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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은경애가 장소월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아이고, 이렇게 좋은 집주인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거야.”

은경애는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이곳에서 인삼 전복을 너무 많이 먹어 토하기까지 한 적이 있었다. 가족에게도 먹이고 싶어 가져가 보니 남편이 아주 좋아했다. 다른 사람들 몰래 가져가긴 했지만 장소월의 승낙을 받았었다. 그녀는 나쁜 일은 절대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은경애가 거실 조명을 끄고 깨끗이 씻은 딸기 한 접시를 위층으로 들고 갔다. 자신은 반쯤 시들어가는 것을 먹었고 싱싱한 건 모두 장소월의 방에 가져갔다.

장소월은 참으로 가엾은 아이이다. 사람의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큰 방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고 있으니 말이다.

편하긴 하겠지만 따뜻한 집 같은 느낌은 전혀 없었다.

은경애는 방에 돌아온 뒤 무언가 생각났는지 급히 오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 번 걸어서야 전화가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언니. 아가씨가 돌아오면 알려달라고 해서 전화했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아가씨는 잘 지내고 있어요. 언니는 언제 돌아와요? 너무 보고 싶어요.”

“컥컥컥...”

“왜 그렇게 기침하는 거예요? 어디 아파요? 이제 괜찮아요?”

오 아주머니가 쇠약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고질병이 도진 거지 뭐. 아가씨가 잘 지내면 됐어. 잘 보살펴줘. 부탁할게.”

은경애가 말했다.

“부탁이라니요. 언니가 소개해준 덕에 이렇게 좋은 일자리를 찾았는걸요. 제가 내일 병원에 언니를 보러 갈게요.”

밤이 깊어지고 고요함이 내려앉았다.

장소월은 화장실에서 나와 처음으로 받은 트로피를 장식장에 올려두었다.

돌연 머릿속에 강영수가 그녀에게 준 문제집에 써주었던 글귀가 떠올랐다.

이제... 그녀는 성공에 한 발자국 다가선 것 같았다.

그녀는 강영수의 선택을 원망하지 않았다. 강영수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김남주를 포기하지 못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필경 그녀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특별한 존재니 말이다.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과거는 있는 법이다.

또한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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