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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작가: 차라
전연우는 온 힘을 다하지 않았다. 그는 매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그녀의 고통에서 오는 쾌감을 즐겼다.

자비를 구하는 그녀의 울부짖음을 들을 줄 알았지만, 그 어떤 애원도 없었다.

이런 그녀를 보며 전연우는 점점 더 짜증이 났다.

“뭐야, 이젠 용서를 구걸하지도 않아?”

장소월은 전연우가 정말 그녀를 죽이고 싶었다면 여기서 죽일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늘 밤 일어난 일 때문인지, 그는 그녀가 용서를 구하고 순종하기를 원했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장소월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고, 눈은 반짝였다. 눈가에 찬 눈물이 떨어졌다. 가여운 그 모습은 비 오는 날에 망가진 작은 백합 같았다. 꽃잎이 부서진 듯한 그 모습을 누가 보더라도 가슴이 아플 것이다.

장소월은 그를 밀쳤다.

“나는 죽어도 당신에게 자비를 구걸하지 않을 거야. 전연우, 당신은 죽어서 반드시 지옥에 갈 거야.”

그는 손으로 너무 많은 생명을 죽였다...

하늘은 참 불공평하다. 그를 살려두다니.

지옥?

그는 이미 지옥의 악령이었다.

“그럼 난... 너를 지옥에 데려갈 거야.”

장소월이 정말 강씨 가문을 넘본다면,

그는 그녀를 파괴할 수밖에 없었다!

전연우는 도망치려는 장소월을 한 손으로 붙잡았다.

그리고 전연우는 병아리를 드는 것처럼 그녀를 잡아당기고, 한 손으로 그녀의 목을 잡고 한 손으로 그녀의 몸을 벽에 눌렀다. 그는 빨개진 눈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거칠게 키스했다.

그는 키스하면서 손에 힘을 주었다. 장소월은 뇌에 산소 부족으로 질식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그가 그녀의 입술을 씹고 있는 것 같았다. 입술과 치아 사이에서 비린내가 났다. 그녀는 허둥지둥 대면서 손으로 그의 얼굴과 목에 많은 상처를 남겼다...

장소월은 숨을 돌릴 틈도 없이... 그가 무슨 짓을 하든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

전연우는 완전히 미쳐버렸다...

복도에서 백윤서는 불안한 마음에 조용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 이 광경을 목격했다.

백윤서는 순식간에 머릿속이 텅 비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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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서 장소월은 매일 바쁘게 돌아치며 자신에게 생각할 겨를을 주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결혼식이 끝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알지 못했다.또한 건강이 점점 악화된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생명이 천천히 소실되는 공허한 기분이었고, 뭘 하든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장소월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 사람은 저와 아무 상관없어요.”“별이는? 별이도 버릴 거예요?”별이 이야기를 꺼내자 장소월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그 아이, 혹시 시간 여유가 되면 친부모 찾아줘요. 전연우가 절 묶어두려고 데려온 아이예요. 이제 제가 없으니 그 아이를 버릴지도 몰라요.”“별이가 엄마로 생각하는 사람은 소월 씨뿐이에요.”장소월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지만, 이내 마음을 독하게 먹고 말했다.“하지만 전 그 아이 엄마가 아니에요. 선생님도 알잖아요... 전 평생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라는 거.”“저 여기 떠날 거예요. 전연우가 괴롭히더라도 비밀 지켜주길 바라요.”서철용은 발코니에 서서 희미한 빛을 내뿜으며 밤하늘에 걸려 있는 달을 바라보았다. “소월 씨... 난 언제나 소월 씨 편이에요.”“지금 한 말 꼭 기억해요. 이건 당신이 나한테 진 빚이니까.” 장소월은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서철용을 믿고 있었다. 돌고 돌아 다시 전연우에게 돌아가는 건 두렵지 않았다. 더욱 무서운 건 전연우가 강영수를 해치는 것이다.지금의 강영수는 다행히 기억을 잃어버렸다. 모든 것을 잊은 채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고 있다.차가운 바람이 창문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장소월은 문을 닫다가 구석에 서 있는 그림자를 발견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돌아가 침대에 누웠다.차디찬 냉기 속에서 장소월의 가냘픈 몸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버렸다.장소월의 말을 엿들었던 세 사람이 멀리 걸어가고 있었다. 유화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엄마한테 이를 거예요. 언니가 송 선생님 통화 엿들었다고요.”유월은 문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37화

    장소월은 손목에 찬 옥팔찌를 풀어 유월의 손목에 걸어주었다. “잘 어울리네요.”“이게 뭐예요! 이런 거 준다고 해서 내가 해이를 당신에게 넘겨줄 것 같아요?”장소월은 팔찌를 벗으려는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하고 있어요. 이건 원래 그 사람의 것이었어요.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었을 뿐이에요. 지금 유월 씨에게 이걸 주는 건, 유월 씨를 인정한다는 뜻이에요. 그 사람의 과거에 대해 말하지 않을게요.”“다만 단 하나 확실히 알려주고 싶은 건, 그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거예요.”“진심으로 두 사람이 행복하게 백년해로하길 바라요.”유월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말이에요? 정말로 해이를 뺏어가려고 온 거 아니에요?”“설령 이 여자가 날 데려가려 한다고 해도, 내가 따라가지 않아.” 해이가 된 남자가 유월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일주일 뒤 우리 결혼할 거예요. 송 선생님 바쁘실 텐데 청첩장은 안 보낼게요.”“팔찌 돌려줘. 과거의 물건은 지금 가져와 봐야 아무 의미 없어.”유월은 그의 말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이 말이 맞아요. 진심으로 우리를 축복하든 아니든, 이 팔찌는 받지 않겠어요. 과거의 일은 이제 해이와 아무 상관없어요.”장소월은 받지 않았다. “이건 애초에 네 것이었어. 난 그저 원래 주인에게 돌려줬을 뿐이야.”강영수는 유월의 손에서 팔찌를 가져와 바다에 던져 버렸다. “그럼 버려야겠네요.”장소월이 말했다, “마음대로 해. 네 물건이니까.”‘강영수, 네가 잘 지내는 모습 봤으니까 난 이제 충분히 만족해. 우리 이제 여기서 작별하자.’장소월은 여전히 바닷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밤이 되면 견디질 못할 습기와 한기에 온몸이 아파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할 때도 있었다.그녀는 또 감기에 걸린 것 같았다.밤 8시, 침대 옆에 놓아둔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발신자 이름을 확인한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서철용이 전화기 너머 그녀의 기침 소리를 듣고 물었다. “감기 걸렸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36화

    한 어린 소년이 그림 종이를 들고 장소월 앞에 다가왔다. “송 선생님, 제가 그린 것 좀 봐주세요.”장소월은 소년이 건네준 그림을 보고는 그를 안아 자신의 자리에 앉혔다. 그 후 소년의 손을 잡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가르쳐줄게.”“감사합니다, 송 선생님.”4시 30분이 되자, 장소월은 학생들을 학교로 데려다주고, 허름한 사무실로 돌아왔다.이곳의 교장은 강영수 외할아버지의 제자이자, 장소월의 선배인 박원근이었다.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다니, 박원근이 이곳에 있을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박원근이 물었다. “정말 돌아가지 않을 거야?”장소월은 고개를 저었다. “네, 여기도 친구를 찾으러 온 거였어요. 이제 그 사람이 잘 지내는 걸 봤으니, 곧 떠날 생각이에요. 여기에 오래 있을 이유도 없으니까요.”박원근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간다고? 어디로 가려고? 혹시 내가 있는 게 불편해서 그래?”“선배님, 어쩌면 그렇게 한결같을 수가 있어요? 예전 외국에 있을 때, 선배님이 절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스승님께도 잘 말씀드릴게요.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너랑 좀 더 오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떠나겠다고 할 줄이야! 어디에 갈 생각이야?”“아직 결정 못 했어요. 사실 지금 삶 마음에 들어요. 자유롭고, 어디든 가고 싶으면 갈 수 있으니까요.”어차피 그녀에겐 이제 집도 없고, 그리워할 가족도 없다.혼자의 몸이라면 어디든 똑같을 것이다.“오늘 저녁 우리 집에서 밥 먹을래? 내 여자 친구가 서울 음식을 엄청 많이 보내줬어. 너도 좋아할 거야.”장소월은 잠시 망설이다가 거절했다. “아니에요. 오늘은 가봐야 할 곳이 있어서요.” 그녀가 가방을 메고 일어섰다. 박원근은 그녀가 자신을 피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더는 붙잡지 않았다. 장소월이 사무실에서 나선 순간, 증오와 원망으로 가득 찬 얼굴이 그녀 앞에 나타났다.유화의 언니, 유월이었다.그녀의 눈은 시뻘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35화

    김남주인가...장소월은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자신조차 알 수 없었다...유화는 그림 왼쪽 아래에 있는 검은색 사인을 보고 의아한 듯 말했다. “장소월... 선생님 성함 송민영 아니었어요? 장소월은 누구예요? 신기하네요! 언니 이름에도 ‘월’ 자가 들어가요. 언니 이름은 유월이고, 저는 유화예요. 엄마가 지어주셨어요.”유월이 나뭇가지를 치켜들고 달려왔다. “그런 수업을 왜 해! 당장 돌아와, 유화!”멀리서부터 유월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유화는 겁에 질려 몸을 바들바들 떨며 말했다.“송 선생님, 밥이 다 됐나 봐요. 같이 밥 먹으러 가요.”장소월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소녀를 바라보며 귀 뒤로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너 먼저 가봐. 선생님은 조금만 더 있다 갈게.”장소월은 조금 전 그린 그림을 소녀에게 건네주었다. “얼른 조심히 집에 돌아가.”“네, 선생님.”유화는 그림을 안고 조심스럽게 집으로 뛰어갔다.유월은 동생이 들고 있는 물건을 보고는 짜증스럽게 말했다. “아무거나 집에 가져오지 마. 보기만 해도 짜증 나.”유화는 그녀를 향해 혀를 삐쭉 내밀었다. “무섭게 왜 그래요. 언니는 송 선생님보다 착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아요. 송 선생님이 내 언니였으면 좋겠어요.”“한 번만 더 말해봐.” 유월이 그녀를 때리려고 하자, 유화는 재빨리 엄마 뒤로 숨었다.“됐어, 그만 좀 싸워. 조용히 좀 살면 안 돼? 우리 이 작은 국경 마을에 선생님이 와서 가르쳐주시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데. 게다가 그분은 대도시에서 오신 분이야. 선생님한테 자꾸 시비 걸지 마. 너한테 빚진 것도 없잖아.”유화가 말했다. “맞아요. 송 선생님은 아는 것이 정말 많은 똑똑한 분이에요. 전 송 선생님이 제일 좋아요.”“송 선생님, 송 선생님, 말끝마다 송 선생님, 지겨워 죽겠어. 그렇게 좋으면 쫓아나가서 같이 살아. 여기서 나 귀찮게 하지 말고.”“어머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34화

    러시아의 국경과 맞닿아 있는 그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화국 사람들이었다. 오랜 시간 바다 위에 머물렀다 보니 남자의 얼굴에는 거뭇한 수염이 자라나 있었다. 손에선 낯선 까칠함이 느껴졌지만, 그 익숙한 얼굴은 틀림이 없었다. 그의 몸에 새겨진 문신 또한 그대로였다. 그는 살아 숨 쉬고 있는 강영수다. 그가... 정말 살아있었다.기억 속 강영수는 온화하고 부드럽고 헌앙하기까지 한 선비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예전과 완전히 달라 보였다.몸에선 바다에서 갓 나온 듯 비린내가 진동했고, 머리도 빗질하지 않아 잔뜩 헝클어져 있었다.장소월은 눈물을 글썽이며 떨리는 손을 허공에 들어 올렸다가 다시 거두어들였다. “나... 나 네가 이렇게 망가진 거 처음 봐.”“뭐 하는 거예요! 우리 해이한테 수작 부리지 말아요!”검은 피부에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를 가진 스무 살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다가와 해이라고 불리는 남자를 자신의 등 뒤로 숨겼다.장소월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강영수는 이제 그녀를 기억하지 못했다.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것이다.“당신 정말 수상해요. 여기 와서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해서 내가 좋게 봐줄 것 같아요? 해이에게 수작 부리면 가만 안 둘 거예요.”그때 장소월 옆에 있던 유화가 입을 열었다. “언니, 송 선생님은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저 친구를 찾으려는 거예요.” 유화가 장소월을 바라보며 말했다. “선생님이 찾던 친구 맞아요?”송민영은 장소월이 이곳에서 사용하는 이름이었다.“해이야, 가자.”장소월은 가슴이 짓눌리는 듯한 답답함에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유화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선생님, 어디 편찮으세요?”장소월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그녀는 모두의 의심스러운 시선 속에서 뒤돌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예전 전연우는 강영수와 관련된 모든 것을 없앴었다. 심지어 강씨 집안의 저택도 지금은 빈껍데기만 남아 있을 뿐이다.그녀는 강씨 집안에 큰 빚을 지고 있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33화

    전생에서 전연우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은 장소월이 끓여준 국수였다.하여 송시아는 장소월에게 국수 끓이는 법을 특별히 배웠었다. 전연우가 누구의 솜씨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완벽히 익혔다.어쩌면 오랫동안 의식을 잃고 있었던 탓에 예전 맛을 잊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전연우는 손목을 주무르며 문밖으로 나갔다. “여보...”송시아의 손이 남자의 몸에 닿은 순간, 돌연 강한 힘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 문에 짓눌렀다. “내가 기억을 되찾기 전까지는,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말했을 텐데?”“오늘 밤엔 옆방에서 잘게.”전연우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여보!”송시아가 아무리 불러도 전연우는 결코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맞은편 방으로 들어가 매정히 문을 닫았다.송시아는 불안한 마음에 방으로 돌아가 전화를 걸었다. “당신이 나한테 준 약, 정말 문제없는 거 맞죠?”“아가씨, 그 약은 복용자로 하여금 기억 상실에 빠지게 하거나, 기존 기억을 뒤죽박죽 섞어놓을 수 있습니다. 지금 그 사람에게 이상한 모습이 보인다면, 약효가 나타났다는 뜻입니다.”“그 환자가 아가씨를 받아들이게 될지는, 모두 아가씨 본인에게 달렸습니다.”송시아는 차가운 눈으로 어둠이 내려앉은 바깥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이 정말 기억을 잃은 게 맞는지 어떻게 알 수 있죠?”“직접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아니면 그분이 약을 드시는 장면을 직접 보셔도 됩니다. 그 약은 비타민C와 맛이 비슷해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만약 약효가 없거나, 다른 사람과 짜고 나를 속이는 거라면, 당신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당신 딸도 마찬가지예요.”“아니에요, 그럴 리 없습니다. 그 약은 최고입니다. 불안하시면 부작용이 조금 더 크고 정신과 기억을 통제할 수 있는 약을 사용해도 됩니다. 하지만 생식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 있는 약이라 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송시아가 말했다. “무슨 수를 쓰든 그 약 구해와요. 내가 원하는 건 그 사람의 몸뚱어리니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32화

    “이런 게 당신이 생각하는 부부야?” 전연우가 손을 들어 올리자 손목에 채워진 쇠사슬이 침대에 부딪히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여전히 거짓말만 늘어놓는다.송시아는 전연우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여보, 의사 선생님께서 기억을 되찾으려면 자극이 필요하다고 하셨어요.”“풀어!” 전연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자, 송시아는 곧바로 침대 옆에서 열쇠를 가져와 쇠사슬을 풀었다.전연우는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상반신을 모두 드러내고 하반신에는 얇은 회색 줄무늬 잠옷 바지만 걸치고 있는 그는 남성 호르몬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그는 방을 나가 복도로 걸어갔다.1층 거실에 들어서니 도우미들이 모두 고개를 숙여 깍듯하게 인사했다. “대표님...”넓은 거실을 둘러보니 벽에 걸려 있는 고풍스러운 시계가 눈에 들어왔다.그의 눈은 마치 야생의 밤처럼 칠흑같이 어두웠다.20XX년, 그가... 돌아온 건가?꿈이 아니었다.이것이 하늘이 그에게 준 두 번째 기회인가?장소월...그의 아내!그리고 우리의 아이, 그 아이도 살아있다...그렇다. 전연우는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자신이 다시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이것은 하늘이 그에게 준 두 번째 기회가 확실하다.등 뒤로 송시아가 다가와 남자의 단단한 허리를 감싸 안았다. “여보, 기억나요? 여긴 당신이 날 위해 지어준 별장이에요. 결혼하면 나랑 같이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자고 했었잖아요. 하지만 당신은 결혼식 날 날 데리러 오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그동안 당신이 깨어나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송시아는 가까이 다가가 그의 손을 자신의 볼에 대고는 그의 온기를 느꼈다.“연우 씨, 우리 이제야 드디어 함께 살 수 있겠어요.”전연우는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송시아는 행복한 여자의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보, 배고프지 않아요?”“내가 맛있는 거 만들어 줄게요.”“당신 예전에 내가 끓여준 국수 제일 좋아했잖아요.”송시아가 까치발을 들고 그에게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31화

    “...” 기성은은 들고 있던 도시락을 내려놓고는 뒤돌아 그녀를 바라보았다.“아가씨, 그동안 도움을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일이 끝나면, 약속대로 주씨 집안의 안전을 책임지겠습니다.”“하지만, 아버지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요...”기성은이 말했다. “제가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더이상 대화를 이어나갈 여지가 전혀 없는 칼 같은 말이었다.주가은의 눈동자에 실망감이 어렸다.“그래요 알겠어요. 그럼 난 이만 가볼게요. 밥 꼭 챙겨 먹어요.”기성은은 도시락에 손도 대지 않고 백혜진에게 가져다주었다. 그 순간 비서실 직원들 모두 일제히 똑같은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백혜진은 너무 당황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인사부에선 이미 기성은이 성세 그룹의 대리 대표가 되었다는 공고를 발표했다.기성은은 사무실로 돌아와 휴대폰을 확인했다.[소민아 씨의 전부 일정입니다. 이건 두 사람이 묵을 호텔 이름과 주소입니다.]기성은은 메시지를 한 번 훑어보고는 핸드폰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백혜진은 자신에게 이런 엄청난 행운이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녀가 대리 대표님의 비서가 된 것이다.백혜진은 대표 사무실로 들어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기 비서님, 아니 대표님, 정말 저더러 대표님 비서로 일하라는 거예요? 하지만... 아시겠지만, 제 업무 능력은 소민아 씨랑 비슷해요. 분명 대표님에게 폐를 끼칠 텐데... 다른 사람을 찾아보시는 게....”기성은은 손에 든 서류에 시선을 고정한 채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머리 쓸 필요 없어요. 말만 할 줄 알면 돼요.”“최근 몇 개월 사이 모든 재무 보고서를 출력해 가져다줘요. 그리고 오후 2시 30분 임원진들 회의 소집하고요.”백혜진이 대답했다. “네, 네, 알겠습니다.”반산 별장.송시아는 드레스를 움켜쥐고, 급하게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남자가 상반신을 벗고 탄탄한 몸과 매끄러운 근육 라인을 드러내며 두 손이 묶인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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