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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도우미는 감히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어 손도 대지 않은 음식을 들고 급히 방에서 나갔다.

문 앞에서 마침 걸어오고 있는 장소월을 마주쳤다.

“아가씨.”

장소월이 음식을 힐끗 보고는 말했다.

“아무것도 안 먹었네요.”

도우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들어가서 도련님을 챙겨주세요.”

장소월이 굳게 닫혀있는 서재 문을 보며 말했다.

“음식을 다시 만들어 올려다 주세요.”

“네.”

장소월은 약상자를 들고 복도를 걸어와 노크하려고 서재 문 앞에 멈춰 섰다. 머리 위 부드러운 노란색 조명이 그녀의 백옥같이 새하얀 얼굴에 비추니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되었다.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매캐한 담배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바닥에 흩뿌려진 깨진 유리 조각을 본 순간 장소월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발을 디딜 곳조차 찾기 힘들었다. 그녀가 조심스레 앞으로 걸어가 그의 옆에 앉았다. 그녀는 강영수가 자신에게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손에 들려있는 담배를 빼앗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장소월은 그의 손을 잡고 셔츠 단추를 풀어주었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 잊었어? 넌 담배를 피우면 안 돼.”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도 남자의 날카로운 눈빛이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느꼈다.

상처엔 이미 딱지가 앉아 예전보다 많이 회복되었다.

“여긴 왜 왔어.”

“혼자 화내다가 몸을 망가뜨릴까 봐 걱정돼서 왔어.”

목소리엔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지만, 강영수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얌전히 앉아 그녀가 약을 발라주기를 기다렸다.

장소월은 방 안 공기 때문에 숨이 막혀 면봉을 내려놓았다.

“내가 가서 창문을 열 테니까 넌 옷을 벗어. 내가 약 발라 줄게.”

그녀가 몸을 돌리자 강영수는 일어서 서재를 나갔다.

창문은 도우미가 열면 되니 장소월은 곧바로 그를 따라나서 방 안에 들어갔다.

침실에선 은은한 비누 냄새가 나고 있어 서재보단 훨씬 더 향긋했다.

그녀는 이곳에 머물렀지만 그의 방에 들어간 적은 극히 드물었다.

그녀가 강영수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그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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