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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도우미가 말했다.

“사모님께서 정성 들여 만든 음식입니다. 모두 버리면 너무 아깝지 않을까요?”

전연우의 날카로운 눈빛에 도우미는 겁에 질려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는 주방에 내려가 모든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4명의 도우미가 바삐 돌아쳐 다시 한 상을 차려냈다.

반 그릇 정도의 설탕물을 먹이니 장소월이 천천히 눈을 떴다.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또 어디 불편한 곳 있어?”

장소월은 침묵하다가 30초가 지난 다음에야 입을 열었다.

“네가 날 뭐라 생각하든 상관없어. 우리 관계는 여기까지야. 나 내일 이 집에서 나갈 거야.”

전연우가 어두운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가 허락하지 않을 거라는 거 알잖아. 그냥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면 안 돼? 이제 아무도 와서 널 귀찮게 하지 못 할거야. 날 제외하곤 그 누구도 오지 못하게 할게.”

장소월이 말했다.

“날 미쳐버리게 하고 싶은 거야? 전연우, 난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어. 난 널 죽일 수도 있단 말이야!”

전연우가 그녀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너 몸이 회복되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줄게.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작업실을 만들어 줄게. 응?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 해.”

오늘 밤의 전연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부드러웠다.

평소의 그가 맞는지 믿기 힘들 정도로 말이다.

“아직도 모르겠어? 전연우, 난 죽을 때까지 널 받아들이지 못해! 생판 모르는 사람과 결혼하더라도 너와는 함께하지 않아. 남자라면 인시윤의 옆으로 돌아가 아껴주고 사랑해줘. 너에 대한 인시윤의 마음에 상처 주지 말고.”

장소월은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그와 더는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미 그녀의 앞날을 모두 결정해 놓았다. 그 누구도 바꿀 수 없다.

장소월은 어쩔 수 없이 그가 정해놓은 운명에 따를 수밖에 없다.

그의 차가움, 그의 외면, 그의 배신!

이 모든 것들은 이미 장소월의 마음속에 날카로운 비수로 꽂혔다.

잊으려 노력해본 적도 있지만 익숙한 사람이나 사건을 마주할 때마다 전생에서 당했던 고통이 고스란히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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