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3화

뜨거운 습기가 욕실을 뒤덮었다.

차가운 조명이 열기로 가득한 욕조를 비추고 있었다. 새하얀 피부의 소녀가 가는 팔을 욕조 밖에 늘어뜨리고 앉아있었다. 그녀의 눈동자엔 어떠한 빛도 보이지 않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자의 몸이 물 안에서 흐느적거렸다. 전연우는 천천히, 그리고 세심히 그녀 몸 모든 곳을 깨끗이 닦아냈다.

음산하고 깊은 눈빛이 눈앞의 사람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를 보는 눈빛은 사람이 아니라 완벽한 예술품을 보는 듯했다. 미칠듯한 소유욕이 여전히 그의 눈동자 속에서 들끓고 있었다.

욕실에서 나오니 이미 한 시간이 흘러있었다.

커다란 창문에 아름다운 여자 한 명이 건장한 체격의 남자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이 비쳤다. 남자의 준수하고도 위험한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는 천천히 그녀를 침대에 눕힌 뒤 그녀의 입술부터 시작해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다음은 목, 가슴... 더 아래로...

침대 위 여자의 호흡이 가빠졌다. 그는 거친 호흡을 내뱉으며 더더욱 미친 듯이 그녀의 몸을 탐했다.

장소월은 연이어 구름 위에서 뛰어노는 듯한 자극에 몸부림쳤다.

“하... 하지 마.”

그녀의 목소리에 울음까지 섞여 나왔다.

장소월은 두 손으로 남자의 등을 끌어안았다. 호흡은 처음보다 더욱 거칠어졌다.

“널 오랫동안 편히 놔뒀으니, 이제 네가 날 즐겁게 해줘야 하지 않겠어? 응?”

남자의 유혹적인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서 들려왔다.

“흑흑. 하지 마! 하나도 안 편해. 나 왜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않는 거야?”

전연우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소월아, 이건 꿈이 아니라 현실이야.”

장소월은 누군가가 말을 하고 있다고 느꼈으나 너무 어지러워 아무것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그녀가 울먹이며 말했다.

“아니, 이건 꿈이야. 가짜야. 넌 날 속이고 있어!”

“오빠가 왜 소월이를 속이겠어? 앞으로 소월이는 오빠랑 사귀는 거야. 응?”

“싫어.”

“말을 듣지 않는 애완동물은 철창에 갇히고 말아.”

“나 괴로워. 계속 움직여.”

장소월이 울먹이며 손을 그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