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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말을 하자마자 장소월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인을 보자 장소월은 머뭇거리다가 수신 버튼을 눌렀고 좋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3일 시간을 준다고 했는데 아직 시간이 다 안 됐잖아.”

“제사를 지내러 가고 싶으면 먼저 내 회사로 와. 회의를 마치고 오후에 같이 갈게.”

“같이 가줄 필요 없어. 나는 혼자 갈 수 있다고.”

“안 가던가, 나랑 같이 가던가, 네가 직접 선택해!”

그의 목소리는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그녀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을까?

결국에는 그의 말에 순종했다.

“회사 밑에서 기다릴게.”

그녀는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아침에는 맑았던 날씨가 오후가 되자 갑자기 어두워지고 안개 낀 하늘을 보니 저녁이 되면 폭풍우가 내릴 것 같아 장소월은 만일을 대비해 우산을 준비했다.

경호원은 차를 몰고 장소월을 뒷좌석에 태우고 약 1시간을 달려 성세그룹 빌딩 아래에 도착했다.

장소월은 차 안에 앉아 손에 도라지꽃 한 송이를 들고 있었는데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다.

전설에 따르면 도라지꽃이 피면 다시 행복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다시 행복이 피면 누군가는 행복을 붙잡을 수 있고 누군가는 잡지 못하여 놓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릴 적 별장 화원에 도라지꽃을 한 아름 심었는데 오 아주머니가 어머니께서 예전에 심어놓은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꽃들이 왜 하룻밤 사이에 시들어버렸는지 모르겠다.

장소월은 기다리는 것이 귀찮아 고개를 들어 꼭대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 빌딩을 바라보았다.

거의 30분을 기다린 후에야 누군가가 건물에서 걸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장소월은 시선을 거두고 차분한 표정을 지었는데, 그 이유는 3일 동안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 때문이다.

전연우는 차에 올라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오랫동안 맡지 못했던 그녀의 냄새를 맡았는데 예전과 똑같았다.

“저녁에 식당을 예약했어.”

장소월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의 말을 대답했다.

“가자! 곧 비가 올지도 몰라.”

차가 시동을 걸었다.

전연우는 그녀가 입고 있는 검은색 긴 치마를 주의 깊게 보았는데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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