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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무슨 일이 생기면 장소월은 늘 도망가기에 급급했다. 그녀도 이런 자신이 싫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싫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알려준 적이 없으니, 그녀는 겁에 질린 거북이 같았다.

그래서 송시아는 물론, 전연우의 측근들도 모두 그녀를 무시했다.

그녀가 살아온 환경이 이래서 장소월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것을 원망했다.

장소월은 고개를 숙이고는 남자의 뜨거운 시선을 피했다. 베개를 안고 나가려는데 어두운 얼굴의 남자는 앞으로 몇 걸음 나아가서 그녀의 팔을 잡았다. 손에 들고 있던 베개를 바닥에 던지고 강제로 욕실로 끌고 갔다.

장소월은 고통받는 고양이처럼, 줄곧 힘껏 그의 손길을 거부했지만, 몸에 있는 옷들은 모두 그에 의해 찢겼고, 가슴팍 피부도 겉으로 드러났다.

“만지지 마!”

장소월은 그의 얼굴을 긁고, 빗을 집어 들어 남자에게 던졌지만, 욕실 문은 잠겨졌고, 그녀는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추위에 떨어야 했다.

남자가 화를 내며 그녀의 몸에 손댈 줄 알았는데 의외로 평온한 모습이었다.

장소월의 앞에 쪼그려 앉더니 손을 뻗어 얼굴을 가린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오빠는 널 해치려는 게 아니야. 일단 샤워부터 할까?”

처음으로 그는 묻는 투로 말했다.

10분 후, 뜨거운 물을 받아놓은 남자는 장소월을 안고 욕조에 놓았다. 그녀의 옷은 강제로 벗겨졌고, 욕조에 앉아 있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농락당하는 인형 같았다.

전연우는 외투를 벗어 벽에 걸고, 검은색 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는 수건으로 그녀의 몸을 닦았다.

“학교에서 너 언제 오냐고 전화 왔었어.”

장소월의 눈빛은 텅 비어 아무런 생각도 없는 듯했다.

“이 집에서 나가 줘. 보고 싶지 않으니까. 네가 여기 있으면 나한테 했던 짓들이 자꾸 떠올라. 만약 아직 내가 이용가치가 있다면, 내가 죽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전연우를 마주하면 장소월은 영원히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만족해야 하는 거 아니야? 당신 복수도 성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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