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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장소월은 첫 번째로 학교에 도착했다. 하지만 교실에 들어가니 어디가 그녀의 자리인지 알 수 없었다.

본래 한 줄씩 앉았지만 이제 짝꿍과 함께 두 사람이 앉게 된 것이다. 장소월은 하나하나 찾을 수밖에 없었다. 누가 운도 없이 그녀의 짝꿍이 되었을까.

장소월의 자리는 항상 마지막 줄이었다. 하여 뒤쪽에 가서 살펴보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녀의 자리는 변하지 않았고 책상 위 물건도 그대로였다. 다른 점이라면 책상 서랍 안에 분홍색 편지가 들어있다는 것이었다. 봉투 위 하트 안에 그녀의 이름까지 쓰여있었다.

장소월은 책가방을 내려놓고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그녀는 예쁘장하게 생긴 외모 때문에 많은 남자아이들의 고백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치근덕거리는 남학생들은 모두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호되게 당했고, 그런 일이 반복되자 감히 그녀에게 호감을 갖는 남학생은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장소월은 한 번도 연애해본 적이 없다. 대학을 졸업한 뒤 곧바로 전연우와 결혼했고 그 후 그녀는 매일같이 새벽까지 일 때문에 바쁜 전연우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리곤 했다. 하여 그녀는 매일 밤 그를 기다리는 것에 익숙할 대로 익숙해졌다.

그들이 소통하는 방식은 아주 단조로웠다. 장소월은 연애의 설렘을 종래로 느껴본 적이 없다.

지극히 일반적인 손을 잡고, 함께 영화를 보는 등... 아무것도 해본 적이 없다.

장소월은 편지를 뜯어보지 않고 책 속에 끼워 넣었다.

그녀의 옆자리는 비어있었다. 어쩌면 주인 없는 빈자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8시 30분.

책상에 엎드려있던 장소월의 귀에 시끌벅적거리며 교실에 들어오고 있는 학생들의 소리가 들렸다.

“저 뒤에 앉은 학생 누구야?”

“세상에, 장소월 아니야? 학교에 오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어? 왜 다시 돌아온 거지?”

“왜긴 왜겠어. 쫓겨나온 거겠지.”

“불길해.”

“모르면 말이나 하지 마. 아무도 널 벙어리라고 하지 않으니까!”

장소월이 고개를 들고 일어났다. 그녀의 입꼬리가 차갑게 위로 곡선을 그렸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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