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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환자복을 입은 심유의 청초한 얼굴에서 두 갈래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녀가 침대를 잡고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영수야, 아줌마가 이렇게 부탁할게. 용이는 아직 철이 없어 아무것도 몰라.”

강용이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울부짖었다.

“무릎 꿇지 말라고 했잖아요. 못 들었어요?”

참으로 웃기고 어이없는 모자의 모습이다.

당시 심유가 그의 가정을 깨뜨렸을 때, 오늘과 같은 날이 올 수 있다는 걸 예상했어야 했다. 이별을 선택했다면 멀리 떠날 것이지, 왜 근처에서 맴돌다가 강일주의 눈에 띈단 말인가!

이게 다 그녀가 다른 남자를 만나지 않고 혼자 사생아를 낳아 키운 것 때문이다.

강영수가 있는 한, 이 잡종은 영원히 강씨 가문의 인정을 받지 못할 것이다.

바로 그때, 강영수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해보고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조금 전 잔뜩 날이 세워져 있던 모습은 순식간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리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전화를 건 사람은 장소월이었다.

“지금 어디야?”

강영수는 강용을 힐끗 보고는 오싹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병원에 있어.”

상대방은 한동안 침묵했다. 이어 핸드폰 너머로 장소월의 허약하고도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학교 옆 가게 만두가 먹고 싶어. 사다 줄 수 있어? 파는 빼고.”

“그래. 알았어. 금방 가져다줄게.”

“응. 기다릴게.”

강영수는 전화를 끊은 뒤 승리자의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 차가운 눈빛으로 강용을 내려다보았다.

“너한테 두 가지 선택지를 줄게. 하나는 서울에서 머물며 네 어머니가 죽어가는 걸 지켜보는 거야. 내가 알기로 네 어머니는 얼마 버티지 못해. 다른 하나는 해외에 나가 내가 허락하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는 거야. 하지만 난 매달 네 어머니의 병원비를 보내줄 거고 네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과 생활비도 책임질 거야.”

강용의 눈에 시뻘건 핏줄이 줄기줄기 서렸다. 절대 굴복하지 않을 듯한 그의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길들이지 못하는 야생 동물과도 같았다.

“이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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