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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남천 그룹.

대표 사무실에 들어온 기성은은 전연우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조용히 옆쪽으로 물러섰다.

남자의 길고 가는 눈엔 냉정함이 깊이 배어있었고 온몸에선 얼어붙을 듯한 냉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기성은은 핸드폰 너머 백윤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녀가 당황스러움과 무서움에 울부짖었지만 전연우는 그저 차갑고도 퉁명스럽게 쏘아붙일 뿐이었다.

“넌 알 필요 없어.”

“연우 오빠, 오빤 변했어요. 난 점점 더 오빠가 무서워져요.”

이어 핸드폰에선 통화 연결음만 들려왔다.

전연우가 핸드폰을 놓고 몸을 돌렸다.

“무슨 일이야?”

기성은이 보고했다.

“강씨 집안에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저희도 무언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연우는 사무실 의자에 기대어 앉아 손깍지를 껴 무릎에 올려놓고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신경 쓸 필요 없어.”

“강영수가 정말 뭘 알아낸다면 대표님께서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전연우의 입꼬리가 은은히 올라갔다. 그의 눈동자에선 의미를 알 수 없는 광이 뿜어져 나왔다.

“난 도리어 그 자식이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할까 봐 걱정되는걸. 이번 일은 나한테 다 생각이 있으니까 넌 나가봐.”

기성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학교.

함께 식당에서 걸어 나오던 장소월과 소현아는 눈물범벅이 된 채 위층에서 달려내려오는 백윤서와 마주쳤다.

그녀는 장소월을 힐끗 보고는 이내 교실로 들어가 버렸다. 장소월의 눈에 백윤서의 손에 들린 핸드폰이 들어왔다.

전연우와 통화를 한 건가?

전연우를 제외하고는 백윤서를 울릴 사람은 없다.

소현아가 조심스레 물었다.

“윤서 왜 저러는 거야?”

장소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월아, 우유 마셔.”

소현아가 호주머니에서 우유 두 병을 꺼내 장소월의 손에 쥐여주었다. 장소월은 도통 거절할 수가 없었다. 소현아는 아예 장소월의 간식 담당이라도 된 것처럼 서랍에 간식거리를 잔뜩 챙겨두었다. 모두 장소월이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장소월이 수업하려 교실에 들어가려고 한 순간 복도 끝 누군가가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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