼낼 수는 없었다.지금 유일한 방법은 이유영 자신의 손에 달렸다.만약 꼭 이런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면 그러면 지금 이유영을 탓할 것이 못 되었다.“그럼 월이는? 미련이 안 남겠어?”임소미는 애처로운 말투로 말했다. 강이한이 월이에게 했던 짓을 생각하자 그녀는 또 마음이 아팠다.이유영은 품속에 있는 아이를 잠시 보고는 입을 열었다.“이 일을 해결하지 않는 한 저랑 제 딸은 영원히 편안한 날을 보낼 수 없어요.”이유영의 말이 맞았다. 영원히 편안하게 지낼 수 없었다.월이에게 이런 아버지가 있는 것 때문에 아이도 엄마처럼 편안하게 지낼 수 없었다.임소미는 어쩔 수 없이 정국진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정국진의 눈빛은 깊고 싸늘했다. 이 일에 있어서... 그는 결국 이유영을 지지하는 편에 섰다.임소미는 입술을 벌름거리며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입가까지 나온 말들을 다시 도로 삼켜버렸다.끝에는 정국진이 입을 열었다.“진우랑 함께 가.”그랬다. 여진우가 있었다.만약 여진우와 함께 가게 되면 그들도 그나마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그리고 이번에 이유영은 반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었다.“네.”‘이렇게 해서 두 분이 조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