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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인정아는 우아한 자태로 비서가 가져온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

“자네가 장소월이 돌아오자마자 시윤이를 남원별장에서 쫓아냈다고 들었네. 내가 시윤이를 자네한테 맡겼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자네가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은 누구의 힘으로 된 것인지 잊으면 안 되지.”

전연우는 책상 앞으로 곧장 걸어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테이블 위에 던졌다.

“사모님께서 한 말씀은 제 마음속에 새겨져 있습니다. 저는 배은망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모님께서 여기에 온 것도 그런 말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연우는 자리에 앉아 뼈마디가 뚜렷한 손가락으로 넥타이를 잡아당기고 편안한 자세를 취하였다.

인정아가 냉소했다.

“계속 사모님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인씨네 데릴사위로서 이렇게 예의를 몰라서 되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장모님이라고 불러야지!”

인정아는 찻잔을 내려놓고 일어서 전연우 앞으로 걸어가 붉은 청첩장을 꺼냈다.

“이것은 내가 짠 한 달 뒤 연회 손님 초대 명단이야.”

전연우는 호탕하게 웃으며 그 명단을 집어 들어 펼쳐보니 첫 번째 이름은 장소월이었다.

그는 청첩장을 탁 닫았다.

“저는 사모님께서 똑똑한 분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인정아의 얼굴빛이 순간 어둡게 변하였다.

“자네는 이미 4년 동안이나 질질 끌었어. 지금이라도 그때 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우리가 계약을 맺은 것을 잊지 마.”

“지금 와서 옛날얘기를 하면 소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 계약서가 저에게 아직도 쓸모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인정아는 테이블을 툭 쳤다.

“지금 시윤이와 결혼 안 하겠다고 말하는 거야? 시윤이 마음은 7년째 자네에게 있어. 개를 키워도 지금이면 주인 말을 잘 따를거야. 어떤 사람이 한 사람에게 7년을 허비하겠는가. 자네가 어떻게 내 귀한 딸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는가!”

전연우는 다리를 꼬아 담배 하나를 꺼내 피고 흰 안개를 뱉으며 물었다.

“사모님께서는 제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인정아는 눈 밑에 한기가 서리며 그를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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