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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백윤서가 망설인다는 건 그 대답은 이미 정해졌다는 걸 의미한다.

오 아주머니는 그녀의 집에서 많은 일들을 도맡아 한다. 빨래, 청소 등... 매일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주머니가 직접 만든 음식도 먹을 수 있다. 때문에 절대 쉬이 아주머니를 보내줄 수 없을 것이다.

장소월이 몇 번 기침을 하자 백윤서는 교묘하게 화제를 돌렸다.

“소월아, 말을 하면 목이 더 아플 테니까 하지 마. 내가 약을 사 올게! 넌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어. 일단 따뜻한 물을 마셔.”

백윤서는 재빨리 책가방을 내려놓고는 바깥으로 달려나가 뜨거운 물을 받았다. 교실마다 정수기가 놓여있었는데 그 아래엔 일회용 컵도 준비되어 있었다.

“소월아, 물 마셔.”

“일단 놔. 나 아직은 마시고 싶지 않아.”

“그럼 조금만 기다려. 내가 양호실에 가서 약을 받아올게.”

“그럴 필요 없어. 곧 괜찮아질 거야. 어젯밤 충분히 쉬지 못해서 그래. 나한테 신경 쓸 필요 없어.”

백윤서는 장소월의 옆에 붙어 앉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소월아, 오빠와 함께 나간 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말해줄 수 있어? 설마 오빠가 널 혼낸 거야? 그래서 병이 난 거고?”

백윤서는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 걱정하고 있다. 장소월은 이를 똑똑히 보아낼 수 있었다. 백윤서는 장소월이 전연우를 좋아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두 사람이 단둘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이 놓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전연우만 생각하면 악몽이 떠오른다.

그녀가 못마땅한 듯 퉁명스럽게 말했다.

“알고 싶으면 전연우한테 직접 물어봐. 난 어젯밤 일을 생각하면 괴로워서 말하고 싶지 않아.”

백윤서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어젯밤 일이 찝찝하게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젯밤 집에 돌아온 전연우의 얼굴은 너무나도 어두웠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지만 그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다. 이유 모를 불안감이 그녀를 휘감았다.

그녀는 전연우가 또다시 장소월 때문에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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