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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강영수는 방에서 나간 뒤 거실 소파에 앉아 밤새 담배를 피웠다.

새벽 여섯 시, 희미하게 날이 밝아오는 시간, 청소를 하러 온 도우미는 자욱한 안개 속에 앉아있는 강영수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어제 약혼식을 치른 도련님은 응당 호텔에서 소월 아가씨와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지금 몇 시죠?”

강영수가 돌연 소리를 내자 도우미가 덜컥 내려앉은 심장을 부여잡고 말했다.

“도련님, 여섯 시입니다.”

날이 이미 밝은 건가?

강영수는 실핏줄이 가득한 눈으로 바깥을 내다보았다. 소파에서 일어서자 어지러움에 온몸이 흔들렸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고 곧바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다.

“도련님!”

도우미가 깜짝 놀라며 소리를 지르고는 이내 의사를 불렀다.

30분 뒤 도착한 의사가 그의 몸을 살펴보고는 말했다.

“도련님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과로한 탓에 몸이 버티지 못한 것입니다. 푹 주무시고 나면 괜찮아지실 겁니다.”

노부인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강영수가 쓰러졌다는 소식에 그녀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도우미가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사모님, 얼른 주무세요. 날이 밝았어요.”

노부인이 물었다.

“그 아인 알아봤어?”

“조금 전 오 집사님이 CCTV를 살펴보았는데 여자 한 명과 함께 갔다고 합니다. 저희도 더이상의 정보는 알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도련님께선 종래로 밖에서 여자들과 함부로 어울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닮은 아이가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제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다면 절대 믿지 못했을 겁니다.”

“예전 영수가 속을 썩이던 시절...”

노부인의 머릿속에 불현듯 무언가 떠올랐다.

“사진은? 아이가 돌아가던 모습이 찍힌 사진을 가져와.”

“네. 제가 지금 가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도우미는 사진을 뽑아 노부인에게 건네주었다. 노부인이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중 몇 장의 사진엔 어젯밤 밤이 깊어 어두웠던 탓에 아이의 윤곽만 어렴풋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대체적으론 알아볼 수 있었다.

노부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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