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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성윤선은 종이 한 장과 펜 하나를 갖고 왔다.

“그럼 내가 볼게.”

...

바닥 위 눈이 아직 녹고 있는 중이라 날씨는 너무나도 으스스했다. 나뭇잎 위에 앉아있던 이슬이 바람에 밀려 장소월의 코끝에 내려앉았다. 장소월은 너무 추워 부들부들 떨었다.

장소월은 스카프 안에 목을 쏙 집어넣은 채 양호실에 도착했다. 체온을 재보니 37.8도였다.

의사가 말했다.

“미열이 있어. 다른 아픈 곳은 없어? 콧물도 나와?”

장소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요.”

“약을 줄 테니까 잠시 기다려. 며칠 먹어도 체온이 내려가지 않으면 병원에 가보도록 해.”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장소월은 약봉지를 교복 호주머니에 넣은 뒤 고개를 숙이고 걸어갔다. 돌연 그녀의 앞에 하얀색 운동화를 신은 누군가가 나타났다.

“안... 안녕.”

그녀가 고개를 들어보니 1미터80의 키에 두터운 살집을 가진 건장한 몸집의 남학생이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며칠 감지 않았는지 잔뜩 떡져있었다.

장소월이 물었다.

“무슨 일이야?”

그가 장소월을 향해 빙그레 웃고는 쭈뼛거리며 말했다.

“헤헤... 넌 너무 예뻐! 너 내 여자친구가 되어줄 수 있어?”

“하하하하...”

그때 옆쪽 농구장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모르는 학생 한 무리가 그곳에서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장소월이 다시 그에게로 시선을 돌리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시험이 곧 다가오는데 공부를 해야 하지 않아?”

“난 괜찮아. 우리 아버지가 석유 회사 회장이라 성적으로 대학에 붙지 못한다면 돈으라로도 넣어준다고 했거든. 내 여자친구가 되어줘. 돈은 네가 얼마를 원하든 다 줄 수 있어. 또한 앞으로 간식은 다 내가 사줄게, 예쁜 옷도 사주고...”

“미안해. 난 연애를 하고 싶지 않아.”

장소월이 그를 거절한 건 그의 외모나 어리숙한 성격 때문이 아니었다. 다만 지금은 그녀가 다른 일에 신경 쓸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학교엔 예쁜 여학생들이 많아. 난 너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남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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