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지를 안고 있던 엔데스 현우는 엔데스 명우가 문을 박차고 나가는 순간에 바로 그녀를 놔주었다.“앞으로 저 사람을 작작 건드려.”엔데스 현우의 말투는 아주 차가웠다.누가 두 사람보고 형제가 아니랄까 봐 이럴 때 쌀쌀맞은 것도 아주 비슷했다.“우리 두 사람 사이는 거래로 엮어있어요! 잊으신 거 아니시죠?”‘엔데스 명우를 건드리지 말라고? 우리의 원한은 이제 시작인데 이까짓 게 뭐라고!?’엔데스 현우는 소은지를 바라보더니 그의 눈 밑은... 더욱 심각해졌다.소은지는 엔데스 명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순간 알아차렸으며 덧붙여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그건 제가 언젠가는 끝을 볼 일이니 급하진 않아요.”적어도 엔데스 현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 시점에 소은지가 함부로 하는 일은 없을 것이었다.엔데스 현우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당신이 분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저 형이 너무나도 분수가 없는 사람이라서 그거 걱정될 뿐이에요.”이 말은 결국 소은지더러 엔데스 명우를 건드리지 말라는 말이었다.소은지는 상관이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었다.“알겠어요.”“당신도 일찍이 휴식을 취하세요.”말을 마친 뒤 엔데스 현우는 뒤돌아서 밖으로 나갔다. 밖의 일이 아직 안 끝났는데 집사의 전화를 받고 달려온 모양인 것 같았다.‘차가워 보이는 현우 씨한테 뜻밖으로... 이런 모습도 있었네.’...반산월의 다른 한편, 소은지의 세계도 그렇거니와 이유영의 세계도 폭발하기 전의 상황이었다.이유영은 결국... 강이한이 월이의 얼굴을 못 보게 방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아이를 잘 달래주고는 방에서 나왔다.강이한이 밖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본 이유영의 안색은 순간 어두워졌다!“당신은 그 아이를 참 사랑하네요.”강이한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적어도 나는 어떤 것이 내 것이고 어떤 것이 남의 것인지는 잘 구분해!”이 말은 똑같이 풍자적이었다.강이한이 이유영더러 한지음의 아이를 받아들이라고 하면서 또 그녀가 자신의 아이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이유영 때문이 아니었다.그는 이온유에게 엄마를 만들어주기 위한, 이온유에 대한 편애였다.이런 편애는 정말 사람의 질투심을 유발했다.그의 편애 대상이 예전에 한지음이었던 것이 지금은 이온유로 변했다.“온몸에, 불에 타들어 가는 것은 어떤 느낌이야?”강이한은 갑자기 이유영을 쳐다보았으며 마치 투시 능력을 갖춘 것처럼 눈 밑에는... 날카로움이 스쳐 지나갔다.“...”이 말을 들은 이유영은 순간 얼굴색이 새하얘졌다.“감옥에서 있었던 그 불은 정말 무척이나 아팠지!”이유영은 감옥 이 두 글자를 심하게 씹으며 이를 악물면서 말했다.“...”강이한 눈 밑의 날카로움은 더욱 짙어졌다.“그럼, 눈이 안 보이는 건 어떤 느낌이야?”매 한 글자에 다 무겁게 이를 갈며 말했다.전에 한동안 강이한은 너무 정신없이 지냈고 또 엮인 일이 너무 많아 바빴지만, 이유영이 했던 말들을 다 까먹은 것은 아니었다.아마도... 그녀를 떠보는 것이었다.하지만 이유영의 눈 밑이 흐트러지면서 몸이 저도 모르게 풀리는 것을 본 순간... 강이한은 자신의 마음속 추측을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이유영을 바라보는 강이한의 눈 밑에는 더욱 풍운이 용솟음쳤다.그 순간, 강이한의 마음속에는 어떤 폭풍우가 휘몰아쳤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었다.전에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 때, 그는... 이유영이 차라리 전생에서 건너온 것이 아니기를 바랐다. 이렇게 되면 적어도 이유영은 전생의 수많은 상처와 고통을 겪어보진 않았을 것이었다.하지만 지금, 이유영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본 순간 강이한은... 그녀가 전부 다 겪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유영아.”다시 입을 열었을 때, 강이한의 말투는 조금 떨렸다.“...”이유영은 말없이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그녀의 눈빛에는 잠깐의 변화가 있었던 뒤, 지금은 그저 끝없는 막연함만 남았다. 이유영은 아주 쌀쌀맞았으며 태도가 엄청 싸늘했다.강이한은 앞으로 다가가서 이유영의 어깨를 와락 잡았다.두 사람의
‘유영이가 언제 이번 생으로 건너온 거지? 이혼... 그래, 이혼한다고 난리를 피웠을 때, 그 후 유영이가 언론을 처리하던 수법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이런 것들에 대해 강이한은 진작에 알아차려야 했다.전생의 이유영은 그때 언론들을 보면서 혼자 홍문동에 숨어서 울기만 했었다!하지만 이번 생의 이유영은 매번 아주 날카롭게 반격하였으며 강이한을 떠나려는 그녀의 태도도 엄청나게 굳건했다.‘그때의 유영이가 전생에서 온 것이 아니면 뭐가 있었어?’“도련님이 말씀하신 게 혹시 사모님이십니까?”이정은 알면서도 괜히 물었다.강이한 주변의 사람들은 다 이유영이 강이한을 무척 증오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증오는 이미 도천의 지경에 이르렀다.그런 것이 아니면 아이를 숨길 이유도 없었다. 서주 핑계를 대긴 했지만... 사실 다 그녀 마음속의 원한 때문이었다.“사실 사모님 마음속에서 지음 아가씨는... 사모님의 금기입니다!”강이한이 말이 없는 것을 보더니 이정은 결국 숨을 한 모금 크게 들이쉬고 말했다.맞았다. 금기였다.예전에는 한지음이었고 지금은 이온유였다.강이한은 머리가 띵해 나는 것 같았고 눈동자도... 순간 축소되었다. 이정의 말이 맞았다.만약 이유영이 정말로 전생에서 건너온 것이라면 그럼, 한지음은 정말 그녀의 마음속에서 금기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절대 한지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건... 최종적으로 한지음이 그녀의 마음속에서 어떤 존재였는지를 몰라서였다.‘만약 알게 된다면 유영이는 아마도...’여기까지 생각한 강이한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차 돌려!”“도련님.”“반산월로 가.”한지음이 바로 이유영 마음속의 금기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강이한은 그녀가 왜 이온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알 수 있었다....다른 한편, 강이한이 반산월을 떠난 뒤 이유영은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우미가 올라와서 강이한이 또 왔다고 말했다.그 순간 이유영은 그저 두피가 톡톡
하지만 다음 순간 이유영이 입을 열었다.“난 듣고 싶지 않아!”“유영아, 이번 일은 너와 지음이...’“그만. 강이한 당신 진짜 그만 해!”‘한지음. 이 사람은 지금까지도 한지음 소리를 하고 있네. 도대체 이 남자를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아니면 한지음이 정말 강이한의 세상에서 넘어갈 수 없는 존재인 건가?’이 순간, 한지음의 이름을 들은 후 이유영의 반응은 더욱 이정의 말을 증명하였다. 한지음은 이유영의 마음속에서 금기된 존재가 분명했다.그녀는 그게 누구든지 한지음 얘기를 꺼내는 것을 싫어했다.“유영아, 나도 알아. 너의 아픔을 나도 알아...”“아픔?”이유영은 강이한의 말을 다시금 끊어버리고는 풍자적으로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당신 자신을 너무 높게 보는 거 아니야?”‘아픔이라고? 어디 봐서 내가 아파하는 것처럼 보여?’“유영아!”이유영이 전혀 해명을 듣지 않는 것을 보더니 강이한은 가슴이 답답하였다. 마치 솜사탕이 속을 막고 있는 것처럼 답답하기 그지없었다.“나 진짜 피곤해!”이유영은 온밤 강이한에게 괴롭힘을 받았으며 이렇게 서로 대치하다가는 날이 밝을 정도였다.이유영은 이제 정말 강이한이 미치도록 짜증이 났다.결국 이유영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그는 이유영을 잡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당신 뭐 하는 거야?”강이한의 행동을 보며 이유영은 다시 미칠 것만 같았다. 강이한은 정말 또라이가 분명했다. 밑도 끝도 없이 미친 짓만 했다.“나 따라가.”“내 딸이 아직 방에서 자고 있어. 이거 놔...”짝 소리와 함께 또 따귀가 강이한의 얼굴에 내리쳐졌다.“당신 제발 이렇게 역겨울 정도로 날 괴롭히지 마? 응?”이유영은 강이한을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그랬다. 정말 역겨웠다.이유영은 강이한이 ‘온유는 네 딸이야'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그녀는 너무나도 역겨웠다.‘이 사람은 정말 아무 말이나 막 하네.’“...”강이한은 가슴이 아팠다.“유영아. 넌 반드시 온유를 받아들여야 해.”강이한은 정말 이 말을 한두 번
강이한의 말투 속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실망으로 가득 찼다.그가 실망하는 것을 보자 이유영은 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예전에도 딱 이런 말투였다!그때 강이한은 한지금 때문에 이런 실망에 찬 말투로 이유영에게 말했었다. 마치 그녀가 정말 극악무도한 일을 저지르기라도 한 것처럼.하지만 지금도 역시 그런 말투였다.‘강이한은 항상 이런 식이었지?’아무리 지금이라고 해도 강이한은 여전히 한지음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그런 남자였다.“업보야!”이유영은 독기 서린 말투로 이 세글자를 내뱉었다.하지만 강이한의 머릿속에는 전생의 기억이 파도처럼 용솟음쳤으며 그의 이성을 끊임없이 충격하였다.‘유영이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왜 이렇게 변한 거지?’특히 이유영의 막연한 두 눈을 보면 그녀의 몸에서 전혀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몹시 차가웠다.강이한은 이토록 냉랭한 이유영을 본 적이 없었다. 차갑기를...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당신 지금 당신이 어떤 꼬락서니인지 알아?”“어떤 꼬락서니든 그건 다 당신이 날 몰아세운 거야. 알겠어?”이유영은 또박또박 대답하였다.그랬다. 지금의 이유영이 도대체 어떤 모습이든 간에 그건 다 강이한 때문이었다.예전에 그녀도 천진난만했고 미래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쳤었다. 하지만 그녀는 강이한 때문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꺼이 그의 뒤에서 내조를 해줬다.하지만 결국 강이한이 그녀에게 해준 것이 뭐가 있던가?“당신이 어떻게 되었든지 다 지음이를 그렇게 말해서는 안 돼!”전생의 한지음이 마지막 순간까지 이유영의 이름을 불렀던 것을 생각하면 강이한은 마음이 아팠다.아무리 한지음이 목숨을 내바쳤다고 해도 이유영에게 저지른 죄를 보상해 줄 수는 없었다. 그때의 한지음은 정말 이유영을 구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었다.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끝내 실패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녀도 결국 살아서 병원을 떠나지 못했다.강이한은 부처에게 간절하게 애원하고 간절하게 기도했다!그녀는 살아있었
이유영은 제자리에 선 채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그녀는 온몸에서 차가운 기운을 내뿜으며 아까보다 더 싸늘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내가 말했었지. 당신들이 어떤 고통을 받았든 간에 그건 다 당신들의 업보라고!”이유영은 이 말을 던지고 강이한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걸어 나갔다.강이한만 제자리에서 싸늘한 기운을 가득한 채 서 있었다...이유영이 던진 업보라는 두 글자는 부단히 그의 머릿속에서 충격을 일으켰다. 그리고 다시 그의 이성을 철저하게 깨부쉈다.“업보...”그는 조용히 이 두 글자를 중얼거렸다.그는 가슴이 턱턱 막히는 것만 같았다.‘업보라고? 목숨까지 잃었는데 이걸로도 부족한가? 왜 그냥 다 철저하게 내려놓지 못하는 거야!?’강이한은 심장이 찌릿찌릿하며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다른 한편, 방안으로 돌아온 이유영도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녀는 원래 이런 것들을 전혀 믿지 않았었다. 하지만... 사실이 코앞에 놓여있었다.‘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난 것도 모자라 강이한까지... 설마 또 다른 사람이 있는 건 아니지? 정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네.’강이한과 이유영은 도대체 어떤 악연이길래 전생에서부터 현생까지 이어졌으며, 도대체 어떤 방법을 써야 이 악연을 끊어버릴 수 있는 걸까?이유영은 곤히 잠든 월이를 보며 꼬맹이의 말랑말랑한 손을 가볍게 만졌다. 전생과 이번 생! 이 아이는 마치 하늘이 그녀에게 준 선물 같았다.이 날밤, 이유영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강이한도 마찬가지였다....도원산의 아침 식사 자리에서 이온유는 아주 점잖게 식사하고 있었다.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에는 한지음의 그림자가 비쳤다.“왜? 입에 안 맞아?”이온유가 깨작깨작하는 것을 보자 강이한은 자상하게 물었다.하지만 꼬맹이는 강이한을 한눈 보더니 그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이온유는 요구를 제기하는 것을 잘 못했다.하지만 맛없는 음식을 먹을 때면 습관적으로 천천히 먹기도 했다.“온유야.”“네. 아빠.”“무슨 말이든
결국 강이한은 그런 말을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었다.“그냥 아빠가 엄마한테 몹쓸 짓을 했기 때문이야. 엄마는 너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아빠한테 화가 난 거야. 응?”“그 이유뿐인가요?”이온유의 마음은 강이한의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무척 예민했다.“당연하지.”“...”“그만하고 얼른 밥 먹어. 밥 먹고 학교 가야지.”“아빠.”“왜?”“대부분 친구는 엄마가 학교에 데려다줘요.”이온유의 목소리는 아주 나지막했다. 마치... 그런 아이들을 엄청나게 부러워하는 것만 같았다.하지만 이온유는 거의 기사 아저씨가 바래다줬고 강이한이 학교에 데려다준 적도 별로 없었다.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가 데려다준다는 것을 강이한은 예전에 몰랐었다.아무리 기사 아저씨가 있다고 해도 보통은 엄마가 꼭 같이 데려다주곤 하였다.강이한은 가슴이... 솜뭉치에 막힌 것처럼 답답했다. 그런 괴로운 느낌은 그의 가슴에서 부단히 퍼졌다.결국 강이한은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마. 이후에 엄마가 시간 나면 그때 엄마도 그렇게 할 거야. 지금은 너무 바빠서 그래!”‘너무 바빠서 그렇다고?’이유영이 자기를 싫어한다는 것을 이온유는 진작에 알았다. 그래서 이유영더러 이온유의 등하교를 바래다주라고 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다.게다가 어젯밤의 일이 있고 난 뒤, 강이한은... 사실 지금 어떻게 이유영을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 전에 서주로 가기 전에 이미 짐작은 했었다.하지만 그때도 그저 상황을 마주하기 두려워 피했던 것이었다.그리고 어젯밤에 사실을 확인한 후로... 강이한은 도대체 어떤 태도로 이유영을 마주해야 할지 더 갈피를 잡지 못했다.강이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이유영에게 상처를 많이 주었다....아침 식사가 끝난 뒤, 강이한는 이온유가 한 말 때문에 직접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었다. 그동안 강이한은 이온유가 등교할 때 바래다준 적은 많았어도 하교할 때 데리러 간 적은 별로 없었다.하지만 이온유는 원래 예민한 성격인 데다가 같은 반의 친구들은 다
결국, 강이한은 엄청나게 공을 들인 끝에 이온유를 어르고 달래 학교에 보냈다. 그리고 그는 돌아서서 조기 교육 센터로 들어갔다.이와 동시에 이유영은 다른 엄마들과 함께 교실에 앉아서 월이를 안고 선생님 따라 게임을 하고 있었다.아무리 이유영이 문을 등지고 앉아 있다고 하지만 강이한은 유리창을 통해 이유영의 모성애가 가득 담긴 다정한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이유영이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그녀의 몸에는 인내심이 여전히 배어있었다. 지금만 봐도 아이에게 엄청나게 인내심 있는 이유영을 볼 수 있었다. 강이한은 두 손에 주먹을 꾹 쥐었다.반 시간 뒤, 서재욱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 안에서 강이한은 이유영과 아이의 일을 서재욱에게 알려주었다.얘기를 마친 뒤, 마지막에 강이한은 이렇게 말했다.“난 당신이 아이를 데려갔으면 해!”“...”이 말을 들은 서재욱은 이마를 짚었다.다행히 이유영이 사전에 서재욱에게 얘기를 해줬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이렇게 갑작스럽게 강이한의 전화를 받으면 정말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었다.서재욱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두 모금 들이켜고는 전화 안의 강이한에게 말했다.“당신 정말 유영 씨를 사랑하는 거 맞아?”“서재욱!”“나더러 아이를 데려가라고 하는 목적은 유영 씨더러 한지음의 딸을 받아들이게 하려는 거야?”말이 끝나자, 순간 공기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목적이라?’그랬다. 이유영은 반드시 한지음의 아이를 받아들여야 했다. 강이한은 오늘 같은 장면을 다시 이온유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강이한이 말이 없는 것을 보자 서재욱도 대충 비슷한 뜻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서재욱이 입을 열었다.“내가 말하는 거 잘 들어. 아무리 내가 그 아이를 데려간다고 해도 유영 씨는 절대 한지음의 딸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더군다나, 유영 씨는 이미 내 아이가 있어. 나도 이제 알게 된 이상, 아이에게 온전한 가정을 만들어줘야 하나 고민 좀 해봐야겠어. 안 그래?”“서재욱!”“강이한, 네가 그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