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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흑흑흑... 이랑 씨, 저 죽을 것 같아요!”

소민아는 쓰러질 듯 힘없이 신이랑에게 다가가 이마를 그의 가슴에 기댔다. 신이랑은 조금 놀라긴 했지만, 보이지 않는 얼굴엔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말해봐요.”

신이랑이 손목을 들어 시계를 확인했다.

“아침밥 먹었어요?”

“저 지금은 아무것도 못 먹겠어요.”

“내가 집에 데려다줄게요. 일단 차에 타서 얘기해요.”

쌀쌀한 아침이라 산장 길옆에 내린 서리는 아직 채 녹지 않았다. 신이랑이 손에 들고 있던 목도리를 소민아의 목에 걸어주었다. 그가 눈을 내리뜨리니 검은 속눈썹이 조금씩 떨려왔다.

“아침엔 추워요. 얼른 타요.”

신이랑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고 머지않은 곳에 주차되어 있는 차로 향했다.

조수석 문을 열어주고 소민아가 차에 탄 뒤, 신이랑은 운전석에 올라타 얼이 빠진 채 앉아 있는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해주었다.

신이랑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평온하게 운전했다.

“어젯밤 일은 미안했어요. 민아 씨를 또 귀찮게 했네요.”

“괜찮으면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래요?”

소민아는 입이 가벼운 사람이라 아무것도 숨기지 못한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몇 글자 내뱉었다가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입을 닫았다.

“아니에요. 이랑 씨까지 위험하게 만들 필요 없어요. 이번 일은 모르는 게 더 나을 거예요.”

“알겠어요. 묻지 않을게요. 일단 조금 자요. 도착하면 깨워줄게요.”

신이랑은 초췌한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필시 어젯밤 무슨 일이 있어 밤을 새웠을 거라 생각했다.

신이랑은 차 속도를 늦추었다.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던 소민아는 조수석 의자에 기대어 앉아 빠르게 잠이 들었다.

시내에 들어와 신호등 앞에 멈춰 섰을 때, 돌연 소민아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가 희미한 정신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서울 경찰서입니다.”

소민아가 번쩍 눈을 떴다. 단번에 모든 졸음이 사라져버렸다.

25분 뒤.

소민아는 경찰서에 도착했다.

그녀는 이유도 모른 채 취조실에 갇혀버렸다.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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