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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강영수는 김남주를 놓지 못했다. 마치 전생에서 백윤서가 죽은 뒤 전연우가 그녀를 놓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장소월은 강영수가 완전히 김남주에게로 돌아간 줄로 알았다. 하지만 왜 이 밤에 그녀를 찾아왔단 말인가?

강영수 역시 전연우처럼 마음을 읽기가 어려운 사람이다.

그녀는 지금 19살밖에 되지 않은 앳된 소녀였지만, 마음은 두 번의 인생을 살아온 사람만큼이나 깊었다.

새벽 4시 26분.

불이 켜져 있지 않은 어두운 서재에서 전연우가 차디찬 눈빛으로 CCTV 속 화면을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순간 남자의 눈동자 속엔 한 마리의 독사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서재 분위기는 얼음장같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가 분노를 못 이겨 옆에 놓아두었던 컵을 문으로 내던졌다. 커피가 회색 벽지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고 바닥은 깨진 유리 조각으로 뒤덮였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무시무시한 우렛소리, 끊임없이 창문을 두드리는 시끄러운 빗소리, 그리고 밤하늘을 가르며 번쩍거리는 번개까지...이 모든 것이 남자의 소름 끼치는 표정에 더해지니 실로 공포스러웠다.

무언가 깨지는 소리에 잠이 깬 백윤서가 다급히 서재로 달려왔다.

“오빠!”

컴퓨터 화면 불빛에 비친 남자의 얼굴을 본 순간 백윤서는 깜짝 놀랐다.

“오빠, 왜 그래요? 아까...”

“나가!”

전연우가 이를 꽉 깨물고 소리쳤다.

백윤서는 걱정되는 마음에 한 걸음 안으로 들어섰다.

“난 그냥 오빠가 걱정돼서...”

“내 말 못 알아들어? 다시 한번 말할게. 내 허락을 받기 전엔 서재에 들어오지 마.”

백윤서는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알... 알겠어요.”

억울함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녀는 자신의 상한 기분을 분출하기라도 하는 듯 방을 나서고는 쾅 하고 서재 문을 닫았다.

그때 책상 위 핸드폰이 진동했다.

번호를 확인한 전연우는 창가로 걸어갔다. 한 손으로 핸드폰을 잡고 다른 한 손은 호주머니에 넣은 채 조용히 상대의 말을 기다렸다.

핸드폰 너머로 여자의 미치광이 같은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강영수가 돌아갔어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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