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돌진해 오는 차를 봤어?” 신준수는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잘 못 봤습니다.”강영수의 목소리는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그럼 가서 조사해. 사흘 안에 범인을 잡아 와.”신준수가 말했다.“네, 대표님.”백윤서가 다가와서 장소월의 손을 잡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소월아, 너 괜찮아? 연우 오빠와 같이 집에서 네 생일을 축하해 주려고 했는데, 도우미 아줌마가 아니었으면 연우 오빠랑 나 둘 다 몰랐을 거야. 지난번에는 네 생일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선물을 준비했어. 그런데 이번에는 네가 오지 않아서 너무 아쉬웠어. 다음에 꼭 생일 파티를 준비해 줄게.” 장소월은 차가운 표정으로 손을 빼냈다.“그러지 않아도 돼요. 오빠랑 언니, 먼저 돌아가요! 여긴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장소월은 전연우가 계속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느꼈지만, 그녀는 그를 쳐다보고 싶지 않았다.“우리 집 일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한테 맡기겠어. 소월아... 너 아버지께서 했던 말씀 잊었어? 밖에서 사고 나면 오빠한테 말하라고 했잖아. 너랑 윤서는 먼저 차에 타. 난 강 대표님이랑 얘기 좀 나누고 집으로 보내줄게.”전연우의 목소리는 마치 폭풍우가 지나간 후의 고요함 같았다.그는 장소월에게 다시 개인적으로 강영수를 만나면 그녀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적이 있었다.강영수는 그녀를 뒤로 끌어당겼다.“제가 소월이를 돌려보낼 테니 전 대표님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전연우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번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장소월을 바라보며 말했다.“소월아, 오빠 말 들어, 응?”장소월은 강영수의 뒤에서 한 발짝 나와 말했다.“영수야... 난 오빠랑 같이 먼저 집에 갈게.”장씨 집안에 있는 한, 그녀는 전연우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강영수의 눈빛에는 어둠의 흔적이 스쳐 지나갔고, 그는 손을 그녀의 머리에 얹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집에 도착하면 나한테 전화하는 거 잊지 마.”장소월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윤서 너는 먼저 올라가서 쉬어.”백윤서는 전연우를 흘끗 쳐다보더니 다시 장소월을 쳐다봤다.“오빠, 소월이 방금 사고 때문에 많이 놀랐을 텐데, 너무 나무라지 마요.”백윤서는 전연우와 장소월이 단 둘이 있는 것이 싫었다. 가끔 그녀는 전연우가 정말 자신을 좋아하는 게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만약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가 그동안 그녀에게 한 말은 무슨 의미일까?백윤서는 한 번도 전연우가 그녀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안전감이 없었다.백윤서는 위층으로 올라갔고, 은경애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감지하고 말을 더듬었다.“그... 그럼 저도 올라가 보겠습니다?”전연우가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자 은경애는 깜짝 놀라 바로 뒤돌아 서서 도망갔다.거실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차갑고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장소월은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내 말을 귓등으로 들은 거야?”전연우가 그녀에게 한 걸음씩 가까이 다가갔다. 그의 몸에서 냉랭한 기운이 뿜었다. 장소월은 그를 쳐다보지 않아도 그가 무슨 표정일지 알 것 같았다.방금 전 강영수가 그녀를 걱정해 줄 때 옆에서 짓던 표정과는 사뭇 달랐다. 다른 사람 같았다. 그는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처럼 기분을 자유자재로 통제했다.“잊지 않았어요.”장소월은 긴장한 탓에 손바닥에 나는 땀을 닦았다. 그녀는 불안해서 그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설명했다.“오늘은 오 집사님이 데리러 오셔서 거절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이 기회에 영수한테 말하려고 했어요.”“오빠, 저는 오빠가 말한 대로 다 했어요. 뭘 더 해야 하는 거죠?”“머리 들어.”그는 명령을 내리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장소월은 고개를 들고 날카로운 그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그에게는 적대적인 기운이 감돌았다.전연우는 가볍게 웃었다.“네가 어디서 들통났는지 알아? 소월아... 난 네가 나한테 거짓말하는 게 싫어!”그녀와 함께 오랜 세월을 보냈고, 벌써 10여 년이 흘렀다. 그녀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뭘 좋
전연우는 온 힘을 다하지 않았다. 그는 매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그녀의 고통에서 오는 쾌감을 즐겼다.자비를 구하는 그녀의 울부짖음을 들을 줄 알았지만, 그 어떤 애원도 없었다.이런 그녀를 보며 전연우는 점점 더 짜증이 났다.“뭐야, 이젠 용서를 구걸하지도 않아?”장소월은 전연우가 정말 그녀를 죽이고 싶었다면 여기서 죽일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오늘 밤 일어난 일 때문인지, 그는 그녀가 용서를 구하고 순종하기를 원했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장소월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고, 눈은 반짝였다. 눈가에 찬 눈물이 떨어졌다. 가여운 그 모습은 비 오는 날에 망가진 작은 백합 같았다. 꽃잎이 부서진 듯한 그 모습을 누가 보더라도 가슴이 아플 것이다.장소월은 그를 밀쳤다.“나는 죽어도 당신에게 자비를 구걸하지 않을 거야. 전연우, 당신은 죽어서 반드시 지옥에 갈 거야.”그는 손으로 너무 많은 생명을 죽였다...하늘은 참 불공평하다. 그를 살려두다니.지옥?그는 이미 지옥의 악령이었다.“그럼 난... 너를 지옥에 데려갈 거야.”장소월이 정말 강씨 가문을 넘본다면,그는 그녀를 파괴할 수밖에 없었다!전연우는 도망치려는 장소월을 한 손으로 붙잡았다.그리고 전연우는 병아리를 드는 것처럼 그녀를 잡아당기고, 한 손으로 그녀의 목을 잡고 한 손으로 그녀의 몸을 벽에 눌렀다. 그는 빨개진 눈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거칠게 키스했다.그는 키스하면서 손에 힘을 주었다. 장소월은 뇌에 산소 부족으로 질식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그가 그녀의 입술을 씹고 있는 것 같았다. 입술과 치아 사이에서 비린내가 났다. 그녀는 허둥지둥 대면서 손으로 그의 얼굴과 목에 많은 상처를 남겼다...장소월은 숨을 돌릴 틈도 없이... 그가 무슨 짓을 하든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전연우는 완전히 미쳐버렸다...복도에서 백윤서는 불안한 마음에 조용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 이 광경을 목격했다.백윤서는 순식간에 머릿속이 텅 비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달빛이 창문을 통해 욕실 문 앞에 쏟아졌다. 장소월의 긴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고, 공허하고 무감각한 눈빛에는 원망이 가득해 귀신 같았다.침대 위에 있는 휴대폰은 밝게 빛났고, 기분 좋은 벨 소리가 끊임없이 방에서 울렸다.발신자는 강영수였다.장소월은 몇 번이고 자동으로 끊어지고 다시 울리는 휴대폰을 지켜보았고, 다시 울렸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잠시 후에야 그녀는 걸어가서 전화기의 배터리를 꺼내 옆에 던졌다.초승달 목걸이는 여전히 구석에 떨어져 있었다......손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지만 며칠이 지나자 딱지가 앉기 시작했고 물에 닿지만 않으면 상처가 벌어지지 않았다.아침에 장소월이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장해진과 강만옥은 이미 아래층에서 아침을 먹고 있었고, 전연우와 백윤서도 함께 있었다.식탁에서 장해진은 평소와 다름없이 전연우와 회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장해진의 말을 들어보니, 그는 점차 회사의 모든 중요한 업무를 전연우에게 넘겨주었고, 대부분의 중요한 프로젝트는 그의 손에 맡겨졌다.장해진은 이제 강만옥에게 집착할 정도로 빠져 있었는데, 그에게 회사를 책임질 여유가 있을까?“저녁에 나와 같이 연회에 가면 인가네 큰 아가씨가 너에게 지난번 일로 직접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하더구나. 네가 직접 선물을 골라봐. 젊은 아가씨들이 좋아하는 건 그 몇 가지니까 정성 들여 골라.”“네, 아버지.”인가네? 장소월은 어딘가 익숙한 듯했지만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장소월은 죽 반 그릇을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은 뒤 조용히 일어나 말했다.“아버지, 저 먼저 학교 갈게요.” 그녀가 입을 열었을 때야 장해진은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학원에서 모든 수업을 마쳤니?”장소월이 말했다.“3개월 동안 못 다닌 수업은 다 보충했어요. 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성적 떨어지지 않게 노력할게요.”그제야 장해진의 표정이 풀리더니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가 봐. 조심해서 다녀와.”장소월이 은경애한테서 책가방을 건네
백윤서는 천천히 안전벨트를 풀었고, 차 문을 여는 순간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오빠,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요?”전연우는 창문을 통해 사라져 가는 그녀의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윤서야, 너 곧 시험이니까 다른 건 생각하지 마.”전연우가 고개를 돌리면 그녀의 눈에 눈물이 가득 찬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화가 나서 입술을 깨물었다.백윤서는 결국 하고 싶은 말도 하지 못했고 전연우로부터 설명을 듣지도 못했다.그가 한 마디만 말해도 그게 어떤 설명일지라도 그녀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하지만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백윤서는 실망한 채 차에서 내렸다.'소월이는 오빠에게 어떤 존재일까?'장소월은 교실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교무실로 가서 담임 선생님을 찾았다.장소월의 서류가 다 넘겨진 후, 그녀는 교실로 돌아와 책상을 정리했는데, 사실 별거 없었고 교과서와 연습 문제 몇 장뿐이었다.이제 곧 수업이 시작될 시간이었다.조용하던 교실에 장소월이 들어온 순간, 교실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헐, 진짜야! 장소월이 정말 왔어?”“봐, 1반 담임 선생님이 아직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장소월 정말 1반으로 가는 거였어!”그중에는 몇몇 조롱하는 말도 들렸다.“아니면 우리 내기를 해서 장소월이 1반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 보자.”“난 6만 원 걸게. 3일 버티겠지.”“난 하루라고 봐...”장소월은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무시하고 가방을 메고 교실을 나섰다.“한 선생님, 저 준비됐어요. 가요.”한결은 서울에서 가장 뛰어난 교사였고, 그녀의 손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은 모두 엘리트였다.장소월은 1반의 학습 진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한결은 교과서를 손에 들고 앞으로 걸어가면서 1반의 규칙에 대해 설명했다.“1반에 오면 1반의 규칙을 준수해야 해. 연애 문제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 그리고 대학 입시 전 마지막 6개월 동안 공부와 관련 없는 물건들은 학교에 가져오지 마.”“
우등반의 학생들은 각자 복습하고 책을 보느라 바빴고, 하루의 수업은 너무 꽉 차서 다른 것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장소월은 이런 학습 분위기를 좋아했다. 모두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제운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모두 뛰어난 기업의 자식들이고 좋은 집안 배경을 갖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게을리하지 않았다.바로 그때 책상이 흔들리자 장소월은 그녀의 책상에 반쯤 걸터앉아 있는 사람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긴 포니 테일을 하고 있었고, 밤색 곱슬 머리였다. 그녀는 장소월과 비슷한 키에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장소월의 가슴 앞에 엎드려 물었다.“얘, 뭘 먹어서 그렇게 커졌어?”“너 오늘 전학 온 학생 맞지? 이름이 뭐더라... 장소월, 맞지!”장소월이 자기소개를 할 때 다른 학생들은 모두 숙제를 하고 있었고, 아무도 장소월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기억한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내 이름은 인시윤이야. 우리 친구 하자!”장소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점심에 밥 먹으러 같이 가자! 네가 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인시윤?장소월은 마음속으로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익숙한 이름인데 어디서 들어본 걸까?인 씨?오늘 아침 식사할 때 장해진이 언급한 인가네 아가씨가 혹시 인시윤이 아닐까?그녀가 바로 인가네 딸이었어?장해진이 인씨 가문에 대해 그렇게 신경 쓰고 전연우에게 잘 보이라고 당부하는 건 드문 일이었다.굳이 애쓰지 않아도 장해진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장해진은 전생에서 죽을 때까지 장소월과 전연우의 결혼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그녀는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들은 장해진이 죽은 후 조용히 결혼식을 올렸었다. 결혼식도 없었고, 사회자도 없었고 꽃도 없었다... 혼인 신고 서류만 있을 뿐이었다.장소월은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장소월은 왜 인시윤의 말에 동의했을까?사실 방금 장
현재 장소월은 친구도 거의 없었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기도 했다. 그녀는 심심할 때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며 좋아하는 일을 했다... 대인관계 없이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친구 사이에 의심이나 불쾌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장소월은 인시윤이 어떤 목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했는지 몰랐다.하지만 장소월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5호 학생 식당.인시윤이 자주 간다고 말했던 곳은 회전식 샤부샤부 식당이었다.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는 장소월은 안 매운 국물로 주문했다.인시윤이 주문한 샤부샤부는 매우 매웠고, 장소월은 그 국물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녀는 시금치를 집어 냄비에 넣고 휘저으며 말했다.“소월아, 오늘 우리 집에서 내 생일 파티를 열 예정인데, 알고 있지? 너랑 네 오빠도 초대하고 싶으니까 같이 와!” 냄비 속의 뜨거운 하얀 김이 그녀의 눈을 가렸다.인시윤의 눈은 매우 예뻤다. 길게 째진 눈에 속 쌍꺼풀, 눈을 감았을 때 눈꺼풀 중앙에 아주 작은 점이 있었다.그녀는 독특하게 아름다웠고, 볼수록 더 예쁜 유형이었다. 장소월과는 달랐다. 장소월은 서울 최고 미인인 어머니의 외모를 물려받아 한눈에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었다.예상대로 그녀의 목표는 전연우였다.장소월은 인시윤과 전연우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랐지만, 두 번의 인생을 산 그녀는 여자를 이해한 경험으로 볼 때 인시윤은 분명 전연우에게 관심이 있었다.“나 초대장도 가져왔어. 저녁 7시 30 분에 꼭 와. 오늘 밤 맛있는 음식 많이 준비할 거야. 아빠가 연예인들도 초대했어. 꼭 와!”장소월은 빨간색 초대장을 보고 말했다.“저녁에 야자가 있어서 갈 수 없을 것 같아.”인시윤은 매운 것을 많이 먹어서 입술이 부어 있었다.“그건 별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수업이 끝나면 바로 나를 따라 나오면 돼.”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당부했다.“아빠가 많은 사업 협력 파트너를 초대했어. 그 꼰대들은 행사 예절에 특별히 신경 쓰기 때문에 올 때
인시윤은 손으로 머리를 바치고 마음속으로 그것들을 기억했다.“알아. 네 오빠가 아끼는 사람이 백윤서라는 거. 서울제2중학교에서 누구한테 맞아서 네 오빠가 이 학교로 전학 보냈다고 들었어.”장소월은 국을 몇 입 먹어보고 아무 맛도 안나 싱겁다고 생각했다. 이 식당은 주변 환경이 좋고 야채도 신선하지만 유일한 나쁜 점은 사골 국물이 잘 끓지 않아 마지막에 풍미가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전연우는 이미 집을 나와 백윤서랑 같이 살고 있어. 그에 대해 알고 싶다면 백윤서가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 거야.”장소월은 인시윤의 반응이 궁금해서 그렇게 말했다. 인시윤은 긴 머리를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혐오감으로 가득 찬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그 여자애는 너무 가식적이야. 너도 설마... 전연우 좋아하는 건 아니지?”장소월은 바로 부인했다.“그 사람은 영원히 내 오빠야. 나는 내 오빠를 좋아하는 일은 없어.”원래 경계하던 인시윤의 눈빛은 즉시 경계를 풀었고 그녀는 안도하며 가슴을 쳤다.“깜짝 놀랐네. 난 네가 백윤서와 똑같은 줄 알았어. 그렇다면 이제부터 너는 내 가장 친한 친구야! 나중에 우리가 가족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럼 난 너를 시누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몰라!”장소월은 담담히 입꼬리를 올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인시윤에게 전연우의 본모습에 대해 말해야 할까?그녀가 전연우에게 점점 더 깊이 빠져들면 전연우는 이 상황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을 뿐이었다.인시윤은 분명히 상처받을 것이다.그를 사랑하게 되면 점점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을 것이다. 결국 황금색 철로 짜인 새장에 갇혀 영원히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끝내 구덩이에 빠져 허둥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그만하자. 그녀 자신도 지금 곤경에 처해 있는데 왜 다른 사람을 걱정할까?전연우가 누구와 결혼하든 그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식사 후 인시윤은 그녀에게 밀크티 한 잔을 더 사주었다.그녀는 뒤에서 누군가 인시윤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인시윤은 손을 흔들며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