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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장소월은 파티가 진행되는 중 화장실에 가는 척 자리를 뜨고 곧장 파티장을 나섰다.

장소월에게서 뭐라도 알아내려 혈안이 되었던 사람들은 이제 기회가 사라져버렸다.

5층 식당 외부에 위치한 전망대에 들어선 장소월은 종업원에게 뜨거운 물 한 잔을 부탁하고는 소파에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다가와 그녀의 맞은편에 자리 잡았다.

“언제 학교에 돌아올 거야? 전교 2등 자리를 빼앗길지도 몰라.”

허이준은 문제를 설명하는 것 외에 별로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장소월이 대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

“올림피아드 시합 성적 나왔어? 어떻게 됐어?”

허이준이 덤덤히 말했다.

“1등. 여러 명이 서울대에 입학하게 됐어. 백윤서도 포함이야.”

장소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했던 바야.”

하지만 왜 굳이 백윤서를 언급한 걸까?

“네 처지가 아무리 딱해도 난 절대 1등 자리를 너에게 양보하지 않아.”

장소월이 평소 같지 않은 편안함을 느끼며 말했다.

“양보할 필요 없어. 내 힘으로도 1등 할 수 있거든. 너한테도 2등 하는 게 어떤 기분인지 느끼게 해줘야지.”

“날 넘어서면 네가 전국 1등이야. 너에겐... 그 자리에 설 자격이 있어.”

허이준은 이미 그녀가 언젠가는 학교에 돌아올 거라는 걸 확신하고 있었다. 그녀는 보통 사람과는 다르니 말이다.

저녁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장소월이 먼 곳에서 빛나는 야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연하지. 그나저나 넌 왜 여기에 있는 거야?”

허이준이 서슴없이 말했다.

“난 만설 과학기술 회사를 설립한 사람이야.”

“뭐라고?”

쌍꺼풀이 없는 준수한 두 눈을 깜빡일 때마다 허이준에게선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묻어나왔다.

“아는 사람은 몇 안 돼. 평소 시간이 없어 경영은 주로 친구가 해.”

“너 정말 대단하구나.”

“우리 만설에 온 걸 환영해. 장소월.”

“나 아직 고민하고 있어.”

“그래.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생각해 봐.”

말을 마친 뒤 허이준은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자리를 떴다.

장소월이 컵을 들고 한 모금 마셔보니 물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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