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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장소월이 웅크려 앉아서 보니 아직 마르지 않은 꽃다발이었는데, 이 꽃다발은 그녀의 손에 들린 꽃다발과 똑같게 생겼다. 손가락으로 묘비를 닦았는데 그 위는 깨끗했고 주변 잡초도 며칠 전에 누군가가 치운 듯했다.

아버지가 오셨을 리가 없는데, 그는 이미 장만옥과 싱가포르에 갔다.

그럼 누구지?

묘비에는 사진이 없고 어머니의 이름 윤세희만 새겨져 있었다.

그 당시의 윤세희는 경국지색의 미인이었고 서울 귀족들에게서 제1의 미인으로 불렸다.

장소월도 윤세희의 외모를 물려받았다.

전연우는 한쪽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피우다가 땅에 세 번째 담배꽁초가 떨어지자 장소월이 비로소 일어났다.

‘엄마, 곧... 우린 다시 만날 거예요. 이번에 드디어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돌아가자.”

하늘에서 천둥이 울리더니 곧 비가 올 것 같았다.

지금 떠나지 않으면 이따가 하산하는 길이 더 힘들어질 거다.

“더 말하지 않을 거야?”

장소월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가자.”

산 아래로 내려가자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졌고 차 안에 앉아 있던 장소월이 몸에 걸친 검은 슈트를 벗어 돌려주며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했다.

전연우는 또 슈트를 그녀의 다리 위에 덮었다.

“밤에는 추우니 먼저 덮어.”

도덕군자인 척을 하기는.

장소월은 차창 밖을 내다보며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

기성은은 차를 몰고 구영관에 도착했다. 지배인은 전연우가 온다는 것을 알고 공손하게 맞이했고 얼굴에는 히죽히죽 웃으며 손짓했다.

“전 대표님, 룸은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전연우는 자연스럽게 장소월 옆에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장소월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장소에서 거리를 유지하지 않는 그를 불만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는데 그녀가 어떻게 힘을 써도 벗어날 수 없었다.

전연우와 인시윤이 약혼한 것은 온 서울이 다 아는 사실인데 지금 다른 여자를 데리고 식사를 하러 왔다니...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장소월은 알고 있다.

사람들은 장소월을 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들도 마음속으로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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