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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매번 그와 함께 있을 때마다 장소월은 끊임없이 옛 기억이 떠올랐다. 분명 잊었다고 생각했으나 하나하나 그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그녀는 어떻게 마음속 고통을 해소했었나?

그건 바로 자해였다. 육체의 고통으로 정신적 고통을 덮었다.

하지만 자해를 해도 아무런 기분이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더욱 큰 우울감이 몰려올 뿐이었다.

장소월은 주방에서 가위를 꺼내 손목을 한 번 그었다. 처음이라 피는 나지 않았지만 마음은 더더욱 아파왔다.

두 번째로 그었을 땐 피가 흘러내렸다.

핏방울이 뚝뚝 싱크대에 떨어져 물을 빨갛게 물들이고는 함께 하수구로 내려갔다.

장소월의 입꼬리가 슥 올라갔다.

어두운 방 안, 그녀의 미소는 마치 처량한 처녀 귀신의 미소 같았다.

세 번째...

육체의 고통이 심화되어 정신적 고통이 감소했다.

천천히 흘러내리는 피를 보며 장소월은 드디어 만족감을 얻었다. 피와 함께 마음을 짓누르고 있던 돌덩이도 서서히 빠져나갔다.

예전 그녀가 자해를 하는 걸 발견했을 때 전연우의 얼굴엔 조금의 걱정스러움도 보이지 않았다. 도리어 칼을 들고 그녀의 손을 잡고는 같은 위치를 한 번 더 깊숙이 베었다. 허연 뼈가 다 보일 정도였다.

그녀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깨어났을 땐 방안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

그는 장소월이 미쳤다고 말했다.

사실 그녀는 미치지 않았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자신이 병에 걸렸다고 그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아마... 아주 긴 시간이 걸려서야 천천히 자신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너 뭐 하는 거야?”

차가운 목소리가 시커먼 거실에서 울려 퍼졌다. 이어 전연우가 불을 켰다.

눈 부신 빛에 장소월이 눈을 찡긋 감았다.

전연우가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의 손에서 가위를 빼앗았다.

장소월은 덤덤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번엔 그의 얼굴에서 걱정과 분노의 감정을 보았다.

그가 그녀의 손을 잡고 당장이라도 분노에 폭발해 버릴 듯 위험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 그렇게 죽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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