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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그때 방시연이 장소월에게 말했다.

“그날 강용과 설채윤 사이엔 아무 일도 없었어. 강용이 고열 때문에 찬물로 샤워를 했을 뿐이야. 넌 두 사람이 무언갈 했다고 오해했겠지.”

허철도 말을 보탰다.

“맞아. 강용은 그 밤중에 너한테 쫓겨나 우리한테 연락했어. 그래서 우리가 강용을 병원에 데려다줬었어.”

확실히 장소월에겐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 설명을 듣고도 그녀는 너무나도 평온했다.

설채윤이 주먹을 꽉 말아쥐고 말했다.

“맞아! 하지만 상관없어. 나한테 이별을 말하지 않았으니 아직 우린 연인이야.”

“장소월, 너도 너무 방심하진 마. 너와 강영수도 오래가진 못할 테니까.”

그녀가 말을 마친 뒤 분노에 찬 얼굴로 자리를 떴다.

지극히도 침착한 장소월의 모습을 본 방시연이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넌 하나도 화가 안 나는 것 같아.”

장소월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와 눈을 맞추었다.

“내가 왜 화내야 하는데?”

방시연은 피식 웃기만 할 뿐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다.

다들 돌아가고 장소월 한 사람만 남았다. 그녀도 교실로 돌아가려고 걸음을 뗐을 때, 하얀색 셔츠를 입고 이어폰을 목에 건 매끈한 몸매의 소년이 나무 뒤에서 걸어 나왔다.

허이준이 목을 긁적였다.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었어. 일부러 들으려던 건 아니야.”

안으로 돌아간 뒤 장소월은 한결의 부름으로 교무실에 갔다. 한결이 성적표를 꺼내며 말했다.

“이 성적에 대해 나한테 설명할 말 있어?”

장소월이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

“선생님도 너의 사생활에 대해선 말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넌 어쨌든 내 학생이니까 조언 한마디 할게. 감정은 인생의 모든 것이 아니야. 선생님은 네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훌륭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아주 작은 시험이라도 미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법이야. 너한테 한 번 기회를 줄 테니 이번엔 반을 옮기지 마. 대신 앞으론 공부에 집중해야 해.”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백윤서에게 물어봐. 윤서가 네 언니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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