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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학교에서는 시시때때로 별장에 전화해 장소월의 상황을 물었다. 조용히 안정을 취하고 싶었던 장소월은 집안 모든 전화선을 뽑고 핸드폰도 구석퉁 어딘가에 던져버렸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을 외부 세계로부터 완전히 단절시켰다.

매일매일 단조로운 일상의 연속이었다.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그림을 그리고... 가끔씩 기분이 좋을 때면 화원에 나가 꽃에 물을 주기도 했다.

남천 그룹.

전연우가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뒤에 기성은을 대동한 채 회의실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남원 별장 쪽 상황은 어때?”

기성은이 보고했다.

“소월 아가씨는 병원에서 돌아온 이후 줄곧 별장에만 머무르고 계십니다. 이미 오랫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으셨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알았어.”

사무실에 돌아온 뒤, 전연우는 의자에 앉아 책상 위에 놓인 마우스를 움직였다.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건 별장 거실에서 무릎을 덮는 길이의 하얀색 꽃무늬 잠옷을 입고 손에 붓을 든 채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는 장소월이었다. 화면을 확대해보니 그녀의 매력적인 가슴골이 눈에 들어왔다. 높게 솟아오른 봉우리, 그리고 속옷을 입지 않았는지 살짝 튀어나온 두 개의 점까지...

전연우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아랫배에서 일어난 요동을 애써 가라앉혔다.

사실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설사 어디에도 쓸모가 없는 사람이 된다고 해도, 전연우는 장소월을 평생 호의호식하며 편히 지내게 할 수 있다.

전연우는 장소월을 손바닥 안에 넣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화면 속에 앉아있던 소녀가 소파를 짚고 일어섰다. 하지만 빈혈 때문인지 몸이 기울여져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고 다행히 도우미가 그녀를 부축했다. 그 모습을 본 전연우의 얼굴이 아프게 일그러졌다.

이어 전연우의 시선이 구석에 버려져 있는 우유로 향했다.

그의 눈썹이 또 한 번 찌푸려졌다.

전연우는 장소월의 습관을 알고 있다. 매일 아침과 잠들기 전, 항상 한 컵씩 마시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장장 18년 동안이나 이어오던 습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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