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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엄마의 존재는 그녀에게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을 준 것 같았다.

분명 환각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비록 허황하고 거짓스러운 환경일지라도 장소월은 엄마가 있는 곳에서 살고 싶었다.

엄마의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목소리만큼은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맴돌았다.

“그리고 그 우유... 안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장소월의 눈시울이 붉어진 눈엔 아직 눈물이 그렁그렁 담겨있었다.

“하지만 우유 때문에 받은 트라우마가 너무 잔인해. 마주할 수도 없고 마주해본 적도 없어. 그저 말없이 결과를 견뎌내고 있을 뿐이거든. 예전 일어났던 모든 일들, 나 다 기억해.”

“전연우, 난 널 죽여버리고 싶어! 매번 널 볼 때마다 죽이고 싶어서 미치겠어.”

장소월이 가감 없이 마음속의 말을 내뱉었지만 전연우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녀의 존재는 눈곱만큼도 위협이 될 리가 없으니 말이다.

전연우가 그녀를 안아 침대에 눕혔다.

“잘 자.”

그는 장소월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다른 방으로 들어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기성은이 그를 찾았을 때는 이미 숨이 막힐 정도로 연기가 자욱했다.

기성은이 호흡을 가다듬고 들어가 보고했다.

“인시윤 씨가 대표님의 귀국 소식을 아시고는 소월 아가씨를 위해 방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가구와 인테리어 모두 예전 그대로 맞췄다고 합니다.”

“그 집으로 보내지 않을 거야. 내가 알아서 해. 나도 그곳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전해.”

기성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대표님.”

서울에 도착하니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오랜만에 돌아오다 보니 공항은 많이 변해 있었다. 그녀가 떠났던 4년 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들은 VIP 통로로 공항을 나갔다.

서울에도 가을이 찾아와 밤이 되나 꽤나 쌀쌀했다. 차엔 에어컨을 틀고 있어 춥지 않았다.

장소월은 전연우가 자신을 데리고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했다.

본래의 아담했던 건축물은 모두 하늘 높이 솟은 고층 건물이 되어 있었다. 차에 타고 달린 지 어느덧 30분이 지나고 있었다.

이 길... 남원 별장으로 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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