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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백윤서가 입술을 앙다물고 고개를 돌렸다. 순간 뒷좌석에 앉아있는 장소월을 발견하고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억울한 듯 말했다.

“미안해, 소월아. 나 오늘 너희 반 수업시간표를 봤는데 오늘 저녁 자율 학습이 있더라고. 그래서...”

장소월은 이 일로 왈가왈부하고 싶지도 않았고 지금 백윤서의 표정에 대해서도 깊게 파고들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아직 감기가 낫지 않은 탓에 여전히 머리가 어지러워 눈을 질근 감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다 제 탓이에요. 아저씨, 출발하죠! 먼저 윤서 언니를 데려다줘요.”

“알겠습니다. 아가씨.”

역시 장씨 가문에서 잔뼈가 굵게 일한 사람이라 무슨 말이든 과감히 내뱉는다. 정 집사는 성실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다. 하여 장해진도 지금까지 그를 곁에 두고 있는 것이다.

백윤서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집사님, 절 연우 오빠 회사에 내려주시면 돼요. 할 얘기가 있어 오빠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려고요.”

정 집사는 백윤서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백미러로 장소월에게 말했다.

“소월 아가씨, 장소를 바꿀까요?”

그는 장소월의 동의를 구했다.

장소월이 희미한 정신으로 간단히 고개를 끄덕였다.

백윤서는 무안함에 고개를 숙이고 입을 꾹 다물었다.

예전 장소월이 전연우를 좋아할 때에도 늘 학교를 마치면 그의 회사에 가서 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당시 그녀는 억지를 부리고 떼를 써서라도 회사에 갔었다.

이렇듯 그녀와 백윤서는 확연히 다른 사람이다.

장소월은 문득 호기심이 들었다. 화려한 배경에 크나큰 부와 권세를 쥐고 있어 그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인시윤, 오랫동안 동고동락하며 함께 갖은 시련을 이겨내 왔던 백윤서... 전연우는 과연 둘 중 누구를 선택할까?

예전엔 당사자였지만 이젠 구경꾼에 불과하다.

장소월도 전연우가 백윤서와 결혼해 전생에 진 빚을 갚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녀의 빚은 이미 깨끗이 갚았다.

그녀가 바다에 뛰어들겠다고 결심했던 그 날...

지금은 퇴근 시간이라 남천 그룹까지 평소라면 30분 정도밖에 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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