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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무대 위 LED 화면에 장소월이 그린 그림이 담긴 PPT가 뜨자 사람들은 화들짝 놀랐다. 색감과 선 하나하나, 3, 40년의 내공이 없으면 불가능할 실력이었다.

장소월은 심호흡을 하고는 무대에 올라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중앙에 자리 잡고 앉은 무시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시선이 그녀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오늘 처음으로 김남주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에게선 강영수와 비슷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확실히... 두 사람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이미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을 많이 겪었던 장소월인지라 더는 우왕좌왕하지 않았다. 강영수를 바라보는 장소월의 얼굴은 생각보다 더 의연했다.

그녀는 덤덤히 시선을 거두고 푹 눌러썼던 모자를 벗었다.

“죄송합니다. 길이 막혀서 조금 늦었네요.”

장 내 모든 사람들은 장소월을 본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처음엔 그녀의 어린 나이에 놀랐다. 벌써 미술 대학원생과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으니 말이다. 매해 대학원에 지원하는 학생은 몇백만 명에 달하지만 입학 허가를 받는 학생은 고작 몇백 명밖에 되지 않는다.

두 번째로 놀란 건 그녀의 외모였다. 검소하고 편한 차림이었지만 그 얼굴만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수려한 미모였다.

사람들은 얼마 전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 잡지 표면에 실린 장소월의 옆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 그녀를 직접 보니 훨씬 더 아름다웠다.

무대 아래 6,70세 정도 되어 보이는 백발이 성성한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 안경을 낀 뒤 마이크를 잡았다.

“시상 전 한 가지 질문을 할게요. 이 그림을 그릴 때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나요?”

사회자가 마이크를 장소월에게 넘겨주었다.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려니 긴장되어 뭐라 말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사람들이 모두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려 조용해지자 장소월도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실은... 이 그림은 다시 한번 일어서보자는 각오로 그린 거예요. 당시 저는 가장 어둡고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있었어요. 제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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