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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나 다른 반에 갈 거야.”

장소월이 덤덤히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서 정수기 쪽으로 가 물을 받았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교실은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그중 누군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정말이야? 부정행위로 1반에 간다고 한들 얼마나 버틸 수 있겠어? 1반은 공부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3일도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올 거야.”

“내 생각도 그래. 1반에 가기 위해 부정행위를 하다니. 진짜 가소롭다니까!”

“차라리 죽기보다 못해!”

그 말을 들은 서민정은 씩씩거리며 장소월을 위해 반박했다.

“소월이가 부정행위한 걸 너희들이 봤어? 너희들 조금 전 분명 소월이의 수학 시험지를 봤잖아! 모든 문제의 답은 정확했어! 너희들의 실력이 부족하다고 죄 없는 다른 사람을 헐뜯는 건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거나 매한가지야!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게 그렇게 배가 아파?”

그녀의 수학 시험지?

장소월의 시선이 강용의 앞자리에 앉은 백윤서에게로 향했다.

백윤서는 잔뜩 억울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장소월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얼마 후 다른 반으로 갈 테니 그들과 부딪힐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말이다.

서문정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보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장소월은 자신의 물건을 챙겨 교실을 나섰다.

“장소월!”

백윤서가 일어서며 그녀를 쫓아가려고 했으나 짝꿍이 그녀를 잡아 세웠다.

“상관하지 마. 곧 수업 시작해.”

허철이 책상에 발을 걸고 몸을 뒤로 기대고는 방서연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 그 소리를 들은 방서연이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허철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진짜 1반으로 가는 거야?”

방서연이 어깨를 슥 올렸다가 내렸다. 그녀가 어떻게 알겠는가.

“시끄러워!”

잠에서 깨어난 강용이 소리를 지르자 교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의 시선이 깨끗이 정리된 장소월의 책상에 향했다.

강용은 뒷발로 의자를 뻥 찬 뒤 주먹으로 문을 힘껏 내리치고는 밖으로 나갔다.

“용아, 너 어디에 가는 거야? 곧 수업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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